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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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아이를 낳을 수는 있지만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태교도 완벽하게 했다고 해도

자식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식을 키우면서 절실하게 깨닫는 부모가 많다.

미운 7살은 이제 미운 3살이 되었고 '때려죽이고 싶은 7살'이라는 무시무시한 신조어도 생겼다.

우아하게 사랑의 매 없이도 아이를 키우겠다고 장담하던 엄마도 전쟁같은 육아를 겪게 된다.


 


특히 요즘에는 하나 아니면 둘 정도의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니 거의 외동이를 키우는 것 처럼 더 힘들게

느껴진다. 대가족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키우던 환경은 단출하게 변한 가족사이에서 아이는 거인처럼

다가오게 된 것이다. 과도한 관심은 자칫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기 쉽게 되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으니 정말 제대로 된 교과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 엄마가 많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이 해답을 준다. 나이별 사례별 해답지를 찾은 느낌이다.


 

 학교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는 물론 말하기 힘든 성교육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대응법이 나와있다.


 


자위행위를 하는 아이를 봤을 때 라든가 부부관계를 들켰을 때 같은 황당한 처지를 구해주는 조언도 있다.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부모가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부모에게나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들녀석이 초등학교 입학전 지갑에서 돈을 빼간 적이 있었다. 나쁜 일이라는 걸 몰랐을까.

몇 번 주의를 주다가 결국 파출소로 데려가 경찰의 도움을 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이 책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바른 아이로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으로 그 숙제를 해결해보면 어떨까. 강요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해답을 찾아가도록

부모의 손을 잡아주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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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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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읽은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에서는 강아지들만이 사는 나라가 있다고 했다.

강아지들이 죽어서 가는 그 나라에서는 사람처럼 직업도 있고 여행도 하고 제법 인간처럼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개들은 때로 친구처럼, 때로 가족처럼 인간의 곁에서 살아왔다.

가끔은 사람보다 더 호화롭게 사는 개들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여전히 사람들 처분만

기다리며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도 나온 얘기이지만 반려견들은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이 생활하다보면 닮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괴팍하다고 야단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면 어떨까.

우리집에도 막둥이라는 진도견이 있다. 예쁘기는 한데 별로 영리하지 못하고 유난히 먹는 것에 예민하다.

처음엔 사료만 먹이다가 우리가 먹는 것을 주기 시작하면서 아예 사료는 간식쯤으로 여기고 고기가 들어간

식사만 우아하게 기다린다. 가끔 혼을 내기도 하고 밥을 안주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밥을 주게 된다.

우리 막둥이 역시 순하기는 하지만 덜 영리하고 먹을 것만 밝히는 것이 내 모습이 아닐까 살짝 무안해진다.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메시의 이름을 딴 이 책의 주인공 '메시'는 주인을 닮아 타이핑을 할 줄 아는 개이고 이 소설은 바로 메시가 타이핑을 했다....고 하는데 일단 믿어보자.

메시가 살고 있는 이웃에는 세퍼드나 불테리어등을 키우는 이웃들이 있다. 특이한 것은 많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집보다 홀로 사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반려견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홀로 사는 외로움에 반려견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만나서 가끔 주인의 흉을 보거나 사랑받는 비법같은 것을 공유한다. 하지만 절대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누설하면 안된다. 간혹 비밀이 누설되면 어느새 주인들이 서로 공유하게 되고 왕따가 되거나 같은 편으로 인정받아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메시처럼 주인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개도 있지만 떠돌이개들도 있다. 버림받은 기억을

잊지못하거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주인이 상처를 받을까 일부러 집을 나와 홀로 죽음을 맞으려는

개들도 있다. 메시 역시 지금의 주인을 만나기전 아픈 상처가 있다.

사람들은 인간에게 인격이 있듯 개들에게 견격이 있다고 생각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은 개들도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때로는 인간보다 더 의리가 있고 충성스러운 개이면서 사람보다 적은 수명에 혹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 이별을 아파하기도 한다. 이런 개들에게 우리는 참다운 사랑을 주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소설가의 개이다 보니 어찌나 위트가 있고 발랄한지 킥킥 거리기도 하고 상처받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언젠가 개들이 모이는 나라에 가 닿으면 우리 인간들을 어떻게 기억할지 를 생각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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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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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은 정말 너무 눈부셔서 달력만 봐도 행복한 시기입니다.

일단 노는 날이 많아 즐겁지만 행사가 많다보니 지출이 많아져 살짝 걱정이긴 합니다.


 


그래도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나들이도 갈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계절이죠.

'오월은 푸르고나~~' 이렇게 푸른 5월에 만나는 샘터는 또 어떤 풍성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내눈을 잡아끄는 기사는 '구멍난 인생 용접해 드립니다'였습니다. 8년 전 사고로 어깨에

큰 부상을 당한 백윤근씨는 절망의 순간 오히려 용접학원을 창업하여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원비도 받지 않고 보조금만으로 운영하면서도 쉼터까지 운영한다니

그의 봉사는 정말 눈부십니다.  정말 구멍난 인생을 용접해주시는 이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엊그제도 보건소에 가서 어깨 한방치료를 받았습니다. 승모근이 꽁꽁 뭉쳐서 얼마나 아픈지 파스로도

안되고 주물러도 소용이 없습니다. 크게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늘 이모양인데요. 스트레스가 심해도

그렇다네요. 이렇게 간단한 동작으로 목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니 매일 도전해보겠습니다.


 


정말 양껏 먹으면서 다이어트가 가능할까요. 지금쯤이면 연초에 먹었던 결심이 거의 흔들리다 못해 포기상태일텐데요.

도대체 우리몸은 어떻게 생겼길래 조금만 먹어도 살이찌고 겨우 쬐금 뺀 살이 다시 비만으로 돌아오는지 과학으로 풀어 설명을 하셨네요. 무작정 안먹기보다 몸을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올해 10kg은 문제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2017년 샘터상 수상작들이 실려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렇게 수상의 영광을 가진 작가는 누구이고 작품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재능이야 말할 것이 없지만 얼핏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처럼 보입니다.

내년에는 저도 한번 도전해볼까 감히 마음먹어보게 되네요.


찬란한 5월 샘터로 마음을 다지고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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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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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도다! 위트있도다!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 소설이다. 작가는 책의 표지에 '이번에도 당신의

마음에 들고 싶다'라고 썼다. 하긴 어느 작가든 자식같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런 심정이 아니겠는가. 그녀의 전작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분명 제법 독자들의 맘에

들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떠오르는 것은 천상 샌님인 함복배가 과거에 급제하여 제주에 있는 '신문물 검역소'로 발령을 받아 내려가 겪는 일들이 그 작품만큼이나 유머러스하고 발랄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표지의 인물 '함복배'는 이름같지 않게 아주 꽃미남 샌님이다.

누군가가 연상되지 않는가? 아마 이 작품이 드라마가 된다면 분명 이 표지와 무척이나 닮은 주인공이 등장 할 것이다.


함복배는 출생부터가 아주 비범하긴 했다. 낳는 순간부터 울음을 터뜨리지 않아 배내 벙어리로 여겨 성장하다가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연지 아씨를 보는 순간 말문을 텄다는 것 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후일에 분명 한자리를 꿰차는 범상치 않은 인물이 되리라 예상했건만 그가 부임한 제주에서의

검역소 일상은 기대를 저버리다 못해 한심하기까지 하다.


 


조선시대 아직은 세상물정 어두운 그 시절에 조선땅에 흘러든 물건을 검역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은 함복배에게 신문물은 요상한 골치덩어리이다.

표지에도 등장한 브라자를 처음본 복배는 벼슬아치들의 관모라고 여겨 머리에 쓰고 다니지 않나,

치솔은 치질을 치료하는 것으로 여겨 항문을 닦아내지를 않나...더 웃기는 것은 이 치솔을 제대로

알고 있는 박연이 이를 닦는 장면에서 터져나온다.

복배가 신문물 검역소에 등장하던 시기 하필이면 풍랑에 제주에 도착한 벨테브레-후에 조선이름

박연-와 함께 이 신문물의 쓰임새를 알아내거나 결혼을 앞둔 처자들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복배가 아주 찌질이는 아니었던 모양으로 신문물에 이름을 제법 그럴듯하게 붙인다.

콘돔을 '곤도미'로 이름짓고 바느질에 쓰이는 골무로 여겨 여종에게 선물하거나 그 쓰임새를

알게 하기 위해 박연이 졸지에 춘화를 그리게 되는 장면 같은 것은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시에 이런 물건들의 쓰임새를 몰랐던 조선인들이 실제 이런 엉뚱한 실수들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조선시대 얼리어답터들의 예측불허 로맨스도 좋지만 연쇄살인범을 쫒는 서스펜스도 참 흥미롭다.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 의아스럽긴 하지만 나름 스릴러의 요소도 갖추고 있어 읽는 속도를 높힌다.  드라마가 되면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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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다나카 마루코 지음, 마츠이 유우코 그림, 장현주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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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강아지에게 물린 기억이 있던 나는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길을 지나다가 개를 맞닥뜨리면 그자리에서 얼음이 되어 꼼짝을 못할 정도였다.

혹시라도 반려견을 키우는 집을 방문하게 되면 아예 집안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도

못했을 만큼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벗어나 남해의 섬에 정착한 후 호젓한 곳에 자리잡은 집의 적막함이 너무

무서워서 강아지를 한 마리 분양받아 키우기 시작했다.

황구와 백구 사이에 태어난 진돗개로 처음에 집에 올 때는 조그마했던 녀석이 지금은 혼자

끌고 밖에 나가면 내가 끌려다닐 만큼 덩치가 산만해졌다.

그런 우리 막둥이를 보면서 반려견의 의미를 배우게 되었다.

생각보다 영리하지 못해서 '앉아', '기다려'같은 말도 제대로 못알아 듣지만 유순하면서도

살가운 것은 웬만한 가족 못지 않은 정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뒤늦은 사랑을 느끼면서 제일먼저 걱정했던 것은 개의 수명이었다. 개의 1년은 사람의 10년과 같다고 한다. 막둥이의 아버지는 사람 나이로 치면 백수이상을 누린 개였으니 그런 유전자를 지닌 녀석이라면 적어도 20년 정도는 우리곁에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언젠가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상실감을 어찌할까 벌써부터 마음이 울적해진다.


그런데 이런 세상을 떠난 강아지들이 사는 강아지 나라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현세에서는 개로 태어났으니 내세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바라지만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개로 살았던 시간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랑해주는 주인을 만나야 하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운명처럼 한 가족이 된 사람과 개의 만남, 그리고 이별의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그동안 우리가

반려견들에게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그저 피동적이고 잠깐 우리곁에 머물다 가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름 생각도 깊고 인간의

따뜻함에 얼마나 기대고 사는지, 그동안 혹시 우리가 너무 홀대를 해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된다.


그렇게 가족이 되었던 강아지들이 주인에게 보낸 편지는 '위로' 그 자체였다.

혹시나 상심하고 있을지도 모를 주인에게 고마웠다고 잘 살고 있다고 보낸 편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실제 이런 편지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

버려지는 반려견들이 길을 헤매고 험하게 사육되는 현장을 보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확인하게 된다. 나 역시 언젠가 막둥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잊지 말아 달라고 고마웠다는 편지를 꼭 받을만큼 사랑을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지만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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