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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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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덕이라는 작가 이름만으로도 기대했던 <피카이아>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책이었다.

현실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으니, 아이들이나 어른들도 외면하지 말고 마주봐야 할 사회 문제다.

두 번, 세 번 읽으며 첫 독서의 충격이 좀 덜어지고 더 깊이 이해되고 보듬어졌다.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살아 남아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것,

세상을 새롭게 바꿀 힘과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이런 마음을 갖는 데는 충격적인 그림 다음에 나오는 따뜻하고 희망적인 그림도 큰 몫을 한다.

 

 

2010년 순천 기적의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무거운 사회문제를 풀어낸 작가를 다시 보게 된다.

'키스'라는 이름을 가진 '골든레트리버' 개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분~누군지 궁금하고 놀랍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에게 책을 읽어주다니,우리 도서관에서도 한번 시도해볼까 꿀떡 욕심나는 프로젝트다.

동물병원의 키스는 아이들을 만나는 날에 목욕하고 도서관에 온다.                                                                      

 

지난 7월 4일,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 다녀왔다. 작은도서관 운영자를 위한 벤치마킹 프로그램으로~

2004년에도 가봤지만 10년 만에 다시 가서 꼼꼼하게 살펴보니 좋았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화장실에 가지 않고도 바로 손 씻을 수 있게 아이들 키높이로 설치한 세면대가 반긴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이런 마인드는 내가 배워야 할 덕목이라 감동과 고마움을 느낀다.

 

 

 

낯설지 않은 순천 기적의 도서관, 2층 모임 방에서 아이들은 키스에게 책을 읽어 준다.

누군가에게 할 수 없는 속엣말을 '키스'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아이들~윤이, 강안이, 채림이...아이들 마음이 짠하게 읽힌다.
그래도 키스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이 책은 여섯 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생물체를 등장시켜 사회문제를 이야기 한다. 

1. 반지하방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상민이와 바퀴벌레~

   -- 친구들과의 어울림, 열심히 일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사회 모순과 불공평함을 생각케 한다.

2. 성적만 관심 있는 엄마, 학원을 뺑뺑이 도는 미정이와 스트로마톨라이트~ 

  --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지만 함께 살도록 진화된 인간,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는 억압과 자유에 대해 생각케 한다.

3. 관심 받지 못하고 성폭력에 노출된 윤이와 고양이~

  -- 자존감을 가질 수 없는 상황, 상처를 치유해주지 않는 사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생각케 한다.

4. 정리해고 위기에서 복직된 채림이네 가족과 흑두루미~

  -- 일감과 월급을 나누며 문제를 해결한 노조, 가족의 힘과 사회를 바꾸는 힘을 생각케 한다.

5. 육식을 즐기는 강안이네 가족과 돼지~

  -- 인간도 동물이고 자연이라는 명제로 살처분된 돼지와 육식문화를 생각케 한다.

6. 엄마 없는 아이 혁주와 피카이아~

  -- 엄마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왜 우월하지 못한 피카이아가 살아남아 인간의 조상이 되었는지 생각케 한다.

 

개인의 문제, 가족의 문제, 학교의 문제, 회사의 문제, 도덕성의 문제, 문화적인 문제 등 우리 사회에 산재한 무거운 문제들을 어린이들도 알아야 된다고 들려주는 작가의 목소리, 어떤 문제도 못본척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직시하고 함께 해결해나가고 들려주는 작가의 열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초등생들에게 보여주기엔 용기가 필요할 듯...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먼저 읽고 아이들과 토론하면 좋겠다.

 

일상의 문제를 충격적으로 맞딱뜨리게 한 작가의 그림들은, 그래 우리가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이었구나 깨닫게 했다. 작가는 더 불온하게 그리려고 했지만 의도했던 것보다 착한 그림이 되었다고 하지만, 내게는 충분히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에 미안함을 금할 수 없어 어떻게 도와야 하나 안절부절하게도 했다. 책 속의 상황은 우리 곁에서 날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마음과 눈을 열어 이웃을 돌아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지, 다짐도 하는 책읽기였다.

 

예전에 어른들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씀을 하시면, 어릴 땐 그게 무슨 말인지 실감하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의미를 더 깊이 알게 된다. 지난 8월 말일 스스로 생명의 끈을 놓은 지인이 있어 조문을 갔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스스로 끈을 놓았을까 안타까웠다. 하지만 죽음은 절대 문제 해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은 가족들이 사는 동안 감당해야 할 몫도 결코 작지 않다. 어쩌면 평생도 부족해 대를 이어 문제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는 걸 한번 더 생각할 순 없었을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는 푸쉬킨의 글귀가 생각난다.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말자.

오늘도 잘 살았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토닥여주는 따뜻한 손길이 더욱 필요해지는 계절이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보여지는 그림은 당혹스럽고 충격적이지만... 따뜻하고 희망적인 그림도 많다.

  

  

 

과학에 자신 없는 내게 고생대 생물이야기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는구나~ 뿌듯! ^^

*피카이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보시라 추천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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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6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6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카이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간평가단 주목 도서 페이퍼를 쓰면서 '피카이아'를 넣고 싶었는데,
 책값이 비싸 평가단 도서로 선정되긴 어렵겠다 싶어 넣지 않았다. 
그런데 창비는 <피카이아>를 신간평가단 도서로 수락했다.
역시 통큰 창비~ @@ 사랑합니다!^^

 

8월 12일 광주에 오는 권윤덕 작가님께 사인 받으려 거금을 주고 <피카이아>를 주문했었다.
하지만 같이 주문한 다른 책이 준비가 늦어 강연이 끝난 13일에 도착했다.ㅠㅠ

내가 산 <피카이아>와 신간평가단 도서 <피카이아>까지 2권을 소장하게 됐으나

이 책을 정말 갖고 싶어하는 분께 선물로 드렸다.
9월 14일 우리도서관에 오신 그분께 드리기 전, 2권을 나란히 놓고 인증샷을 남겼다.

평가단 도서엔 '창비 드림'이 선명하게 찍혀 당연히 도서관 소장도서로 두고,
내가 산 책을 선물했다. ^^


 

 

 

8월 12일, 광주에서 만난 권윤덕 작가님~~ 강연이 끝나고 애프터까지 함께 해 더 즐거운 날이었다.

그때 <피카이아> 말씀도 하셨는데, 책을 만나기 전이라 안타까웠고....ㅠ

 

 

 

오늘 평가단 미션 리뷰 마감날인데, 시간을 넘길 거 같아 파트장님께 자진신고하고 양해를 구했다.
오늘 저녁, 비빔밥을 준비해 동네 엄마들 모임을 하고, 그 이후 막내 기숙사에 다녀오면 11시가 넘을 거 같다.

일단 시장보러 가야 해서 줄이고, 피카이아 이야기는 심야에나 쓰게 될 듯....

 

 
< 참 쉬운 한 그릇 요리>를 보고 뭐라도 만들어봐야지 생각은 했는데

전생에 나라를 구한 덕으로 8월부터 혼자 밥먹는 여자가 돼서 아무것도 안 만들었다.

이번 주말에 우리 아들 4박 5일 휴가오니까 몇 가지는 만들어 줄 수 있겠다.

2.4주에 집에 오는 막내도 이번엔 오빠랑 같이 한 그릇 요리를 해 줘야지.

추석 쇠고 올라간 남편은 다음 주말에 온다는데

10월 5일 우리막내 논술보러 서울 가야해서 나도 같이 간다.

새벽차로 우리 모녀는 올라가고 아빠는 내려오고...

다섯 식구가 뿔뿔이 흩어져 다같이 모이는 것보다 <참 쉬운 한 그릇 요리>가 더 쉽겠다. ㅋㅋ

이 책은 리뷰를 쓰고 나면 울남편한테 줘야겠다.

혼자 <참 쉬운 한 그릇 요리>를 만들어 먹으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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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9-26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품 소개 좀 봐야겠어요. 고양이 그림이 맘에 드네요.

순오기 2013-09-26 22:38   좋아요 0 | URL
피카이아,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
 
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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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엔 이 더위가 언제 끝날까 싶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왔다.

가을 풍경은 생기 넘치던 초록 물결을 갖가지 색깔로 바꾸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보리출판사의 '도토리 계절 그림책' 시리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를 섬세한 세밀화로 보여주는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가을을 담아낸 <바빠요 바빠>는 사진보다 더 가을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기에 친숙한 농촌 풍경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당에 농작물을 베어다 깔고 도리깨질을 하는 풍경은,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놀이였다.

김을 매거나 마당 귀퉁이에 떨어진 콩을 줍는 건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도리깨질은 좋았다.

엄마가 잠시 볼일로 도리깨를 내려놓으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도리깨로 콩타작을 거들었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지만 박자를 딱딱 맞추는 리듬감과 도리깨로 탁탁 치는 소리가 좋았다고 기억한다.

 

 

한 해 농사를 거두어 들이느라 바쁜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서

일손을 돕거나 놀이에 빠진 마루의 모습에서 유년기의 나를 보는 듯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릴 때 시골집에 있던 꽃들과 들판의 풀들은 지금도 만날 때마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을 더듬게 한다.

마당가에 핀 맨드라미와 채송화, 유난히 시골집에 많았던 나리꽃은 우리집 화분에서도 철따라 꽃을 피운다.

꽃송이 하나로 행복했던 유년기를 추억하는 게 좋아서 화분이라도 살뜰하게 키운다.

 

  

 

 

고추 말리는 이 장면은 언제 봐도 정겹다.

할머니는 고추 말리느라 바쁘고, 마루는 닭을 쫒느라 바쁘다.

 

 

지난 8월 경전선 여행길 삼랑진에서 만났던 고추 말리는 모습도 반가웠다.

 

 

 

들판에 누렇게 익어 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연이 그려낸 풍경화는 세계의 어떤 화가가 그린 작품보다 뛰어나다.

참새들은 낱알을 쪼아 먹느라고 바쁘고

허수아비는 참새를 쫒느라고 바쁘다.

책 제목처럼 '바빠요, 바빠'를 운율처럼 반복하며 가을걷이로 바쁜 농촌 일상을 그려낸다.

 


 

바빠요, 바빠!

바빠요, 바빠!

한 장면마다 '바빠요, 바빠'를 반복하는 바쁜 일이 무엇이고, 누가누가 바쁜지 그림을 보면

사람만 바쁜 게 아니고 동물들도 겨울채비를 하느라 바쁘다.

알밤이 떨어지면 마루는 밤을 줍느라 바쁘고, 다람쥐랑 청설모는 밤을 나르느라고 바쁘다.

아빠는 감을 따느라 바쁘고, 까치도 홍시를 쪼느라 바쁘다.

마루네 식구는 무와 배추를 뽑느라 바쁘고, 들쥐랑 두더지는 달아나느라 바쁘다.

아빠는 무 구덩이를 파느라고 바쁘고, 하늘에는 기러기들이 날아가느라고 바쁘다.

 

 

 

 

좋은 그림책은 그림만 보아도 이해가 되는 책이다.

이 그림책은 농촌생활 경험이 없는 도시 아이들과 어른들이 세밀화만 봐도 농촌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책은 너무 세밀하게 그리면 상상하는 즐거움을 앗아 갈수도 있는데,

화면을 가득 채운 섬세한 그림은 보는 재미와 상상의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다.

 

그림책은 보는 독자의 관점에 따라 이해가 다르고 주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는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를 알고 싶고 찾으려 한다.

이 책은 가을걷이에 바쁜 농촌생활 뿐 아니라,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와 혜택을 사람과 동물들이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넌즈시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만을 위한 곳도 아니고, 사람만이 주인인 곳도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과

사람이나 동물도 자연 질서에 따라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세밀화로 보여준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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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9-2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게 그리는 그림책은
서로한테 아름다운 이야기
베푸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순오기 2013-09-26 22:38   좋아요 0 | URL
답글이 무지 늦었네요.
아름다운 그림책, 특히 자연 그림책은 더 맘에 듭니다!

수퍼남매맘 2013-09-2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다 바뻐>로 공개수업 하려고 준비중이에요.
이 책을 님 서재에서 보니 많이 반갑네요. ^^
추석 잘 보내셨지요?

순오기 2013-09-26 22:39   좋아요 0 | URL
2학기 공개수업 준비하시는군요.
가을 수업하기에 딱 좋지요!^^
 

 

 

오늘 오전 고려인 유아들이 태어나서 처음 만든 송편입니다~ ^^

크기를 큼직큼직하게 만들어 쌀가루 한 되 반죽이 금세 동났지만 즐겁게 만들었어요.

 

먼저 <솔이네 추석이야기>를 읽어주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와 <떡잔치>도 보여주고...

 

방앗간에서 빻아온 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하고, 여러번 치대에 부드럽게 만들어 조금씩 떼어주었다.
아이들은 조물락조물락 만지고 동글동글 굴려서 가운데 구멍을 파고 참깨소를 넣고 끝을 맞대어 붙이면 송편 완성!

  

  

  


요즘엔 추석이라고 송편을 빚는 가정도 많지 않다. 아이들 어릴 때 송편도 같이 빚으며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은데...
추석을 비롯한 명절 풍경도 책으로 보거나 텔레비전에서나 보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시대가 변해도 전통문화를 모두 팽개치지 말고 이어가는 노력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동네에 400세대가 넘는 고려인 가족들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추석은 쇠었지만 송편은 빚지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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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려인 엄마들 도서관에 오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14-09-22 01:22 
    2013년 3월 11일부터 우리집 바로 앞에 있는 고려인마을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책을 읽어주고 같이 놀아주기 시작했다.처음엔 4~5명이던 어린이집 아이들이 지금은 16~17명이 되었다.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그림책 동아리 식구들이 함께 한다.아이들이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고려인 선생님이 통역하지 않으면 소통이 안돼 난감하기 일쑤다.내가 러시아 말을 배워서 아이들과 소통하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실천이 안된다.ㅠ 접힌 부분 펼치기 ▼
 
 
마노아 2013-09-17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시골에서 송편 빚던 기억이 나요. 우리 집에서는 늘 사먹었지 빚어 먹진 않았어요. 이번에도 분명 사먹을 테지요.
조카들한테 미안해지는 부분이네요. 이 아이들도 체험해봐야 할 텐데 말이에요.
저 아이들 중 예쁜 딸 낳을 아이들이 보였던가요? ^^

순오기 2013-09-23 11:24   좋아요 0 | URL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그림책에 나오는 명절 풍습을 실제로 하는 건 많지 않은데 송편이라도 빚어야지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송편빚기 체험이 마지막이면 안되니까요.
사진에 독사진 나온 여자아이와 몇 몇은 제법 예쁘게 빚었어요.^^

수퍼남매맘 2013-09-1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퍼남매와 송편 빚기를 해 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나요.
할머니댁에 가면 다 만든 송편만 먹고 오겠네요.
고려인 아이들과 아주 뜻깊은 시간을 가지셨네요.
순오기님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순오기 2013-09-23 11:26   좋아요 0 | URL
고려인 아이들은 만띠를 빚기 때문에 송편은 처음 만들어도 몇몇은 제법 잘했어요.
한가위 잘 보내고 일상 복귀하셨겠죠!^^

페크pek0501 2013-09-1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송편 맛있겠는데요. 아이들이 좋은 추억을 만든 날이군요.
정성스레 사진을 찍으신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

순오기 2013-09-23 11:27   좋아요 0 | URL
명절 잘 보내셨지요?
한국문화체험 송편빚기는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단발머리 2013-09-1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도 시댁에서 그냥 사먹어서요, 저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송편 만드는 법을 배운것 같아요.
그렇게 힘든일은 아닐텐데, 손이 많이 가니까 안 하게 되네요.
그래도 책으로만 배우는 세대는 넘 아쉬우니까, 둘째가 쫌만 더 크면 도전해봐야겠어요.

메모
1) 저는 참깨소를 좋아해요. 무지~~
2) 순오기님 마을에 고려인 가정이 무척 많네요.

맛난거 많이 드시고, 행복한 추석되세요~~

순오기 2013-09-23 11:29   좋아요 0 | URL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아~ 시댁에서도 송편을 안 만들고 사드시는군요.ㅠ
우린 애들이 커버려서 시숙님까지 온가족이 둘러앉아 만들었어요.
울남편은 여러번 했지만 시숙님은 생전 처음 만들었지요.ㅋㅋ
사진은 아이패드로 찍었는데 충전기가 아직 제 손에 안들어와서 못 올려요.ㅠ
우리지역구에 고려인가족이 400세대가 넘으니 천명 이상 된다네요.

하늘바람 2013-09-1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리 멋지셔요
순오기언니도 맛난 송편 드시고 명절 잘 보내셔요
여전히 멋지게 지내시는 언니
서재 올때마다 반성하고 본받으려 합니다

순오기 2013-09-23 11:31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쑥쑥 크고 잘 지내시지요?
서재방문도 댓글도 뜸해서 미안해요~
우린 처음으로 모싯잎 송편도 만들었어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꾸준히 잘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발등에 불 떨어져야 하는데....ㅠ

2013-09-22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3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쌍둥이할매식당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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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이 파마머리에 분홍 원피스와 빨간 스카프를 두른 안나 할머니와
뽀글이 파마머리에 하늘색 원피스와 파란 스카프를 두른 한나 할머니는 쌍둥이 자매다.
하얀 앞치마에는 두 할머니의 이니셜 A와 H가 새겨져 있다.
쌍둥이할매의 패션센스는 원피스와 스카프의 조화나 바꿔 신은 스타킹으로 가늠된다.

마을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어귀
안나와 한나 할머니는 <쌍둥이할매식당>을 운영한다.
높은 곳에서 내려보는 마을은 모두들 자기 일을 하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런 기법을 부감이라고 하던가~ ^^
부감법(High angle)은 전체 상황을 보여주는데 편리하고, 실내 인물 배치나 공간 상황 묘사에 적절한 방법이다. 독자의 시선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기 때문에 편안하고, 전체와 부분 묘사 및 입체감도 금세 파악된다.

신선한 재료로 '오늘의 추천 요리'를 만드는 쌍둥이할매식당은 11시에 문을 연다.
오늘의 첫 손님은 브라운 부부와 우편배달부 스미스 씨!
식당에 가득찬 손님을 보면 음식맛이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을에 사는 주민들 모두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이다.
글.그림 작가인 우에가키 아유코는 섬세하게 식당 풍경을 묘사했다.
쌍둥이 할매식당 주방엔 우메보시 같은 절임 반찬류를 담은 올망졸망한 병들이 즐비하다.
알록달록한 접시 장식물과 액자는 일본 문화와 정서가 묻어나지만 따뜻함도 놓치지 않는다.

집앞에 앉아 신문을 보던 브라운 영감님 모자와 뜨개질하던 할머니 가방은 식당 벽에 걸려 있다.
포토리뷰라 내용보다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된다.^^

우편집배원 스미스씨 모자와 가방도 창문 옆에 걸려 있고,
마당에서 빨래를 널던 가족도 식당에 왔는데, 막내는 어린이용 의자에 앉았다.

지붕에 페인트 칠을 하던 아저씨는 막 식당으로 들어서는 중이고...
디테일한 묘사는 독자의 눈썰미를 키우고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누군가 식당 창문으로 엿보고 있다. 시커먼 저 물체의 정체는 뭘까?

그날 밤,
시커먼 물체는 깊이 잠든 안나와 한나 할머니 방으로 조심스레 들어선다.
왜?
도입부의 밝고 훈훈한 식당 분위기와 달리 불 꺼진 침실의 어두운 풍경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불러온다.

쭉쭉 뻗은 삼나무 숲속으로 쌍둥이할매를 보쌈해가는 저 녀석은 누굴까?
사건은 흥미진진...독자의 시선을 놓지 않는다.

부시시 눈을 뜬 안나와 한나 할머니~
"여기가 어디야?"
"대체 누구 집이지?"
안나와 한나 할머니 앞에 정체를 드러낸 곰... 그는 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걸까?
그림을 보고 독자가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할 시간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식탁 의자에 벌꿀사전과 냄비를 올리고 앉아 식사하는 너희는 누구냐?
아예 식탁 위에 올라앉아 식사를 하는 다람쥐와 생쥐는 어찌 된 거고?

다음날, 쌍둥이할매식당으로 돌아온 안나와 한나는 사그락사그락 무얼 만든다.
커다란 삼나무에 무언가를 붙이고...
온통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오는 쌍둥이할매에게 주목해 보자.

아하~ 알림판을 보면 무슨 이야긴지 감이 잡힌다.

쌍둥이할매식당으로 숲속에서 얻은 열매와 버섯을 들고 나타난 숲속 동물들~

그림작가는 단순히 이야기를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숲에서 난 먹을거리를 가져오는 동물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식당을 찾은 동물들 하나하나 소홀하지 않은 그림작가의 섬세함이 그림책 보는 묘미와 기쁨을 맛보게 한다.

식당에 가득 찬 마을 사람들과 숲속 동물들~이 그림책 최고의 장면이다.
마을 사람들과 숲 속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은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동물들을 식당으로 초대한 건 쌍둥이할매의 인생 경륜에서 나온 나눔 정신으로 읽힌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와(和)’를 중시하는 일본 정신과 문화가 녹아 있다. 와는 和의 일본어로 ‘사람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섬나라 ‘일본은 모두 한 가족이므로 싸우지 말고 화해하자'는 것인데, 뒤집어 생각하면 '화해하지 않는 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그러므로 ‘와(和)’는 평등한 공동체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엄격한 질서를 뜻한다. 일본인들이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하고,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보은하는 것도 ‘와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초대받은 동물들이 공짜로 먹지 않고 숲에서 얻은 것으로 값을 치르게 한 것도 ‘와(和)’ 문화로 이해된다.

그림작가의 섬세함에 감탄하며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하는 장면들!
제라늄 화분이 놓였던 창틀에는 작은 동물들이 식사중이다.
작가의 사랑과 상상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이다!

인생의 경륜이 쌓인 쌍둥이할매의 음식으로 종을 초월해 사랑을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만을 위한 세상도 아니고, 인간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곳도 아니다.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와 혜택을 나누며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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