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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벤야민, 세기의 가문> ‘발터 벤야민과 20세기 독일의 초상’
우베-카르텐 헤예
지음 / 박현용 옮김 / 책세상
- 내가 갖고
있는 벤야민에 대한 이미지는 물론 책을 통한 접한 ‘아우라’가 될 것 같다. 독일에서 자란 유대인이자 평생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는 진정한 자유인이면서,
독일보다 프랑스의 파리를 너무나 사랑한 지식인으로 각인되어있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두꺼운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엿볼 수 있듯 여러 학문 분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벤야민의 사유는 무엇보다도 도시의 면밀한 산책자로서 형성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문학비평가 류신이 소설가 구보씨와 발터
벤야민을 끊임없이 불러내고 발터 벤야민을 현재의 서울이란 배경에 등장시키고 있는 것은 그만큼 그의 사유방식이 당대의 사람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그리고 그의 사상이 현재 우리의 삶에 잇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고학력
‘자발적 실업자’의 모범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고미숙 선생이 <생각수업>에서 ‘백수가 우리의 미래다.’라고 외친 것의 구체적인 실천의 모습이
바로 발터 벤야민이 아닌가 생각해본 적이 있다. 고미숙 선생의 이 발언은 냉소적인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삶을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자는, 혹은 우리는 그래야하고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호소일지도 모르겠다.
나치가 봉쇄해버린 국경 앞에서 자살해버린 이 벤야민이란
지식인, 파리의 거리를 끊임없이 산책하며 파리라는 도시를 사랑하고 관찰하며 사유했던 자유인 발터 벤야민을 키워냈던 가문은 과연 어떠했을까.궁금하다. 벤야민의 삶과 그의 가문을 추적해보면서 아울러 20세기 초 독일의 사회상을 좀더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2.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 한길그레이트북스 141
에르빈 파노프스키 지음
/ 김율 옮김 / 한길사
- 개인적으로
에르빈 파노프스키하면 떠오르는 책은 ‘인문주의 예술가’
알프레히트 뒤러에 관한 책 <뒤러>이다. 이 책도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뒤러는 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 이반 일리치의 저작 뿐 아니라 이광주 교수의 저작
등 미술과 관련한 여러 주제에 자주 등장하는 판화가이다. 특히 해골이 있는 ‘죽음의 기사’와 ‘멜랑콜리아’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판화가 수많은 미술관련
저작에 등장하는 단골 판화이다. 많은 이들이 ‘인문학의 꽃’이라 부르는 미술사학 분야의 교수를 지낸
파노프스키가 중세를 배경으로 한 고딕 건축과 스콜라철학을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3. <스페이스 크로니클> ‘우주 탐험, 그 여정과
미래’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 에이비스
랭 엮음 / 박병철 옮김 / 부키
원제 Space Chronicles:
Facing the Ultimate Frontier (2012년)
- 이 책의
저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천체 물리학자로서 백인 과학자가 주목을 많이 받아온 과학계에서 우뚝 서있는 흑인 과학자로서, 그리고 과거 칼 세이건이 자신의 저작을 바탕으로 한 과학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그동안의 연구 업적을 추가하여 다시 제작한 2014년 작 <코스모스>의 해설자로 잘 알려져있다. 무엇보다도
코메디언에 버금가는 그의 풍부한 표정과 유머는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특히 천체 물리 분야, 우주에
관한 여행에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학자인 것 같다. 대중에게 우주에 관해 더욱 알리고 다가가고
싶은 그의 노력으로 이 책은 나왔을 것이다. 이 책은 <코스모스>와는 조금 다르게 ‘우주 탐험’에 관한 전반을 보다 집중적으로 소개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4. <한나 아렌트의 말> ‘정치적인 것에 대한 마지막
인터뷰’
한나 아렌트 지음 / 윤철희 옮김
/ 마음산책
- 나에게 ‘한나 아렌트’하면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저작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일 것이다. ‘악의 평범성’과 ‘사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현대인들에게 회자되는 데에는 분명 아렌트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도 그의 책 <도덕적 불감증>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듯이 나치 하의 ‘아이히만’은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악’이며 따라서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책임감있고 명민한 ‘공무원’으로서 보여준 아이히만의 행보는 이미
100년도 전에 톨스토이의 <부활>에서 보여주는
‘관료제의 비인간성’을 보여주는 대목에서 예견된
사태일지도 모른다. 아렌트의 이 책은 정치 이론가로서 아렌트가 생전에 했던 인터뷰 몇 개를 묶은 것으로, 글로 쓴 그녀의 책보다 좀더 느슨할 수 있겠지만 아렌트의 핵심적인 사상을 바로 앞에서 듣는 기회가 될 것 같다.
5. <마네의 회화>
마리본 세종 엮음 / 미셸 푸코
외 8명 지음 / 오트르망.심세광.전혜리 옮김 / 그린비
- 이 책은
9명의 미학과 철학 분야의 학자들이 마네의 그림 13점을 주제로 마네의 시각에서
이 그림들을 논한다고 한다. 미학-철학자들이 잘 알려진 마네의 그림을
분석한다면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푸코가 마네에 관한 강연 기록을 시작으로 8명의 철학자들이 푸코의 시각에서 마네의 그림을 어떻게 바라보았을지를 살펴본다면 마네의 그림에대한 이해 뿐 아니라 푸코의 일면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