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 책을 좋아한 당신 덕분에
이소영 지음 / 터치아트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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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주인을 오래하면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으려나. 살아남은게 기적인 7평짜리 동네책방을 하는 무럭무럭 늙어가는 이야기에 많이 행복했다. 수원까지 가서 책을 사줘야겠다. 그래야 오래 살아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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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 책을 좋아한 당신 덕분에
이소영 지음 / 터치아트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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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거래처로 나서는 길에 핸드백에 곱게 넣었다. 일단 책이 딱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좋은 사이즈이기도 했고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아니 길을 걸으면서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너무 꼴보기 싫어서 나만큼은 지성인이라는..적어도 독서의 계절, 가을만큼은 책을

읽는 인간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싶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자 일단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서평을 쓰는 것은 거의 없는 일임을 고백하면서, 버스를 타고 오면서 몇 번이나 킬킬 웃다가 주위 눈치를 봤다는 얘기도 곁들이면서 125페이지-요즘은 쪽이라던가-

즈음에 이르러 도저히 참지 못하고 PC전원을 켜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왜냐고? 이 문장만큼은 잊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한테 딱 맞는 책을 만나면 꼭 묵혀 뒀다가 천천히 읽습니다...내일 또 만나고 싶은 애인처럼 오래오래 만나고 싶고, 빨리 헤어지기 싫어서 그런가봅니다'.

이 문장만으로 이 책의 서평을 마쳐도 좋을만큼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글이었기 때문이다.

​


'아직 하니'라고 묻는 장면에서 왜 나는 송강호의 '밥은 먹고 다니냐?'가 떠오르지.

신설동에서 금호동으로 오는 동안 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 뭔가를 찾아보았다.

서점! 대형서점은 광화문이며 종로에 있지만 동네에 있는 7평짜리 서점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 한다고? 

​


서점의 경영이야 가보지 않아도 빤해보이고 더군다나 책을 읽지 않은 시대에 서점 이름이 마그앤그래..가 뭔디. 난 내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얼른 떠올리지못하는 고급 단어인줄 알았다.

이런 심오한 뜻이 있다니. 일단 마그네틱필드가 자기장이고 그래비티가 중력이었다는 것을 배우게 된 것만으로도 책을 읽으면 얻게 되는 장점을 다시 깨달았고 적어도 이 저자는 앞으로 폐업을 고민할 서점을 용감하게 열고 고심하면서 이 단어를 조립해낼만큼 지니어스했었을거라고 믿어본다. 손님의 자질에서 나는 학점이 그닥 나오질 않을 급이지만 서점 주인으로서는 B학점 정도는 나올 수준이라고, 그래서 그런 사람이 쓴 책을 읽는 내가 손해는 아니라고 좋아라한다.

​


내 이름이 이 책에서 언급되었다. 시도 쓰고 에세이집도 두 권 냈다는 작가의 이름이 나와 같았다.

나는 무조건 이 작가의 시를, 글을 좋아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이소영'이라는 너무도 흔한 이름의 저자도 좋아하기로 했다. 돈이 안드는 일은 아니다. 혹시 자신의 서점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시들어가는 미술에 관한 책이 있다면 사봐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의당 좋아하게 되면 멀리서라도 응원을 보내야 하는거다.

​


물론 이 글을 읽고 있으리라 믿으면서-확인해보면 알겠지만 서평이 그득한 내 블로그에 자신의 작품 리뷰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궁금한 작가들이 몰래 드나드는 걸 알고 있다-

어떤 책은 서평을 좋게 쓸 수 없어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꾸 뭘 쓰고 싶은데 마음이 다 담기기에는 내 재능이 부족해서 원망스러운 순간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무럭무럭 늙다 못해 삭고 있는 수준높은 독자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한다. 하필 우리동네 오래된 시장근처에 '임대'가 써진 빈터들이 자꾸 늘어서 마음이 아픈데 제발 그 어렵다는 '폐업'만큼은 하지 말아주기를...그러려면 책을 몇 권이나 사줘야 하는지..혹시 몰래 수원 권선동의 작은 서점으로 시찰을 갈지도 모르겠다. 

살짝 남은 페이지를 들쳐보는데 '청국장'얘기도 있고 스토리들이 심상치 않다.

야금야금 제일 맛있는 앙꼬부분을 아껴가며 먹듯 아껴 읽을 예정이다. 그런데 이 작가 그림에 관한 책을 쓸만큼 미술에 전문가인가? 이 책에 아직까지 미술에 관한 얘기가 안나오는데..

자꾸 궁금해지네. 그녀의 작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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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토닉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세계에 남기는 흔적
이율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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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 러브의 다른 이름처럼 느껴지는 제목이다.

온리+플라토닉이 조합이 아닐까. 아직은 순결하고 정신적으로 교감되는 사랑을 하는 풋풋한 소년, 소녀의 사랑을 그렸다.

​


나도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소설의 주인공들의 만남은 11살, 13살부터 시작된다.

11살 소년 정유혁과 13살 소녀 이론은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대화를 하게 되면서 친한 누나와 동생처럼 지내게 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끔 실제 목소리로 대화를 하기에 꼭 만난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처음에는 응석받이 소년이었지만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점차 이론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하는 유혁. 하지만 자기는 두 살이나 어린 동생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을 자꾸 이론에게 달려간다.

이론역시 동생이라고 생각하자고 다짐하지만 유혁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하지만 서로 표현을 하지 못하고 그냥 누나 동생같이 응석이나 부리고 받아주는 대화만 할 뿐이다.

​


그렇게 9년의 세월이 흐른다. 아마 가까운 곳에 살았다면 진작 만났을 것이다.

서로의 거리가 먼 것은 사는 곳만큼이나 마음의 거리도 있었다.

진실을 고백하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마음이 둘의 만남을 미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방귀와 사랑의 마음은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 스무살, 성인이 된 유혁은 이론을 향해 달려가보기로 한다.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한다.

​


아마도 내가 지나왔을 어느 시간에 머물고 있는 소년과 소녀의 애틋함을 만나보았다.

그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지는 신만이 알겠지만 서로에게 그 시간과 기억들은 영원히 남지 않을까. 지금은 닿을 수 없는 시간이어서,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도 부러웠다.

과연 둘의 사랑은 해피앤딩일까 새드앤딩일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사랑, 그 시작만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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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함을 사랑하기
이창현(코유) 지음 / 고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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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함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뭐든 선명하고 확실하고 똑 부러지는 것이 더 좋다.

내 성격도 좀 그런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나도 뭐 그렇게 선명한 편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헐겁고 틈이 많은 편이어서 자격지심같은게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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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이 정맞는다'라는 말은 좀 둥글둥글하게 살아야 풍파가 적다는 의미일 것이다.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도 주목받게 되고 이슈가 있을 땐 가장 먼저 공격받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좀 '애매하게' 살아가는게 현명한 일인지도 모른다. 의도된 애매함을 연출한 정도면 오히려 완벽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


성질만 급하고 뾰족했지 제대로 한 것도 없는 내가 누구에게 선명해지라고 하겠는가.

문득 자책이 밀려온다. 대표메뉴가 없네. 애매하다기 보다는 어중띠다, 어중간하다가 더 맞았던 것 같아서. 

​


AI가 인간이 하는 일들을 차곡 차곡 치고 들어오는 시대가 되고보니 그동안 기계처럼 일만 해왔다고 한탄만 했던 베이비붐시대의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떠오른다.

'인간은 성과를 내는 기계가 아니다'. 맞다. 하지만 우리 시대에는 기계같은 성과를 요구했었다.

성과가 없으면 실패라고 여겼다. 이제 그런 성과, 숫자에만 매달렸던 시간들을 쫓아버려야 한다.

이미 기계가 그 일을 대신하고 있으니 굳이 내가 기계처럼 일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뒤를 따르는 후배들에게 적당히 느슨해서 우리 만큼의 성과가 없다고 타박하지 말자. 그게 어른의 자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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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많은 편이어서 그런가 추리소설같은 장르를 몹시 좋아한다.

누구든 범인처럼 보이고 마지막에 내가 상상했던 혹은 상상치 못한 인물이 범인으로 드러나면 엔돌핀이 솟구친다. 그런데 현실에서 누군가 나를 의심한다면? 나같이 정직하게 솔직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문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의심하는게 아니고 내가 나를 의심하는게 더 문제라는걸 아는 순간 몸이, 마음이 굳어지는 것 같았다. 누군가 그랬다. 

너라도 너를 사랑해주라고. 그래야 남들도 너를 사랑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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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밥을 먹지 않고 뭔가 좀 불편해 보이긴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날 것을 예감하지 못했었다. 14년을 조금 못채우고 갔으니 수명대로 살다갔는지 잘 모르겠다.

한참을 울다가 매일 마주하고 의지하던 남편은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고 있을지-시골집에 남편과 같이 살았던 반려견이었다-생각하니 감히 나는 그 앞에서 울수가 없었다.

​

'이별을 사랑하는 법'

그래, 내가 좋아했던 배우도 떠나고 가족같았던 강아지도 떠났다. 모든게 영원할 수가 없지.

'모든 건 끝끝내 죽고 사라진다'라는 말이 가혹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아픔을 떠나보내는데 이만한 조언도 없다. 시작도 예감이 없었다. 잠시 인연으로 왔다 갔으니 감사할 뿐이다.

우리에게 와서 조금이나마 행복했었다면 좋겠다. 안녕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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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얇은 사이즈에 엄청난 무게의 인생이 담겨있었다.

100권쯤의 철학서를 읽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을 해석한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주인인 삶, 내가 군주인 삶을..살아내기에 천군만마같은, 내 편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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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의 용기
유백합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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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앞을 보시고 김치 하세요~~하나 둘 셋!

우리는 보통 이런 모션으로 사진을 찍는다. 넷도 아니고 다섯도 아니고 셋을 센다.

사진을 찍을 때 뿐만 아니고 뭔가 일을 시작할 때, 예를 들어 물속에 들어가기 전 숨을 고를 때에도 1,2,3을 센다.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은 숨고름법의 숫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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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유투버라고 한단다. 과학자나 대통령을 외치던 시절은 갔다.

나도 TV보다는 유튜브를 더 많이 보고 있으니 유튜버가 새로운 스타인게 분명하다.

이 책의 저자는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유튜버로 2천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이니 웬만한 연예인 이상의 스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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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오빠인 김프로가 멘토였던 것도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자신을 보고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해주는 답이 3초라고 한다.

정작 자신은 낯가림도 있고 조용한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면의 에너지는 넘쳤던 열정이 서서히 힘을 발했던 것이 아닐까. 스스로 3초의 마법을 걸어 무대위에 서는 배우가 될 수 있는 재능이 탁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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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청춘이지만 나름 용기있게 지혜롭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것같아 참 대견스럽다.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무거운 압박감을 잠시 내려놓고 조금 어색하고 부족해도 그대로 첫걸음을 떼에보라는 조언이 인생 선배의 다독거림처럼 따뜻하다.

이런 따뜻함과 지혜로움이 수많은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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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 용기있게 도전해보는 모습들은 부럽기도 하다. 나도 저 시절에 저런 선택들을 해왔다면 지금과는 다른 길에 서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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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길을 만나고 선택을 해야한다. 내가 가장좋아하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에서는 노란 숲에 두 갈래 길에서 사람이 적게 간 길을 선택했다고, 그리고 그 것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모든 걸 다 선택할 수는 없다. 내가 가지 못했던 그 길에 무엇이 있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늘 생각한다. 그 길을 선택했더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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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끝에 선 당신에게, 오늘을 바꾸는 가장 짧은 용기 3초의 마법을 기억해보자.

숨을 잠시 고르고 하나 둘 셋을 세고 앞으로 나아가보는거다.

어린 저자도 이렇게 숨을 고르고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하지 않은가. 다음 발자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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