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들은 사라졌고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기에 혹은 노래에 재능을 지닌 어린 스타들을 많이 봐왔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아역스타출신의 배우가 출연하고 있고 여전히 연기력은 최고이다.

이렇게 아역시절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배우가 많은 편은 아니다. 빨리 피는 꽃이 빨리 지는 법이라 그렇기도 하겠고 연기력이 한계에 이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서른 두 살에 이미 세 아이의 엄마가 된 페이는 네 살된 딸 몰리가 노래와 춤에 엄청난 재능이 있다는 걸 우연하게 알게된다. 누군가 몰리가 춤추는 장면을 SNS에 올렸고 몰리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당연히 기획사들이 몰려들었다. 남편 션은 딴 여자와 살고 있었고 양육비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페이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돈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비록 열아홉에 임신을 하고 책임감이 없는 남편 션과 결혼을 했지만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었던 페이는 후에 족쇄가 될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몰리는 정식으로 데뷔를 하고 인기몰이를 시작한다.

네 살짜리 아이에게는 혹독한 스케줄이었다. 아들인 탐도 재능이 있어 몰리와 함께 연예인이 되었다. 페이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매니저가 되었다. 돈도 넘치게 들어왔다.


하지만 서서히 어둠의 그림자들이 이 가족들을 덮친다. 파파라치들의 극성도 문제였고 특히 몰리를 사랑한다는 스물 세살의 스토커도 문제였다. 자유가 사라졌다.

딴 여자와 살고 있던 션은 자신의 아이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을 알자 양육권을 주장하며 아이들을 데려가려고 한다. 페이는 세상과, 아이들을 빼앗아가려는 남편과 전쟁을 벌인다.


그 와중에 페이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우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린다.

페이가 어려움에 처하자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

일단 계약서를 없애야 했다. 몰리와 탐이 계약을 파기하면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과연 페이는 거대한 기획사의 계약서를 없앨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이돌'이나 '연예인'이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무대에서 빛나는 조명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것이 꿈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삶이 행복할 수도 있지만 영원하지도 않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간과한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행복한지 미리 알 수 있었다면 페이는 절대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여정이 감동스럽다. 

 여자는 약하지만-이 말도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지만-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을 다시 깨닫게 해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면의 주인
유정아 지음 / 유한북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한다. 비루했던 삶을 찬란한 빛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비수가 되어 스스로를 찌르기도 한다. 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이란 예고도 없고 선택도 없다. 

윤화에게 은월은 운명이었고 기다림이었고 살게하는 힘이었다.


윤화는 살아있지만 산 것이 아닌 인물이다. 고려 시대 덕종은 겨우 스무 살의 나이로 병사하고 정종마저 병약하자 역적 강조는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열두 살 소년을 괴물로 만들었다.

서역에서 몰래 들여온 연금술사의 서적을 보고 아이의 몸에 동물의 피부, 피와 뼈들을 결합했다.

그렇게 탄생한 괴물아이는 왕휘의 배려로 인간다운 삶을 되찾으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피했다. 그는 이후 가면을 쓰고 후일 문종이 되는 왕휘가 그를 위해 데려온 은월을 만난다.

은월만은 그를 인간처럼 대해주었고 사랑을 주었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객들에 의해 은월은 산 채로 태워졌다.


윤화는 은월을 죽인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했고 결국 사형수의 몸이 된다. 하지만 윤화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왕은 그를 풀어주었고 그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그렇게 윤화는 천 년의 시간을 살아왔고 은월이 다시 자신에게 올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은월이 정말 윤화앞에 나타났다.


서진이라는 이름의 여가수! 오랫동안 무명으로 있다가 윤화에 의해 톱가수가 된 그녀가 바로 은월의 현생이라고 믿는 윤화. 언젠가 서진이 자신을 알아봐줄 것이란 희망으로 그녀 곁을 맴돌지만 서진은 윤화가 두렵기만 하다.


서진은 가족이 없었고 보육원에서 자랐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서진은 어린시절부터 보육원 아이들앞에서 노래부르는 걸 좋아했고 마침 보육원을 후원하던 할머니와 함께 온 소년이 그녀의 노래를 듣고 박수를 쳐주었다. 서진의 첫사랑 지후였다.

서진을 톱가수로 키워주면서 그녀의, 아니 은월의 사랑을 되찾겠다는 윤화와 진심으로 서진을 사랑하는 지후사이에 묘한 위기의 감정들이 흐른다.

서진은 자신이 은월이 아니라고, 자신의 삶을 살게해달라고 윤화에게 애원하지만 윤화는 서진의 소망을 들어줄 생각이 없다. 서진은 자신의 은월이어야만 했으니까.

과연 윤화는 과거의 연인 은월이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정말 서진은 은월의 현생인걸까.

판타지하면서도 가슴아린 사랑이야기가 전설처럼 마음에 남았다.

이런 처절한 사랑이 운명이었다면 너무 참혹하지 않은가. 윤화의 사랑이 천형인 것만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김시형 옮김 / 삐삐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자가'를 주제로 한 발표가 문제였다. 한 반에 '레온'이라는 이름의 중학생이 세 명이나 있다니 우리나라 철수나 영희같은 이름이려나.

어찌되었든 레온 3번이 '신호등에 걸린 나무 십자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자 반 아이들은 시큰둥한 표정들이었다. 하고 많은 얘기들이 있었을텐데 하필 스물 세살이란 나이로 죽음을 맞은 루카스가 죽은 교차로에 걸린 십자가라니. 그런 무거운 주제가 어울릴 나이가 아니잖아. 

이 책의 제목이 13과 4분의 3이란건 13살 9개월이 된 레온의 나이이다.


아빠는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엄마와 함께 사는 레온은 경증 우울증을 겪고 있고 매주 심리상담실을 찾는다. 병때문인지 눈물이 잦은게 흠이다. 레온이 루카스가 죽은 교차로에 있는 십자가에 대한 발표를 한것도 남다른 감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만 선생님은 걱정을 했고 아이들은 조롱했다.


선생님은 왜 교차로에 걸린 십자가 얘기를 발표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루카스의 죽음에 대한 여정. 유일하게 레온을 도와주는 건 루벤뿐이다.

루벤은 천재였다. 십자가에 적힌 날짜와 이름만으로 루카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화물자동차 운전자를 찾아내고 루카스의 집주소까지 알아낸다.


두 아이의 여정이 그저 우정이라고만 생각하면 좋았을텐데 아이들은 '게이'라고 수근거린다.

좋아하면 다 게이인거야? 루벤과 친해지는 것은 좋지만 시선도 무시하기 어렵다.


남다른 감성을 지닌 레온과 루벤은 '죽음'이란 주제를 쫓으면서 삶의 깊은 철학에 도달한다.

멋지다. 이제 루카스의 죽음의 원인과 묘지까지 찾아냈고 십자가는 루카스의 누나가 세웠다는 것도 알아냈다. 하지만 매주 아름답고 싱싱한 꽃을 가져다 놓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일만 남았다.


지루한 잠복이 시작되었다. 와우 경찰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게 된 레온.

그리고 결국 꽃을 가져다 놓는 사람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리고 몰려오는 따뜻한 감동의 물결.

모든 진실을 알게된 레온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두 번째 발표를 시작한다.

아이들앞에서 결국 눈물을 보였으니 다음 날부터는 조롱과 멸시가 시작될 것이란 두려움이 몰려오지만 사춘기 아이들에게도 애도와 진심은 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책을 덮었다.

레온의 후기처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세상과 소통할 용기를 내보라고 권하고싶다. 물론 이 책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다시 회자되는 조선 비극의 역사에 주인공 단종이 태어난 해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태어났단다. 이렇게 접근하니 제법 먼 나라의 레오나르도가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하면 빈치마을에서 태어난 레오나드로라는 의미라고 한다.


종교가 지엄하던 시절 결혼하지 않은 두 남녀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는 사실도 뜻밖이다.

하긴 교황도 사생아가 있었다니 좋게 말하면 널널한 제도에 자유스런 연애가 가능했다는 의미일까.

어찌되었든 다빈치는 아버지도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그것도 네번 씩이나- 엄마도 씩씩하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는 바람에 불쌍하게 성장했을 것 같은데 할아버지와 숙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의 타고난 재능이 이런 환경에 싹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여러자료를 볼 때 다빈치는 잘 생긴 외모에 훤칠한 키와 잘빠진 몸매를 지녔고 패션에도 남다른 감각이 있었다고 한다. 오호 인싸였네. 다만 이렇게 그의 전생애에 대한 전기에서 연애담이 거의 보이지 않는 점은 그의 동성애설이 맞지 않았나 싶긴 하다.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숱한 천재들중에서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상급이다.

회화는 물론, 조각, 건축, 의학, 과학, 도대체 못하는걸 찾는게 더 빠를 것 같을 정도이다.

물론 그를 도운 조력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우리는 때이른 시대에 태어난 천재들의 불행했던 삶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그럼에도 성격대로-고집스러웠다고 한다-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행복한 천재였던 셈이다.


레오나르도와 당대를 함께 했던 미켈란제로-물론 나이차는 무척 많지만-나 라파엘로같은 라이벌이나 추종자들이 있어 더 빛을 발했다. 그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도전의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미켈란제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때문에 열을 참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일단 생긴 것 부터가 너무 달랐고 극과 극의 성격탓에 나이차가 비슷했다면 치고받고 싸우지 않았을까.


그 유명한 '모나리자'가 누구였느냐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어찌 되었든 묘한 미소를 짓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이 그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안다. 

프랑스에 여행갔을 때 루브르박물관에서 보았으니까. 프랑스는 문화대국이라는 오만함속에 엄청난 약탈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이 작품도 빼앗아왔나...했지만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스로 프랑스로 가져온 선물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왕이었던 그의 추종자 프랑수와 왕께 바쳤다고 한다. 이후 프랑스에서 여생을 보내다 삶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그의 천재성을 물려받은 자손이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이 레오나르도! 여전히 하늘나라에 있는가. 심심해지면 다시 현세로 와주시게나. 할일이 많다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산업굴기의 비밀 - 중국의 산업굴기를 이룬 핵심 인물들
김평희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에 세계에서 가장 싼 물건을 만들어내는 국가는 중국이었다.

품질은 떨어지지만 싼 가격 때문에 전세계의 시장을 휩쓸었던 중국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저 한 번 쓰고 버릴만한 물건이나 찍어내는, 거대한 인력자원이 있으니 가능한 얘기였다.

오죽하면 품질이 현격하게 차이나서 '차이나'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겠는가.

하지만 중국은 그냥 질낮은 물건이나 대량으로 찍어내는 나라가 아니었다.

중국 로봇산업의 현장을 보도하는 장면은 감탄을 넘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중국보다 작은 땅덩어리에서 복닥거리며 가난하게 살아온 우리민족도 남다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글이며 IT까지 우리보다 잘 살았던 나라를 따라잡고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지 않았는가.

하지만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고 어마무시한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은 과거부터 우리를 지배했었고 지금도 위협적인 존재이다. 한국 경제를 겨우 지탱해주는 반도체도 이제 중국이 우리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고가 이어지고 있다.


엄청난 인구를 지닌 중국에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인물들이 한 둘이겠는가.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있는 전기차의 미래를 그리고 구상하고 지휘한 인물, 완강은 처음 듣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중국은 이미 자동차 나라 독일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로봇산업에 전기차에, 반도체에 심지어 우주산업까지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인물들의 남다름을 알아본 중국의 리더들도 대단하다.

개방된 국가가 아닌 공산주의 체제가 오히려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 있었다니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중국의 역사는 과거 춘추전국시대의 분열을 지나 강력한 일국체제로 전세계를 압도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각자의 목소리가 높은 우리나라가 과연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으려나.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 산업굴기의 주역들의 활약을 보며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인물들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미 괜찮은 인물들이 다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하지 않은가.

그저 이만하면 되었다고 자만했던 리더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게 하고 싶다. 10년, 50년 후 우리나라와 중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