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기 추억 속 풍경에는 항상 꽃이 있다.
유난히 꽃을 사랑했던 친정엄마는 밭농사로 바쁜 와중에도 꽃을 가꾸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엄마는 마실 갔다가도 우리집에 없는 꽃이 있으면 한뿌리 얻어오기를 마다하지 않으셨고,
덕분에 우리집으로 들어서는 좁은 길목부터 갖가지 꽃이 만발했었다.
그런 이유로 도시에 사는 지금도, 어디 가서 꽃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한다.
더구나 그 꽃이 내 추억 속에 자리한 꽃이라면 더욱 더...
오늘은 특별히 우리집의 대표꽃이었던 나리꽃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다행히도 유년기 추억 속의 그 나리꽃을 화분으로 키우고 있어 해마다 기쁨을 맛본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바로 이 참나리가 우리집 앞마당과 언덕의 화단에 즐비하게 피어났었고,
여름내 장관을 이룬 모습에 반한 이웃들은 알뿌리를 하나씩 얻어가기도 했다.
나리꽃은 보통 꽃이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땅을 보면 땅나리, 앞을 보면 중나리, 하늘을 향해 피어나면 하늘말나리로 구분한다.
아래 사진은 땅을 보고 피었으니까 땅나리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604467.jpg)
오늘 페이퍼는 하늘말나리가 주인공인데, 무등산에 핀 하늘말나리를 잠시 감상하시라. ^^
땅나리인 참나리만 보고 자란 내가 하늘말나리를 알게 된 건,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만나고 나서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90/78/cover150/8957981055_1.jpg)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엄마가 돌아가신 후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바우가, 엄마의 무덤 앞에서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말하는 장면에서 하늘말나리가 나온다.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말나리에요. 진홍빛 하늘말나리는 꽃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빙 둘러 난 잎도 참 예뻐요. 다른 나리꽃 종류들은 꽃은 화려하지만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서 핀대요. 어쩐지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모양 같아요.(168쪽)
엄마, 하늘말나리는 소희 누나 같아요. 주변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알차게 자기 자신을 꾸려 나가는 소희 누나 같은 꽃이에요.(169쪽)
그래요. 누날 보면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 줄 아는 사람 같아요. 제가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듯 누나는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나 봐요. 자신이 밉거나 싫거나, 믿음이 없으면 그러기 힘들겠죠? 엄마, 이제 하늘말나리꽃이 제대로 그려진 것 같아요.
하늘말나리, 소희 누나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171쪽)
![](http://image.aladin.co.kr/product/19/32/coveroff/8957981020_1.jpg)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양장본, 반양장본, 문고본까지 3종이 있는데,
바로 작품 속에 묘사된, 소희를 상징하는 삽화와 <하늘말나리>꽃이다.
2007년에 이미 30만부를 발행한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초등 6학년 2학기 읽기에 '소희의 일기장'이란 제목으로 실려 수많은 독자들과 만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달밭마을을 떠나 작은아버지댁으로 간 소희는 잘 살고 있을까? 독자들은 너무 일찍 철들어 안타까운 소희의 다음 이야기가 오랫동안 궁금했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작가님도 철들어 버린 소희를 그대로 두기엔 안쓰러웠는지, 독자의 요청에 의해 중학교 2학년 된 소희의 다음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시험성적을 걱정하고 친구와 쇼핑하고, 남친과 놀이동산에 가는 소희, 또래들과 어울리는 소희의 일상이 알콩달콩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엄마의 재혼가정에 한 가족으로 살게 된 소희. 엄마와 소희 사이에 더 다가설 수 없는 벽은, 여늬 모녀들처럼 한바탕 소리치고 싸우면 없어지려나... 같은 엄마지만 존재도 모르던 동생들과의 한 식구 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한없이 좋아 봬는 새아빠 키다리 아저씨는 또 어떤 분인지도 궁금하고...
대한민국 영화제 아마추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던 작가는 디졸브, 플레시백, 페이드아웃, 오버랩, 클리셰... 등의 영화 용어를 챕터 제목으로 소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 표지그림은 이금이 작가의 따님인 누리양이 그렸다. 엄마는 글쓰고 딸은 그림 그리고 환상적인 조합이다.^^
청소년 문학은 위로와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소희와 독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소희의 방>을 기대해도 좋겠다. 8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36회에 걸쳐 푸른책들 카페에 연재됐던 소희의 다음 이야기를 빠짐없이 읽고 댓글을 남겼다. 눈물을 흘려야 좋은 책이라고 평가하는 순오기를 두번이나 울린 <소희의 방>, 이금이 작가의 팬들은 기대하시라!!^^
<소희>연재를 보시려면 여기로 http://cafe.naver.com/prbm.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723 )
11월 22일 출간 예정인 <소희의 방>은 11월 5일부터 2주간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
<작가의 말>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아이, 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