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김유진
사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먹고 사는 방법은 다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4시 30분’은 오늘을 조금 특별하게 살고,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내자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 자신을 관리해서 성장시키고, 불필요한 인간관계나 애플리케이션 같은 것을 삭제하는 등 자신이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는 삶을 가져야만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다만 그것은 꼭 ‘새벽 4시 30분’이 아니어도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삶을 변화시키면 된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살짝 내 마음이 꼬이기 시작하는 시점이 있다. 그 꼬임이 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인지, 아님 나의 모자람에서 오는 자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단순하게 내가 원하는 것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래서 이제는 시간 관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난 자신을 관리한다. 이를 위해 매일 조금씩, 천천히, 하나씩 성장하는 데 집중했다. 습관이 기회를 만든다.-p126~127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이주윤
이주윤 작가의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은 쉽게 쓰인 한글 맞춤법 교재같다. 평소 우리가 자주 쓰지만 혼동되는 단어 2개를 대조해가며, 둘 중에 어느 것이 맞는가를 약간 웃긴 상황에 맞춰 예문과 그림을 통해 설명해 놓았다. 예시된 것들 중 내가 여지껏 한 번도 의식하지 못한 채 틀리게 쓴 글자도 있었다. 이주윤 작가 덕분에 틀리게 썼던 글자를 요즘 고쳐 쓰는 중인데 여간 어색한게 아니다. 예를들어 ‘하구요’가 아니라 ‘하고요’가 맞고, ‘할께’가 아닌 ‘할게’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하구요’는 서울 사투리라고 한다. 이 책의 끝에는 ‘우리가 가장 자주 틀리는 맞춤법 360개’ 가 실려 있는 데 유익하다.
그런데 글을 쓰실 때 조심하셔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되도록 맞춤법을 지키셔야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실 수도 있지만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자들은 맞춤법 틀리는 남자를 진짜, 정말, 진심으로 싫어합니다. 여러분의 애인이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는 맞춤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당신의 자존심을 지켜 주기 위해서였다는 사실, 모르셨죠?
-들어가는 말
남자들도 맞춤법 틀리는 여자를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돈의 속성》--최상위 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모든 것--김승호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구립도서관에 이 책이 6권이나 구비되어 있고, 6권 모두 예약이 걸려있을까? 그것도 예약 최대 인원인 5명씩이나 말이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나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이 다 그렇듯이 이 책도 그냥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것을 나열해 놓았을 뿐, 특별한 건 없다.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투자하고, 남의 말을 듣지 말고 내 주관대로 움직이라는 것, 신용카드를 없애고, 분산투자를 하고, 소비를 줄이라고 한다. 신에게 부자가 되도록 기도하지 말고(그 분을 괴롭히지 말라고 한다), 스스로 일어서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책이 다 그렇듯 자신의 부를 은근히 자랑한다. 이 책으로 돈의 속성을 새롭게 알기는 어렵다. 우리 모두 이 정도는 알고 있다. 다만 더 내밀하고 특별한 것을 알기 위해 이런 책을 읽는데 역시나 그건 저자만이 알고 있는 비법이고, 우리에게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 책의 마지막에 비법이 있는 듯도 하다.
돈을 모으는 네 가지 습관-
첬째,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켜라.
둘째,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를 잘 정리한다.
셋째, 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을 마셔라.
넷째,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라.-279~280
제목은 '돈을 모으는 네 가지 습관‘이라 쓰고,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이 사소한 습관이 돈을 부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습관을 가진 사람에겐 한번 돈이 들어오면 절대 줄지 않는다.-p381
부자가 되고 싶은 분은 위의 네가지 방법을 실천해보시기 바란다.
특별할 것 없는 이 책을 그럼 나는 왜 읽었을까?
당연히 부자가 되고 싶어서이다.
내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 당장 해야할 일;
첫째, 헬스장에 6개월 등록해 놓고 운동을 가지 않는 버릇을 고친다.
둘째, 알라딘에서 산 책을 쌓아만 놓고, 읽지 않는 버릇을 고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이 책은 집에서 잠자고 있는 책인데, 당연히 글 좀 잘 써 보고자 집어 들었다. 저자가 워낙 방송 매체에 출연을 많이 했기에 그의 글을 읽는데, 계속 그가 말하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이 책은 유시민의 구수한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의 달변같은 글은 잘 읽히고, 글쓰기에 대해서도 유용한 것들이 많다. 어쨌거나 글쓰기의 기본은 많이 읽고, 많이 써보라는 것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그 장르가 어떠하든,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타인과 교감하는 것이다. -p53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말로든 글로든, 타인과 소통하고 싶으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바람직하다. -p65
태어나면서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누구든, 처음에는 민망한 문장을 붙들고 씨름해야 한다. 당장 그만두고 싶은 심정을 이겨내야 한다. -p84
이 책에는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이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이 실려 있다. 저자가 주제에 맞게 잘 쓰인 글의 예시로 단순하게 인용한 것이다. ‘백신’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전우용 선생의 안목이 너무 놀랍다. 이 칼럼에 대해 검색해보니 2014년, 11월 3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글이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는? 답은 두창(천연두)균이다. 지구 상에 인류가 출현한 이래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었고,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간은 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이제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수치로까지 줄어들었지만, 아직 유효한 백신을 만들지 못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살상력 이상으로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어나서 1년 안에 열 차례 정도 백신을 맞고 자라온 현대인들에게 ‘백신 없음’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방탄복도 입지 못한 채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포 그 자체다.
-P75~76
2014년에 쓰여진 글에 나오는 ‘백신 없음’이라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고스란히 적용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2년째 고통을 당하고 있다. 2021년 현재, 저자도 예상하지 못하고 인용한 이 글은, 실제적인 상황을 너무 잘 나타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