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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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도 않고 일만하는 나에게 우연히 다가온 인연,  반갑게도 그 인연이 먼저 연락해옵니다. 만나자고 말이죠. 당연히 나는 그 곳에 가게 되는데... 이게 웬일...'묻지마 살인범'이 내가 앉아있는 곳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릅니다. 재수없이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4명과 함께 나는 이렇게 사라져야하는 걸까요...

무차별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든 사건의 피해자들이 이런 생각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눈 앞에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한채 말이죠. 이런 사건을 보면서  내가 그 자리에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누구도 할 수 없는 건 다음 사건이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 의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 때문일겁니다. 그 때도 내가 그 자리에 없을거라고 안심할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나간 사람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사건인걸까 싶었던 일은 점점 커지게됩니다. 사람들을 교묘히 조정하는 살인자가 거대기업과 정치가의 세력을 뒤에 업고 나타나기도 하지만, 나나 내 가족이 사용하는 물건과 먹거리, 바라보는 그 곳에 뭐가 있을지 다 알수는 없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면서 말이죠.

"이른바 업무상 과실이지. .. 업계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야.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라서 세상 사람들에게도 우리 같은 기업에게도 이제 드문 일이 아니라고..."-307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되는 걸 보면서  드문 일이 아니긴 아닌가 보다 하게 됩니다. 라듐 침대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자동차 리콜도, 오이가 잘못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났던 일 등 순식간에 떠올릴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면 말이죠, 미처 부작용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의 보상을 해주겠다는 기업과 자신들도 몰랐다는  정부나 관계자들의 변명을 듣고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겠지 라고 너무 쉽게 믿었던 건  아닌가 하는 섬뜩함을 느끼게 되는데요.

사건의 딱 하나의 살아남은 피해자 슈지, 경찰계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소마, 방송계를 보여주는 야리미즈가 팀이 되어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싸울 투지를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싶게 됩니다. 그만큼 그들 주변에 사건이 많이 일어나기때문인데요.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어."-307
사건을 우연히 목격했다는 것만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그리고 이유도 모르고 자신을 탓하며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그 모든 걸 알면서 덮으려는 이들, 그래서는 안되기에 진실을 드러내려는 이들, 그들의 싸움이 흥미진진해집니다. 현실이 그렇지 않을까 싶게 그려가는 오타 아이의 결론도 설마  현실성있게 쫓기며 쫓아가는  이들이 또 사라지는 건 아닌지. 희망을 가지고 2부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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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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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에 멈춰 서서 새삼 내가 사는 세계를 둘러보았다...
 ... 너무도 작은 세계다...161
너무도 작은 세계, 우리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며 안심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점심 맛 없다며, 어제 티비에서는 뭘 봤는지 수다떠는 아이들이 있고,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는 곳일거라,  혹여 아이가 늦게 오더라도 그건 역시나 마음맞는 친구들과  손바닥만한 운동장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기 때문이고.... 아이가 없더라도 그 곳에 가면, 아니면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언제든 아이를 찾아낼 수 있을거란 착각. 이런 착각은  내가 다닐때의  학교, 같은 이름이지만 너무도  달라진 학교를  겉에서만 바라보고 있기때문일것이다.

전직 경찰이자 사라진 딸 가나코의 아버지이기도 한 후지시마는 딸의 친구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고자 하지만 예상과 다른 모습에 놀라게 된다. 아내와 이혼한 후로 만나지 못한 딸이지만 중학생때까지는   모범생이였기에 믿거니 했던 딸이였기때문이다.  딸의 친구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예전 부모들이 했던 눈물이 아니라 돈을 깔아야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 친구들에게서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놀랍게만 느껴지게 된다. 물론 그건 가나코가 어둠속, 그것도 너무 깊은 어둠속에서 살았기때문에 더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가족과 헤어진뒤로 막나가는 삶을 사는  아빠가  사라진 딸을 정신없이  찾아나선다,,, 라는 것만 보고 또 다른 테이큰 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했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혼한 후로  연락도 안했으면서 딸을 찾으면  다시 가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는 후지시마는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하고, 그가 가는 곳보다 생기는 사건들은 딸 가나코가 예상보다 큰일에 휩싸였다는 걸  그리고 그 일의 중심에 딸이 있다는 걸 알게 하기때문이다. 형사들 사이에서도 거칠다고 소문났던 후지시마가 놀랄 사건에  말이다.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밝게 빛나는 미소를 지녔던 아이가 몇 년 사이에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 이유를 찾아내려 하면 할수록  과거 사건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까지 알게된다. 그렇게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유혹에 너무 쉽게 무너지는 아이들의 대비되는 모습, 그리고 그걸 이용하면서 말도 안되는 변명만 해대는 정신나간 어른들은 우리를 제목처럼 갈증나게 만들게 된다. 피를 이용한 복수로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다.

가나코가 진작 세오카와 만났더라면 그들 관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녀가  아직 사람에게서 진심을 기대하는 아이일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을 수 있었던 그 순간만은  후회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것도  아이라면 눈가리고 아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의 또 다른 착각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기적 어른들 옆에 있는 아이가 얼마만큼 상처 받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대로 되지못한 어른은 정신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상처로 꼬인 사람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결말까지,  마음이 무거워지게 된다.

이 세상에 그 아이가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부모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버지로서 그 성장의 중요한 시기를 확인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도저히 오늘 하루에는 이르지못한다. -103

하루만 제대로 관심가져도  아이의  다른 면을 보게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평범한 부모에게는 제일 무서운 말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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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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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오렌지'라는 제목과 엘러리 퀸이라는 저자에 끌린 책입니다. 사건의 잔혹함이나 연쇄임을 강조하는 요즘 추리소설들과 달리  그의 이야기는 동기,밀실이기에 풀기 어려운  범행과정,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딱 들어맞는 범인에 대한 설명이 자세한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를 한자리에 모으고 '그래서 이 사건은...'이라며  풀어내는 전통의 추리풀이를 보고 싶을때 선택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호텔 22층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그 층을 관리하는 부인이 있어 사건이 일어나던 시간쯤 복도를 오가는 사람은 없었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문은 잠겼고 밖으로 통하는 곳은 있지만 다닌 사람은 없으니 분명 밀실 사건이 맞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게다가  범인이 밀실 속 피해자와 그 방에 이상한 짓을 해놨다는 걸 알게 됩니다.  뭐든지 '거꾸로' 인 상태를 만들어놓은 겁니다. 그 이유를 알면 범인도 드러나겠지만 엘러리 퀸이 말해줄때까지 절대 알 수 없는 그 이유는  생각도 못하게 되는데요.

퀸 탐정은 역시나 사건의 첫 발견자가 되고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새를 연상시킨다는 그의 아버지 퀸 경감이 도착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새하고는 거리가 먼 그런 모습입니다만..) 으르렁대며  반대의견으로  싸우다가도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며 정보를 교환하는 정다운 모습도 보여주는데요. 추리에서는 아들인 퀸 탐정이, 조사적 경험에서는 아버지 퀸 경감이 한 발씩 빠르다는 걸 이번 사건에서도 보여줍니다.

"그 방에 관한 건 무엇 하나 빠뜨릴 것 없이 전부 다 중요해요. 그 탄제린도 그렇구요.... . 아버지도 그 중요성을 물론 알고 계시죠?"-136
이럴 때 탐정옆에 있는 사람은 감탄보다 한숨을 내쉬겠지만 우리들은 그냥 "뭘까" 라며 기다리게 되는데요. 이렇게  전혀 단서도 의심스런 인물도 알수가 없는데 할 때쯤, 반짝이는 엘러리 퀸 탐정이 "이제껏 난 바보였어"을 외치고 하나씩 풀어갑니다. 그런 말을 들었음에도 도통 알아낸게 없는 우리에게  이번에도 '독자에의 도전' 에서  같은 공간, 같은 사실을 공유했으니  범인은 꿰어맞추기만 하면 된다는 ...  조언을 던지고 말입니다.

그런 후  그는 밀실의 완벽한 풀이를 해내는데,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감탄을 하게 됩니다. 작가인 그들에게요.    예전 있었던 사건에서 따오는 건지, 이런 장치를 해보고 사건을 만드는 건지, 아님 누가 이런 걸 따라해보겠어 하고 상상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건지 말입니다.

그렇게  엘레리 퀸 탐정은 이번에도 사람들을 모아서 이번 사건은,, 이라며 재구성을 하는데요. 그때까지 범인에 대한 감이 안 오는 사람들은 그 순간만큼 기다려지는 때가 없을 겁니다.  반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범인이 우리의 의심속에 이유도 없이 자리잡았을 사람인 경우도 있겠지만   사건을 따라가는 정확한 추리가 보고 싶을땐  다음에도 엘러리 퀸 탐정을 찾지 않을까 싶은데요.

퀸의 최고걸작중 안 읽은 게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특히나 "탐정 소설 역사상 가장 멋들어진  결말"이란 말을 들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등은 조만간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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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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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를  푼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 아닐까요."-95
인간이란 혼자 살아가는 존재라고 강조하며  밤의 고독을 즐기는 남자... 라고 생각하자마자 그가 사실은 한 여자만  바라보고 있는 순정파라는 것도  알게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차도남과 숙맥..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그의 회상속에 "목 잘린 여자, 그것도 내가"라는 말이 나올때는   무서워지게 됩니다. 이 어울리지 않음이 사이코패스의 시선이라서인건가 싶어서인데요.

그, 시라이시에게 다른 이들은 모두 탐정이나 경찰을 하라고 합니다. 그건 그가 사건을 잘 푸는 것만큼이나 사건을 잘 보기때문인데요. 그를 탐내는 경찰들이  길을 걷다가도 사건을  만나는 것 역시 자신들의 소양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들의 말을 듣다보면 이렇게 책이나 영화에서만 사건을 만나는 게  다행이란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시라이시를 보면 어두운 밤 혼자 길을 걷다  구석에  나와있는 발을 발견하는 일도 있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그는 절대 큰 소리를 내는 법도, 놀라는 일도 없다는 건데요. 태연하게  사건을  풀어가는 그가 살짝 놀랄때라고는 자신의 상사 사에구사가 나타날때뿐입니다.

그의 과거 사건이 어떤 일인지 궁금해지게 그들은 그 사건의 부분들을  회상하며 서로를  걱정하는 느낌을 풍깁니다. 본인들만 빼고 다른 이들은 다 알만큼 말이죠. 회사의  일개 사원이며 나이가 스물 다섯인 평범한 사람이라고 내내  강조하는 시라이시는 사건을 풀어가면서는 자신이 나라를 걱정하고, 그녀를 걱정하고, 사실은 친구와 몇 번 안 만난 아이까지 걱정하는 따뜻한 면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데요.

사건은 시체의 진실찾기에서 그를 속이려는 이들에게 속지않기,  쉬쉬해가며  새로 만들려는 공장의 앞길을 막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우연히 시작된 이야기에서 범인 찾기로  크지는 않지만 그가 뭔가를 볼 때 소홀히 하는 점이 없다는 것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잘 챙긴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렇게 그가 범인이기 보다는 탐정에 확실히 어울리는 사람이라는걸 알게하는데요.

어떻게 하다보니 운좋게 사건을 해결하게 된 것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를 따라 우리도 범인, 동기를  찾아보게 됩니다.  느긋하게만 보이는 그의  추리를 따라가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설명을 듣고 나서야  "그런걸까' 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그의 옆에 있다보면 어떤 날도 평범하지는 않겠다 하게 됩니다.

이제 보니 사건이 그를 찾아오는 게 아니라 그가 사람을 찾아다니다보니 사건을 만나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그는 그렇게 하면서 사람에 대한 외로움도 잊고, 상대에 대한 이해를 해가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용해서 탐정하고는 안 어울리는 거 아닐까 싶은 남자와  역시 조용하지만 그에게만은 깐깐해지는 여자의 과거 사건만큼이나 다음 사건도 궁금해지는데요.

"이렇게 된거야.어때, 당신 생각은?" -347
이 말 한 마디면  움직이는데다, 사건을 해결하는 재능은 없다는데도 그  남자의  능력을 원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니  그가 다음에도 회사원일뿐이라고 할 수 있을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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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장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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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저지른 '터무니없는' 일들이 사건으로 쏟아져 나오는 요즘인데요. 그런 일들을 이해갈것도 같게, 그렇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그런 일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는 걸 오싹하게 알려주는 이로 미미 여사같은 이가 있을까 하게 됩니다.

미미여사에게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가가같은  매력적인 형사도 있지만   설렁 설렁하기에 제대로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활밀착형 탐정 스기무라 씨도 있는데요.  처음에 만난  스기무라는 과연 사건을 제대로 풀어낼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주기도 합니다.  동네 사람 참견에 제대로 말 못하고,  손해보더라도 그냥 웃고 말지 뭐... 할것만 같은 사람이거든요. 그 스기무라씨는 이전에도 사건을 용케 풀어가는 이였는데 이번 희망장에서도 그가 나와 사건을 풀어줍니다. 사건에 관계되어 있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기도 하고, 조근 조근 위로해주다 따끔하게 일침을 놓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차라리 이웃이 가족보다 나을 때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성역'에서는 딸과 엄마, 부모와 자식, 혈연과 돈의 상관 관계는 어떤걸까를 생각해보게 되고, '희망장'에서는 가족이라는 게 뭔지와  사람에게 종종 찾아오는 순간의 악마를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를,  '모래남자' 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죄를 짓고 산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를, '도플갱어'에서는 사람에게 완전 범죄가 있을 수 없다는 걸  보게 됩니다.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이 아님에도 그리고 단편임에도 스기무라 탐정이 맡은 사건은  우리를 점점 고민에 빠지게 하는데요. 

지금은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녀지만 쭉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  중심을 잘 잡아주는 집안의 어르신이 주는 내리사랑이 왜 내리사랑이라 말하는 지 알 거 같아서, 누군가는 잘못인지도 알면서 또 저지르고 태연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내내 아픈 마음으로 살아가는구나 라는 게 마음이 무거워져서, 그리고 누군가 다 가진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것만 보고 억울해만 해서는 안 되는게 당연한 거구나 라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런 게 마음에 걸리는 건 이들이  길 어디에선가 만났을 우리들 모습이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싶은데요.

미미여사의 글은 이렇게 어느 대목 대목 우리의 모습, 그리고 우리가 한번 이상 생각했을 지도 모르는 부분들을 넣어놓고 그 생각이 옳지 않다는 걸 안다면 빨리 버려야 한다는 걸  알게하는데요. 그게 미미여사의 매력일겁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거요.

너만한 나이일 때 그런 걸 제대로 배워둬야 하는 거란다.
“그러지 않으면 터무니없는 것에 씌여서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고.” 

그런 걸 제대로 배워둬야 한답니다. 터무니없는 일에 휩싸이지 않으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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