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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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라는 남자>, <하루하루 이별의 날> 두 작품의 따스하고 유쾌한 문장들은 단번에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자신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던 프레드릭 배크만은 사람들에게 열띈 반응을 얻게 되어 출간을 하게 되는데 그 첫 책이 바로 <오베라는 남자>다. 2015년 한국에서 번역된 이후로 그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올 해는 <우리와 당신들>이 화려하게 온/오프라인 서점을 수놓고 있다. 작년에 출간되었던 <베어타운>의 후속작으로 독자들의 기대도 꽤 큰 듯 하다. 안탑깝게도 600페이지에 달하는 <베어타운>의 중량감에 압도되어 읽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에 <우리와 당신들>을 입수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신작은 심지어 600페이지가 넘어서 첫 장을 펼치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와 당신들>, 완독하는데 시간은 꽤 걸렸지만 읽는 내내 치밀어 오르는 부화에 몰입하면서 읽었다. 전작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읽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게다가 표지만 보고서 감성을 자극하는 포근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기대했는데 내용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정말 극명하게 달랐다. 우선 줄거리 자체가 성폭력 피해자인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알았으면 읽지도 않았을 무겁고 화나는이야기이지만 읽기 시작하니 어떤 결말로 치달을지 궁금해져서 주인공인 미야에 감정이입해서 끝까지 읽어나갔다.

 

  하키에 열광하는 마을, 하키 하나에 인색해지고 날카로워지는 이곳에는 하키천재 소년 케빈이 있다. 그 소년이 단장의 딸 '미아'를 성폭행하게 되는데 하키에 열광하는 마을 사람들은 인재를 잃게될까봐 성폭행 피해자인 미아에게 그 죄를 돌린다. 모진 말들과 상처 속에서 미아는 말 그대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과정이 안쓰럽고 화가나서 마음이 울적해졌다.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긋난 것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도 볼 수 있는 이 마을의 사건이 현실에서도 떠올라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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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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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흡사 해골같은 이 그림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바로 뭉크의 <절규>이다. 강렬한 색채와 굴곡, 기괴한 모습은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감정을 옅보는 것만 같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이런 말을 남긴 뭉크는 당시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캔버스에 담으려는 사실주의적 화법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에 무모한 실험정신이라며 본질이 없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뭉크가 습작으로 전람회에 출품한 <아픈아이>는 그림 표면을 균질하지 않은 붓질과 색감, 불명확한 형태와 윤곽으로 완성했다. 이는 폐결핵으로 죽은 누이 소피아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눈물에 젖은 속눈썹을 통해 느낀 것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라 한다. 뭉크의 이런 시도는 꽤 낯선 것이었지만 미술을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감정적 호소로 짙게 다가왔다.

노르웨이 작가인 뭉크의 작품은 국토면적의 5%만이 허락된 척박하고 극단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해 온 노르웨이만의 민족적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하여 '국민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뭉크 역시 자라온 환경이 녹록치는 않았다. 5살때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떠나보내고 이후에 누이 소피아까지 폐결핵으로 보내야만 했다. 군의관이었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종교에 자신을 의탁하게 되는데 자녀들에게 매우 보수적이고 엄격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심신이 건강하지 못했던 뭉크는 갖은 정신병도 견뎌내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그의 기질 및 가정환경이 그림에도 표현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그 동안 미술작품을 넋놓고 바라보거나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감성을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대학생 때 프랑스 여행 중에 루브르박물관을 간 적이 있었는데 미술을 알지 못하는 까막눈이었는데도 그림이 주는 강렬함에 매료되었었다. 어두운 채색의 그 그림은 사다리를 타고 그렸을 법한 크기와 역동적인 사람들의 모습까지 한 편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듯한 생생함을 가져다주었다. 그 뒤로 미술에 관심이 생겨 몇몇의 작가와 작품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역사적 배경이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었다. 클래식클라우드에서 펴낸 8번째 거장 뭉크의 생애 역시 그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절규>의 절도사건, 뭉크의 연애 스캔들 등의 일화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앉은자리에서 함께하는 거장과의 세계여행,

비록 간접적이긴하나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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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
야마다 도모오 지음, 조해선 옮김 / 비타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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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피로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 특히나 노동강도가 높은 한국의 만성피로 수준은 세계랭킹을 자랑한다. 피로가 쌓이지 않는 환경이면 피로회복을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만, 상황이 이러하니만큼 심신이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피로회복은 더 없이 중요한 삶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저자인 야마다 도모오는 세계최강의 스포츠의국인 스탠퍼드 대학에서 선수들의 트레이너로 활동한다. 그는 올림픽 메달의 22%를 스탠퍼드가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를 체계적인 피로 관리에서 찾는다. 당시 한국의 메달이 21개였는데 반해 국가도 아닌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27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 기적과 같은 일은 분명 우연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후에도 스탠퍼드의 선수들은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적용한 것을 일반인에게? 그게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싶었지만 저자는 일반인에게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삽화와 글을 구체적으로 작성하였다. 총 다섯가지 호흡, 수면, 자세, 식사, 마인드셋이 피로 관리의  핵심전략이며 방법도 어렵지 않아 중간중간 책을 덮어놓고 저자가 말한 LAP 호흡법을 연습하기도 했다. 여러 피로관리법 중에서도 숨만 잘 쉬어도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복식호흡이 가장 건강한 호흡법인줄만 알았는데 생전 듣도보도 못한 복압호흡법(LAP 호흡법)이라니 새로운 정보에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이 호흡법을 꾸준히 익혀 사용하는 것만으로 디스크가 좋아지고 피로도도 낮아졌다는 선수들의 사례와 과학적 증거들을 읽어가며 복압호흡을 연습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복압호흡을 동반하여 수면, 식사, 올바른 자세까지 모두 중요하지만 피로회복을 위해 너무도 많은 다짐을 해버리면 금방 지칠 수 있기 때문에 복압호흡만을 꾸준히 연습해보려한다. 요추추간판탈출 증상이 있어서 허리가 좋지 않는데 이 기회에 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쉽고 따라하기 용이하게 쓰여진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은 피로를 회복하기 위한 실용서로 안성맞춤이었다. 모두 건강한 자신을 되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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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한 달콤한 여행법
범유진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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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을 기약하며 영영 안올지도 모르는 순간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응당 돈을 벌어야겠지만, 때론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가족이나 친구, 건강과 같은 것일수도 있고 혹은 여행, 취미와 같은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있다. 어쨋든 사람은 이런 수많은 가치 중 나의 것을 지키거나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돈을 벌다가 건강이 악화되거나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영유할 수 없을때는 지금 현재를 제대로 마주봐야하는 순간일 것이다. <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의 작가는 그 순간을 맞이했고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차고 넘치는 여행에세이들 속에서도 맛깔나고 특색있는 저자의 여행법은 사랑스러운 그림과 생각지도 못한 달콤한 이야기들로 가보지 못한 나라의 향취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그뿐일까. 이미 여행차 들렀던 프랑스와 일본에는 미처 가보지도 느껴보지도 못했던 순간들이 세상 행복하게 펼쳐져있어 다시 꼭 가겠다는 다짐을 품었다.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기에 가능하다'란 말처럼 작가는 여행을 마친 후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안도감을 느낀다. 또 다른 시작까지의 기다림 동안 여행의 기억을 야금야금 떠올리며 말이다.  

 

  프랑스, 스페인,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 일본, 중국 총 7챕터로 이루어진 여행기는 국가별 정보도 담고 있지만, 가장 먼저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행을 가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듯이 여행에서의 하루도 수많은 이야기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억세게 운 나쁜 순간들이 종일 이어지기도 한다. 단지 여행정보가 아니라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작가와 함께 따뜻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중으로 미루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볼까. 올 해는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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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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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고양이가 그렇게 좋았을까. 그냥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고양이만을 특별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고양이만이 가진 도도함과 시크함, 은근한 애교를 지닌 매력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 많은 고양이들과 살아온 작가 '제이미 셸먼'은 고양이들을 지켜보며 인생의 교훈을 배워왔다. 그 교훈들을 풀어놓은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는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인간에게 직접 훈수를 두는 귀여운 일러스트와 글이 담겨있다.

   인간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지만 쉬이 곁을 내주지 않는 고양이를 보며 마음을 빼앗기지만 정작 털 알러지로 인해 오랜 시간 한 공간에 있을 수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고양이의 매력을 속속들이 알려주었고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었다. 특히 귀여운 고양이의 일러스트가 한 장 한 장 종이 지면을 생동감넘치게 채우고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자신의 몸을 단정할 줄 아는 깨끗하고 기품있는 모습이었으며, 희노애락을 숨김없이 가감없이 드러내는 솔직발랄한 녀석들이었다. 호기심이 많아 탐험정신을 발휘하는가하면 볕이 드는 차창 아래에서 낮잠을 즐기기도 하는 여유로움까지 순간순간을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어쩌면 사람은 경제활동을 해야하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고양이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그 태도를 고양이의 삶에서 찾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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