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에 관심을 보이거나 이제 글자를 깨치기 시작한 유치원 또래들이 보면 딱 좋을 책이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원숭이(?)야 침팬지(?)야 고릴라(?)야 ... 하여간 좀 헷갈리지만, 요런 녀석이 등장하여 세계의 명화를 보여준다. 물론 동물 캐릭터가 주인공이 된 그림으로 바뀌어진 명화다. 그림 밑에 한 두 줄의 글자가 있어 글씨를 떠듬떠듬 읽어갈 너댓살 아이들도 충분히 좋아할 거 같다. 그림마다 무언가 숨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 가만가만 들여다 보자! ㅎㅎ 그림마다 재미난 것들이 들어 있다. 숨은 그림 찾듯이, 샅샅이 훑어보며 나만의 것을 찾아보자. 눈썰미가 좋은 어른보다 순수한 아이들이 무언가 발견할 확률이 높다. ^^

자, 마지막 접힌 부분을 펼치면 윌리가 영감을 받아 그렸듯이, 우리 아이도 영감을 얻어 자기만의 명화를 그려낼 것이다. 절대 어른의 눈높이에 맞추어 해석하거나 이해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의 아이 그림을 존중하고 칭찬해 주면 미래의 화가로 쭉쭉 자라날 것이다. 

세계인의 사랑받는 명화를 가지고 요렇게 멋진 자기의 그림책을 만들어 낸 '앤서니 브라운' 아저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천재다! 그럼, 우리 아이는 천재가 될 수 없을까? 자. 미리 실망하거나 낙심할 필요는 없다. 우리 아이이게 앤서니 브라운 같은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나는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려면....... 부모의 잣대로 재단하지 말고, '미술관에 간 윌리'를 보고 또 보며, 나만의 것을 찾아내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12-1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영어로 된 책을 보았는데 너무 좋아서 침을 꿀꺽 삼켰어요. 최근에 원화 책을 사줬으니 이 책도 사주면 비교하는 재미가 클 것 같아요. ^^

순오기 2007-12-11 20:55   좋아요 0 | URL
사고 싶은 책 다 사다보면 '도서관'의 엘리자베스 브라운처럼 될 거예요! ㅎㅎ 물론 내가 꿈꾸는 삶이지만... ^^
 
색깔을 훔치는 마녀 비룡소 창작그림책 21
이문영 글, 이현정 그림 / 비룡소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깔의 비밀, 우리가 학창시절 익숙하게 들었던 색의 삼원색과 빛의 삼원색... 이것을 유치원기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알려주는 책이다. 표지의 하늘빛만 보면 별 호감가지 않는 색감이지만, 알록달록 자연의 색을 빼앗는다는 설정은 꽤 그럴 듯하다. 우리 창작동화에 대한 애정으로 시비를 걸자면, 서양의 전유물 같은 마녀 캐릭터보다 도깨비였다면 훨씬 좋았을거라 생각한다. 괜히 어설프게 남의 흉내를 낸 느낌이다. 도깨비는 우리 애들이 좋아하니까 옛날 이야기에만 사는 게 아니고, 현대 창작물에서도 주인공이 된다면 더 친근할텐데 아쉽다는 말이다. 역시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도깨비가 색깔을 훔쳐내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어른의 생각으로 캐릭터에 딴지를 걸었지만, 애들은 뭐 마녀나 요정도 다 소화할 수 있으니까 큰 문제는 없다. 하얀색밖에 없는 마녀가 마술봉으로 사과의 빨강, 바나나의 노랑, 초록색 나뭇잎 등  닥치는대로 색깔을 빼앗는 욕심쟁이라서 아이들은 충분히 몰입한다. 마술봉을 가지고 자기 맘대로 하는 마녀를 엄청 부러워하면서... ^^  색깔을 다 빼앗겨 모두 하얘지고만 숲을 보는 아이들은 충격이다. 하지만, 그렇게 욕심부리다 완전히 새까매진 마녀를 보면서 '내 그럴 줄 알았어!' 깔깔대게 된다. 욕심부리면 벌 받는다는 자연스런 결과에 동의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 걱정될 때, 코끼리가 나타나 색깔을 모두 돌려주라는 해결책에 안심하는 아이들의 정서가 잘 반영된 책이다. 비로소 알록달록 색깔을 회복한 자연을 보며 '휴ㅡ 다행이다!'아이들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게 다라면 별 재미없겠죠? ^^

자~ 이번에는 해님의 색깔을 다 가졌는데도 여전히 하얀색뿐인 마녀... 어쩌나? ㅎㅎ 여기에 또 친절한 코끼리 등장, '땅의 색깔을 모으면 까맣게 되지만, 빛의 색깔을 모으면 하얗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정도면 아이들도 충분히 눈치를 채게 된다. 욕심을 버려야 아름다운 색깔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코끼리가 물을 뿌려줘서 온통 하얗던 마녀가 무지개빛을 갖게 되는 결말에 안심하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 역시 아이들은 착하다!

이 책은 자연스레 색깔공부와 미술활동을 유도한다. 혼자서 크레파스를 몽땅 칠해 검은색을 얻어낸 아이들은 마녀처럼 새까매진 자기 그림에 당황스럽다. 이때 뾰족한 것으로 긁어내기를 한다면 일석이조의 기쁨을 맛볼수 있다. ㅎㅎ 이 책을 읽고 자연스레 물감놀이나 색종이 활동으로 이어지는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면, 멋쟁이 엄마의 센스가 더욱 빛난다!


댓글(6)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bookJourney 2007-12-0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순오기님의 리뷰만 보면 모조리 사고 싶어지니 큰일이에요. 오늘 새벽에도 한보따리 샀는데 ... ^^;; 이 책은 우선 찜(!)합니다.

순오기 2007-12-07 01:59   좋아요 0 | URL
지역도서관 이용하세요. 어떻게 다 사서 보겠어요! ^^ 만약 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면 신청을 하면 구입해주던걸요~~~ 용이랑슬이랑 도서관에 많이 다니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죠! ^^

bookJourney 2007-12-0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하지요 ... 제 책(저 혼자 보는 책)은 웬만하면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이상하게 아이들 책은 사고 싶어지니 말이에요. ^^

순오기 2007-12-08 00:32   좋아요 0 | URL
저도 웬만하면 다 사요~ 꽂을데가 없어서 이웃들한테 빌려줘야만 한답니다.
아이들 책 물론 사면 보고 또 보고 완전히 본전 빼지요!^^
ㅎㅎ빌려다 보고 좋으면 주문하게 되더라고요. 애들 옷을 이웃에서 갖다 입혀도, 학원은 안 보내도 책값은 아까운 줄 모르고 질러대는걸요 저도!

이문영 2007-12-17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써서 보답하겠습니다...^^;;

순오기 2007-12-17 03:26   좋아요 0 | URL
야호~~ 이 글을 쓴 작가 이문영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렇게 깜찍한 발상으로 생명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은 흔치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숨기고 싶어하지만, 작가는 감추거나 꾸미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어쩌면 다 알고 있는 어른은 민망하겠지만, 아이들 수준에 요렇게 딱 맞추어 그려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도 이제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면서 책 속의 엄마 아빠는 엉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는 그것도 모르냐면서 자기들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한다. 후훗, 요즘 애들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요즘은 개방적인 성교육 때문에 유치원만 다녀도, 아기가 어떻게 해서 태어나는지 모르는 아이가 별로 없다. 난자, 정자라는 용어는 거침없이 쓰지만, 엄마 아빠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지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  이 책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아이들의 리얼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동화를 읽어주는 엄마들은 요 장면을 읽어주고 보여주기가 민망하다 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의 눈높이로 보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얼굴 붉힐 장면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그래서 난, 아주 뻔뻔스럽게 열심히 사랑하는 엄마 아빠 그림을 보여주고 읽어주면서 외친다.

"요렇게 신나고 재미있게 사랑을 해서 일등한 아기씨가, 바로 여러분이 된 거에요!"



그림이 민망한가요? 그래도 애들이 그린듯한 그림이라 좀 낫지 않나요? ㅎㅎ 이 책을 읽고 정말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해서 아기를 낳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아이도 있더라고요! 그것도 초등 1,2학년 아이들인데... 그러니 이 그림 때문에 굳이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을 듯해요.

자, 엄마 아빠가 어떤 엉뚱한 말로 웃겼는지 아이들과 헤아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여자 아기는 설탕에 양념에 온갖 향기로운 것을 넣어서 만들고, 남자 아기는 달팽이와 강아지 꼬리를 넣어서 만든단다. 또 아기를 붕어빵 굽듯이 구어낼 수도 있고, 돌밑에서 나올때도 있단다. 씨앗을 화분에 심고 물을 주면 쑥쑥 자라기도 하고, 튜브에서 짜내거나 엄마가 소파에 알을 낳았는데 그 알이~ 뻥 터지더니 너희들이 나왔어. 라고 마무리 짓는다.

하하하~~ 정말 엉뚱한 발상이지만 이중에 몇가지는 맞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 살펴보자. '내멋대로 공주'도 쓰고 그린 배빗 콜은, 이 책에서도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그림으로 우리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야호~ 난 일등해서 태어났대요!" 어린이가 자기 출생에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


댓글(2) 먼댓글(1)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성교육 걸음마 책이예요
    from 파피루스 2007-12-15 09:46 
    정자라는 꼬마의 여행을 통해 아기가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는지 설명해 줍니다. 아주 깜찍하고 귀여운 발상이죠. 알록달록 예쁜 꼬마들이 출렁이는 파도에 밀려 여행을 시작합니다. 떠나기 싫은 녀석, 겁을 내는 녀석도 있지만 용감하고 모험심 강한 꼬마가 제일 앞장섭니다. 터널 끝에 나타난 동굴 속으로 떨어져 엄마의 아기 씨인 동글이를 만나 같이 놀다가 쏘옥~~~~ 들어갑니다. 한몸이 된 꼬마와 동글이는 또 여행을 떠나 크기도 적당하고 알맞게 따뜻한 집을 발견해
 
 
프레이야 2007-11-25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그림책 보면 대책없이 유쾌발랄해져요.

순오기 2007-11-26 08:29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재미있지요. 배빗콜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암행어사 호랑이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2
김향수 글, 함현주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 2편이다. 1편인 '하얀 눈썹 호랑이'가 붉은색 표지에 해학적인 호랑이 이야기로 가로가 긴 책이었다면, 2편은 표지부터 속지까지 황금색이 주조를 이루며 1편보다 가로가 좀 짧은 책이다. 이야기는 1편과 같이 입말로 쓰여 있어 줄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민화속의 우리 호랑이가 바람무늬 구름무늬로 못된 사람이나 짐승을 혼쭐내며 암행어사 노릇을 한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를 혼내줄 때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암행어사로 변신하고 그에 맞서는 구미호도 만만치 않아. 아뿔싸~ 저걸 어쩌나! 우리의 암행어사 호랑이가 구미호의 비녀에 옆구리가 찔렸다네~~ 허허, 제아무리 암행어사 호랑이도 아픈 몸을 어쩌지 못해 밤새도록 울었다니 누가 도와줄꼬?

고갯길 터벅터벅 걸어오던 나그네, 호랑이에 놀라 혼비백산 달아나다 되돌아와 젖먹던 힘까지 다해 호랑이 옆구리의 비녀를 뽑아 주었네 그려~~~ 이제는 이야기 구조상 암행어사 호랑이가 은혜 갚을 차례겠지? ^^

황금색 속지가 환상적인 보라색으로 바뀌고 몽실몽실 풍겨오는 꽃내음같은 가야금 소리 따라 호랑이가 어딘가로 찾아들어가네~ 오호, 군청색 바탕에 요기 조기 숨어있는 여우머리와 꼬리가 아홉달린 여우까지 보이니 뭔, 일이다냐? 어린 독자들의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나는구나!

다시 황금색 바탕에 춤추는 여인네에 둘러싸인 저 양반은 누구다냐? 어허~ 아까 낮에 만난 그 나그네가 아니더나? 모든 상황 파악한 암행어사 호랑이님, 드디어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되었구나! 자~ 우리의 암행어사 호랑이 꼬리 아홉 달린 여우를 어떻게 물리칠까? 기대하시라, 짜짠~~~

자아,  여우를 물리치고 나그네를 구한 암행어사 호랑이님, 드디어 은혜를 갚았으니 그 얼마나 후련할까! 은혜를 베풀었던 나그네가 이번엔 호랑이의 은혜를 입어 목숨도 건지고 대궐 같은 집에서 잘 살았다지 아마~~~^^

암행어사 호랑이를 읽으며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숨어 있는 동물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아이와 같이 동물 이름 알아맞추기 내기도 해보자.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 황금색 호랑이와 황금색 속지 그림이지만,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등장할 때는 바탕색이 보랏빛 청색으로 바뀐다는 것, 대궐 같은 집 정원과 연못에는 누가 놀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보너스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10-2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 눈썹 호랑이가 궁금했는데 교보문고에 가서 보니 랩핑해 놓았더라구요.
아무래도 사서 보아야겠죠. ^^ 이 책도 담아놔야겠습니다~

순오기 2008-02-14 09:33   좋아요 0 | URL
저는 하얀눈썹 호랑이가 더 재미있었는데, 우리 옆집 다섯살 꼬마는 요 책이 재밌다고 내 책을 안 돌려주네용! ㅎㅎ
 
놀이터의 왕 - 바람직한 친구 관계 만들기 인성교육 보물창고 3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놀라 랭그너 멀론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놀이터에 다니다가, 엄마와 떨어져서 혼자 놀이터에 가는 나이가 몇살이나 될까요? 아이를 키운지가 하도 오래라 잠시 헤아려 봅니다. 아마 네 살이나 다섯 살쯤 되겠지요? 

처음에는 또래들과 어울리거나 저보다 조금 위인 이웃아이를 따라 내 보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엄마를 떠나 또래나 형들과 어울리는 걸 배우고, 이름하여 사회성이 형성되는 기회가 되겠지요. 집에서 하던 것처럼 무엇이든 혼자 독점하려는 아이도 있을테고, 차례를 기다리거나 양보하지 않아서 울기도 하겠지요. 그러면서 양보도 배우고, 자기 뜻대로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자~ 이 책, '놀이터의 왕'은 그런 사회성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혼자 독점하려는 새미나, 그런 독재자가 무서워 아무말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케빈이 당신의 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약값을 물어줘도 좋으니, 차라리 맞고 오는 것보다 때리고 오는 게 낫다" 고 생각하십니까? ㅎㅎ

다행히 케빈의 엄마는 바쁜가 봅니다. 여기선 아빠가 역할을 하는데, '왜 만날 아빠가 집에 계시지?'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보는 제게 스스로 답을 합니다. '실업자인지, 교대근무인지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자녀의 교육에 아빠가 한 몫을 한다는 걸 말하는거지!' ㅎㅎ

배트맨 팬티와 스파이더맨 티셔츠를 차려 입고 당당하게 놀이터로 나간 케빈은 오늘도 그냥 돌아옵니다. 타고 싶었던 미끄럼이나 그네도 타지 못하고 물론 정글짐에도 올라가지 못합니다. 놀이터의 독재자 새미가 꽁꽁 묶어버리거나 구덩이에 파묻어 버린다고 위협하기 때문이죠. '이런 못된 녀석!' 놀이터가 제것이나 되는 양 으름장을 놓는 이 녀석, 곁에 있으면 꼴밤이라도 한대 꽁 쥐어박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열내거나 큰소리 치지 않고 가만히 물어봅니다.

"그때 넌, 어떻게 할 거니? 가만히 있을거야?"

케빈은 자기가 겪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저항해야 한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케빈은 배트맨 팬티와 스파이더맨 티셔츠를 찾아 입고 용기 백배해서 놀이터로 나갑니다. 아주 당당하게~ 이제 놀이터의 독재자가 두렵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은 해답처럼, 새미가 뭐라해도 당당하게 대꾸합니다. 이제 독재자를 겁내던 모습은 없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봐. 네 말처럼 해보라고!"

독재자도 겁쟁이도 이젠 친구가 되어 함께 모래성을 쌓으며 재미있게 놉니다. 함께 하려면, 이렇게 당당하게 저항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또 독재자는 양보하는 것을 배우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면서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을 익히게 되겠지요?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지켜보는 것, 그것이 부모와 어른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보물창고의 인성교육 시리즈는 유아와 유치원생, 초등저학년까지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아이와 부모가 맞딱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도 배우고 함께 커나가는 발판이 되는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우리에겐,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이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캐릭터가 없나 생각해봅니다. '로보트태권브이'라면 대체 캐릭터가 될까요? ㅎㅎ


댓글(2) 먼댓글(1)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비로그인 2007-09-03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트맨이나 스파이던맨과 로보트 태권브이는 약간 성격이 다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용기를 불어 넣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군요.ㅎㅎ
부모와 아이의 소통에 도움을 주는 책인것 같네요. 맛나는 글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순오기 2007-09-04 09: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로보트 태권브이는 좀 그렇죠? ㅎㅎ
근데 딱히 떠오르는 우리 캐릭터가~~~ '아 우리 자랄 때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가 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