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그것이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있는 의미이자 유일한 가치였다."-118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이의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우리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마치 그에게만 마지막인것처럼요. 하지만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모르는 척 하고 싶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지막이 있음을요.

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비로소 이 세상의 진정한 기쁨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는 남자 사카기가 있습니다. 그와 같이 병원에서 만나 역시나 위암 말기라는 판정에 비틀거리며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자식들과 해결하지 못한 일을 남겨둬야함을 아쉬워하는 아오이가 있구요.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들은 남은 몇 달을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는데요. 마지막에 서로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야쿠마루 가쿠는 이번에도 양쪽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왜 지켜야만 하는지를 두 남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못된 환경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사카기는 그로인해 어렸을 적 기억까지 잃은 상태인데요. 충분한 돈과 명예를 가지고 있음에도 어딘가 쓸쓸해하던 사카기는 운명이랄 수 있는 첫 사랑 스미노를 만나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게 되지만 그의 병은 그를 살인자로 만들게 됩니다. 병이 만든게 아니네요. 그동안 억눌러왔던 충동을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사카기가 결정한 것이니까요. 어차피.. 라는 명목으로 말이죠.

 

이런 사카기가 벌인 사건은 아오이가 맡게 되는데요. 쫓기는 자보다 쫓는 자가 더 힘든 것이 맞는지 파트너가 된 신참 야베도 아오이의 몸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내 유미코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식들의 원망을 아오이가 받고 있다는것도 알게 되는데요. 내내 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두던 말을 아오이가 가족들, 경찰서 친구 아닌 친구들에게 하나씩 풀어놓으며 그들 관계는 아주 조금씩이지만 달라지게 됩니다.

 연쇄살인을 다루고는 있지만 두 남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람이 가져야 할 것들을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사람, 자기가 좋아하는 일, 죽기 직전 내 인생을 잘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 등등을 말이죠. 그리고 나라면 어떨까 상상해보게 하는 시간도 말이죠.

 

극과 극을 선택한 이들이라 어느 쪽에도 찬 반이 다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아오이쪽에 더 눈이 가지 않을까 싶네요. 풀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그가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을 덜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사카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걸 다 끊어내려 했지만 그 일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한 것까지 잘라내게 됐다는 것에는 이제까지보다 더 큰 후회만이 남았을테니 말이죠.

자기 인생의 거울을 가만히 바라봤다. 자신은 이 세상에 많은 소중한 것을 남겼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고, 사람을 사랑했고, 소중한 존재를 남겼다. 그걸로 충분하다.-416

살인자와 경찰, 그 정반대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끔 삶에서 멈추고 싶을만큼 좋은 때는 누구나 있다는 걸 알려주는데요. 살고 싶은대로 살았던 이와 살았던 대로만  살았던 이 중에 행복한 이는 누가 될까요? 최선,사랑한 사람,존재 그들 모두 남겼는데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헷갈리는 이들에게도 생각해보게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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