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가 뒤숭숭하다. 과거 왕이 나라를 통치하던 시절에도 백성들은 전쟁이나 가난으로 허덕였다.
가끔 성군이 나타나 시름을 덜어준 적도 물론 있었겠지만 대체로 백성들의 삶은 고단했었다.
우주선이 우주를 오가고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요즘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기아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마 미래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그리고, 불황이 지속되는 지구 여러곳에서 이상한 대통령들이 등장해서 백성(?)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하루종일 뒤숭숭한 뉴스로 뒤덮이고 필리핀은 다혈질 대통령 덕에(?) 범죄인들이 속속 자수를 하고 있다고 하고 지구의 대표국인
미국에서는 정말 생각지도 않은 대통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라니....그저 미국의 다양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트럼프는 플레이보이에 거부에 허풍쟁이이미지 뿐이었다.
그런 그가 정말 미국의 대통령이 되다니...미국인 절반 이상이 그를 싫어한다고 하더니 도대체 무슨일이야.
최초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의 당선은 이제 트럼프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 일이 되어 버렸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멀쩡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 들어가면 바보가 되는 경우를 하도 많이 봐서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정치판에 뛰어드는 사람을 보는 시각은 반 미친 사람쯤이었다.
도대체 거부인 그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걸까.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참석자들이 그를 놀려서?
돈은 원하는만큼 누렸으니 이제 지구의 대표 대통령이 되어 권력을 휘둘러 보고 싶어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것이었다. 물론 그의 진짜 모습도 너무 궁금했다.
첫머리에 저자가 밝힌 글에서 일단 이 책이 믿음직스러웠다. 이 책을 내기전 트럼프측은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웠단다.
혹시라도 예민한 부분은 없는지 미리 점검하겠다고 엄포도 놓고 심지어 소송을 하겠다고도 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늘 그런식으로 상대의 기를 누르려는 일상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에.
대단하다. 일단 트럼프에 대한 글을 쓰려면 아부에 능하거나 소송에 휘말려도 끄덕없는 심장을 가졌거나 해야 할것같다. 여우같은 트럼프의 계략에
말려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말이다.
암튼 이런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레알~~
가십거리의 제왕이었던 그가 이제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랐으니 그를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아 매의 눈으로 읽어내려갔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 과거의 이미지가 맞긴 하다.
일단 그의 조부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와서 개척되지 않은 서부로 뛰어들어 돈을 버는 이야기와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지금의 트럼프와 너무도 비슷해서 역시 피는 속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돈이 벌릴 기미를 귀신처럼
알아채고 온갖 편법과 수단을 동원하는 그런 식 말이다.
그런 피를 이은 트럼프는 좀 더 진화하여 지금의 부를 일구었다. 나는 그의 과거사를 보면서 그가 부자역할을 하는 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 주연상을 거머쥘 정도의 리얼하고도 과장된 액선들이 그의 삶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멋대로의 식으로 언론을 이용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은 그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살아온 시간내내 우쭐할 정도의 자신감을 과신했고 실제로 그 자신감만큼 높은 산을
정복했다.
왜 미국인들은 이 허풍쟁이 노인을 산꼭대기에 올려주었을까.
그의 말처럼 그는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실제로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는 결국 정상에 서게 되었으니까.
그런 그의 행적을 손가락질만으로 재단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점이다.
우리는 자신이 이루지 못할일을 척척해내는 상대를 보면 깍아내리고 싶어한다.
어쩌면 우리는 트럼프를 그렇게 취급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라. 그는 기적을 이루어 냈다.
그 점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매의 눈으로 앞으로 그의 행적을 지켜볼 것이다. 미국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그에 대한 내 선입견을 어느정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일이니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시대이니만큼 그의 돌발적인 행동들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두렵기도 하다.
상대를 알아야 준비도 할 수 있듯이 트럼프의 미래를 아니 우리의 미래를 점쳐보기에 이 책만큼 정직한 책은 없을 듯 싶다. 역시 퓰리처상
수상자의 작품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