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사람들에겐 스포일러가 될지도)
슈퍼스타 K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최종우승자를 뽑는 회가 아니라 그룹 미션인 것 같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여기엔 정말 사회란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임팩트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단순히 합동과 분란, 이런 것의 차원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그 미묘함들. 착함과 악함 속에서 그 하나의 감정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의 설정. 참가자들은 아픔을 느끼지만, 우리는 여기서 인간 그 자체의 신랄함에서 오는 어떤 스릴을 느낀다.
오늘 우은미 양이 떨어진 것에 대해 어이없어 하는 반응보다 우리가 더 공유하고 있는 건, 역시 저 친구는 노래를 잘 하지만,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현실 인식이다. 잔인한 상상이지만. 우은미 양이 우승자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녀의 재능과 실력에 따라다니는 외부에 대한 그 꿈틀거리는 아쉬움을 '감동'이란 이름으로 포장할지 모른다. 결국 '감동'이란 것 자체가 '외모지상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망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버렸을 때, 우리는 또 한 번 느낀다. 아. 우리는 인간이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 우리는 인간미라는 의미와 너무나 멀게 떨어진 인간으로서의 '나'를 느끼면서, 내 스스로 만들어가는 가공된 인간미에 대해 치를 떤다. 그래서 때론 이 시대의 감동이란 비극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