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돼지 시카 -신나는 놀이] 서평단 알림
아기 돼지 시카 - 신나는 놀이 꼬마 사파리 3
율리아 부오리 글.그림, 이정현.이지영 옮김 / 사파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큰딸이 스무 살이나 된 내게 이런 책은 얼마만인지 감회가 새로웠다. ^^ 돼지책이라기에 덥석 신청했는데 낚.였.다~~~ 잘 뒀다가 우리 애들이 아기를 낳으면 유용하게 쓰일려나~~ㅋㅋㅋ

이 책은 낱말로 말하다가 문장을 구사하기 시작하는 돌 지난 2~3세 아이들에 좋겠다. 놀이를 통해 바르고 예쁜 표현을 배워 나갈 수 있고, 얼마든지 응용을 할 수 있기에 창의력도 생기고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수다스런 엄마가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는다니까 요 또래 엄마들은 입이 아플 정도로 이야기를 나누는 수고를 사양하지 마세요. 이 책에 나오는  놀이 그림은 열 개이지만, 표지 앞뒤 또 다른 그림은 서비스고 보너스인 듯.^^

"시카가 그림을 그려요. 소는 자전거를 타요. 당나귀는 나무와 꽃을 가꿔요. 오소리는 발레를 해요. 시카가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해요. 시카가 책을 읽어요. 오소리와 펭귄이 사진을 찍어요. 시카가 말을 타요. 당나귀가 스키를 타요. 시카는 장난감 자동차를 모아요. 오소리가 첼로를 연주해요."  

이 문장의 응용으로 나오는 동물을 아이가 아는 다른 동물로 바꾸거나 친구와 가족을 대체해도 좋겠다. 또한 놀이를 바꿔서 아이의 행동반경을 가지고 만들어 볼 수도 있고, 그 날 보았던 것들을 대체해봐도 아이의 언어능력이 향상될 것 같다. 어떤 형태든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놀이책이다.

아이들이 보기에 안전하도록 하드지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센스는 기본이고, 그림이 있는 바탕은 흰색이지만 문장이 나오는 바탕은 하늘, 노랑, 분홍, 연두, 주홍, 갈색을 눈이 피곤하지 않을 파스텔 톤이라 배려심이 느껴진다. 그래서 아이들이 단박에 확 빨려들기 어려울지 몰라도 질리지 않아 꾸준히 사랑받을 만하다 생각된다.

등장한 동물들도 아기 돼지 시카의 친구들인 소, 당나귀, 오소리, 펭귄이 등장한다. 쉽게 접할 수는 없지만 그림책으로 익히고 동물원 나들이에서 만난다면 환호하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얘네들 생김새가 실사가 아닌 화가의 자유로운 그림이라 실물과 좀 다른 녀석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돼지와 당나귀는 큰 차이가 없고, 소의 코도 돼지코나 당나귀 코와 똑같다.그림으로 확인해 보세요.^^어느 쪽이 돼지이고 당나귀일까요?



소의 코는 위쪽이 둥그러니까 돼지랑 당나귀와 구별이 되죠. 귀염둥이 오소리는 발레를 해요.^^


화가가 동물을 한결같은 눈으로 보았을까? 유아들이 시카처럼 책과 친해지면 캐릭터와도 친숙해지겠지.동물들이 혼자 나오거나 친구들과 같이 와서 어울림을 배울 수도 있겠다.



아이들이 여기에 나오는 놀이를 보면 자기도 하겠다고 한바탕 법석을 떨 것 같다. 물감으로 그림 그리기, 자전거 타기, 꽃에 물주기, 발레하기, 책읽기, 수영하기, 사진찍기, 말타기, 스키타기, 자동차 갖고 놀기, 첼로 연주까지.... 음, 첼로는 접하기가 어려울테니 장난감 기타로 대신할까? 놀이나 언어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상상력과 창의력은 놀이에도 필요할 듯하다. 이 책은 세 권의 세트 도서로 1권은 알록달록 색깔, 2권은 싫은 느낌 좋은 느낌이고, 3권이 신나는 놀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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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8-2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림도 귀여운걸요.^^
정말 말과 놀이 배우는 아이들에게 괜찮을 것 같군요.^^

순오기 2008-08-22 08:19   좋아요 0 | URL
그림이 귀엽죠~~ 유아에게 좋을 책!!ㅋㅋ

네꼬 2008-08-22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이 책 되게 귀엽네. 저 찜했어요. (유아도 아닌 주제에... ㅠㅠ)

순오기 2008-08-23 08:14   좋아요 0 | URL
하하~ 네꼬님이 엄마 되면 아가에게 보여주고 읽어주고 함께 놀아줄 책으로 좋겠죠!^^

bookJourney 2008-08-2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돼지 옆에 있는 게 당나귀였어요? 저는 멧돼지인 줄 알았다는 ... =33=33

순오기 2008-08-23 08:14   좋아요 0 | URL
돼지나 당나귀나 생김새가 비슷하죠~ 멧돼지인줄 알았다고요?ㅎㅎㅎ

감은빛 2008-08-22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우리 아이가 보면 좋아하겠네요. 하지만 집에 그림책이 너무 많아요. 엄마 아빠 책도 많은데, 책을 꽂을 자리가 모자라서 책 사기가 망설여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순오기 2008-08-23 08:15   좋아요 0 | URL
하하~ 엄마 아빠 책이 아기 책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 날이 다가오는게 보입니다 보여~~~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2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소리가 사진 찍는 그림 정말 귀여워요.근데 동물의 왕국에서 보면 오소리가 늑대나 곰한테도 달려들던데요.

순오기 2008-08-26 01:20   좋아요 0 | URL
저렇게 귀여운 오소리가 겁대가리(?)는 없군요~ㅎㅎㅎ 아니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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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 직녀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6
이미애 글, 유애로 그림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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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라도 칠월 칠석날이면 기억해서 다시 보는 책이다. 물론 학교 아이들에게도 읽어준다. 그래야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 번 만나는 칠석날을 기억이라도 할 거 아닌가. 그런데 오늘은 비도 안 오네~ 견우랑 직녀가 만나서 기쁨의 눈물과 다시 헤어짐의 눈물로 홍수가 난다는 전설은 어찌 된거야? ㅎㅎ

여러 출판사의 그림책이 있지만, 단연 보림의 '견우직녀'를 으뜸으로 추천한다. 옛이야기 같지 않은 환상적인 유애로의 그림이 어린이 눈길을 붙잡아 들인다. 점묘법으로 그려서 입체감도 살고 색감도 좋다. 슬픈 내용이면 보라와 파란색의 바탕이 주조를 이루고, 둘이 만나 사랑을 키우는 장면에선 밝고 밝은 색감이 절로 핑크 무드가 된다. 베를 짜는 직녀가 손수 짠 옷감으로 지은 혼례복은 정말 예쁘다.



사랑은 한때런가~~ 직무유기에 빠진 청춘남녀 때문에 하늘 나라에 일났다. 견우가 논밭을 갈지 않아  백성들은 배불리 먹지 못하고, 직녀가 옷감을 짜지 않아 백성들은 제대로 입지 못했다. 화가 난 옥황상제의 목소리 밭이랑이 쩌렁쩌렁, 베틀이 덜컹덜컹 흔들렸다. 견우와 직녀는 깜짝 놀라 일손을 잡았지만, 아뿔싸~너무 오래 놀아서 밭가는 법과 베짜는 법을 잊어버렸다.ㅜㅜ 옥황상제는 견우를 동쪽 끝으로 직녀를 서쪽 끝으로 가서 살다가, 일년에 단 하루 일곱째 달의 일곱째 날에 은하수 강가에서 만나라는 벌을 내렸다. 아~ 이들의 사랑을 어쩌리요!





땅 위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수군수군 속닥속닥~ 옳지 옳지 까마귀와 까치가 다리를 놓아주자! 까마귀와 까치는 모두 날아올라 머리와 꽁지깃을 이어 은하수 위로 다리를 놓았다. 이후는 우리가 아는대로지만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벗겨졌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요즘 국방부의 '불온서적' 영향으로 내 정신세계는 그냥 옛날이야기로 읽히는 게 아니라, 문병란 시에 곡을 붙여 김원중이 부른 '직녀에게' 버전으로 이해된다. 우리 민족이 서로 만나야만 될 견우와 직녀로~ 이 정부는 노둣돌은 커녕 그동안의 통일을 위한 노력도 부정하는 정부가 아닌가! 우리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늘, 칠월 칠석날인데도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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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2008-08-0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오늘 느즈막히 집에 돌아왔더니 선물이♬ ^-^ 감사합니다. 세세한 이야기들은 다음에-

순오기 2008-08-08 03:27   좋아요 0 | URL
어므낫~ 이제야 도착했군요. 즐독하시기를...
제가 받은 책도 잘 읽을게요~ 감사 ^^

bookJourney 2008-08-08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은 칠월칠석 이야기도 책으로 읽지 않으면 알 수가 없지요 ... 이 그림책, 저희 둘째 아이가 보면 "공주 옷이다"라며 좋아할 것 같아요. ^^
'직녀에게'는 오랫동안 못 들었어요. 이 참에 챙겨서 들어볼까요? ㅋㅋ

순오기 2008-08-08 20:49   좋아요 0 | URL
ㅎㅎ 공주옷이 정말 멋져요~ 서양의 드레스보다 우리 공주옷도 떨어지지 않지요.^^
직녀에게 6.10 촛불집회때 광주 금남로에서 피날레곡으로 김원중씨가 불렀어요. 언제나처럼 머리끝이 쭈뼛하는 전율이었어요~~~
 
아르키메데스의 목욕 풀빛 그림 아이 16
파멜라 엘렌 지음, 엄혜숙 옮김 / 풀빛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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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아이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는 물놀이지요. 우리 애들도 목욕탕이나 마당에서 고무통에 물을 받아 놓고 들락거리며 여름을 보냈으니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놀이를 통해 '부력'의 과학원리도 배우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아르키메데스와 '유레카'를 아는 뿌듯함은 아이를 으쓱하게 하지요. 물놀이를 겸한 실험도 하고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된 것처럼, "알았다 알았어, 유레카!'라고 소리친 기억이 과학하는 아이로 이끌어 줄지도 모르지요.^^

왜 목욕탕의 물이 넘치지? 과학은 단순한 궁금증과 호기심에서 시작하지요~ 위대한 과학자도 그렇게 시작했다면, 우리 아이도 충분히 과학 꿈나무가 될 수 있겠죠? ^^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할 때마다 넘치는 물을 닦아 내는게 귀찮았나 봐요. 동물들을 한 마리씩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요. 도대체 누구 때문에 물이 넘치는지 알아야 했거든요. 캥거루, 염소, 웜바트를 못 들어오게 하고 혼자만 들어가도 역시 물이 넘쳤어요. 아이들은 아르케메데스의 이런 실험을 멍청(?)하다고 하면서 자신들은 이미 알고 있는 듯 뻐기더군요. 하지만, 물에 들어가기 전후의 물 높이가 달라 물이 넘친 만큼 줄어든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 알았다 알았어!"

소리친 아르키메데스의 기쁨에 다들 동참하지요. 마치 자기들이 발견하고 깨달은 것처럼 '유레카'를 외쳐댔어요.^^ 이번 여름은 '유레카'를 외쳐대며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들어갔다 나왔다, 물건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부력을 실험하는 것도 과학 꿈나무를 키우는 일이겠죠.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아르키메데스의 투실투실한 엉덩이를 보는 것도 아주 즐거워했어요ㅎㅎ

초등생들은 자기 경험에서 '유레카'라고 외칠만한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는 글쓰기도 좋은 독후활동이 되었어요. 유레카라는 말을 배웠으니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꼭  '유레카'라고 소리치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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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7-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희 아이에게도 이 책을 보여주어야겠군요. (으, 보관함이 터질 것 같아요. ^^;)
책을 읽고 유레카라고 외칠 만한 일이 있었는지도 써보라고 하고요. (저, 따라하기 대장이죠? ^^)

순오기 2008-07-20 21:01   좋아요 0 | URL
후후~ 전 용이가 봤을줄 알았는데 아직 안 봤군요.
유레카~~ 용이는 과학실험하면서 자주 써 먹을 거 같은데요.^^
저도 남들이 하는거 좋으면 따라해요~ㅎㅎㅎ
 
돌려 줘, 내 모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2
우메다 슌사쿠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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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름이나 신체적인 조건을 들어 놀려먹는 걸 즐긴다. 악동들의 놀려먹기가 잘 드러난 작품에서 뭉클한 사랑을 발견한다. 그림도 마치 아이들이 그려댄 것처럼 만만해보인다. 목탄에 수채 그림이라 따뜻한 느낌이다. 할머니의 뜨거운 사랑에 가슴이 뭉클 파도가 출렁인다.

머리에 동전만한 구멍이 있어 동무들에게 놀림당하는 나는, 머리에 흉터를 만든 게 할머니라서 슬퍼하실까 봐 흉터로 놀림 받았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돋보기를 쓰고 모자를 떠 주셨다. 하지만 다음날 녀석들은 또 모자를 벗겨 던지며 놀려댔다. 모자를 쓴다고 빵구가 가려지냐며... 나쁜 녀석들, 씩씩거리며 집에 돌아와 할머니 앞에 모자를 팽개치며 하지 말았어야 할 모진 말을 뱉는다.
"다 할머니 때문이야! 내 머리에 난 흉터, 다 할머니 때문이라고! 이런거 필요 없어!"



그날 밤, 어쩌다 내 머리에 흉터가 생겼는지 아빠한테 들었다. 갓난 아기때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다 갑자기 달려든 오토바이를 피해 유모차를 밀어내고 할머니는 오토바이에 치었다. 그래서 아기는 머리에 상처만 나고 탈이 없었지만, 할머니는 한쪽 눈을 못 쓰게 되었다는 것을... 아빠는, 네 상처는 할머니의 사랑과 용기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날 밤, 베개를 들고 할머니 방 앞에서 녀석은 사랑을 고백한다. ^^
"할머니...... 나, 할머니랑 같이 자도 돼요?" 

이제는 동무들이 놀려도 울거나 할머니에게 화내지 않는다. 녀석들이 은행나무 위로 던진 모자를 돌려 받기 위해 싸움을 한다. 아무리 걷어차이고 나뒹굴어도 요지 녀석의 손을 놓지 않고, 기어이 항복을 받아낸다. 하지만, 요지는 나무에 오를 줄 모른다고 울어버린다. 할머니의 사랑을 확신한 녀석은 나무에 올라 모자를 내려 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둘러섰던 아이들의 도움으로 나무에 오른다.



모자를 찾아 쓴 녀석은 씨익~ 웃음을 짓고... 다리가 후둘거려 내려올 수 없는 녀석을 위해 동무들은 사다리를 찾아 온다. 놀려대고 싸우던 녀석들이 화해하고 서로 돕는 모습에 빙그레 미소가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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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주렁주렁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9
아놀드 로벨 지음, 애니타 로벨 그림, 엄혜숙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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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다. 아놀드 로벨과 애니타 로벨 부부의 공동작품이다. 게으른 남편에게 잔소리하고 투덜대기보단 멋진 반전을 시도하는 지혜로운 아내가 사랑스럽다. 진즉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남편에게 보여주었을 텐데 아깝다!ㅜㅜ

살림을 시작한 신혼엔 남편의 손길이 필요한 일이 많다. 못을 박거나 가구배치를 바꾸는 것 등. 하지만 남편은 저녁에 부탁하면 내일 아침에, 아침에는 저녁에 와서...라는 말로 번번히 미뤘다. 한두 주 기다려도 진척되지 않으니 성미 급한 내가 혼자 해낼 수밖에... 그것이 습관 되었는지 그 후 이사를 해도 남편은 딸랑 오디오 하나 꾸리고 풀어 놓은 것 밖엔 한 일이 없었다. 어쩌다 한 번 도와줘도 도자기를 깨뜨리거나 못을 박으며 벽에 수없이 망치 자국을 내니까... 아예 시키지도 않고 혼자 척척 해내는 무서운 만능 아줌마가 되었다. 남편의 게으름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아, 내게도 저런 지혜가 필요했는데...OTL

그림책으론 판형이 작지만 아기자기한 열두 마리 돼지를 마치 한폭의 액자처럼 담아낸 솜씨가 일품이다. 알콩달콩한 분위기가 아닌데도 그런 분위기로 감지되는게 그림 때문인 것 같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둘이 같이 하면 된다고 12마리 돼지를 사들인 남편은, 다음날 아침부터 게으름만 피운다. 아예 침대에 처박혀 나올 생각도 안 한다. 이런 남편에게 잔소리를 퍼붓지 않는 것만 봐도 아내의 인내심은 대단하다. 그저 "우리 남편은 너무 게을러!" 한마디 뿐이라니!!



날마다 한가지씩 핑계를 대며 게으름을 부려도, 그 남편을 침대에서 끌어내기 위해 아내는 남편의 말을 실행해 보인다. 돼지들이 마당에 꽃처럼 피어나게도 하고,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게도 한다.



이렇게 해도 끄떡않는 남편에게 보통의 아내라면 속이 부글부글 끓을 일인데...그녀는 하늘에서 돼지가 비처럼 내리게 한다. 남편은 다음 날도 "돼지들이 봄눈처럼 싹 사라지면 좋겠어."라고 하고... 남편의 말을 다 실행하는 아내는 정말 돼지들이 봄눈처럼 싹 사라지게 했다. 어떻게? ㅎㅎㅎ

아침에 눈을 뜬 남편, 돼지들이 보이지 않자 아내를 불렀다. 그러나 아내는 가르쳐주지 않고, 남편에게 배운대로 도와주는 조건을 말한다. 뭐라고? 멋진 반전을 위한 답은 책 속에 있다. ^^ 어린 독자들은 아내의 지혜로움보다 돼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모습에 더 열광하지만, 엄마들은 아내의 지혜로움에 주목하게 된다. 왜? 내심 남편에게 써먹어야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ㅋㅋㅋ 비로소, 침대에서 나온 남편은 약속을 지켰고 12마리 돼지와 같이 알콩달콩 잘 살았더라나 뭐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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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6-2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로운 아내가 어떻게 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

순오기 2008-06-30 16:45   좋아요 0 | URL
호호~ 살짝 가르쳐 드릴까요? ^^

도넛공주 2008-06-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심오한데요?아이들 책이 이리도 심오하다니.

순오기 2008-06-30 16:45   좋아요 0 | URL
ㅋㅋ 사실 아이들 동화지만 매니아는 주로 엄마들이겠죠? ^^
음, 역시 지혜로운 아내가 돼야 하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