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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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죽는다면....아니 분명 죽겠지만...내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가끔 사람들이 만약 자신의 마지막을 알게 된다면 죽음까지 향하는 시간들은 더 찬란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tvN에서 방영중인 '내게 남은 48시간'이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입시켜 봤을 것이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전제가 있어 리얼처럼 다가오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은 분명해보인다.


 


어디선가는 관에 들어가 죽음을 체험해보는 행사도 있다고 들었다. 관이란 말에 섬찟해지기도 하지만 누구나 최후에 들어가야 할 공간이다.


 


미리 유언장을 쓴다면 무슨 말들을 쓸것인가. 실제로 난 유언장을 써봤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았는데 써놓고 보니 고작 유산에 관한 이야기와 내 흔적을 어떻게 지워달라는 얘기뿐이었다.

 

 


 


글쎄 남기고 싶은 것들이라...과거의 사진들? 편지들? 상장들? 난 오히려 지워달라고 할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동안 힘들게 사느라...고생했다. 이제 되었다. 나도 박경리 작가처럼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장례식에 와줄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쓴다면 축제에 초대하는 글처럼 쓰고 싶다.

과거 누군가는 마지막 가는 길에 장송곡 말고 행진곡을 연주해달라고 했다는데 행진곡까지는 아니더라도 눈물바람같은 마지막은 정말 싫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삶이, 내 지나온 시간들이 빛나야만 했을 터인데...자신이 없다.


나는 이 해피엔딩 노트를 채우고 공증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적인 공증을 포함한 나 스스로에게 공증받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공증받고 싶다는 생각.

나는 가끔 내 삶이 다하고 내 혼이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궁금해하곤 했다.

결국 아무도 들려주는 이가 없으니 내 죽음으로 확인해야 할 명제이다.

난 언제나 새드엔딩인 영화보다 해피엔딩인 영화가 좋았다. 조금 시시하더라도 말이다.

내 삶이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발자욱에는 눈물과 후회만 가득하다.

이제부터라도 해피엔딩으로 가는 마지막 줄이 남아있기를 바란다면 오늘 이 해피엔딩노트를

빼곡히 채우고 남은 시간을 금쪽처럼 채워야 할 것같다.

그리고...언젠가 많은 시간이 흐른후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잘 살고 갔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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