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참참의 소개로, 뒤늦게 <인생은 아름다워> 보는 재미에 빠졌다. 필관해야 한다는 에피소드 20회,21회 분을 보고, 가슴이 이상하게 아파서 잠시 소파에 누운 채,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김해숙같은 '엄마'보다는, 김해숙같은 '형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없는 삼촌 윤다훈에게 눈물로 장남의 커밍아웃을 힐난하지 말것을 호소하는 장면보다는, 큰 삼촌 김상중에게 차근차근 우회적으로 껍질을 벗기면서 하나, 둘 사실을 이야기하는 그 장면에서, 이상하리만치 묘한 매력을 느꼈다. 그 장면 자체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내가 외동아들이라, 그런 풍경을 실제론 느낄 수 없다는 '비극'(?)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그 누군가에게 형수라는 호칭을 써보게 될까.
드라마에서나, 쿨럭.
개인적인 이유로 명절날 친척들을 잘 보러가진 않지만, 가끔 어머니의 전화기로 들려오는 삼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머니는 김해숙과 같은 역할을 실제로 하고 계신 것 같다. 삼촌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조용히 털어놓고, 어머니는 인자한 목소리로 하나하나 삶에 대한 맥을 짚어주신다. 또 당신이 읽으셨던 책구절을 인용하시며, 그것을 삶의 한 구절로 사용해보라고 설득도 하시는 듯하다. 당신은 늘 온화했지만, 강하셨다. 지금도 물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