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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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을 앓는 소녀와 시를 쓰는 소년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봄날의 화사함과 슬픔을 느꼈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은 감동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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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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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야네가 발달성 난독증 진단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는 희귀병! 당연히 아야네는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도 이상한 병에 걸렸다는 아야네는 따돌림했고 엄마마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이후 아야네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는 외삼촌 마사후미가 데려와 키워주었다.


프리랜서 기타리스트 록앤롤러-본명은 이토 겐지-를 만난 것도 그즈음이었는데 삼촌의 가게에서 밴드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아야네에게 기타를 가르쳐준 것도 그였다. '스승님'이라고 부르면서 그가 살고 있는 작업실을 자주 찾아와 그에게

기대어 울면서 속에 있던 말을 나누곤 한다. 그렇게 기타를 배우고 노래를 부르던 아야네가 같은 학교에서 시를 쓴다는 시인군을 만났다. 차분하면서도 문학적 재능이 있는 소년 하루토!


삼촌과 밴드부원이외에 마음을 열지 않았던 아야네는 시인군과 노래를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친해진다. 하지만 자신의 병을 알게되면 하루토도 곁에 있어주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까칠하게 구는 아야네.

나이가 많은 조부모님과 함께 한다는 하루토는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지만 조부모님의 노후를 돌보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공무원시험을 보겠다고 한다. 안정적인 직업이 있어야 돌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은 것이다.


자신만 몰랐지만 아야네의 재능은 특별했다. 노래도 작곡도 정말 잘했다. 록앤롤러와 하루토는 아야네에게 오디션에 도전해보라고 한다. 왠일인지 아야네는 그 사람들의 부추김이 싫었다.

오랜 망설임끝에 대형 레코드사가 주최하는 오디션에 참여하게 되고 최종 선발된다.

도쿄의 큰 무대로 나가게 된 아야네. 그런 아야네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하루토!

가수로서 데뷔하면서 연애는 물론 개인적인 만남이나 통화조차 하지 않겠다는 계약서를 쓴 아야네는 이제 더 이상 하루토와 만나지도 못하고 연락도 할 수가 없다.


아야네의 활동을 돕기위해 록앤롤러는 비롯한 밴드도 함께 계약을 했고 성공을 거둔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어느 날 전국투어를 하게된 아야네는 자신의 고향 공연에 하루토가 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연락도 할 수가 없다. 이런 마음을 눈치챈 록앤롤러는 지인에게 초대권을 전하는데..

과연 하루토는 아야네의 공연에 와줄 것인가. 그리고 애틋한 두 사람의 사랑은 맺어질 수 있을까.

희귀병으로 마음을 닫고 살았던 소녀와 시를 쓰면서 조부모의 삶까지 책임져야 하는 소년의 아련한 사랑이야기다. 세상에는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하루토의 미래도 그랬고 아야네의 사랑도 그랬다. 하지만 운명은 있다.

아름다운 결말이 있을 것 같아 행복해졌지만 뜻밖의 반전으로 인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그리고 표지에 있는 빛나는 관람차처럼 둘의 사랑도 아름답게 반짝일 것만 같았다.

시간이 훌쩍 흘러 록앤롤러의 시각으로 마무리 되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솟아올랐다.

세상에 남은 마지막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서, 애틋해서, 감사해서.

열 일곱의 여린 소녀, 소년의 사랑이야기와 더불어 그 아이들을 돌보는 주변 사람들의 따뜻함에 뾰족했던 마음이 사그러졌다. 지금 세상은 온통 차가운 겨울이지만 여기 봄같은 소설이 있다.

'내가 새라면 너에게 날아갈텐데' 이 책은 그 봄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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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이야기
임정희 지음 / 더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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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도 운명없이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깨닫는다.

십 년 넘게 방송 작가의 일을 하다가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데, 일단 재능은 타고난 사람이다.

마치 천일야화를 읽는 듯, 한 편 한 편의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된다.

천상 이야기꾼이다.


표지로 만난 첫인상은 호랑이나 맹수를 때려잡는 사냥꾼의 이야기려나 했다.

호랑이나 맹수같은 귀신과 도깨비를 때려잡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넘어서 고독한 아이의 성장기, 그 아이를 키운 남자와 도깨비의 따뜻한 돌봄이 녹아있는 아름다운 동화같기도 하다.


도깨비를 보는 소년 철수가 이제 서른 중반의 어른이 되었다. 이제는 '귀신골목'이라고 불리는 동네에 있는 헌책방에 들리는 것은 자신을 거두어준 홍사장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전장에서 얻은 전리품을 건네기 위해서다. 홍사장은 헌책보다 골동품을 파는 일이 주업이다.

철수가 획득한 전리품은 그닥 보잘 것 없어보인다. 오래된 가위며 깨진 백자 항아리 조각같은. 그런걸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니.


홍사장네 헌책방 맞은 편에는 술집이 있다. 고씨라고 불리는 사내는 술을 잘 빚기도 하거니와 잘 마시기도 한다. 홍사장은 걸레로 입을 닦은 것처럼 막말을 쏟아내는 고씨가 싫지만 그가 빚은 술을 먹는 재미로 잘 어울린다. 고씨도 철수가 가끔 헌책방에 들러 전리품을 건네는 것을 안다. 희한하게 고씨는 그 값어치를 기가 막히게 짚어내고 홍사장은 그 값대로 팔게 된다.

눈썰미가 있는 고씨인가...싶지만 갈수록 그의 정체가 더 궁금해진다.


시세보다 너무 싸게 나온 옥탑방으로 이사하게된 동석의 이야기.

너무 낡아서 신을 수 없을 것 같은 붉은 신을 버려도 버려도 되돌아온다는 이야기.

담력 실험을 한다고 사람이 많이 빠져 죽었다는 저수지를 찾아온 소년들의 이야기.

특히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얼이 빠질 것이다.


귀신이 있다고 믿는 내게 도깨비의 존재를 묻는다면 글쎄 도깨비가 있으려나.

도깨비는 귀신보다 덜 위험한 존재 아닌가? 어려서 읽은 도깨비 동화에서는 오히려 귀엽던데.

오래된 물건에는 어떤 혼들이 깃들어 있다고 하는 말을 믿는다.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에도 바위에도 영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때로는 가여운 인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려는 도깨비도 있다고 믿는다.

아직 도깨비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은 더욱 반가울 것이고 나처럼 긴가민가 하는 사람에게는 혹시 베란다 창문 저 너머 나를 지켜보는 어떤 존재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막 솟아날 것이다.

다이내믹 하면서도 가끔은 울컥했던 재미있는 소설, 아니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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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세계사의 미스터리
기묘한 밤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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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아무리 발달해서 우주를 왕복하고 AI가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어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역사는 여전히 많다. 불가사의한 여러 일들중에 미스터리가 밝혀진 경우도 있지만 이 책에 실린 미스터리한 역사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니까.


멀리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 역사에도 이런 미스터리는 존재한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당시 신분사회를 비판하고 지배계급의 횡포를 고발한 사회소설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실제 '홍길동'이라는 인물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고 있나? 허균이 이 소설을 쓰긴 100년 전 실제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부자들의 돈을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돌려주었다는 의적 홍길동은 연산군일기에도 등장하는데 그가 잡혔다는 기록을 끝으로 돌연 기록이 없다. 자신을 따르던 부하들과 율도국을 세웠다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되었는데 실제 기록에서는 그가 사라진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열도에 위치한 작은 섬 '이시가키 섬'이 홍길동이 건너가 실제 '율도국'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지금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냥 가설이 아니고 실제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 금서였던 것이 '정감록'만이 아니었다. '설공찬전'은 귀신이 등장하고 그 귀신은 이승에서 비록 비명에 죽었어도 임금에 충성한 사람이면 저승에 가서도 좋은 벼슬을 한다고 전하고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오른 임금과 간신배들도 모조리 지옥에 떨어진다고 했으니 당시 중종임금 시절, 임금과 조정은 섬뜩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니 금서로 지정하고 싹을 잘라낸셈이다.


모세의 기적이 홍해가 아니고 갈대가 무성했던 '만잘라호'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모세가 바다를 가르고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으로 인도했다는 것은 설화와 역사가 섞여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했고 설마 바다야 갈랐겠어. 했는데. 이집트를 탈출해서 이스라엘을 건설했다는 것은 사실이었고 그 물길이 홍해가 아닌 갈대바다였다는 것을 최첨단 과학 기술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17세기 명나라 북경에 대폭발이 있어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수만 채의 가옥과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졌는데 가장 이상한 점은 폭발에 휘말린 사람들이 모두 나체였다는 것이다. 가마안에 탄 사람도 가마꾼도 나체가 되었는데 가마는 멀쩡했다는 이런 일들은 어떤 폭발로 가능한 것일까.

지금처럼 핵이 있었던 시절도 아니고-설사 핵폭발이었다고 해도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이런 풍경은 나올 수 없다-천재지변으로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나? 가설 중 하나인 외계인의 소행?

이순신장군의 죽음이 스스로의 선택이었다든가, 그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이 유럽을 휩쓸던 시절 UFO가 나타나 도왔다는 설이나 트로이의 목마가 신화 아니었어?

정말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를 쫒으면서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유튜브 '기묘한밤' 구독도 눌렀다. 물론 시리즈로 또 나오겠지. 안 나오면 삐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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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원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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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읽고 출간할 책을 골라내는 일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이 소설의 스토리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인간의 숨결이 느껴지는 일정도는 남겨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미래가 두려워지지만 시종 유쾌한 저자의 발랄함에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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