12월 5일 새벽, 트위터 소식을 보니 리영희 선생님께서 소천하셨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생전에 고인을 책이 아닌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대학생 시절, 교수님, 학우들과 함께 선생님의 강연을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의 강인한 눈빛은 잊혀지지 않는다. 선생님은 지병때문에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셨지만, 무엇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그 자세는 강직하고, 또 강직해 보였다. 특히 고령에도 여전히 '정세'란 개념 아래 한국의 상황을 예리하게 짚어보시려는 식견은 대가의 모습을 느끼게 했다. 신영복 선생님과 강정구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많은 교수님들의 인사 속에서 선생님은 위트를 잊지 않으셨고, 다음에 또 볼 것을 기약하셨다.
오늘 새벽은 당시 선생님의 강연 내용을 기록해놓은 노트를 찾아야겠다...
선생님,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