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톡 5 - 두 명의 왕비 조선왕조실톡 5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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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어느새 3년째 이어지는 조선왕조실톡은 이제 '태정태세문단세....

현숙경'에 이르렀다.  조선의 왕이 총 27명이었고 현종과 숙종, 경종은 18대~20대의 왕이다.

북벌을 꿈꾸었던 효종의 아들 현종은 재위기간이 15년, 그의 외아들 숙종은 46년, 숙종의

가장 큰 스캔들이었던 장희빈에게서 낳은 경종은 겨우 4년동안 왕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편안날 없었던 조선시대답게 그들이 재위하는 동안 사화는 물론 당파싸움에 왕위계승에

따른 온갖 사건들이 그득하다.


 


이 기간동안 가장 큰 논쟁은 효종의 사망이후 자의대비(장렬왕후)가 둘째아들을 위한 상복을 몇년 동안 입어야하는가 하는 문제로 시끄러웠던 예송논쟁이 아닌가싶다.

효종이 적자가 아닌 둘째아들이었기에 예법에 따라 1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 송시열계와 다른당파였던 윤휴는 아무리 둘째아들이지만 왕이니 3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지금에서야 대비가 상복을 1년을 입든 3년을 입든 이렇게 죽기살기로 싸울일인가 싶지만 당시에는 이사건으로 관직을 박탁당하고 귀양을 가는 등 댓가를 치르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논쟁이었단다.

당시 흉년이 들고 기아에 시달렸던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기는 커녕 나라꼴이 이 모양이었으니 성리학의 허세가 참 허망하다.


 


엊그제 미국 백악관에서도 오래전 유령이 출몰하여 결국 재건축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조선시대에서도 유령소동이 꽤 많았던가 싶다. 하긴 귀한 왕족이 사는 궁이건만 온갖 사건과 의문투성이의 사망사건이 비일비재했으니 억울한 원혼이 왜 없었겠는가. 재미있는 것은 당시 귀신의 형용이 우리가 '전설의 고향'에서 익히 봐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하니 실제 세월을 막론하고 그런 귀신들이 있긴 했던 모양이다. 특히 죄를 많이 지었던 왕이라면 가슴이 섬뜩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현대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스캔들은 역시 숙종과 장희빈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숙종의 아버지인 현종은 몸이 약하긴 했지만 여자문제로 스캔들을 일으키지는 않았는데 조선 최대의 바람둥이 숙종은 여자문제로 파란을 일으키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인물이 되고 말았다.

다혈질인데다 변덕쟁이로 알려진 숙종은 자의대비의 궁녀였던 옥정을 너무도 사랑하여 정부인인 인현왕후까지 내치고 결국 왕비로 봉하기까지 하였지만 어느 날 사랑이 식어 인현왕후를 다시 중전에 자리에 올리고 장희빈을 내치기에 이른다.

'사랑이 어떻게 변해'라고 하기에는 숙종의 변덕이 워낙 별났던 모양이다. 물론 그 뒤에는 장희빈을 등에 없고 득세했던 남인에 대한 억압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인까지 내칠정도로 열렬했던 사랑도

성질 더러운 왕 앞에서는 무색하기만 하다.

결국 숙종의 이런 행태는 차기 왕인 경종의 이른 죽음이나 후사를 남기는 못하는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숙종의 후궁이었던 최씨는 인현왕후의 죽음에 장희빈의 저주가 있었다고 고발했다는데 희빈의 오라비 장희제의 음모는 그렇다치고 장희빈이 생각보다 그렇게 악독한 여자는 아니지 않았을까.

어쨌든 연인이었던 여자를 자살로 몰고 결국 그녀가 낳았던 아들 경종마저 구박했다는 숙종은 정신적으로 아주 문제가 많은 왕이라고 생각한다.


 


털 하나도 부모가 주신 것이니 소중이 다뤘던 조선에서 남자의 상투는 유교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을텐데 이 상투에 얽힌 비밀은 아주 의외였다. 마치 일본의 남자처럼 가운데 머리를 싹 밀어버리고 주위에 머리를 쓸어모아 상투를 틀었다니 머리를 감기위해 머리를 풀어헤쳤더라면 참 볼만했을 것같다.


 


평생 왕 하나만을 보며 살아야 했고 때론 당파싸움에 어이없게 숨져간 궁녀들의 삶도 애처롭다.

그나마 녹봉이 꼬박꼬박 지급되어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했다니 경제권이 없었던 조선의 여자들에 비해 오히려 더 당당한 신분이 아니었을까.


3대에 걸친 조선의 역사를 보면서 어떤 사건이든 꼬투리는 윗대에 있었음을 알게된다.

친모를 내치고 죽게한 선왕에 대한 원한이 이어져 피비린내나는 사화가 되고 죄없는 백성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왕이 존재하던 시절에 백성들은 시대를 잘 만나야 그나마 피죽이라도 얻어먹고 제명대로 살다가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사실 조선의 왕중에 자신에게 주어진 왕권을 제대로 수행하고 후회없는 삶을 산 왕이 몇이나 될까.

당시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다 싶다가도 매주 광화문에 모이는 촛불행렬을 보면 어느 시대이건 죽어나는건 죄없는 백성이지 싶다.

후일 지금의 이 시간들이 어떻게 쓰여질지 차기 대권을 누리는 자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 곰곰 생각케 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 힘이 아닐까. 반복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시대 한 자리 노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이 역사서를 읽게 하고 싶다. '톡'하다 보면 그나마 '똑'소리 나오는 인물도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이제 허약하기만 했던 조선의 왕들과는 달리 가장 큰 장수를 누리고 당파를 깨기 위해 노력했던 영조와 그의 손자인 정조를 그릴 다음 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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