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달다 -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달콤한 당신과 나
강백수 지음, Hennie Kim 그림 / 꼼지락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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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요? 분명 내 몸인데 나도 모르는 몸의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그동안 나는 내 몸에 대해 내 마음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가 싶어 미안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밀한 곳에서 뜨거운 기운들이 후끈거린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마구 도드라지는 그런 몸의 이야기들.

첫키스의 기억과 첫 관계의 쑥스러움들...그리고 아침에 잠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깃든 평화로움.


 


너는 살만 빼면 참 버릴데가 없는데...라는 말에 심정이 상하다가도 서른 무렵 이젠 바지위로 드러나는 캘빈클라인 팬티도 부푼 배 때문에 소용이 없게되고 누워서 책보는 일도 포기할만큼 자꾸 살이 쪄가는 일들은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 아닐까. 저자의 푸념에 나 역시 속이 뜨끔해진다. 우리 같이 빼자. 몸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구.

암으로 엄마를 잃고 화장장에서 배가 고파 밥을 먹는 일은 참 야속한 일이지.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뱃속은 정직해서 때가 되면 먹을 것을 넣어달라고 아우성이고.  그런 엄마를 닮아 같은 자리에 눈물점이 있어 제삿날만 되면 자꾸 눈물이 나는데 '눈물도 상속이 되나요?'할 때는 가슴이 저릿해진다. 그런 감성까지 대물림 되다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들어도 센스있고 세대차이같은 건 남의 이야기라고 자신했지만 토요일 오후 집에서 함께 영화보고 치맥을 즐기고픈 중년이 되었다. 나이차 나는 연인은 미술관에 가서 전시회를 보고 경리단 길로 넘어가 멕시칸 요리를 먹는 일이 쉬는 거라는 걸 이 책을 보기전까지 몰랐다. 참 이런 시선들 때문에 이 책이 좋아진다.

요즘처럼 열 몇살 차이의 결혼이 늘어나는 시대에 이런 책을 같이 읽다보면 서로의 간격이 좀더 좁혀지지 않을까.


과학적인 몸의 이야기가 아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아주 사소한 것들로 하여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마음에 깃드는지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몸을 사랑해주자. 읽다보니 아쉽다. 너무 금방 끝나서.

너무 강한척 하지 말고 나이먹어가는 내 몸과 마음을 내가 사랑해주지 않음 누가 사랑하랴.

시원한 맥주 한잔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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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5 - 두 명의 왕비 조선왕조실톡 5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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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어느새 3년째 이어지는 조선왕조실톡은 이제 '태정태세문단세....

현숙경'에 이르렀다.  조선의 왕이 총 27명이었고 현종과 숙종, 경종은 18대~20대의 왕이다.

북벌을 꿈꾸었던 효종의 아들 현종은 재위기간이 15년, 그의 외아들 숙종은 46년, 숙종의

가장 큰 스캔들이었던 장희빈에게서 낳은 경종은 겨우 4년동안 왕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편안날 없었던 조선시대답게 그들이 재위하는 동안 사화는 물론 당파싸움에 왕위계승에

따른 온갖 사건들이 그득하다.


 


이 기간동안 가장 큰 논쟁은 효종의 사망이후 자의대비(장렬왕후)가 둘째아들을 위한 상복을 몇년 동안 입어야하는가 하는 문제로 시끄러웠던 예송논쟁이 아닌가싶다.

효종이 적자가 아닌 둘째아들이었기에 예법에 따라 1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 송시열계와 다른당파였던 윤휴는 아무리 둘째아들이지만 왕이니 3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지금에서야 대비가 상복을 1년을 입든 3년을 입든 이렇게 죽기살기로 싸울일인가 싶지만 당시에는 이사건으로 관직을 박탁당하고 귀양을 가는 등 댓가를 치르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논쟁이었단다.

당시 흉년이 들고 기아에 시달렸던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기는 커녕 나라꼴이 이 모양이었으니 성리학의 허세가 참 허망하다.


 


엊그제 미국 백악관에서도 오래전 유령이 출몰하여 결국 재건축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조선시대에서도 유령소동이 꽤 많았던가 싶다. 하긴 귀한 왕족이 사는 궁이건만 온갖 사건과 의문투성이의 사망사건이 비일비재했으니 억울한 원혼이 왜 없었겠는가. 재미있는 것은 당시 귀신의 형용이 우리가 '전설의 고향'에서 익히 봐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하니 실제 세월을 막론하고 그런 귀신들이 있긴 했던 모양이다. 특히 죄를 많이 지었던 왕이라면 가슴이 섬뜩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현대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스캔들은 역시 숙종과 장희빈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숙종의 아버지인 현종은 몸이 약하긴 했지만 여자문제로 스캔들을 일으키지는 않았는데 조선 최대의 바람둥이 숙종은 여자문제로 파란을 일으키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다혈질인데다 변덕쟁이로 알려진 숙종은 자의대비의 궁녀였던 옥정을 너무도 사랑하여 정부인인 인현왕후까지 내치고 결국 왕비로 봉하기까지 하였지만 어느 날 사랑이 식어 인현왕후를 다시 중전에 자리에 올리고 장희빈을 내치기에 이른다.

'사랑이 어떻게 변해'라고 하기에는 숙종의 변덕이 워낙 별났던 모양이다. 물론 그 뒤에는 장희빈을 등에 없고 득세했던 남인에 대한 억압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인까지 내칠정도로 열렬했던 사랑도

성질 더러운 왕 앞에서는 무색하기만 하다.

결국 숙종의 이런 행태는 차기 왕인 경종의 이른 죽음이나 후사를 남기는 못하는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숙종의 후궁이었던 최씨는 인현왕후의 죽음에 장희빈의 저주가 있었다고 고발했다는데 희빈의 오라비 장희제의 음모는 그렇다치고 장희빈이 생각보다 그렇게 악독한 여자는 아니지 않았을까.

어쨌든 연인이었던 여자를 자살로 몰고 결국 그녀가 낳았던 아들 경종마저 구박했다는 숙종은 정신적으로 아주 문제가 많은 왕이라고 생각한다.


 


털 하나도 부모가 주신 것이니 소중이 다뤘던 조선에서 남자의 상투는 유교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을텐데 이 상투에 얽힌 비밀은 아주 의외였다. 마치 일본의 남자처럼 가운데 머리를 싹 밀어버리고 주위에 머리를 쓸어모아 상투를 틀었다니 머리를 감기위해 머리를 풀어헤쳤더라면 참 볼만했을 것같다.


 


평생 왕 하나만을 보며 살아야 했고 때론 당파싸움에 어이없게 숨져간 궁녀들의 삶도 애처롭다.

그나마 녹봉이 꼬박꼬박 지급되어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했다니 경제권이 없었던 조선의 여자들에 비해 오히려 더 당당한 신분이 아니었을까.


3대에 걸친 조선의 역사를 보면서 어떤 사건이든 꼬투리는 윗대에 있었음을 알게된다.

친모를 내치고 죽게한 선왕에 대한 원한이 이어져 피비린내나는 사화가 되고 죄없는 백성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왕이 존재하던 시절에 백성들은 시대를 잘 만나야 그나마 피죽이라도 얻어먹고 제명대로 살다가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사실 조선의 왕중에 자신에게 주어진 왕권을 제대로 수행하고 후회없는 삶을 산 왕이 몇이나 될까.

당시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다 싶다가도 매주 광화문에 모이는 촛불행렬을 보면 어느 시대이건 죽어나는건 죄없는 백성이지 싶다.

후일 지금의 이 시간들이 어떻게 쓰여질지 차기 대권을 누리는 자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 곰곰 생각케 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 힘이 아닐까. 반복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시대 한 자리 노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이 역사서를 읽게 하고 싶다. '톡'하다 보면 그나마 '똑'소리 나오는 인물도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이제 허약하기만 했던 조선의 왕들과는 달리 가장 큰 장수를 누리고 당파를 깨기 위해 노력했던 영조와 그의 손자인 정조를 그릴 다음 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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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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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죽는다면....아니 분명 죽겠지만...내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가끔 사람들이 만약 자신의 마지막을 알게 된다면 죽음까지 향하는 시간들은 더 찬란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tvN에서 방영중인 '내게 남은 48시간'이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입시켜 봤을 것이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전제가 있어 리얼처럼 다가오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은 분명해보인다.


 


어디선가는 관에 들어가 죽음을 체험해보는 행사도 있다고 들었다. 관이란 말에 섬찟해지기도 하지만 누구나 최후에 들어가야 할 공간이다.


 


미리 유언장을 쓴다면 무슨 말들을 쓸것인가. 실제로 난 유언장을 써봤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았는데 써놓고 보니 고작 유산에 관한 이야기와 내 흔적을 어떻게 지워달라는 얘기뿐이었다.

 

 


 


글쎄 남기고 싶은 것들이라...과거의 사진들? 편지들? 상장들? 난 오히려 지워달라고 할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동안 힘들게 사느라...고생했다. 이제 되었다. 나도 박경리 작가처럼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장례식에 와줄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쓴다면 축제에 초대하는 글처럼 쓰고 싶다.

과거 누군가는 마지막 가는 길에 장송곡 말고 행진곡을 연주해달라고 했다는데 행진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눈물바람같은 마지막은 정말 싫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삶이, 내 지나온 시간들이 빛나야만 했을 터인데...자신이 없다.


나는 이 해피엔딩 노트를 채우고 공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적인 공증을 포함한 나 스스로에게 공증받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공증받고 싶다는 생각.

나는 가끔 내 삶이 다하고 내 혼이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궁금해하곤 했다.

결국 아무도 들려주는 이가 없으니 내 죽음으로 확인해야 할 명제이다.

난 언제나 새드엔딩인 영화보다 해피엔딩인 영화가 좋았다. 조금 시시하더라도 말이다.

내 삶이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발자욱에는 눈물과 후회만 가득하다.

이제부터라도 해피엔딩으로 가는 마지막 줄이 남아있기를 바란다면 오늘 이 해피엔딩노트를

빼곡히 채우고 남은 시간을 금쪽처럼 채워야 할 것같다.

그리고...언젠가 많은 시간이 흐른후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잘 살고 갔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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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퓨처클래식 6
캐슬린 윈터 지음, 송섬별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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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면서 아무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부모든 성(性)이든 시대이든.

그러면서 우리는 수많은 편견들을 만들어 누군가를 단두대위에 세우듯 처형시키곤 했다.

동성애자들이 그러했고 트랜스젠더들도 그러했으며 이 소설의 주인공인 웨인 블레이크 역시

그 희생자였다. 1968년 캐나다의 래브라도 해안 동남쪽의 크로이든 하버에서 태어난 웨인은

남성생식기와 여성생식기를 동시에 지니고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웨인이 아들로 자라길 바랐으며 실제로 웨인은 아들로 규정지어져 자란다.

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페니스의 크기라니...당시의 수준이 그 정도였다.


 

 


웨인의 어머니 제신타와 웨인을 받았던 엄마의 친구 토마시나는 웨인이 반음양인이라는 사실을 숨긴다.

웨인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웨인을 남자로 키우기로 결심했다. 물론 웨인의 선택은 없었다.

'장애', 혹은 '기형'이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신의 장난같이 한몸에 두성을 갖고 태어난 웨인은 점차 여성의 성징을 더 나타내지만 아버지의 억압으로 남자의 길을 가야만 했다.

싱크로나이즈 선수가 되고 싶었던 웨인. 왜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중에는 남자가 없을까.

웨인은 몰래 여자용 수영복을 사고 그 수영복은 바로 웨인의 성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 된다.

남편과 딸 애너벨을 먼세상으로 떠나보낸 토마시나는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크로이든 하버를 떠나고 이후 웨인에게 자신의 딸이었던 '애너벨'이란 이름을 물려준다.

그리고 웨인이 있는 그대로 세상과 맞서기를 바란다. 호르몬 치료로 남성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지만

웨인의 몸은 점점 여성성을 향해 나아가고..


 


몸속에 고여있던 생리혈을 빼내려 병원에 간 웨인은 자신의 나팔관에 태아가 깃들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실제 양성을 가진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천형과도 같은 일들이 웨인에게 일어나는 동안

웨인은 남성을 버리고 여자의 삶을 꿈꾸기도 하지만 결국 어떤 선택이든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애너벨'이라고 불러주었던 토마시나는 웨인에게 '장애'가 아닌 또다른 질서라고 말해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와같이 웨인을 봐준다면 그녀는 혹은 그는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남과 녀, 흑과 백처럼 이분법적인 세상의 잣대가 존재하는 한 양성을 가진 웨인의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웨인', '애너벨'은 있는 그대로의 삶을 선택하는 것으로 남은 숙제는 독자들에게 돌린다.


자신의 선택도 아니었던 탄생의 비밀을 숨기고 살아가는 수많은 '웨인'들이 실제한다고 들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들을 따가운 시선으로 보는 것이 사실이다.

태어난 고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죄는 아닌데 말이다. 음지에 사는 수많은 웨인을 위해 저자는 이 소설을 쓴 것이 아닐까. 웨인의 삶을 통해 토마시나의 시선을 덧 입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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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진실 -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진짜 트럼프를 들추다
마이클 단토니오 지음, 이은주 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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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뒤숭숭하다. 과거 왕이 나라를 통치하던 시절에도 백성들은 전쟁이나 가난으로 허덕였다.

가끔 성군이 나타나 시름을 덜어준 적도 물론 있었겠지만 대체로 백성들의 삶은 고단했었다.

우주선이 우주를 오가고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요즘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기아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마 미래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그리고, 불황이 지속되는 지구 여러곳에서 이상한 대통령들이 등장해서 백성(?)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하루종일 뒤숭숭한 뉴스로 뒤덮이고 필리핀은 다혈질 대통령 덕에(?) 범죄인들이 속속 자수를 하고 있다고 하고 지구의 대표국인 미국에서는 정말 생각지도 않은 대통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라니....그저 미국의 다양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트럼프는 플레이보이에 거부에 허풍쟁이이미지 뿐이었다.

그런 그가 정말 미국의 대통령이 되다니...미국인 절반 이상이 그를 싫어한다고 하더니 도대체 무슨일이야.

최초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의 당선은 이제 트럼프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 일이 되어 버렸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멀쩡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 들어가면 바보가 되는 경우를 하도 많이 봐서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정치판에 뛰어드는 사람을 보는 시각은 반 미친 사람쯤이었다.

도대체 거부인 그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걸까.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참석자들이 그를 놀려서?

돈은 원하는만큼 누렸으니 이제 지구의 대표 대통령이 되어 권력을 휘둘러 보고 싶어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것이었다. 물론 그의 진짜 모습도 너무 궁금했다.


 

 



첫머리에 저자가 밝힌 글에서 일단 이 책이 믿음직스러웠다. 이 책을 내기전 트럼프측은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웠단다.

혹시라도 예민한 부분은 없는지 미리 점검하겠다고 엄포도 놓고 심지어 소송을 하겠다고도 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늘 그런식으로 상대의 기를 누르려는 일상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에. 대단하다. 일단 트럼프에 대한 글을 쓰려면 아부에 능하거나 소송에 휘말려도 끄덕없는 심장을 가졌거나 해야 할것같다. 여우같은 트럼프의 계략에 말려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말이다.

암튼 이런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레알~~

가십거리의 제왕이었던 그가 이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랐으니 그를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아 매의 눈으로 읽어내려갔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 과거의 이미지가 맞긴 하다.


 


일단 그의 조부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와서 개척되지 않은 서부로 뛰어들어 돈을 버는 이야기와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지금의 트럼프와 너무도 비슷해서 역시 피는 속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돈이 벌릴 기미를 귀신처럼 알아채고 온갖 편법과 수단을 동원하는 그런 식 말이다.

그런 피를 이은 트럼프는 좀 더 진화하여 지금의 부를 일구었다. 나는 그의 과거사를 보면서 그가 부자역할을 하는 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 주연상을 거머쥘 정도의 리얼하고도 과장된 액선들이 그의 삶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멋대로의 식으로 언론을 이용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은 그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살아온 시간내내 우쭐할 정도의 자신감을 과신했고 실제로 그 자신감만큼 높은 산을 정복했다.

왜 미국인들은 이 허풍쟁이 노인을 산꼭대기에 올려주었을까.

그의 말처럼 그는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실제로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는 결국 정상에 서게 되었으니까.

그런 그의 행적을 손가락질만으로 재단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점이다.

우리는 자신이 이루지 못할일을 척척해내는 상대를 보면 깍아내리고 싶어한다.

어쩌면 우리는 트럼프를 그렇게 취급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라. 그는 기적을 이루어 냈다.

그 점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매의 눈으로 앞으로 그의 행적을 지켜볼 것이다.  미국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그에 대한 내 선입견을 어느정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일이니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시대이니만큼 그의 돌발적인 행동들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두렵기도 하다.

상대를 알아야 준비도 할 수 있듯이 트럼프의 미래를 아니 우리의 미래를 점쳐보기에 이 책만큼 정직한 책은 없을 듯 싶다. 역시 퓰리처상 수상자의 작품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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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1-1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