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
반다나 시바 지음, 류지한 옮김 / 울력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우선 책의 내용을 언급하기 전에 가지 이야기를 상상해보자. 가령 여러분이 농부이고 규모는 아니지만 전통적 방식으로 다양한 작물과 과일 등의 농사를 지어 자신과 가족의 먹거리를 해결해왔고, 아울러 판매를 통해 자식들의 교육까지 그럭저럭 해결해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어느날 미국의 몬산토라는 회사가 등장하여, 여러분이 비축해둔 쌀이나 , 옥수수등의 종자를 문제삼으며 종자들을 심는 것은 불법이다. 농사를 하려거든 앞으로 우리의 종자를 구입해야한다.’라고 경고한다. 여러분의 텃밭에 몰래 작년에 비축해 종자를 뿌려두었는데, 몬산토 회사가 마을에 무상으로 설치해둔 감시 카메라 전화를 통해 누군가가 신고를 했다. 신고자는 회사로부터 포상 받았지만, 여러분은 몬산토 사가 지정하지 않은 종자를 몰래 자신의 텃밭에다 심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범법자가 되어 미국의 회사로부터 고소당하고, 재판을 통해 징벌적벌금을 회사에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억울해서 항소를 하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국가가 농민을 보호해줄 있는 여지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정부나 시민단체에 호소를 해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11조항, “수출입에 대한 일체의 규제는 불법이다. 심지어 문화적, 생태학적, 경제학적 이유에서 규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불법이다.” 의거하여 여러분은 도움을 받을 길이 없다. 결국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지불해야하는 일이 고스란히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 여러분의 밭에 심을 있는 종자는 몬산토 사가 지적 재산권으로 보호 받고 있는 유전자 변형 작물뿐이다. 수확량이 많아 지는 것도 아닌데, 기존의 해충에는 더욱 취약하여 제초제는 더욱 많이 사야한다. 그것도 몬산토 회사가 유전자 변형 작물에 기반하여 최적화 제초제를 사야만 한단다. (참고로 몬산토 사의 수입원은 종자 판매가 아니라 제조제 판매를 통해서이다.) 제초제의 가격은 기존에 쓰던 국내 회사의 제품보다 2배나 비싸다.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러분은 다시 빚을 내어 제초제를 몬산토 사로부터 대량 구입해야 했다. 여러분의 빚은 해부터 끝없이 증가하기만 한다. 여러분은 끝없이 이어지는 폭력 악순환 속에서 어떻게 것인가?

   실제 미국이 멕시코와 FTA 체결한 이후 빛이 늘어나고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 농민들이 대기업의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경우가 있었다. 끝이 나지 않는 절망 속에서 택한 결단이었다. 정부가 농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자유 무역 감옥 속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있을까? 평생을 일궈온 땅을 버리고 도시로 떠날 것인가? 나의 가정은 단순한 상상일지는 몰라도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현재, 혹은 앞으로 우리 농민들이 충분히 겪을 있는 개연성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반다나 시바의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 제시하고 있는 세계화 식량문제 관련한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다면 말이다.

   위의 이야기는 신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거대 다국적 기업이  세계를 무한 경쟁체제로 몰아가는 상황을 통해 우리들이 앞으로 충분히 겪을 있는 일이다. 반다나 시바의 책은  ‘세계화라는 허울 좋은 슬로건에 우리는 그저 생각없이 좋아요 클릭하고 있지나 않은지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다. 앞에서 지어낸 에피소드에는 어설프고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세계화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영향을 받을 있는지에 관해 핵심적인 내용을 담았다. 책과 관련한 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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