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님, 어제 퇴근하는길에 보내주신 책을 받았습니다.
차안에서부터 책박스를 풀어제끼고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택견가기전후로 삐삐시리즈를 읽으며 좋아서 정신을 차리질 못하더군요.
밤늦게까지 방안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밤늦게 돌아온 애아빠가 누가 보내준 책이냐고 묻더군요.
제가 우물우물하는 사이에 연우가 낼름 배꽃이모가 보내주신 책이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애들 아빠는 어떤친구냐고 자꾸 묻고 제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으니 고등학교동창이냐더군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했나봅니다.
제가 이곳에서 서재질을 하는건 아이들도 모르는 비밀이거든요.
제가 종종 가족의 흉을 늘어놓기도 하는 이곳이 들통이라도 나면 어쨌든 마음 놓고 흉볼곳이 사라지니 제 정신건강을 위해 차마 사실을 털어 놓을순 없었어요.
사정이 이러하니 하느님께는 배꽃님빽으로 용서를 빌어주시구요. 이제부터 배꽃님은 제 동창 해주세요...
오늘 아침엔 연우가 졸음에 겨워 미처 못읽은 책을 가방속에 몰래 챙겨 넣더군요.
다른 날이라면 가방무거워 안된다고 나무랐을텐데 너무 좋아하니 차마 그럴수가 없더라구요.
대신 모른척하고 연우의 가방을 유치원 문앞까지 들어주고 왔습니다.
간밤에 혹 귀가 간지러우셨다면 우리집에서 졸지에 제 동창이 되신 배꽃님 이야기를 물어대는 애아빠와 우물우물거리는 제 탓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하시면 틀림이 없을듯 합니다.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떼쟁이 건우와 연우
추신: 방명록에 살짝 인사남기고 오려했는데 알라딘이 또 제글을 씹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일로 페퍼쓰기는 돼는군요. 참 별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