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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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린 상상합니다. 누구는 내려간다 하고 누구는 올라간다 할때, 내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생길 많은 일들을요. 찍었는데도 맞는 결과가 나면 분석력과 감이 좋은 나라는 생각에 기분좋아지곤 하는데요. 어떤 데이타를 보고 내린 평가로도 감으로도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없기에 운에 맡기곤 하는 미래 결과를 뭐든지 정확히 아는 그녀가 나타납니다. 차가운 듯하지만 마음 속 깊이가 어찌나 깊은지 백두산도 속에 담을 수 있을 정도라 친해지고픈 그녀인데요. 침구사인 나유타와 함께 4개의 사건을 풀어가는 우하라 마도카와 그녀와 하는 짓이 닮은 왠 젊은이가 등장하는 하나의 사건이 등장합니다.

"이 소녀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퍼뜩 그런 마음이 들었다."-136

그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인간이라면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다 "그럴 줄 알았어"로 담담하게 끝맺는 그녀니까요. 다른 사람같으면 "뻥"아닐까 의심해보겠지만 '예측 가능'이란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다는 걸 이미 여러 번 보여줬기에 이야기가 넘어갈수록 우리는 그녀를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현재의 모든 물리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360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라는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의 주장이라는데요. 예측을 하되 순식간에 해내는 존재, 그런 초월적 존재에게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마도카의 첫 사건부터 든 생각이 뭔가 느낌 쎄한 '초월적' 그거인데요. 마지막에는 그녀가 스키 선수 사카야에게 그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해놓긴 했지만 누군가에는 쉬운 일이 누구에게는 그리 안 되는 일이라는 게 입맛 씁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지독한 인간이였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데요. 그걸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악마"에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미지의 미스터리,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운명의 수치화가 가능해진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를 꿈꾸게 하는 이야기는 몇 몇의 정의로운 초월적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꽤나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뭔가 일이 잘 안 풀려 그들에게 간다면 어느 부분에서부터 일이 꼬였는지 정확히 짚어줄테니 말이죠.

"그게 왜 물리학 얘기지? 마음의 문제니까 심리학 아닌가? 선생님은 여전히 고민하고 계시는 거야."

"글쎄 그러니까 그게 어이없는 얘기죠. 대체 뭐예요, 그게 ? 완전 시간 낭비고, 고민하면 하는만큼 뇌의 낭비예요.-183

뇌과학의 비밀이 풀린다면 생길지도 모를 우연과 기적이란 부분과 히가시노의 추리가 만나 더 재미있는 일도 생길수 있겠구나 하게 하는데요. 비밀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생기긴 합니다. 모든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는 그녀이니 사람들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한 묘한 버릇도 금세 분석할테니까요. 나유타의 거짓 아닌 거짓도 알아낸 걸 봐도 말이죠.  히가시노 게이고에게는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이 있는데요. 능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소녀의 이야기도 역시 그런지라  다음 이야기에서도  고민없이 만났으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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