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에서 만난 순간들: 여행자의 스케치북
이병수 지음 / 성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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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부러 비용과 시간을 들여 외국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재원으로 해외근무를 하게 되면 얼마나 즐거울까. 한달살기가 인기인 요즘에 2년 정도 광저우에서 살수 있었다니 정말 부럽지 아니한가. 다만 광저우란 곳이 여름의 우리나라보다 더 습하고 덥다고 하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조금 힘들것 같긴 하다. 그래도 살아보고 싶다.


지도상으로 보니 베트남이나 라오스와 비슷한 위도에 있다. 아마 날씨도 비슷하지 싶다.

중국의 땅덩어리가 워낙 크니 맨 위의 날씨와 광저우의 날씨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카오와 홍콩이 광저우시와 가깝고 중국의 수도인 북경과 상하이와 함께 중국의 3대 도시라고 하니 그 크기나 발전성을 짐작할 수 있겠다.


필자는 건축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라고 하는데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릴 일인가.

틈만나면 배낭을 꾸려서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여행을 했다는데 그런 용기가 이 책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전망타워가 광저우에 있다고 하고 대놓고 짝퉁을 파는 짠시루라는 곳은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니 광저우란 곳의 다양함이 놀랍기만 하다.


빵집을 하는 사람은 빵집만 보이고 미용실을 하는 사람은 미용실만 보인다더니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도시의 건축물을 참 자세히도 묘사하고 있다.

특히 광저우의 다채로운 아파트 모습은 저자의 말마따나 획일적인 우리나라의 아파트가 개선되야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릴적 중국은 중공이라고 해서 공산주의 국가이고 발전이 더딘 나라였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특히 상하이나 광저우같은 곳은 우리나라의 발전을 넘어서 세계의 랜드마크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공원에서 중국고유의 무술을 연마하거나 이렇게 댄스를 즐기는 모습은 의외의 자유분망함으로 느껴져서 재미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본 광저우는 더 아름다웠다.

필자의 해바라기 그림은 고흐를 연상하게한다.

섬세한 건축학도의 집은 어떤 모습으로 탄생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마치 그림책을 보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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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병(氣象病) 안내서 - 날씨에 흔들리지 않는 컨디션 관리법
쿠데켄 츠카사 지음, 정나래 옮김 / 성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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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상병'이라는 단어가 낯설어 처음에는 기상을 살펴보는 병사를 말하나 싶었다.

날씨에 따라 건강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기상병'이라고 하는데 실제 병의학적으로 정의된 병명은 아니라고 한다.


할머니가 '내일 비오겠다'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비오기전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기분도 안좋았던 것 같다. 내 몸이 기상청이다 하시던 말씀이 바로 기상병의 증상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비오기전 기압이 낮아지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도 다운되고 활력이 저하되거나

통증을 느끼게 되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이상이 느껴져도 기상병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두통, 목 어깨결림, 현기증, 이명, 변비같은 것은 자주 느끼는 몸의 이상증세이기 때문에 그저 컨디션이 나쁘거나 스트레스가 원인이겠지 하면서 그냥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이 '기상병'의 증세라니 놀랍다.



약으로도 개선을 시킬 수 있지만 간단한 운동이나 스트레칭, 목욕같은 것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혹시 너무 자주 아파서 예민한 사람으로 오해를 겪을 수 있다고 하니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실린 자가진단법을 이용하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환절기 마다 두통이 온다'

이렇게 자가진단에 필요한 테스트가 실려있다.


증상에 따른 운동법도 소개되어 있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어렵지 않게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약을 먹기전 해볼만한 처방이다.

반드시 기상병을 겪는 환자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유용한 운동법이다.

날씨에 따라 몸의 컨디션이 변화한다니 이것 자체로도 놀라운 발견이었다.

증상에 따른 셀프케어 팁이 정말 유용하게 실린 책이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기상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꼭 체크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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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특서 청소년 에세이 3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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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도 사춘기가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였는지 그닥 심하게 치른 기억은 없고 감정이 극단적으로 들쑥날쑥했던 적은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사춘기가 초등학교때부터 온다고 하는데 그 무섭다는 사춘기를 아들녀석을 통해 겪으면서 내 인생도 변환점을 맞았었다.


대체로 아이들이 사춘기가 오는 시기는 부모의 갱년기와 겹쳐져 사춘기가 이기는지

갱년기가 이기는지를 겨루는 우스개소리도 등장했다.

암튼 질풍노도의 그 사춘기 시절에 이른 아이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가장 힘들까.

세상에게, 어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무엇일까. 이 책에 그 질문과 답이 있다.


어려서는 하지말라는 일도 많고 할 수 없는 일도 많다보니 어른이 빨리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다. 정작 어른이 되어 보면 책임이 없었던 어린시절이 더 좋기만 하더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어른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니 저자의 말처럼 좋은 점만 생각하자. 기어이 올라야 할 산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를 때 힘들지만 올라가보면 툭트인 풍경을 보면서 힘든걸 잊는 그 순간. 그런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행복'의 정의가 무엇일까. 어떤걸 행복이라고 말하나. 몇 가지 단어로 정의하기 힘들다.

하지만 저자의 조언대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에 공감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행운같은 것보다 소소한 기쁨같은 것들에 더 위안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걸 행복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자주 생기는게 더 바람직 하지 않겠는가.


대학입시에 대한 압박감. 학원으로 이어지는 일상들. 그런 것들에 압도되어 제대로 청춘을 누리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꿈은 무엇인지 묻고 싶어진다.

직업과 꿈은 다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위해 직업을 갖기만 꿈을 이루고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학입시와 좋은 직장이 꿈은 아니지 않은가.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는 대학을 골라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나오고 입학생이 너무 적어서 문을 닫는 대학도 나오고 있다.

대학에 들어갈 연령이 적어지고 정작 대학을 나와서도 백수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의 여러 조언중 나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도 아니고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해서 목숨을 끊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라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도 지나온 시간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왔고 지나야 할 그 길에 서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해답지가 정말 필요하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친절한 해설을 곁들인 해답지는 필요하지 않은가.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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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창비청소년문학 135
이라야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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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해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낳은걸까 나도 이런 부모밑에 태어나 거지같이 살게 될 걸 알았다면 절대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엄마 아빠는 한국인이었지만 선교사인 아빠를 따라 세살 때 부터 캄보디아에서 살아온 하람이는 열 여섯이 되어 한국에 왔다. 몰래 혼자 오려고 했는데 아픈 엄마까지 따라붙었다. 그렇게 도착한 한국의 겨울은 매웠다.


하람을 사랑해주던 할머니는 이 년전 돌아가셨다. 갈곳이라곤 할머니가 살던 집이 있는 익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익산에서 하람이는 파이터가 되고 싶었다. SNS를 통해 알게된 무하에게는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었다.

술만 먹으면 사고를 치는 엄마를 떼내지 못하고 무하가 다닌다는 체육관에서 만나게 된 무하, 그리고 그의 매니저겸 여친이라고 주장하는 원지.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엄마가 왜 우울증약을 먹게 되었는지, 술을 먹게 되었는지 하람은 기억에 없다.

몰래 도망치려했지만 익산까지 따라붙은 엄마를 데리고는 알바를 구하기도 어렵다.

무하의 도움으로 알바를 구했지만 엄마는 첫날부터 사고를 치고 사장은 내일부터 엄마를 데리고오면 안된다고 한다. 원지의 도움으로 원지의 집에 잠시 맡겨진 엄마.

하람은 불공평한 세상과 막장을 뜨고 싶었다. 체육관 관장은 재능은 있지만 기초부터 다시 다듬어야 한다고 한다. 아 할 수 있는데..하람은 상대를 때려눞히고 싶었다.



아픔으로 다져진 하람의 삶에 하나 둘 사람들이 끼여든다.

어이없이 누명을 쓰고 경찰서까지 오게된 하람이를 취조하던 권경위.

엄마를 돌봐주는 원지의 엄마와 할머니, 무하와 원지에, 체육관 관장까지 하람을 점차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원지의 집에 맡겨진 엄마는 원지의 조카인 유준이를 만나고 달라지기 시작한다.

유준이를 살뜰하게 돌봐주면서 생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생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동안 하람이를 아프게 했던 비밀이 무엇인지 밝혀진다.



하람을 뒤에서 도와주게된 권경위의 말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남들도 모를 아픔이 존재한다.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하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사람들로 인해 점차 아픔에서 벗어난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사랑으로 아픔도 치유가 된다고 전한다.

그저 온몸으로 세상과 막장을 뜨고 싶었던 열 여섯 소녀의 앞으로 펼쳐질 파이트에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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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 장경덕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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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공평하다고 믿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정의롭지도 평등하지도 않지만 결국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세상에, 미래에 질문을 던지던 마이클 센델이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 대화형식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핵심주제가 담긴 질문이다. 민주주의를 선택한 인류의 삶은 더 공평해져야 맞고 부의 격차도 줄어들어야 맞다. 하지만 오히려 군주시대에 비해 삶의 격차는 더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기득권이 누리는 이득은 더 커지고 공평하게 누려야할 기회는 더 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은 과거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었다.

지금 아프리카나 동남아등지의 열악한 국가를 제외하면 교육의 혜택이 풍요로워진 것은 분명하다.

고작 25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이 그 풍요로움을 가장 많이 누린 국가라는 사실이 놀랍다.

신생국이고 인구가 많고 부가 그나마 공평하게 나누어지고 그런 이유로 미국이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닐까.


가장 민주적일 것 같은 나라 미국, 계급사회가 아닐 것 같은 미국이 오히려 귀족주의가 숨어있고 상위 1%의 재벌들이 나머지를 견인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상위1%의 가정출신이라는 점이 그걸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거나 학비를 면제하는등 가난한 가정의 아이를 구제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센델의 추첨제 제안은 그나마 불공평한 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처럼 다가온다. 입학정원의 일정비율은 우수한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이후 추첨제를 통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세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지성인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나마 평평하게 하려는 몇 개의 해결책에서 우리는 무얼 선택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게 바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공정과 평등에 대해 대화체의 구성이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없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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