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짓기
정재민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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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호기심이란 어떤걸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호기심이란 게 있어 인간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그러니 호기심을 쭉 갖는게 좋다고들 말하는데 말이죠. 그렇다면 타인에 대한 호기심은 어떤걸까 싶어지는데요 우리는 늘 타인에게 눈을 주게 됩니다. 너무 이쁘다거나 못생겼다거나 내가 아는 누구와 닮았다거나 상처가 있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저렇게 하니 이쁘구나, 저렇게 하니 진짜 이상하다' 그렇게  우리는 내 모습을 누군가와 비교해가며 나를 알아가는 건지도  모르지만 가끔 낯선 사람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볼때는 불안해지게 됩니다. 상대가 누군지 알고 저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걸까 싶어서요. 그런 호기심을 우리는 오지랖이라고 하는데요. 소설속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란   핑계로 눈이 가는 이들을 무조건 인터뷰하고 보는 소설가 이재영은 그 날도 호기심 생기는  사내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하다 사회복지사라는 정인에게 구타를 당하게 됩니다.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을뿐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재영은 고소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가방안에 나이프라는 무기를 숨긴채로 말이죠.


이야기는 지금의 그들과 과거의 희연을 보여줍니다. 그 희연이 누구이며 그들과 어떤 관계로 나타날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말입니다. 소설가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만큼 정인은 비밀이 가득한 사람이고 상처도 가득한 사람이였기에 재영은 그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그럴수록  재영을 탓하게 됩니다. 그 사건 범인이 누구냐고, 이 일의 동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말입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다독이고 다독였을 정인의 상처가 재영의 무심한 말 몇마디에 벌어지며 정인의 눌러왔던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불어온 거 아닐까 싶기때문인데요.


나도  내 생각을 남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강요했던 건 아닌지, 내 위주로만 세상을 보는 건 아닌지 이재영을 보며 느끼게 됩니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가족을 정인에게  소개한다던지,  위협때문이라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그가 하려할때 보면 말이죠.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관찰로 사람사이에 어떤 결론이 날지 자신하던 그였지만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걸 느낀 적이 있었음에도 몇번이나  그냥 넘긴걸 보면 그도 이번 기회에 자신이 자신조차도 잘 알지 못했다는 걸 알게되지않았을까 하는데요. 재영과 정인의 이상한 줄다리기와 희연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사건이 아니라 '별 일 아니라'는 생각에 남에게 던지는 말이 상대에게는 다르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과  사람의 앞 뒷면에 어떤 게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걸 보게 됩니다. 물론 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걸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까지도 말이죠.


 

 끝이 가까워질수록 묘하게  슬퍼지려하는 건, 상처를 입은 사람이 상처를 벗어난다는 건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되기때문인데요. 시간을 들이지 않는 인간사이의 관심과  뭔가 알고자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만나면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요즘  지나치지않나 싶은 우리의 호기심이 불러올 결과를 힌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촘촘하지 않은 인간 사이에는  고민이 따라야 한다는 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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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증인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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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신문을 하다가 중단된 것이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일주일은 더 지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는 1분도 지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364

의뢰인의 정직을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판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굳건히 믿는 변호사를 만난다는 게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게 됩니다. 차 안에서 사건 해결의 방법을 찾기로 유명한, 그리고 말로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패배를 모를 거 같은  미키 할러 변호사는   같은 증거와  같은 자료를 놓고 벌이는 반박과 재반박이 서로 피터지게 오가는 재판정에서의  수많은 시간을 보낸 후에야   멀리있는  의뢰인의 눈을 보면서    "범인이 아닌가보다." 라는  혼잣말을 하는데요. 그런 일을 하다보면  모든 일에 대한  의심은 생기고,   진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수없이 되뇌여야 하는 건가 싶어 자신만만해 보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겉만 봐서는 미키는 상대방을 한 번만 봐도 모든 것을 알아낸다는 '셜록'의 경지쯤에 이른 것이 아닐까 하기때문인데요.  '속물'이라는 말을 당당히 하는 남자이지만 사랑앞에서는 그가  한없이 약해지는 걸 보면서 그 역시 진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를 만나며 합치자는 말을 꺼내곤 하는 그가 이번에도  그럴수 없지 않을까 하는 사건을 맡게 되는데요. 아내의 친구이자 동료인 검사와 사건으로 만나게 되었기때문입니다.  딸에게서 나온 정보까지도  사건에 유리할 수 있다면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에 사건을 맡기고 싶은 변호사로는  감탄을 자아내지만  친한 친구나 동료로서는 옆에 두기가 꺼려지게 됩니다.  내가 무심코 내놓은 이야기가 언제 재판에서  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다섯 번째 증인'은 결백을 주장하는, 하지만 뻔뻔하기에 너무 얄미운,   의뢰인을 위해 변호사로써 그가 어떻게 재판에 임하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어떤 일은 일부러 표시내고, 어떤 일은 그 반대로 하면서  재판 승리만을  위해 모든 걸 끌고가는 그를 보면서  법에 얽힌다는 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물론 이 시대에 법과 멀리할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까... 하게되지만서도요.


이 사건 역시 발단은 주택 담보 대출로 일어난 건데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허덕이는 사람들과 담보물을 가지고 장난치는 은행 및 투자 회사들의 비리까지 사건에 포함되며 개인적 동정론과 도덕적 원칙사이에서 헷갈리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그리고, 이렇게까지  사건을 만들었어야 했을  진범이 누구인지를 끝까지 쫓아가게하는데요.  물론 마이클 코넬리답게 사건을 한번에 뒤집는 이야기도 숨겨놓기는 했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건지, 사람들이 어떻게 변호사까지 속이려 하는지,  검사와 변호사,  판사들의 이성 싸움만큼이나 흥미로운  감정 싸움도 보면서 배심원있는 재판의  진행을 보는 거처럼 느끼게 됩니다.     현실이 이런 걸까 싶어 씁쓸해질 즈음 정의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조곤조곤하지만 시원한 한 방이 있는   미키 할러의 새로운 도전 결과도 궁금해지는데요.


법정 싸움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정의는 어떻게든 실현된다는 게 보고픈 분들에게 정의보다 승리라면서도 늘 중심을 올바르게 잡고 있는  멋진 변호사 마이클 코넬리의 이야기는 뿌듯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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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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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를 짓는 순간은 분명 나쁜 사람이였을 그가  마땅한 벌을 받지 않고 도망쳐 힘들게 찾아냈는데  지금은  너무도 선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담 우리는   예전의 죄를 벌해야하는걸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살게 놔둬야 하는 걸까요? 죄에 합당한 벌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그래서 지은 죄는 비슷한데도 재판관의 판단에 따라  형량이 제각각인걸까 하게  됩니다. 같은 사람을 두고도  그가 뻔뻔했다 싶을땐   죄값을 제대로 치뤄야지 하다가, 후회한다 싶을 땐 숨어산 게 죄값 아니였을까 하게도 되니 말입니다.


신분 세탁에 얼굴까지 바꾸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무카이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중입니다. 오치아이와 말로만인 동업이긴 하지만  어쨌든  가게가  그럭저럭 되는 편이기도 하고 이제는 딸까지 둔 어엿한 가장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그에게 날아온 한통의 편지가  그 동안 숨어 산 세월이 덧없던것이였음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라는 무시무시한 문구만 들어있는 편지인데요. 그 편지가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약속 하나를 떠올리게 하기에 무카이는 괴로워집니다. 그 때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약속인지라 해놓고 잊었던 건데요.  약속을 지키지않으면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얼굴 모르는 자의 협박은 무카이를  법과는 거리가 있었던 예전의 다카토였던 때로  몰아가게 됩니다.  16년전에, 당장 급했기에   약속은  나중 일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인 일이   이렇게  오랜 후에   자신의 가족을 위험하게  할 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복수를 해달라는 자와 복수를 피하려는 자만 있는게 아니라는 게  드러나며 애매하게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 다카토였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죄가 있었기에  이 일이 생겼다는 걸  알게됩니다. 그래도 가족을 위해 용기를 내고  진짜 범인을 찾아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데요.오랜 세월을 묵혀온 이들이 하나 둘 나타나며 사건으로는 불행한 한명만 보일지  모르지만 그 사건뒤에 있는 진짜 피해는 시간이 가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진 피해자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크게 남는다는 걸 보여주게 됩니다.


 왜 죄 지은 이가 발 뻗고 살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데요. 그렇다고 다 용서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지않나 합니다.  자신만의 기준에서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 죄를 씻기 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피해자들은 그 후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이 땅에서의 기쁨을 모두 잃은 것이니 말이죠.  누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려고 하는지를 쫓아가며  과거행적을  반강제로 기억해야하는 무카이는  '돌이킬수 없는'이란 말이 이렇게 무거운 말이구나 하는 걸 보여주는데요.  지금의 선한  무카이 입장에서 잘못했다고 용서라도  구하고 싶지만  제 때 사과가 이뤄지지 않아 이미 모든 건 바꿀 수 없는 과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현재를 잘 살면 조금이라도 죄가 가벼워질수도 있다는 걸 보여줘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한발짝 앞을 볼 수 없는 인간사에 그가 잘 한 행동이  있어 결국 도움이 되었기때문인데요. 죄는 언제가 됐건  벌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  잘 살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죄와 벌'에 대한  많은 생각을 주지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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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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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돌아다니다 보면 괜히 으스스해질때가 있습니다. 잘 알고있는 곳인데도 말이죠. 그럴때면 스스로에게 "단지 밤일뿐이라고" 중얼거리게 되는데요. 별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뭔가가 스멀스멀 내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 그게 밤의 힘일겁니다.


"봄바람이 꽃을 흩뜨리면 꾸는 꿈은-"

"깨고서도 여전히 가슴 설레는도다."

"알겠어?" "이게 '야행(夜行)'이야"-201

기이한 그림, 열차, 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 그리고 사라진 여자 라는 이야기는 우리를 몽환적인 이야기속으로 끌고가는데요. 깨고나서도 지금이 꿈인건지 현실인건지 정신없을때처럼   '구라마 진화제'를 보기위해 다시 모인  이들은 이상한 이야기속으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게 됩니다.


그들은 이미 이상한 일을 같이 겪은 사이인데요. 10년전에도 여섯 명이 구라마 진화제를 보러왔다가 하세가와라는 이가 갑자기 사라진 겁니다. 그 후로 그녀는 어느 곳에도 나타나지 않았기에 그들에게는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오랫만에 모인 그들이 다시 그녀를 떠올리게 된 건 당연한 일일겁니다. 그러다 한명씩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이상한  일들을 이야기하는데요.  '기시다 미치오'라는 화가의 '야행' 연작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야기속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무서운 이야기의 끝은 "그런 일이 있었어."까지 이야기되는 게 맞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우리도 가끔 "진짜 이상하지. 그런 일을 겪었어."까지 이야기하지 그래서 그 사람이 누구였더라. 그래서 그랬나봐...까지로  확인할수 있는 결말까지 이야기하는 일은 없으니까 말이죠. 야행도 그렇습니다.  기시다라는 화가는 얼굴없는 여인을 그림마다 왜 그려놓은 건지, 갑자기 사라진 여인은 뭔지, 그렇다더니 사실은 네가 10년동안 연락이 없었던거야 에서 합쳐질 수 없는 세상에 한 명씩만 실종된 이가 다르다는  다른 세상 이야기까지, 그들에게 있었던 일은 뭘까로 우리를 아직도 궁금하게 하는데요. 명확한 결론은 없지만 뭔가가 가슴에 남아서 내가 보았던, 혹은 누군가 보고 느꼈다던 어떤 일을 떠올리며 우리가 모르겠는 끝도 모를 밤의 깊이를  느끼게 해줍니다. 


낮과 같은 세상,   어두울뿐이라고  되뇌여보지만 그래도 다르게 다가오는 건 그 어둠 속 끝에 내가  모르는 누군가. 처음 보는 세상이라도 있을까 두려워서 그런건 아니였는지...그리고 그보다  더 두려운 건  나도 모르게 그 낯선  걸 기꺼이  따라가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아니였는지...  이게 '야행'이구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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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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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잭에 대해 배운 게 있다면 모든 행동과 말은 마지막 마침표에 이르기까지 다 계산된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진실만을 말한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말 뒤에 숨은 의미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걸 즐긴다. -108


모든 것이 계산된 사람과 사는 건 피곤한 일이 아닐까, 그렇지만 진실만을 말한다니 그건 좋은 점이고, 또 남편이 자신의 말 뒤 숨은 의미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 부인이라는  걸 즐긴다는건... 그동안 부부의 친밀도를 말하는 것일테니,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맞는 부부가 아닐까 ...라고 판단하기가 쉽지만 사람 사이는 역시나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제대로 알수 없다는 걸 잭과 그레이스는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한 눈에 서로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남자와 여자, 그리고   다운증후군이 있는 여자의 여동생을  자신의 동생처럼 여겨주겠다는 남자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빛나보일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완벽한 부부를 밖에서 보는 이들은 그들이 너무 붙어다닌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입니다. 가끔은 완벽한 그들에게서  남편이나 아내의 작은 흠이라도 들어 보고 싶은데 말이죠.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라는 걸 위안으로 삼고, 내 옆에 있는 그에게서 장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나도 어느 면에서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위로도 해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여겨보면 가끔은 이 부부가 이상해보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아내 그레이스에게 연락하려면 남편 핸드폰으로 해야하고 집으로 거는 전화는 늘 받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메일도 남편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니... 같이 웃고 떠들땐 멋져보이는 여자이지만 가끔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나 말을 할 땐, 알고보면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폐쇄성이 심한 사람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들 부부사이의 문제는 아내가 아니라 남편 잭에게 있다는 걸 보여 줍니다.


그레이스는  이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한 여동생 밀리가 오기전까지 탈출하기로 마음 먹고 시도중인데요.  하지만  결혼 첫 날부터 시작된  수많은 시도가 왜 실패했는지 보여주며  잭에게서 벗어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지켜줘야 할  여동생 밀리를  위해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지만 방법이 없어보입니다. 어떻게 하루가 지나가는지 알려주는 그레이스의 매일 매일은 그런 곳에서 과연 탈출이란게 가능한건지, 보다 현명한 방법은 없었는지를 우리에게 물어보게 하는데요.


사람 속을 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하는 "비하인드 도어"는   폭력을 저지르려는 이에게는 결국 모든 일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엄중 경고도 주지만 (여기서 폭력은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에 상관없이 다 폭력이라는 것을, 그리고 결국엔 그 두개가 합쳐진다는 걸 보여주기에 더 끔찍하게 됩니다.)  폭력앞에 놓인 이에게는 "아니다" 싶을때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날 것을, 그리고  어딘가 이상한 모습의 커플은 없었는지 우리에게도  눈여겨 봤는지를 물어보고 있는 듯 하는데요.   이상하다는 걸 알았음에도 어제의 잭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우물거리는  그레이스의  모습이나  뭔가를 눈치챈듯한 에스터라면 둘만의 시간을  어떻게든 만들수 있었을텐데 그러질 않는다는 아쉬운 대목들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의 마음이란게 무 자르듯 뚝 자를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멀쩡해보이는 남의 집 안 일에 배놔라 감놔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말입니다. 


 폭력으로 사는 사람은 결국은 폭력으로 응징된다는 걸  보여줘   씁쓸하긴 하지만   당신이 무섭게 군다면 상대도 그럴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비하인드 도어"는 당신이 잡은 문 안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평소 잘 하라는 섬뜩함,아니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의  가르침을  주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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