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저택의 살인
코지마 마사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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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벌어진 여동생의 살인,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감옥에 보낼수 없어 순식간에 사건을 덮었다는 오빠의 오래 전 일기를 보게 됩니다.  일기는  법으로 심판받지않았다해도  살인이라는 큰 죄는 양심 자체가  숨길수 없는 일인지 그 일 이후부터 점점 이상해져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는데요. 분명 시체가  자기 집  비밀공간에 있다는 걸 아는데도, 나타나는  죽은 남자의 모습에 괴롭다는 오빠의 일기는 우리를 걱정시키게 됩니다.   하나의 살인이 꼭 하나로만 끝나지 않을수 있겠다 싶어서인데요...


우리가 원하는 정의로운 변호사의 표본으로 보이는,   카와지 코타로에게  한 여인이 사건을 의뢰하게 됩니다. 자신의 친부모가 자신을 버리고 가면서 몇 개의 단서를 남겼는데, 그걸 토대로  이제는 그들을 찾고 싶다고요. 그 단서중에 들어있는게 오래전 살인을 기록한 일기입니다. 도대체 찾아오기를 바라기는 한 건지, 그렇담 왜 이런 단서들을 남겼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오래전 일이라 일기만 보고  부모가 살던 지역 찾기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카와지를 도와주는 쿠니히코에게 이 사건에 대해 알리자 금세 단서가 사실이 되어 몇 안 되는 지역을 가리키게 됩니다.


뛰어난 추리력을 보이는 쿠니히코는 20년전 사건에 대해 알게되면 될수록  덮으려고 하는 모양새를 보이는데요. 자기만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걸 눈치채는 카와지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어 계속 일기속 사건과 현재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쫓기 시작합니다. 사건은 쫓을수록 이상한 방향으로 사건이 또 있음을 드러내며 인간의 마음이란  알 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쿠니히코의 추리력, 카와지의 성실성은  풀지 못하는 사건은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까지도요. 시간이 너무 흐를수도 있고, 시체를 찾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건이 있었다면 누군가는 그 사건에 관계 된 무엇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해서 그게 또 단서가 된다는 걸 보여주기때문인데요. 파도파도 끝없이 나오는 사건들은 그 사건들 뒤에는  욕심을 부리는 인간들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며 과연 그들이 행복했을까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누군가의 상처로, 목숨으로  빚은, 그들의 행복이란  '진실'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벌떡이며 무너지는 모래성이 아니였을까 싶어서요


 시간과 공간의 트릭, 인간의 탐욕이 어떤 건지,  속이려는 자와 그걸 알면서 속아주려는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과연 끝이 어떤 진실을 보여줄지 알 수가 없는데요.  과연 누구를 범인이라 할 수 있을지까지 범인과 탐정사이 있어야 하는 것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이 이야기는   모든 사건의 시작이 늘 그렇듯,  범죄를 벌이려는 인간의 탐욕쪽으로의  한 걸음만 조심하면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을 주기도 합니다.


인간의 자기만 사랑하는 면이 유난히 도드라진 이야기라 그런지, 트릭이 너무 자주 나와서인지 끝까지 가다보면 '설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도 제정신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게 됩니다. 상처많지만 이제는 극복해내지않을까 싶은 쿠니히코와 진실을 알게된 미즈키가 카와지와 함께 사건을 풀어간다면 못 푸는 사건이 없지않을까 하는데요. 그들이 힘을 합할지 다음에 나올 이야기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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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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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무슨 일이 있어도 네 뒷목을 보여선 안 돼. 죽을때까지..."라는  흥미로운 문구와  이상하다는 건 알지만  연결되지않는  현장에   남겨진 어린 아이의 손자국이라는  사건은 우리의 머리를 울리게 됩니다. 얼마전 보았던  난민들이 탄 보트 엔진을 훔쳐 달아난 브로커나 시리아 난민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때문인데요. 가슴아파했지만 금세도 잊는  내가  " 좋은 사람" 인가를 그 때처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죽어있다는 한 통의 전화가 112 상황실에 걸려오게 됩니다.  조사에 들어간 경찰들은 그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는데요.   수십년간 이민국 관리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 여기고 조사들어갔던  남편 한스가 사실은 자신의 권력을 아주 넘치게 남용하는 사람이였음이 드러났기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당연히 있을 수 있겠지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건 오로지 어린아이의 손자국이라 경찰들을 뜨악하게 만들어놓습니다. 늘 차갑게 사건을 대하는 검사 야나까지도 말입니다.


주로 야나의 시선에서지만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도 자신들의 일상이나 사건을 보여주는데요. 그들이  좋은 사람인지 판단해가는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어 놓게  됩니다. 정의를 지켜야 하는데 있어서만큼은 철저했던 야나는 자신의 신조를 점점 버리게 되고, 나쁜 사람을 잡으려면 당연히  법을 기본으로 해야하는   경찰들도 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본능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기때문인데요. 그래도 그런 그들을 이중잣대라 할 수 없는 건, 누구라도 앞 뒤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데다  특히나 야나의 입장에서라면 이제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그녀를 처음부터 제대로 대접해주지 못한 인간들의 잘못이니 어쩔수 없다는 생각,  법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는 정의보다는 때로 너무 잔혹하다하더라도  복수가  나은  인간이하의 인간들이라는 것때문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으로 생활과 사건을 쫓아가며 야나가 변해가는 걸 보게됩니다. 미아라는 경찰이 그리도 얄미워하던 야나의 모든 것이 사실 모래위의 성이였다는 걸 조금씩 보여주며  그녀의 마지막 일격이 누구를 향하게 될지 궁금해지는데요.   오랫동안 봉인됐던 기억의 부활은 당연히  그녀를 잔혹한 여전사로 만들겠지만. .. 그런 그녀가 제대로 된 복수 마무리를 하고 다시 검사로, 하지만 외롭지 않은 검사로 돌아가줬음  싶은  나는 또 어떤 사람일까를,  3부작의 처음 이야기인지라  2번째,3번째  이야기를 읽을때까지는 고민에 고민을 더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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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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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그게 어때서,,,"라고 쉽게 넘겨버릴수 있지만 내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일, 그래서  감추고 깊은 게  비밀일텐데요.  어쩌면 쉽게 덮일 일일텐데도   신경이 온통 그것에 가 있기에   덮는다는 게  오히려 어려워지는 건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생활 반경이 좁은 시골이라  나도 가물가물한 어린시절이야기 대부분을   동네 사람 절반이 거의   기억하는 곳이라면  더욱 더 말입니다. 어르신들이, 친구들이 "예전에..."라며 자꾸만 꺼내놓는지라  무심한 척도 할 수가 없게되니까 말이죠.  어쩌면 이 사건도 그래서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스위스 정신의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이렇게 말했죠. 건강한 인간은 타인을 괴롭히지 않는다. 보통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다시 타인을 괴롭힌다. 당신의 현재 모습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155

나는 어땠더라, 농담처럼 상대가 싫어하는 이야기들을 반복적으로 꺼내는 악취미는 없었던가 돌이켜보는데요. 친한 사이에서도 생기게 되는 은근히 물고 뜯는 관계를 즐겼던건 아닌지 조금은 고민해보게 됩니다.(그래서 내가 당한건가 싶어서 말이죠) 이 평화로워보이는 곳에 오래 전 나눠지는 집단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고 그 때 해결하지 못한 일은 여전히 다른 사람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는 게 드러나는데요. 그걸 알고 있음에도 다들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살인이 생기는데도, 자기 입장만 중요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동네 사람들이였지만  안다는 건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건지  자신들만이 가진 누군가에 대한 기억의 파편이 조금씩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 그 밤에 누가 나오는 걸 봤지."," 그 곳엔 그 때 그게 없었는데,,,"라던가  "걔랑 그 아이랑 그 때.."라는 추억을 말하면서 말이죠. 그러자 사건은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합니다. 그 아무렇지 않은 일일줄 알았던 일들이 서로 이야기를 맞춰보니 퍼즐처럼 모양을 갖춰가면서  모르는 척 하려고 했던, 그리고 신경쓰지않으려했던 동네 사람들이 얽힌 추악한 진실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말입니다.

 

그런 걸 보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완전 범죄'를 꿈꾼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그를 알고있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그가 지금 왜 이런 짓을 했는지를 알아내고, 그리고 그날 밤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누군가는 봤을테니까요. 사건이 진행될수록 자신이 알던 이들이  집 안과  밖에서의 모습, 어른과 아이로 만날때와 사건의 용의자로 만난 이들이 다르게 보인다는 게 보덴슈타인에게는 놀라운 일이였지만 결국 파고들면 '완전범죄도  비밀도 영원할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지라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왜 생각해야하는지를 알려줍니다. 40년이 지난 일들도 스쳐가는  뭔가에 생각나는 게 사람이고, 한 번 품은 앙심은 오래도록 두고두고 쌓아놓는게 인간이라는 걸로 말이죠.


가까운 사람이 자신을 오래도록 속여왔다는 걸 알게될때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보덴슈타인 반장을 보게되는데요. 오랫동안 타우누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꼼꼼하게 끌고가던 그도 이번만큼은 심하게 힘들거라는 게 보이기때문입니다.  그를 질리게 만든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과 끝까지 그를 믿고싶어하는  따뜻한 인간들 사이에서 그는 어떤 걸 선택하게 될지, 다음 번 이야기에서 그는 어떻게 등장하게 될지 기대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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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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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 사진속에서 웃음도 꺼내지만 아픔을 꺼낼때도 있습니다. 아꼈지만 지금은 옆에 없는 물건이나 사람때문인데요. 보고싶은 그 마음은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않는다는 걸 강한줄 알았던 보덴슈타인을 보면서도 알게됩니다. 보덴슈타인정도 되는 오랜 경력을 지닌 수사반장에, 가진것 많은 집안의 사람이라면  특별한 것에서 과거를 기억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그에게도 어린 시절은  같았다는 걸 알게됩니다.   다른 친구들 괴롭히는 걸 잘하는 친구들이 두려웠던건   그도 같았고,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던 여우 막시의 행방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픔인채로 남아있는 걸 보면 말이죠.


타우누스 8번째 시리즈 '여우가 잠든 숲 1'에서는 주로 보덴슈타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덴슈타인은 가정사에 지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잔인해져만 가는 인간들에 지쳐 안식년을 갖기로 마음먹는데요.  그는 자신이  어쩌면 다시는 범인과 형사라는 지겨운 관계속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아를 비롯한 동료 경찰들 역시 그가 돌아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걸 느끼게 되고 말입니다.


이런 불안불안한 시기에 숲에서 불이 나게 됩니다. 그 불은 누군가의 방화인걸로, 그리고 살인인걸로 드러나게되는데요. 이  사건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닌걸로 보이게 됩니다. 그 다음 사건들이 일어나며 이 사건들이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인데요. 42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세월속에 묻혔던 사건까지 드러나며 누군가가 과거의 사건을 현재 덮으려 한다는 걸 알게됩니다. 


하지만 이 곳은  어렸을 적 부터의 끈끈한 인연들로 얽히고 설킨 곳이기에 오히려 수사방향을 잡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지않아도 감정적으로 변한 보덴슈타인은 사건속으로 들어갈수록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게되는데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가득한 이 곳에서 살인을 벌이는 이가 자신이  잘 아는 이일거라는 건 알지만, 그가 누군지 짚어낼수가 없기에 모든 이들을 한 번이상 의심하며 바라봐야 하기때문입니다.


사건이라는 게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게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만났던 사람들, 그래서 누구에게라도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할수 있다 자신했던 사람들을 자신이 다 알지 못했다는 걸 알게되는 보덴슈타인을 보게되며 말이죠. 이웃의 눈과 형사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이 많이 다르다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 그는 이제 그것이 어떤 진실을 보여주든 그 속으로 들어가기로 하는데요.  2편은 앞으로의 보덴슈타인이 어떤 길을 걸을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될텐데, 그  진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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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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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매력적인 남자에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애인인 아름다운  베티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말이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순순히  베티에게 아내에게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말하는 남자의 눈엔 후회만이 가득하니 말이죠. 우린 이런 상황을 드라마에서나 책에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은 대부분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되지요. 애인과 손잡고 아내를 어떻게 하거나, 조용히 애인을 사라지게 하거나,,, 하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하이든은, 아내를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자신의 매력적인 직업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성을 아내가 만들어준것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베티를 어떻게 할 수도 없습니다. 베티가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어디까지 했는지 알수가 없으니 말이죠.  곤란해진 하이든, 그가 곤란해지면 늘  그렇듯 사건이 생기게 됩니다.


다정한 남편이자 사려깊은 친구, 무자비한 살인자라는 하이든은 그 어떤 역할에도 충실하기에 더 무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정하다가도  어느 때 무자비해질지 알수가 없는데다, 무자비한 사람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남들보다  착한 데가 있다는 걸 보이기 때문인데요. 선과 악을 순간의 결정으로 쉽게도 바꾸는 그는, 아내가 사라지자 그동안 묻어뒀던 본성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이상하다는 걸 알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은 조금씩 그의 거짓말에 속기 시작합니다. 그럴줄 몰랐던 사람들까지도 말입니다. 그가 사건에 관계되어 있다는 걸 알만한 목격자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본 것을 하이든의 거짓말에 맞는 상황인걸로 알게되고 그 자신들도 너무 쉽게 그렇게 믿어버리게 됩니다. 하이든의 어릴적  끝나지 않은 사건을 생각해보면  그는 자신이 뭘하든 자신의 상상 그대로 믿어버리는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지만 간혹 마르타를 본다던가   담비를 잡기위해 집을 부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걸 보면 그도 그 나름대로 아내 마르타를 사랑하고 존경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그건 마르타가 베티에게 말했듯이 헨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채로,그리고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보여주는대로만 보고 사랑했기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이나 사물에게서 색을 따로 발견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르타가 헨리의 수시로 바뀌는 빛을 보면서도 아무말 없었던 건 그녀가 미리 알았기때문일지도 모르죠. 아무도 거들지 않는다면 하이든이 먼저 나쁜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걸 말입니다. 


"단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는 것보다는 늘 혼자인 것이."-177

하이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로 우리를 끝까지 쫓아가게 하지만  여전히 궁금함을 남기는 건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는 것때문인데요.   마르타는 어떻게 베티와의 일을 알았으며 절벽에 가겠다고 했는지,   '문장 하나 하나가 요새와 같다.'는 평을 들었던 그녀의 신작 결말이 낯선 건 왜인지 하는 점들이 자꾸 마음에 남기때문입니다.  그런데다   글을 쓰지 못하는 하이든이 마르타와 헤어지면  그가 좋아하는 작가로서의 인생은 끝난다는 걸, 그것이   하이든에게는 갇혀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벌이라는 걸 마르타가 당연히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희망을 가져보게도 됩니다.   잡힐듯 잡힐듯 꼬여간다 싶으면  훅 풀어버리는 하이든씨가 영 마음에 안 드는 건 나뿐만은 아닐텐데요.  마르타 역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건 아닐까.   그냥 내버려두면 안될거같은 완벽 몇중 인격  하이든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라도  내려주고 싶네요. 할 수만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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