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
홍은전 지음 / 봄날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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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람>

홍은전 지음 [봄날의책] (2020)




어제 동네 책방에 갔다가 놓여있던 책 <그냥, 사람>이 기억났다.  
아침에 무심하게 펼친 책에서 눈에 들어온 문장이다.


오랜 시간 절박한 이들과 함께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디까지나 연대하는 사람이었을 뿐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걸, 둘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124)


절대’라는 표현에 대해 생각해본다. 결코 만날 수 없고, 넘어설 수 없는 무한대의 특이점 같은 것. 나는, 혹은 우리는 과연 타인을 정말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가? 


나는 결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당사자성'이라는 어려운 용어를 들은 적이 있지만, 무엇보다 타인에게 '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느냐'고 기대할 수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널 이해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것도 말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손을 잡아야 한다. 나와 타인 사이의 절대 간극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길은 '구체적으로 상상하기'가 아닐까 싶다. 타인의 손을 잡을 용기가 없어도, 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러므로 손을 내미는 일은 '상상하기'의 시작이다. '상상하기'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일부터 시작된다. 우린 모두, ’그냥, 사람‘아닌가.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채워진 광막한 황야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오해라도 이것이 가득 차있는 '공유지', 시끌벅적한 ‘목초지’가 될 수 있기를.





"오랜 시간 절박한 이들과 함께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디까지나 연대하는 사람이었을 뿐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걸, 둘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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