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좀 우울했습니다.

우울한 만큼 명랑하고자 하루 종일 노력했습니다.

하루종일 머리속에 생각이 고이는걸 막고자 컴터를 켜고 알라딘을 들락 날락, 가끔은 인터넷 포탈 뉴스를 샅샅이 뒤져 읽었습니다.

제가 이래뵈도 연식이 무지 오래된 직딩입니다.

그래도 일할건 다 하고 농땡이를 피웠는데요. 농땡이를 피우며 생각을 안하려고 해도 자꾸 생각이나서 틈나면 열심히 딴 짓을 했는데요, 그래도 환장하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더라는 겁니다.

제나이 조만간 사십을 바라보며 하루가 이리 긴건 근자에 드문 일입니다,.

제가 이리 주저리주저리 떠드는건 순전히 술기운입니다.

술경력이 이십여년에 육박하는 이래 인터넷을 이용하여 술주정을 하다니요, 아무래도 맛이 가긴 갔습니다.

리뷰한편 안올린 불량서재지만 조만간 여기도 어찌할까 결단을 내려야 할까봅니다.

이유로는 제가 요즘 서재질에 도끼자루 썩는줄을 몰라 집안이 너무 너저분해졌다는것과 저의 빈번한 서재출입으로  가족들이 저의 방탕한 생활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달콤한책님처럼 종교적인 이유는 못돼지만 가족에 그럴싸한 모친이 돼기 위하여 당분간 표정관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말이 자꾸 헛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술입니다.

혹여 제가 실수했더라도 저것이 취했구나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당분간 안녕히 계세요.

변변한 모친과 변변한 마누라로 적당히 표정관리가 이루어진후 일가친척에게 눈치채이지 않고 돌아오겠습니다.

근자에 제가 마음이 심란하여 음주상태로 사설이 길었음을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리뷰한편 올리지 않는 불량서재에 걸음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럼 다시 뵐때까지 이만 총총...

 

 

이러고 싶은데, 이러면 모두들 낼름 안녕히 가세요 그럴까봐 못하겠군요....

소주에 맥주 와인까지 깡그리 비우고 난 후의 거한 술주정이었습니다....

제가 좀 거하게 기분이 쭈글쭈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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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자림 2006-09-0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속상한 일이 있으신가 봐요.
님과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군요...
힘 내세요, 불량서재라니요? 이따금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근사한 페이퍼를 날려 주시는 님의 서재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되려 시 같지도 않은 시로 여러분의 머리만 아프게 하는 사이비 서재를 운영하는 그 비자림인가 뭔가 하는 사람의 서재를 당분간 폐쇄하는 게 나을 듯..^^

주말에 노력봉사 많이 하시고, 바깥 바람 쐬시고 그러세요. 가을산도 만나시고!
저도 주말에는 좀 엄마 노릇 해 보려고 하옵니다. 불끈!
건우와 연우님! 화이팅~~~~~~~~~~~~~~~~~~~~

또또유스또 2006-09-0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낫 깜딱이야!!!!!!!!!!!!!!!!!!!!!!!!!!!!!!!!!
떽...님 저 심장마비 걸릴뻔 했잖아요....
가을 이 알라딘의 우리들을 이리 휘저어 놓네요...
다 날씨 탓입니다...
저와 같이 내일 모레 40을 바라보고 계시군요...
님 힘을 내시구요...
쭈글쭈글한 기분 제가 대리미로 짝 펴 드릴께요...
일등 잡아 놓고 잘 려다가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2006-09-09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09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09-0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세요. 사랑스러운 연우도 있잖아요 :) (건우 이야기는 잘 몰라서 ^^; )

2006-09-09 0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09-0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작 놀랐다가 나중 글을 보니 안심입니다..

2006-09-09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9-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이건 공갈자해성 주정 페이퍼잖아요..가긴 어딜 가세요~~

물만두 2006-09-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랬잖아요~~~~~~~~~

달콤한책 2006-09-0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저도 집안일은 등한시하고 있습니다...님은 직장까지 있으시니 더하시지요...리뷰 없어도 좋아요...페퍼 있자나요...술주정도 할 수 있고, 좋잖아요...
오늘은 기분이 좀 나아지셨나요^^

프레이야 2006-09-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연우님, 왜 그러세요?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그냥 여기서 푸시고 재충전하시길 바래요. 불량서재 아니랍니다. 에고 술주정하는 님이 왜 이케 귀엽죠?^^

해리포터7 2006-09-09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건우와 연우님 정말 놀라부렀네요..저두 첨엔 그랬고 요즘도 그러고 있지만 후다닥 헤치우는데 이젠 선수인지라..애들이 알라딘 안하고 있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답니다.님 무슨 불쾌한 일이 님을 이리 술을 드시게 했는지...마음 푸세요..전 사실로 얘기하자면 저번에 한번 만취한 상태로 페퍼 올린적 있었는데 그후로 간간히 음주 페퍼 쓰곤 했답니다..ㅋㅋㅋ 님들은 모르실꺼에요.ㅠ,.ㅠ
주말 가족들에게 충실하시고 월욜날 힘내서 뵈어요..

반딧불,, 2006-09-0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놀래라.
무슨 일 있으신가 했습니다. 울집은 아그들이 압니다... 컴터 무지하게 미워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맛이간 제 페퍼에 일일이 댓글달아주신 님들...
아, 이래서 살맛이 난다니까요...^^
제주정이야 년중 너댓차례가 있습니다만, 이번 주정은 심정이 복잡해서 내놓고 하기도 그랬습니다.
어제는 술뒷끝이 쑥스러워 인사도 못드렸습니다만, 오늘은 염치불구, 뭉뚱그려 인사드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아~
그리고 좀더 뻔뻔스럽게 천천히 페퍼로 주정의 이유를 고자질할께요...^^

로드무비 2006-09-1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셔야죠.ㅎㅎ
 
 전출처 : 로드무비 > 야마모토 타로오의 詩 - 광장


나는 극적인 것을 믿지 않는다

순간이 연출하는 감정의 거짓을 경계한다

조직화된 군중의

얄팍한 흥분을 알고 있기에

나는 이제

한가운데라는 것을 좀처럼 납득하지 않는다



동그랗게 진(陣)을 치고 싶어하는 '사람'의 습성을

비웃는다는 건 아니다

자네나 나나 사실은 한가운데라는 것에 굶주리고

몹시도 목이 말라 '광장'을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눈망울에 비치는 경치는

원탁이라는 제목의

언더그라운드 연극에 불과하지 않은가



중심을 포위하라 입은 일체

원의 중앙을 향해 열지 마라

말이 보이거든

말의 정면에 자네의 물음을 두라

자네가 묻고 나는 대답하며 내가 묻고 자네는 대답하는

중심의 결락이야말로

원탁의 자동율로 변하리라

'광장'을 키우라 '광장'에는

문답의 조그만 소용돌이가 몇 개고 생겨나며

사랑과 방심이 산책하고

피로가 끄나풀처럼 가로지르기도 하지만

중상(中傷)이나 불평 또는 정략(政略)이 깃들이게 해선 안된다

명령과 복종 집단적인 도취에서

자네는 깨어나라



이구이성(異口異聲)의 '광장'의 활기를

죽여버리는 것이 외부에만 있는 건 아니다

원탁에서 일어난 자네가

별하늘 밑으로 떠나간다 한들

돌린 등으로 이야기하는 비겁한 시절이라고는 난 생각지 않는다

우리들은 다만 분노의 중심이

깊어졌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일본 현대 대표 시선>  유정 편역,  창작과 비평사,  1997

 

 

페일레스님이 직접 번역하여 올려놓으신 일본 시인 이시가키 린의
'생활'이라는 시를 읽어나가다 보니  오래 전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이 시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어디 시인의 번역과  얼마나 다른가, 호기심에 책장을 펼쳤더니,
거의 똑같은 번역에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다.
도리어 몇몇 단어의 선택에선 젊음의 기백이 느껴진달까.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36541
(페일레스 님의 페이퍼)


이 책에 소개된 그녀의 시들 중 나는 '꽃'이 제일 좋았다.

이슥한 밤에, 문득 눈을 떴다.
내 방 한구석에서
송이 큰 국화들이 깨어나 있다
내일이면 벌써 쇠잔해질
이 만개한 아름다움으로부터 출발해야만 한다
먼 여행길을 앞에 두고
아무래도 잠들 수 없는 꽃들이
모두들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모를 그 소란함으로
.
                         ('꽃' 전문)


책꽂이에서 까치발을 하고 어렵게 시집을 꺼낸 김에 시들을 몇 편 읽어보았다.
야마모토 타로오의 '광장'을 접어 놓은 게 눈에 띄었다.
10년 전에 읽었을 때 이상하게 끌리기는 했지만 온전하게 좋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건 지금 읽어도 마찬가지.
우리나라의 몇몇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이 주었던 느낌이랄까.

그래도 괜찮아서, 님들도 한 번 읽어보시라 페이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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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님, 어제 퇴근하는길에 보내주신 책을 받았습니다.

차안에서부터 책박스를 풀어제끼고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택견가기전후로 삐삐시리즈를 읽으며 좋아서 정신을 차리질 못하더군요.

밤늦게까지 방안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밤늦게 돌아온 애아빠가 누가 보내준 책이냐고 묻더군요.

제가 우물우물하는 사이에 연우가 낼름 배꽃이모가 보내주신 책이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애들 아빠는 어떤친구냐고 자꾸 묻고 제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으니 고등학교동창이냐더군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했나봅니다.

제가 이곳에서 서재질을 하는건 아이들도 모르는 비밀이거든요.

제가 종종 가족의 흉을 늘어놓기도 하는 이곳이 들통이라도 나면 어쨌든 마음 놓고 흉볼곳이 사라지니 제 정신건강을 위해 차마 사실을 털어 놓을순 없었어요.

사정이 이러하니 하느님께는 배꽃님빽으로 용서를 빌어주시구요. 이제부터 배꽃님은 제 동창 해주세요...

오늘 아침엔 연우가 졸음에 겨워 미처 못읽은 책을 가방속에 몰래 챙겨 넣더군요.

다른 날이라면 가방무거워 안된다고 나무랐을텐데 너무 좋아하니 차마 그럴수가 없더라구요.

대신 모른척하고 연우의 가방을 유치원 문앞까지 들어주고 왔습니다.

간밤에 혹 귀가 간지러우셨다면 우리집에서 졸지에 제 동창이 되신 배꽃님 이야기를 물어대는 애아빠와 우물우물거리는 제 탓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하시면 틀림이 없을듯 합니다.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떼쟁이 건우와 연우

 

 

추신: 방명록에 살짝 인사남기고 오려했는데 알라딘이 또 제글을 씹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일로 페퍼쓰기는 돼는군요.  참 별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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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9-0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비밀로 하는게 좋을꺼 같애요,,ㅎㅎㅎ
선물 받아서 기분 좋으시져....축하축하~~~

물만두 2006-09-08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해리포터7 2006-09-0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건우와연우님^^

아영엄마 2006-09-0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맞아요. 가족들 모르는 비밀 공간도 하나쯤은 있어야죠~ ^^ 좋은 선물 받으신 거 축하드립니다. ^^

건우와 연우 2006-09-08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맞아요. 저도 저만의 비밀이 있거든요. 어찌 가족이라고 모든걸 알려줄수 있답니가?...^^
물만두님/ 넵! 참, 다친곳은 괜찮으신가요?
해리포터님/ 혹 배꽃님이 거짓에는 동참해줄수 없다 하시면 님이 이번엔 제편좀 들어 주세요...^^
아영엄마님/ 맞아요. 저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제법 된다구요...^^ 개학하니 더 바빠지셨죠?^^ 도란도란 행복하신 님도 혹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진 않으신가요, 여기서 우리 몰래 비밀의 방 차려놓고 수다를 떨어볼까요?

비자림 2006-09-0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려용! 님의 사적인 공간 잘 지키시구요, 호호호
저는 알라딘 비자림이란 걸 식구들이 다 안답니다. 주말에 리뷰 쓰다가 아이들이 알게 되었어요. ^^

치유 2006-09-0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이런 ,,,,
우리들의 은밀한 비밀 조약이 끝난듯 하네요..ㅎㅎㅎ
부디 이 비밀만은 오래 오래 지키고 계시길..
배꽃동창의 부탁이라오..동창..너무 오랫만에 들어보는듯 해요..
오늘부터 난 그럼 삼십대초반인가요??룰루랄라~~~~~

2006-09-08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0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랄라~ 동창이 생겨서 좋아요.... 근데 저 나이를 쪼끔 더 먹었어요...*^^*
숨어서 속삭이신님/ ㅎㅎㅎ 저기 큰 소리로 낄낄거린게 사실은 연우였다지요...^^ 끼들끼들거리며 난리났어요...^^

또또유스또 2006-09-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곳엔 비밀 조약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비밀이 모두 샌다는 ㅋㅋㅋ
축하드려요 님....
배꽃님과 동창도 되시구...ㅎㅎㅎ

2006-09-20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름이 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오후, 집에 오는길에 땀이 끈끈한 얼굴로 짜증이 묻어있는 연우가 예사롭지 않다.

 

나: 연우야, 유치원에서 무슨일이 있었니?

연우: 엄마, 나는 참을수가 없어요.

나: 뭘 못참는데?

연우: 엄마, 오늘 *규가 자꾸 나를 놀리고 말도 안돼는 억지를 부리잖아요....

나: 그래서?

연우: 너무 화가 나서 제가 *규한테 바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규가 <바보라고 하는 사람이 바보> 이러면서 저를 놀리는 거예요..

 나: 우리딸 짜증났었겠네...

연우: 근데 더 중요한것은요. 바보라고 한 사람이 어떻게 바보인가요?  엄마가 저를 연우야하고 부른다고해서 엄마가 제가 되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규엄마가 *규야 하고 부른다고해서 걔네엄마가 *규가 되지는 않잖아요.

나: 그래서?

연우: 그러니까 제 말은요. 제가 *규한테 바보라고 했다해도 제가 바보는 아니라는 거예요. 그런데요, *규가 그걸 모르고 자꾸 저한테 <바보라고 한 사람이 바보>라고 하고 도망가는 거예요...

 

놀리고 도망가는 사내아이와 뒤에서 쫓아가며 씩씩거리고 설명했을 연우를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였다. 슬며시 연우의 손을 쥐어보니 아직도 채 열이 식지 않았다.

 

나: 연우야 <바보라고 하는 사람이 바보> 이런 말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남에게 함부로 욕을 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말인데 내 생각에도 네 말처럼 바보라고 욕한사람이 바보라고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친구에게 바보라고 하는건 잘한 일은 아닌것 같은데...

연우: 그래도 걔가 먼저 절 많이 놀렸다구요...

나: 그래? 엄마는 화를 너무 참아서 나중에 네 마음속에서 참을수 없는 상태가 되는것보단 그자리에서 적당히 푸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너무 심한 욕을 하는건 네가 미워보일수도 있으니까 연우가 알아서 조금만 해. 안하면 더 좋겠지만...

연우: 네.... 그런데요, 바보라고 한 사람이 바보인건 아니지요?

나: 그래. 근데 그건 여러가지 해줄 이야기가 많은데 좀 어려워서... 우리, 좀더 공부를 하고 얘기하자. 엄마가 좀더 쉽게 설명해줄수 있으면 얘기해줄께.. 하지만 엄마는 네생각을 지지해...

 

연우의 인생에서 나는, 언제나 이해하기쉬운 지침서이고 싶다.

그러나 그게 언제까지일까.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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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9-0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는...꼬마 철학자...^^

물만두 2006-09-0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방 옵니다. 언제 컷나 싶게 우리도 그리 컷잖아요. 그나저나 저 연우팬할래요^^

비자림 2006-09-07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연우는 꼬마철학자에요. 어떻게 키우면 꼬마철학자가 탄생하나요? 그 비법을 좀..ㅋㅋ 우리집 아이들은 꼬마먹보나 꼬마 축구마니아는 된 것 같은데. ㅎㅎ

반딧불,, 2006-09-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드셨삼. 어쨌든 연우 대단합니다. 그 논리정연한 머릿속이 궁금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0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라기보단, 엉뚱한 추리꾼에 가까워요...^^ 가끔 기특한 소릴 한마디씩만 하는...^^
숨어계신님/ 무얼 그리 숨어계실것까지야...^^ 제서재는 오시는분만 오신다구요...^^님의 서재엔 이미 마니아가 형성돼서....^^ 연우한테 님이 어머니한테 느끼시는 감정을 기대한다면 과욕일까요...^^엉뚱한 탐정딸 엄마^^
물만두님/ 아마도요. 금방금방 자라겠죠, 아이들은...만두님 그럼 양가에 팬레터가 왕래하게되나요..^^
비자림님/ 남자아이들은 대부분은 축구광이죠...^^ 축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요...^^ 참고로 건우가 축구광이랍니다..^^
반딧불님/ 저는 그렇게 퍼즐이랑 성을 맞추는 노랑이랑 파랑이가 궁금해요...^^

기인 2006-09-0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사랑스러운 연우 :)

씩씩하니 2006-09-0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연우님..혹시 제가 이 글에다 남긴 댓글,,,못보셨어요...
어제 분명히 댓글 남겼는대...없어졌어요...어찌 된 일이지???

또또유스또 2006-09-0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울 엄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답니다...
울 엄마이기때문에 저에게 주실수 있는 것들...
사랑아닐까요?
엄마의 사랑이 세월이 흐른다고 변함이 없듯이 님과 연우 사이도 세월의 흐름따위와는 무관하겠지요...
저도 님처럼 우리 아들에게 세상을 사는 가장 쉬운 지침서가 되었으면 해요 ^^

건우와 연우 2006-09-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 씩씩하니님/ 도둑이 들었어요, 댓글 훔쳐가는 도둑이요!!
이런...그러고보니 이건 오늘 올린 페펀데요...^^
기인님/ 발칙한 꼬맹이랍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님/ 건강하시지요? 일교차가 심한데 혹 감기라도 앓으시는건 아닌가 좀 걱정했어요...^^
님이라면 분명 좋은 친구에 즐거운 지침서가 돼주시겠지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9-0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연우가 이리 의젓하고 이쁘고 귀여운 이유는요,,
바로 님이 훌륭한 어머님이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연우라면 커가면서 스스로 현망하게 깨우칠 듯 합니다,,멋져요~언제 봐도^^

치유 2006-09-0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하게 엄마를 닮았나 봐요...

건우와 연우 2006-09-07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순님, 그리고 배꽃님/ 저는 연우가 서재에서 만나는 다른분들처럼 다정다감하고 씩씩하고 그랬으면 싶은걸요...제가 생각보다 무뚝뚝해요. 삼순님이나 배꽃님같은 분을 만나면 제마음속까지 얼마나 따뜻해지는데요... 연우도 그렇게 봄볕처럼 따사로운 아이였으면한답니다....^^

해리포터7 2006-09-0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는 님의 거울일게 확실합니다..늘 모녀의 대화를 듣다보면 느끼는 겁니다..저는 반성만 하고 갑니다...

2006-09-07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9-0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대말을 꼬박꼬박하는 게 더 예쁘고 부러워요.
이제 와서 후회해도......=3=3=3

건우와 연우 2006-09-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애들을 너무 잡았던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주하의 적당히 거침없는 터프함과 예리함이 좋은걸요. 어린아인데도 그 당당함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요...

건우와 연우 2006-09-0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저는 그 꽃미남 눈웃음에 반했다니까요...^^ 그 미남은 자분자분 대화가 통하게 생겼더만요....^^
해리포터님/ 제 거울이면 안된답니다. 가끔 친절하지만 자주 무서운 마녀랍니다...^^

춤추는인생. 2006-09-0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된다면 연우의 그 조막만한손을 한번 꼬옥 잡아주고 싶어요.^^

건우와 연우 2006-09-1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기회가 된다면 꼭 잡아주세요...^^
 

또래들보다 조숙한 연우가 유치원친구들과 어울리는게 서툴러 지난 몇달간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지나가는 말처럼 무심히, 오늘은 어떤친구랑 무얼하고 놀았는지, 무슨책을 읽었는지, 유치원수업시간에 혼자대답하고 혼자놀지는 않았는지 물어보는것이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되었다.

어느날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여전히 친구들이 나랑은 안친해요 하기도 하고, 어느날은 색칠공부를 같이 하기도 했어요 하며 웃기도 하였다.

그사이 선생님의 양해를 구하고 연우에게 예전엔 사주지 않았던 색칠공부를 여러권 사서 들려보내고 , 또래아이들 몇이 수업을 듣는 특기수업을 보내기도 하였다.

여전히 연우는 다른아이보단 잘 울고, 책속에 자주 빠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배려속에 제법 여러 아이를 사귄듯 싶었다.

 

그래도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연우를 잡고 꼬치꼬치 캐어 물었던 것일까.

연우생각엔 엄마가 뭔가 제친구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구석이 있다고 생각되었나보다.

 

나:  연우야, 요즘엔 **하고는 잘 지내니?

연우:  잘지낸다는게 어떤걸 의미하는건데요?

나: 전처럼 **이가 너만빼고 다른애들을 다데려가 색칠공부하자고 하거나 하지는 않냐고?

연우: 이젠 저도 가방에 새로운 색칠공부가 있잖아요. 제 색칠공부가 다른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어요. 그런데 **이는 와서 같이 하자고 해도 안해요. 왜 그럴까요?

나: 글쎄... 예전에 너만 안시켜준게 미안해서 그런가?

연우: 그럴지도 모르지요. 나는 괜찮은데...그리고 어제는 다른친구가 제 색칠공부를 몰래 가져가다가 제게 들켰어요.

나: 뭐? 그래서 어떻게 했어?

연우: 유치원에서 내걸 빌려가는건 얼마든지 빌려줄수 있지만 네가 몰래 내걸 가져가는건 안돼라고 했어요.

나: 잘했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뭐래?

연우: 아이고 들켰구나, 미안해. 다음부턴 안그럴께 그러지요뭐. 제꿈이 탐정이잖아요. 걔가 제가 탐정이 될거라는걸 몰랐나봐요. 어떻게 탐정걸 가져가려고 할수가 있겠어요...

나: 엄마가 가슴이 철렁했다....

연우: 색칠공부를 도둑맞았을까봐서요?

나: 그것보다 네가 친구들이랑 함께 놀라고 색칠공부를 보냈는데 다른 아이한테 그게 또 문제가 될수도 있겠다 싶어서...

연우: 엄마, 괜찮아요. 내가 탐정이라서 딱 찾아냈잖아요. 그리고 그친구도 이젠 안그런대요. 그러니 지난일은 잊으세요...

나: 그래. 지난일은 잊어야지...

연우: 그리고 **이랑 이젠 같이 놀기도 하거든요. 엄마는 **이가 나쁜애 같으세요?

나: 아니, 그건 아니고...

연우: 엄마 지난일은 잊으세요.

나: 뭐어?

연우: 엄마가 그랬잖아요. 그자리에서 해결못한 일은 잊으라구요.

 

애늙은이같으니라구.

아이가 대뜸 이렇게 말하니 달리 대꾸할 말이 없다.

하기야  해결못한일은 잊기도하고 또는 묻어두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리라.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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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9-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낫 정말 연우가 유치원생인가요? 어휘구사하는 거랑 생각하는 게 보통이 아닌데요. 놀랐습니다....
그리고 철학이 깃든 말 잘 읽고 가요. "지난날은 잊으세요" 후후후

Mephistopheles 2006-09-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다음에 커서 연우는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사건을 해결해 보겠어...!!
할지도 모르겠군요..^^

전호인 2006-09-0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말을 너무 잘하는 것 같습니다. ^*^

로드무비 2006-09-0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으나......감탄감탄.^^

내이름은김삼순 2006-09-0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아,,연우요,,
진짜 나이가 몇살인지 언능 후딱 공개하셔요~~!
이렇게나 생각이 깊고 어엿한 아이라니,,저도 감동입니다!
저는 그 시절에 철이라곤 하나도 없었건만,,물론 지금두^^;;

반딧불,, 2006-09-0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탄. 세상에나.
(노랑이는 뭐하는건가 오늘 족쳐봐야지..ㅋㅋㅋ)

물만두 2006-09-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똑똑하다니...

달콤한책 2006-09-0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도 유치원 때는 탐정이 꿈이었죠...곤충에 빠져 곤충학자로 꿈이 바뀌었지만 말입니다^^

아영엄마 2006-09-0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부모의 생각과 달리 어른(?)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거나 감탄할 때가 종종 있죠. 아이 말처럼 지난 걱정은 잊어버리셔요. ^^

해리포터7 2006-09-06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의 말솜씨에 늘 감탄하는 저이지만 지난날을 잊으라니 꼭 저보고 하는 말 같습니다..새로운삶을 살라고 연우가 제 머리에서 속삭여요.ㅎㅎㅎ

건우와 연우 2006-09-0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애가 좀 늙은이같은데가 있다니까요...책속에 빠져서 말도 책속에 나오는대로 하곤해요. 그러다가 한동안 유치원에서 반왕따였답니다.ㅠ.ㅠ
메피님/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ㅎㅎㅎ 연우가 그렇게 커주면 좋겠어요...^^
전호인님/ 말은 잘 합니다. 그러나 말만큼 울기도 잘한답니다...^^
숨어계신님/ 애들이 가끔 황당하죠...황당함이 또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님도 잊을게 있으면 잊으세요. 때론 망각이 있어 세월이 약이기도 하답니다...^^
로드무비님/ 아이, 부끄럽게스리...^^ 깜찍하고 가끔은 터프한 주하의 근황이 궁금해요...^^
삼순님/ 님은 어렸을때도 애틋한 딸이었을것 같아요. 엄마랑 자분자분 대화를 나누는...^^
반디님/ 저는 파랑이가 퍼즐하는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만두님/ 똑똑까지는 아니구요 가끔 이상한 소릴합니다...^^ 과도한 독서와 만화시청탓이 아닌가합니다. ㅠ.ㅠ
달콤한책님/ 탐정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연우는 아무래도 명탐정코난의 영향이 느껴져요. 그나저나 요즘은 뤼팽시리즈에 빠져 있는데 그러다가 도둑이 되고 싶다하면....ㅠ.ㅠ
아영엄마님/ 그렇겠지요...^^ 사실은 유치원에서 따돌림당하는것때문에 한동안 무지 속상했었습니다. 이젠 잊어야지요...^^
해리포터님/ 속상한일은 다 잊어버리자구요. 이젠 정말 가을이네요. 하늘이 파래요...^^

춤추는인생. 2006-09-06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똑똑이 연우..^^
연우의 시리즈가 요즘 안나와서 궁금했어요..여전하군요.^^
조숙하고 명석한 연우,..

꽃임이네 2006-09-0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연우가 몇살인지요 ,,또래와 다르게 남 다르군요 ,,
연우 얼굴이 궁금해지는걸 요 한번 공개 해주시지 ...
똑똑한 연우 보고잡퍼라 ...

건우와 연우 2006-09-0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님/ 조숙은 맞는데 명석까지야....^^ 인생님도 조숙한 어린시절을 보낸 분위기가 느껴진다구요...^^
꽃임이네님/ 조만간 앞니가 듬성듬성한 일곱살 개구장이를 공개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기계치엄마.^^

기인 2006-09-0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진짜 똑똑한 친구네요~ ^^* 우앙 보고싶다 :)

씩씩하니 2006-09-0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똑똑한 연우~
그 자리에서 해결못한 일은 잊지라는 멋진 명언을 던질 수 있는 엄마의 작품 맞지요???

치유 2006-09-0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탄만 늘어지게 하다가....결국엔....... 다시 보고싶다..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07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껍니다...^^ 듬성듬성 빠진이에, 장난기가 가득한 눈에, 왠 개구쟁이 하실거예요...^^
씩씩하니님/ 유치원에서 너무 자주 울고 와서 제가 나무랄때 써먹은 말이었나봐요. 엄마가 한 말은 반드시 써먹어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배꽃님/ 조만간 님의 힘을 빌어 공개를 시도해보겠습니다. 이빠진 일곱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