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 장경덕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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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공평하다고 믿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정의롭지도 평등하지도 않지만 결국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세상에, 미래에 질문을 던지던 마이클 센델이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 대화형식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핵심주제가 담긴 질문이다. 민주주의를 선택한 인류의 삶은 더 공평해져야 맞고 부의 격차도 줄어들어야 맞다. 하지만 오히려 군주시대에 비해 삶의 격차는 더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기득권이 누리는 이득은 더 커지고 공평하게 누려야할 기회는 더 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은 과거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었다.

지금 아프리카나 동남아등지의 열악한 국가를 제외하면 교육의 혜택이 풍요로워진 것은 분명하다.

고작 25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이 그 풍요로움을 가장 많이 누린 국가라는 사실이 놀랍다.

신생국이고 인구가 많고 부가 그나마 공평하게 나누어지고 그런 이유로 미국이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닐까.


가장 민주적일 것 같은 나라 미국, 계급사회가 아닐 것 같은 미국이 오히려 귀족주의가 숨어있고 상위 1%의 재벌들이 나머지를 견인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상위1%의 가정출신이라는 점이 그걸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거나 학비를 면제하는등 가난한 가정의 아이를 구제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센델의 추첨제 제안은 그나마 불공평한 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처럼 다가온다. 입학정원의 일정비율은 우수한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이후 추첨제를 통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세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지성인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나마 평평하게 하려는 몇 개의 해결책에서 우리는 무얼 선택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게 바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공정과 평등에 대해 대화체의 구성이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없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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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간 허준 - 세계 최고 암센터의 통합암치료 전략
김수담 지음, 유화승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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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여기저기 몸이 불편해지고 먹어야 할 약이 늘어나고 있다.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면 좀 더 건강한 노년을 맞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직 집안에 암이나 당뇨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고생하셨거나 돌아가신 분이 없어 그나마 위안을 가지긴 하지만 실비보험등 여러가지로 대비하게 되는 걸 보니 건강염려증이 강해지는 나이가 된 모양이다.


제목에도 들어간 위대한 의학자인 허준이 뉴욕에 갔다니 제목부터가 흥미롭다.

'미국으로 간 허준'이란 책을 냈던 유화승교수로부터 감명을 받은 저자가 통합암치료로 권위가 있는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의 경험을 전략적으로 펼친 책이다.

저자가 교환교수로 중국에 간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베이징 중의학 대학을 졸업한 이력은 많은 감명을 준다.



감기에 걸리거나 위가 아프거나 하면 내과에 가는 것이 당연하고 혹시 허리가 아프거나 몸이 뻐근하면 한의원에 가서 침치료나 부황치료를 받는다.

한의학은 양의학이 하는 일과는 전혀다른 분야의 의학이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주의 기를 담은 자연적의 치료분야로서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암치료를 한의학혹은 중의학으로 한다고? 조금 의외의 발견이었다.



비염으로 고생했던 어린시절의 저자가 노량진의 용한 한의사에게 침으로 치료받는 장면은 드라마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역시 침치료로 효과를 본 경우가 많아서 신기하기만 했다. 병이 오는 것도 운이지만 용한 의사를 만나는 것도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각한 질병이 오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나와 맞는 치료를 해줄 의사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인의 수가 많은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의료시설이나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한의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오히려 양의학이 더 인정받을 것 같은 나라에서 한의학과 접목하여 통합적 치료를

해오고 있고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내 주변에서도 암에 걸린 환자들이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남은 시간을 즐겁게 살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암치료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치료와 운동등을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면서도 인간적이라 많은 관심이 생긴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이 책으로 큰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분명 암도 언젠가 감기정도의 질환으로 생각될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장 친자연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연구하고 이끌어온 의료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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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울한 날에는 쇼핑을 하게 될까 - 베테랑 PD의 쇼핑 심리 에세이
김정수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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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이면 전을 부쳐 막걸리를 한 잔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굳이 쇼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좀 우울한 날에는 화려한 백화점같은데 가서 쇼핑까지는 아니더라도 눈팅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살 여유는 없지만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홈쇼핑 PD라면 뭔가 구성이나 대본같은게 섬세하긴 할 것 같다.

무엇보다 20년 이상 쇼핑을 담당해오면서 구매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더구나 이 심리는 구매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에도 거의 적용이 되는 것 같았다.


요즘 가장 많이 꽂히는 명언이 바로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다.

도대체 이 또라이들은 어디가나 그만큼씩 꼭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힘들다기 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말 리더를, 동료를, 선배를, 후배를 잘 만나야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라는게 발목을 잡는다. 리더의 자격도 없으면서 자리만 지키는 인간, 느려터진 후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전가하는 더러운 인간.



이런 인간들의 속성을 쇼핑 세계에 빗대어 풀어놓는 능력이 탁월한 저자이다.

특히 어디가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심리, 전화의 기능을 넘어서 독서도 하고 뉴스검색도하고 은행일도 보고 도무지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스마트폰의 기능에 푹 빠진 현대인들의 불안감을 새로운 소통으로 인식하고 달래고 해소하는 풍경은 저자의 말마따나 쓸쓸해지기도 한다.



저자도 좋은 학교를 나와 안정된 사회생활을 해왔지만 요즘의 사회생활의 조건은 학벌이 아니라는 의견에 동감하게 된다. 맛집 사장은 수십년 요리를 하면서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독립하기를 원했겠지만 결국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요리를 한다거나 기능사들의 자식들 역시 부모의 길을 따라 3D업종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대학이 성공의 코스가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시절이 바뀌었다. 차라리 일찌감치 재능을 알아서 기능을 숙달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현명하지 않은가.

뭐든 20년 이상 길을 걷다 숙성에 이르면 달인이 되고 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쇼핑의 현장에서 숙달된 경험치가 이렇게 멋진 심리학 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은 저자 자신이 달란트가 특별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유쾌한 쇼핑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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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숨겨진 이야기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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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민족의 인물중 가장 존경하는 두 사람을 꼽는다면 바로 세종과 이순신이다.

그 두사람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이름은 사라졌을 것이고 지금의 번영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순신이 쓴 난중일기는 이미 읽었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아마도 '어머니'가 아니었다

기억한다. 그의 효심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하게 했었다.

그리고 그가 지내던 전라좌수영의 풍경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이 바로 이 난중야록에 등장하는 단이 아닐까 싶다. 이미 본부인과 첩이 있었던 이순신에게 전장의 현장에서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난중일기속에서도 단이의 모습은 지혜롭고 현숙한 모습으로 그려졌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이순신은 분명 영웅이었고 마침 그 시절 일가였던 이율곡과 유성룡, 그리고 단이 있었기에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이 난중야록은 이순신의 15대 외손이 외가쪽 집안에 전해지는 것을 기억했다가 썼다고 했다.

얼마나 귀한 자료인가. 그의 기억력이 비상함을 감사해야할 것이다.

난중일기가 이순신의 일기라면 이 난중야록은 이순신과 단이 기록한 좀 더 섬세하고 리얼한 기록이라고 해야겠다.


난중일기에서도 이순신의 건강에 대해 자주 등장했었다. 이순신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여 단이 간병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 난중야록에서 세신으로 이를 잡는 장면은 기가 막힐 정도이다.

이순신은 왕복도 없고 동료복도 그닥 없었지만 여복은 넘쳤던 것 같다.

단의 지혜가 왜적과의 전쟁에도 크게 한 몫을 했으니 우리는 이순신과 더불어 단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마늘점을 치는 장면도 해학이 넘치지 않은가. 마늘이 길조의 방향으로 넘어지게 하기 위한 단의 지혜에 탄복이 절로 나온다. 학익진의 전법은 알고 있었지만 치마진이라니...

정말 이 야록은 웬만한 소설 못지 않은 재미와 위트가 넘친다.

아쉽게 1권으로 끝날 스토리가 아니어서 다음편이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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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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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살아가는데에는 여러가지 환경들이 필요하다. 가장 큰 역할은 물론 자연이겠지만 과학이나 자원같은 것들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삶의 질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 아닐까.

먹을 것도 아니고 입을 것도 아니지만 인간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중요한 예술을 만들어간 사람들을 지켜본 사람의 글을 모은 책이다.


그림에 관한 책들이 몇 년전부터 꾸준히 출간되어 오면서 제법 화가 혹은 예술가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무지였다. 이 책에 소개된 쟁쟁한 27인의 예술가들중 고작 내가 알 수 있을만한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고흐와 피카소와 달리.

하긴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그 많은 예술가들을 어찌 다 알수 있으랴마는 내 수준이 이정도라니.



도라는 피카소의 연인으로 자신 역시 뛰어난 예술가였지만 피카소의 화려한 여성편력덕분에 아깝게 묻혀진 예술가였다. 마치 유명 조각가인 로뎅의 연인이었던 카미유처럼 자신의 사랑,

선택으로 인해 재능을 저당잡히고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이 너무도 비슷하게 다가온다.

도대체 예술가들, 특히 유명한 남자 예술가들은 왜 인간관계가 그렇게 지저분했던 것인지.



일단 달리라는 예술가는 외모부터가 특별하다. 개성강한 그의 삶은 남성성 상실이라는 악재조차 날려주고 듣기로 달리가 죽은 후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나 유전검사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그의 삶은 뛰어난 예술품 못지않은 명품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쓴 저자를 부러워했던 것은 1800년도에 태어나 활동했던 예술가들 몇을 제외하고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나봤다는 사실이었다.

도대체 저자의 나이가 어떻게 되길래 하고 검색해보니 저자의 생몰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예술에는 재능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저 작품으로, 작가들을 존경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삶을 살지만 어떤 점에서는 너무 열정이 넘쳐 기괴하다고 할 정도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예술가들의 여정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인류의 역사의 자신들의 불꽃같은 삶과 작품을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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