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책 한 권 자체가 하나의 보물 같이 귀하게 느껴진다.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보고`, `느끼는` 책이며 영감을 주고 감탄을 주는 그림책이다. 일반 동화책과 고급 그림책이 분리가 되어있지 않고 혼재되어있는 우리 나라에서 이런 책이 점점 더 보이고 `수지도 안맞아 보이는` 이런 `보물`같은 책을 40년이나 내고 있다는 보림 출판사의 철학이 매우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떤 분이 이런 작업을 해왔을까. 미국이든 유럽이든 어디에서나 환영받지 못하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의 출간을 파리 한 구석에 있던 책방 여주인 실비아 비치(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 주인장)가 최고급 장정으로 <율리시스>를 내기로 결정했던 것 못지 않을 것 같다.(우리 나라의 어려운 출판 시장을 고려할 때) 내가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장 한 장마다 세심하게 실크 스크린 작업을 했을 어느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각 페이지의 섬세한 그림 뿐 아니라 기본 3도 내지는 4도 작업이라는 사실! 이 말은 한 장의 종이에 각각 다른 색을 찍어내는 판형을 3번 내지 4번 정확한 위치를 맞추어 수작업을 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그 판형을 각각 개별적으로 디자인하여 만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각 패이지의 그림들은 무척이나 눈길을 붙들어 맨다. 그림책 분야를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처음 책을 발견하고 동물 그림이 `이국적`이라 느꼈다면 아마도 보는 시야(관점)의 독특함 뿐 아니라 독특한 색감에 있을 것이었다. 저자가 인도 사람으로 보이는데 강한 원색이나 소위 `쨍한` 색이 아닌 약간은 바랜듯한 느낌의 색이며 조합은 따뜻한 느낌의 종이에 더해 저자도 이런 사람일 것 같다는 상상마저 해보게 된다. 혹시라도 아이들 동화책이 왜 이렇게 비싼가라고 묻는다면, 이 책은 동화책이 아닌 작품을 모은 화보집이며, 이렇게 `저렴한` 화보집을 구할 수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 가치에 비해 비싸다면 `인연이 아닌`것일 뿐. 이 책을 지르고나서 나는 당분간 내가 좋아하는 맥주와 각종 주전부리와 `다방` 출입을 끊기로 했다. 왜? 배고파도 갖고 깊으니까! 이런 책이 그냥 좋다. 소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