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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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잃는다는 건 바로 그런 거다. 그저 웃자고 무심코 던졌던 말도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된다는 것.-84

예전에 잃어버린 애인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런 남자라면 누구나 가엾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단, 그의 옆에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약혼녀가 있다는 게 좀 걸립니다. 더군다나 그녀가 헤어진 예전 여인의 언니라는 건 더더욱이나요.

언니 엘런을 사랑하는 게 맞는걸까 싶을 정도로 핀은 동생 레일라를 그리워합니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만도 하긴합니다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지는데요. 동생 레일라에게 첫 눈에 반했기에 그리고 제대로 헤어진게 아니고 싸우다 레일라가 사라진 것이기에 물론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가끔은 엘렌이 레일라의 언니라서, 남들보다는 더 레일라를 느끼게 할 수 있어서 사귀는 걸까 싶을정도로 핀의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음을 먹고 엘런과의 결혼을 꿈꾸는 핀인데요. 그러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사라졌던 레일라의 흔적, 잃어버린 마트료시카의 마지막 인형을 누가 그들 집 앞에 놓고 가면서 자리잡혀가던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들만의 암호처럼 통하는 마트료시카는 핀과 엘렌에게 레일라가 살아있다는 증거로 다가오는데요. 핀을 되찾겠다는 레일라의 의지가 드러나면서 그들 사이는 모두 핀에게 압박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핀과 레일라, 핀과 엘렌. 머리가 뭉개진 인형까지 도착하자 핀이 한 쪽을 선택하기 위해 어떤 짓을 할 지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중요한 건 레일라가 사라진 12년 전과 그 동안의 시간과 사실이 아닐까 했는데요. 핀에게 레일라라고 주장하는 이와의 이메일이 오고가는 동안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는 걸 알게 됩니다. 폭력적인 면이 있다는 핀보다 무서워보이는 레일라는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각자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딘가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는 게 드러납니다. 핀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던 레일라는 그 동안 어디 있었던 걸까요? 레일라와는 다른 면이 많은 언니 엘렌, 레일라와 연락을 했다는 데 왜 그 동안 모르는 척 했던 걸까요? 레일라만을 그토록 사랑했다는 핀, 어떤 모습이든 그녀를 알아봤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사랑과 비밀,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그들 사이는 흔들리는 데요.

 

답을 알거같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거, 그게 B.A.패리스 이야기아닐까 합니다. 끝을 알고 나서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앞에 나왔던 거구나 하게 하는것도요. 그 많은 힌트에도 자신의 연인을 찾지못했던 핀을 보면서 사랑이란 어때야하는걸까도 생각해보는데요. 현재 사랑이 있다면 어찌되었든 지난 사랑은 역시나 잊는게 낫지 않겠나.. 잘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김광진님의 "편지"가 왜인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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