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얼마나 팔렸는지 잘 아는 출판사 주간에게 물어봤다. 판매부수가 예상수치보다 어마어마하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실은 언론들의 프레임은 이것이었다. '자기계발서 'vs '인문-사회과학'의 그 진부한 구도 말이다. 아직 책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센델이 정치철학을 소개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드는 사례 배치의 '자기계발서식' 형태가 센델의 이 책에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는 느낌이다.그래서 고리타분하지 않고, 입력이 잘 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러나, 이런 느낌에 대해 이 책과 저자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한국 사회 안에 들어있는 '종교적 제의의 두드러짐'? 그런 것을 요즘 많이 돌아보게 하는데, 여기에 이 책을 소비하는 문화도 자리 하나를 차지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회개'라는 말까지 과장되게 쓰고 싶지는 않다. (한국 사람들이 그 정도로 착하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