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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증인 ㅣ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평점 :
반대신문을 하다가 중단된 것이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일주일은 더 지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는 1분도 지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364
의뢰인의 정직을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판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굳건히 믿는 변호사를 만난다는 게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게 됩니다. 차 안에서 사건 해결의 방법을 찾기로 유명한, 그리고 말로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패배를 모를 거 같은
미키 할러 변호사는 같은 증거와 같은 자료를 놓고 벌이는 반박과 재반박이 서로 피터지게 오가는 재판정에서의 수많은 시간을 보낸
후에야 멀리있는 의뢰인의 눈을 보면서 "범인이 아닌가보다." 라는 혼잣말을 하는데요. 그런 일을 하다보면 모든 일에 대한 의심은
생기고, 진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수없이 되뇌여야 하는 건가 싶어 자신만만해 보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겉만 봐서는 미키는 상대방을 한 번만 봐도 모든 것을 알아낸다는 '셜록'의 경지쯤에 이른 것이 아닐까 하기때문인데요. '속물'이라는 말을
당당히 하는 남자이지만 사랑앞에서는 그가 한없이 약해지는 걸 보면서 그 역시 진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를 만나며 합치자는 말을 꺼내곤 하는 그가 이번에도 그럴수 없지 않을까 하는 사건을 맡게 되는데요. 아내의 친구이자 동료인 검사와
사건으로 만나게 되었기때문입니다. 딸에게서 나온 정보까지도 사건에 유리할 수 있다면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에 사건을 맡기고 싶은
변호사로는 감탄을 자아내지만 친한 친구나 동료로서는 옆에 두기가 꺼려지게 됩니다. 내가 무심코 내놓은 이야기가 언제 재판에서 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다섯 번째 증인'은 결백을 주장하는, 하지만 뻔뻔하기에 너무 얄미운, 의뢰인을 위해 변호사로써 그가 어떻게 재판에 임하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데요. 어떤 일은 일부러 표시내고, 어떤 일은 그 반대로 하면서 재판 승리만을 위해 모든 걸 끌고가는 그를 보면서 법에
얽힌다는 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물론 이 시대에 법과 멀리할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까... 하게되지만서도요.
이 사건 역시 발단은 주택 담보 대출로 일어난 건데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허덕이는 사람들과 담보물을 가지고 장난치는 은행 및 투자
회사들의 비리까지 사건에 포함되며 개인적 동정론과 도덕적 원칙사이에서 헷갈리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그리고, 이렇게까지 사건을 만들었어야 했을
진범이 누구인지를 끝까지 쫓아가게하는데요. 물론 마이클 코넬리답게 사건을 한번에 뒤집는 이야기도 숨겨놓기는 했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건지, 사람들이 어떻게 변호사까지 속이려 하는지, 검사와 변호사, 판사들의 이성 싸움만큼이나 흥미로운 감정 싸움도
보면서 배심원있는 재판의 진행을 보는 거처럼 느끼게 됩니다. 현실이 이런 걸까 싶어 씁쓸해질 즈음 정의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조곤조곤하지만 시원한 한 방이 있는 미키 할러의 새로운 도전 결과도 궁금해지는데요.
법정 싸움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정의는 어떻게든 실현된다는 게 보고픈 분들에게 정의보다 승리라면서도 늘 중심을 올바르게 잡고 있는 멋진
변호사 마이클 코넬리의 이야기는 뿌듯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