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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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은 듣다보면 상상하게 만드는데요. 미야베 이유키 여사, 이번에는 더 많은 상상을 불러 올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오랜만에 만난 주머니가게 미시마야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가씨 오치카는 어딘가 모르게 예전보다 단단해진 느낌을 주는데요. 무서운 이야기만 듣다보면 귀신도 무섭겠지만 악한 마음을 먹은 사람도 무서워지지 않을까 했는데 가족처럼 그녀를 걱정해주고 보듬어주는 미시마야에서의 사랑이 그렇게 만들어 준거 아닐까 싶어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과는 돈다.-265

현대물이건 이번처럼 에도시대의 이야기이건 미미여사는 인과가 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열어서는 안 되는 방'부터 '금빛 눈의 고양이'까지 신비로운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어리석음이 결국 자신이나 가까운 이에게 돌아온다는 걸 보면서 사람의 마음이 불러내는 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라는 걸 보게 되는데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오치카가 더 어른스러워졌다 느껴지는 건 깨달음때문일수도 있겠다 하게 됩니다.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행동에 옮긴 이의 결과는 가깝게는 자신의 얼굴에 불행을, 여러일을 겪었음에도 바르게 생각하고 바른 행동을 한 이의 결과는 그의 웃음에 드러나고 그 때의 결과로 살아지는 게 삶이라는 걸 이야기하러 온 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게 자신을 위한 건지 깨달았을지도 모르니까요.

 

가난과 감기, 그리고 사랑은 속일 수가 없다고 했지만 그 사람의 불행이나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옛날 말로만 여긴 인과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반가워지지만 무섭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진짜 이런 일들이 존재한다면요.오치카의 동료이자 호위이기도 한 오카쓰의 머리카락 한 줌이 하얗게 셌다던지 하는 이야기들은 "열어서는 안 되는 방"이 존재했다면 과연 나는 어땠을까, 나도 모르게 나만을 위한 소원을 빌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그 무서운 행봉신을 부르는 건 아닌지.. 괜히 서늘해진 밤바람이 더 싸늘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나쁜 줄 알면서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뭘 불러왔는지의 "열어서는 안되는 방", 와아는 아직도 그 때의 약속으로 이 세상의 사악한 것들을 잡아먹고 있지 않을까 싶어지는 '벙어리 아씨", 산더미 같은 악에서부터 손톱 때만 한 악까지 제각각이겠지만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엄청 많고 그 악이 퍼지지 않도록 지키는 이들도 있다는 '가면의 집',이 책이 신기한 것이였을까 아니면 사람의 마음이란 예언이란 글자에 매이게 되는 것일까 하게 하는 '기이한 이야기책', 인간의 마음이 빚어낸 생령과 드디어 오치카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는 '금빛 눈의 고양이' 들이 여전히 미미 여사에게는 꺼낼 이야기가 많은 걸까 기대하게 하는데요.

 

조금 더 마음가짐을 잘 하고 사는 게 낫겠다를 듣는 이에게 재미와 함께 돌려 말하는 미미여사의 다음 이야기는 진짜로 흑백의 방 임자가 바뀐채 진행될지, 이번에 새로 등장한 이야기 그림들은 조용히 그림으로만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이야기 하나가 끝나면 다음 이야기들은 또 뭐가 될지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미미여사의 다음 에도 시대 이야기는 더 무서워지는 건 아닐지, 은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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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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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있는 의미이자 유일한 가치였다."-118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이의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우리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마치 그에게만 마지막인것처럼요. 하지만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모르는 척 하고 싶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지막이 있음을요.

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비로소 이 세상의 진정한 기쁨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는 남자 사카기가 있습니다. 그와 같이 병원에서 만나 역시나 위암 말기라는 판정에 비틀거리며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자식들과 해결하지 못한 일을 남겨둬야함을 아쉬워하는 아오이가 있구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들은 남은 몇 달을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는데요. 마지막에 서로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야쿠마루 가쿠는 이번에도 양쪽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왜 지켜야만 하는지를 두 남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못된 환경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사카기는 그로인해 어렸을 적 기억까지 잃은 상태인데요. 충분한 돈과 명예를 가지고 있음에도 어딘가 쓸쓸해하던 사카기는 운명이랄 수 있는 첫 사랑 스미노를 만나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게 되지만 그의 병은 그를 살인자로 만들게 됩니다. 병이 만든게 아니네요. 그동안 억눌러왔던 충동을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사카기가 결정한 것이니까요. 어차피.. 라는 명목으로 말이죠.

 

이런 사카기가 벌인 사건은 아오이가 맡게 되는데요. 쫓기는 자보다 쫓는 자가 더 힘든 것이 맞는지 파트너가 된 신참 야베도 아오이의 몸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내 유미코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식들의 원망을 아오이가 받고 있다는것도 알게 되는데요. 내내 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두던 말을 아오이가 가족들, 경찰서 친구 아닌 친구들에게 하나씩 풀어놓으며 그들 관계는 아주 조금씩이지만 달라지게 됩니다.

 연쇄살인을 다루고는 있지만 두 남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람이 가져야 할 것들을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사람, 자기가 좋아하는 일, 죽기 직전 내 인생을 잘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 등등을 말이죠. 그리고 나라면 어떨까 상상해보게 하는 시간도 말이죠.

 

극과 극을 선택한 이들이라 어느 쪽에도 찬 반이 다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아오이쪽에 더 눈이 가지 않을까 싶네요. 풀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그가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을 덜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사카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걸 다 끊어내려 했지만 그 일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한 것까지 잘라내게 됐다는 것에는 이제까지보다 더 큰 후회만이 남았을테니 말이죠.

자기 인생의 거울을 가만히 바라봤다. 자신은 이 세상에 많은 소중한 것을 남겼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고, 사람을 사랑했고, 소중한 존재를 남겼다. 그걸로 충분하다.-416

살인자와 경찰, 그 정반대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끔 삶에서 멈추고 싶을만큼 좋은 때는 누구나 있다는 걸 알려주는데요. 살고 싶은대로 살았던 이와 살았던 대로만  살았던 이 중에 행복한 이는 누가 될까요? 최선,사랑한 사람,존재 그들 모두 남겼는데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헷갈리는 이들에게도 생각해보게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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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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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잃는다는 건 바로 그런 거다. 그저 웃자고 무심코 던졌던 말도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된다는 것.-84

예전에 잃어버린 애인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런 남자라면 누구나 가엾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단, 그의 옆에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약혼녀가 있다는 게 좀 걸립니다. 더군다나 그녀가 헤어진 예전 여인의 언니라는 건 더더욱이나요.

언니 엘런을 사랑하는 게 맞는걸까 싶을 정도로 핀은 동생 레일라를 그리워합니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만도 하긴합니다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지는데요. 동생 레일라에게 첫 눈에 반했기에 그리고 제대로 헤어진게 아니고 싸우다 레일라가 사라진 것이기에 물론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가끔은 엘렌이 레일라의 언니라서, 남들보다는 더 레일라를 느끼게 할 수 있어서 사귀는 걸까 싶을정도로 핀의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음을 먹고 엘런과의 결혼을 꿈꾸는 핀인데요. 그러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사라졌던 레일라의 흔적, 잃어버린 마트료시카의 마지막 인형을 누가 그들 집 앞에 놓고 가면서 자리잡혀가던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들만의 암호처럼 통하는 마트료시카는 핀과 엘렌에게 레일라가 살아있다는 증거로 다가오는데요. 핀을 되찾겠다는 레일라의 의지가 드러나면서 그들 사이는 모두 핀에게 압박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핀과 레일라, 핀과 엘렌. 머리가 뭉개진 인형까지 도착하자 핀이 한 쪽을 선택하기 위해 어떤 짓을 할 지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중요한 건 레일라가 사라진 12년 전과 그 동안의 시간과 사실이 아닐까 했는데요. 핀에게 레일라라고 주장하는 이와의 이메일이 오고가는 동안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는 걸 알게 됩니다. 폭력적인 면이 있다는 핀보다 무서워보이는 레일라는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각자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딘가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는 게 드러납니다. 핀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던 레일라는 그 동안 어디 있었던 걸까요? 레일라와는 다른 면이 많은 언니 엘렌, 레일라와 연락을 했다는 데 왜 그 동안 모르는 척 했던 걸까요? 레일라만을 그토록 사랑했다는 핀, 어떤 모습이든 그녀를 알아봤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사랑과 비밀,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그들 사이는 흔들리는 데요.

 

답을 알거같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거, 그게 B.A.패리스 이야기아닐까 합니다. 끝을 알고 나서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앞에 나왔던 거구나 하게 하는것도요. 그 많은 힌트에도 자신의 연인을 찾지못했던 핀을 보면서 사랑이란 어때야하는걸까도 생각해보는데요. 현재 사랑이 있다면 어찌되었든 지난 사랑은 역시나 잊는게 낫지 않겠나.. 잘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김광진님의 "편지"가 왜인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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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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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보면서 난 어땠을까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알케스티스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남편 아드메토스가 대신 죽어줄 사람을 구하게 된다면 살 수 있다는 조건을 받게 되는데요. 그의 부모님조차 이런 저런 이야기로 피하려 들었지만 그의 아내 알케스티스가 자신이 그러겠다고 결정하게 됩니다. 다행이랄까요 불행이랄까요? 저승에 간 그녀를 헤라클레스가 데려오게되고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 후 알케스티스는 입을 다물게 되구요.

 

그녀의 마음을 알것도 같은데요. 사랑해서 선택은 했지만 설마 남편이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길로 자신을 진짜 보내겠어 라는 믿음이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다 처음에는 조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원망 가득해지지 않았을까 싶구요. 물론 냉정한 분들은 그렇담 왜 먼저 선택을 한거냐는 말을 하겠지만 사랑은 그런걸지도 모릅니다. 언제고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게 만드는거, 그러다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배신이란 감정에만 충실하게 만드는 거요. 의도나 진실과 상관없이 들어온 그 감정이 일단 생기면 예전 좋기만 한 때로 우리를 보낼 수 없을겁니다. 슬프게도 말입니다.

 

그런 비슷한 일이 벌어진걸까요. 앨리샤 베런슨이라는 화가가 남편 가브리엘을 잔인하게 죽이고 그림에 자신의 모습을 남기는데요. 그 그림의 제목을 '알케스티스' 라 합니다. 그런 후 살해과정이나 심경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침묵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일기를 쓰는 살인자, 그리고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어떻게든 그녀를 침묵에서 꺼내주려하는 열의 넘치는 상담가 테오가 등장하는데요. 잘 나가던 병원에서 앨리샤가 입원해있는 '그로브'로 직장을 옮길만큼 테오는 그녀의 회복에 열심이지만 그의 개인 상황이 좋지 않기에 불안불안해지게 됩니다. 그의 불안이 상담받는 그녀에게 옮겨가면 또 다른 안 좋은 일이 생길 것같은 예감이 스물거리며 올라오는 걸 막을 수 없으니까요.

 

뭔가가 좋지않게 진행되어간다는 건 알지만 그게 누구의 의중인건지 알수없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다 의심하며 바라보게 됩니다. 그건 앨리샤 주변 많은 이들이 비밀 하나씩 있기에 더 그런데요. 앨리샤의 일기를 바탕으로 주변 인물들의 진실을 파악해가는 테오는 그들 모두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렇게 앨리샤의 과거와 사건의 진실을 맞춰가던 테오는 앨리샤 역시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자신도 불안한 테오는 왜 앨리샤에게 집착에 가까운 상담을 강행하는지, 그리고 6년이란 긴 세월동안 입을 다물었던 앨리샤는 왜 테오에게 침묵을 깬 것인지와 정신과 환자와 자신도 멀쩡해보이지는 않는 상담가라는 존재가, 그리고 누구도 그 사건의 진실은 알 수 없는 것일까와 어렸을 때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덧을 내는 것인지에 대한 상상이 곱씹을수록 진짜 무서운게 뭔지를 생각하게 하는데요.

 

표출되지 않은 감정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산 채로 묻혔다가 한참 뒤에 끔찍한 방식으로 나타난다.-지그문트 프로이트(81)

감정, 특히나 자신은 다 잊었다고 여긴 배신이란 이름이 나중에 어떻게 돌아오는지의 이야기가 섬뜩하다는 걸 새삼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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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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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린 상상합니다. 누구는 내려간다 하고 누구는 올라간다 할때, 내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생길 많은 일들을요. 찍었는데도 맞는 결과가 나면 분석력과 감이 좋은 나라는 생각에 기분좋아지곤 하는데요. 어떤 데이타를 보고 내린 평가로도 감으로도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없기에 운에 맡기곤 하는 미래 결과를 뭐든지 정확히 아는 그녀가 나타납니다. 차가운 듯하지만 마음 속 깊이가 어찌나 깊은지 백두산도 속에 담을 수 있을 정도라 친해지고픈 그녀인데요. 침구사인 나유타와 함께 4개의 사건을 풀어가는 우하라 마도카와 그녀와 하는 짓이 닮은 왠 젊은이가 등장하는 하나의 사건이 등장합니다.

"이 소녀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퍼뜩 그런 마음이 들었다."-136

그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인간이라면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다 "그럴 줄 알았어"로 담담하게 끝맺는 그녀니까요. 다른 사람같으면 "뻥"아닐까 의심해보겠지만 '예측 가능'이란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다는 걸 이미 여러 번 보여줬기에 이야기가 넘어갈수록 우리는 그녀를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현재의 모든 물리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360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라는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의 주장이라는데요. 예측을 하되 순식간에 해내는 존재, 그런 초월적 존재에게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마도카의 첫 사건부터 든 생각이 뭔가 느낌 쎄한 '초월적' 그거인데요. 마지막에는 그녀가 스키 선수 사카야에게 그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해놓긴 했지만 누군가에는 쉬운 일이 누구에게는 그리 안 되는 일이라는 게 입맛 씁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지독한 인간이였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데요. 그걸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악마"에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미지의 미스터리,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운명의 수치화가 가능해진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를 꿈꾸게 하는 이야기는 몇 몇의 정의로운 초월적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꽤나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뭔가 일이 잘 안 풀려 그들에게 간다면 어느 부분에서부터 일이 꼬였는지 정확히 짚어줄테니 말이죠.

"그게 왜 물리학 얘기지? 마음의 문제니까 심리학 아닌가? 선생님은 여전히 고민하고 계시는 거야."

"글쎄 그러니까 그게 어이없는 얘기죠. 대체 뭐예요, 그게 ? 완전 시간 낭비고, 고민하면 하는만큼 뇌의 낭비예요.-183

뇌과학의 비밀이 풀린다면 생길지도 모를 우연과 기적이란 부분과 히가시노의 추리가 만나 더 재미있는 일도 생길수 있겠구나 하게 하는데요. 비밀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생기긴 합니다. 모든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는 그녀이니 사람들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한 묘한 버릇도 금세 분석할테니까요. 나유타의 거짓 아닌 거짓도 알아낸 걸 봐도 말이죠.  히가시노 게이고에게는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이 있는데요. 능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소녀의 이야기도 역시 그런지라  다음 이야기에서도  고민없이 만났으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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