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본 세계사 - 문화 교류가 빚어낸 인류의 도자 문화사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8
황윤 지음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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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참 글 잘 쓰신다.

전작 "중국 청화자기"도 아주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 역시 도자기와 중국사를 잘 버무려 맛깔나게 읽히고 얻은 지식도 많았다.

청소년 문고라는 시리즈의 성격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책값을 저렴하게 책정해서인지 도자기 설명에 필수적인 도판들이 흑백이란 점만 아쉽다.

고려가 월주요 등의 영향을 받아 자체적으로 순청자를 만들어 내고 13세기에는 상감청자라는 독자적인 기형물도 생산하지만 상업성이 결여되어 있고 조선 후기로 갈수록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특히 달항아리의 순박한 미감은 좋지만 실제로는 간장 등을 담아먹는 일상용품으로 미적이나 기술적 한계를 지적한 부분은 용감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날카롭다.

나도 항상 박물관에서 보고 의아했던 게 달항아리의 유백색 색감은 따뜻하고 편안해 보여 좋은데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 못한 어설픈 모양새가 의문이었다.

대부분의 큐레이터들은 마치 현대 예술품처럼 일부러 비대칭성을 추구했다는 듯 설명했는데 사실 기술적 한계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훌륭한 감상용 자기를 만들 계획이 아니고 그냥 그릇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그런 민예품에서 미적 의의를 찾아낸 근대 평론가들이 대단한 셈이다.

도자기라고 하면 역시 중국이니 기회가 된다면 북경과 타이베이의 고궁 박물원을 가보고 싶다.

오래 전에 갔던 곳이라 특별히 도자기만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지난 번 일본 여행에서는 저자가 다른 책에서 소개한대로 도쿄의 이데미쓰 미술관과 오사카의 시립동양도자 미술관을 방문했었다.

파리 근교의 세브르 도자기미술관도 가 보고 싶다.

맨 앞 장에서 중국 청자의 발명이 푸른 옥을 숭상하는 고대 중국인의 미적 감수성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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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8 세계인문기행 8
조성관 지음 / 예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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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행문 시리즈는 사진이 너무 좋아 애정하는 책인데 캐나다 편은 역사가 짧아서인지 진짜 기행문처럼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역의 풍경보다는 인문학적 배경이 궁금한 나로서는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곧 캐나다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넓은 땅덩어리에 아름대운 대자연이라니!

록키 산맥이나 나이아가라 폭포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되었던 퀘벡, 튤립 축제가 아름다운 몬트리올, 앤 셜리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 등 하나같이 마음을 뺏는 풍경들이다.

오히려 훌륭한 자연 환경에 비해 관광지로서는 덜 알려진 게 아닌가 싶다.

이누이트들이 사는 북극 쪽의 국립공원 소개도 신선했다.

그들의 사진을 보니 과연 베링 해협을 건너 간 몽골로이드들이 확실하구나 싶다.

북서해로를 발견하려는 유럽인들의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했다.

그 놀라운 탐험 정신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캐나다에서 정책적으로 이누이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TV 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삶과 비교하여 우울증에 빠져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다니 아이러니하다.

퀘벡 쪽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인상깊게 읽었다.

엊그제 읽은 "최초의 인류" 에서는 평생 아프리카 땅에서 인류의 조상을 찾아 헤매는 열정적인 학자들의 삶에 감탄하고 무한한 동경심을 품다가도, 이런 여행 책자를 보면 돈 많이 벌어 세계 각지의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부유한 삶이 부럽기도 하다.

사실 여기 나오는 여행지를 다 가 보려면 일단 시간이 많아야 하고 중산층 이상의 자산이 필요할 것 같아 약간 좌절감이 든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나.

그래서 책이 좋은 것 같다.

상상 속에서는 끝없는 지식과 감동을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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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제국 - 찬란한 600년의 기록
오가사와라 히로유키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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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신청한 후 책 받아보고 300 페이지 밖에 안 되는 분량이라 놀랬다.

600년 오스만 제국의 긴 역사를 이 정도 분량으로 담을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펴보니 기우였다.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문장도 쉽고 오스만 제국이라는 이슬람 왕조이자 유목 전사들이었던 튀르크족의 작은 후국이 어떻게 제국이 되었는지 또 어떻게 몰락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다.

이슬람 왕조였으면서도 다문화주의를 추구했으나 근대화에 실패하고 19세기 민족주의의 발흥으로 제국이 분열되고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가 망하듯 1차 대전 패전 후 아나톨리아 반도 내로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터키는 여전히 한반도의 네 배 가까이 되는 거대한 땅덩어리다.

데브쉬르메 제도를 통해 개종 기독교 노예들을 군대로 징집하고 이들 중에서 재상들이 나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조선왕조 시대의 노비 개념이 아닌 모양이다.

이슬람교의 자유민 개념이 법적으로 제한이 있기 때문에 황제 직속의 친위부대를 만들기 위해 노예 개념을 유지했던 게 아닌가 싶다.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으나 황제가 재산을 몰수하고 처단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어머니의 신분을 따지지 않고 제위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비슷한 개념 같다.

오히려 노예 출신 모후는 외척 세력이 없어 왕실에서 선호했다고 한다.

영조가 무수리 출신 어머니 때문에 평생 고통받았던 것과 비교된다.

형제 살인 관습도 특이하다.

동아시아 세계가 적장자 상속을 원칙으로 한 것도 이런 후계자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였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같은 유목 국가여도 몽골이나 청나라는 제위에 오를 수 있는 형제들을 죄다 죽여 버리는 끔찍한 관습이 없어서 비교된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유목국가인 오스만 제국이 몽골 등과는 달리 600년을 유지했다고 설명한다.

어떤 사회마다 독특한 제도가 생길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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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류 -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140년의 대탐사,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5
앤 기번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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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너무 흥분이 된다.

최초의 인류라니, 수메르 문명 같은 역사적 인간의 기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류의 시작, 유인원에서 갈라져 사람과가 생기면서부터의 진짜 우리 조상을 찾는 이야기다.

400 페이지 정도로 두껍고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본격적인 학술서라기 보다는 화석을 찾아가는 과정, 화석 찾기와 인간의 기원을 밝히겠다는 열정에 넘치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라 인문학 저서 같기도 하다.

과학적 연구와 발굴이 체계화된 나라들이라 그런지 이런 르포 형식의 발굴 이야기도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내 지식의 한계는 비틀즈 노래에서 따왔다는 그 유명한 루시가 우리 인간의 조상이다는 선까지였다.

루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로 우리 인류와 같은 호모 속은 아니고 300만 년 전의 호미니드다.

지금은 그 윗대 조상들까지 밝혀져 있고 DNA 를 이용한 분자시계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복잡한 인간의 계보는 하나의 깔끔한 단일선의 진화가 아니다는 정도까지만 이해했고 좀더 많은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인류사적 지식 습득보다는 화석을 찾아다니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그 열정에 더 관심이 가고 감동을 받았다.

미국이라고 하면 자본주의의 최첨단이라 전부 뉴요커처럼 살 것 같은데, 과학자들의 이런 저서를 읽어 보면 말 그대로 드넓은 자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말로 자연 자체를 연구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처럼 시골에서 물장구 치고 음풍농월을 읊는 도가적 자연이 아니라, 자연에서 화석을 발견하고 생태에 관심을 갖고 지질층을 분석하는 그런 과학적 호기심이 어린 시절 자연환경에서 생긴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정말로 동서양의 자연에 대한 접근법은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다.

우리 조상들의 화석은 아프리카에 묻혀 있는데 아프리카의 내전 때문에 발굴 허가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학문이 국경을 초월하기는 아직은 어려운 모양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인류의 조상을 찾는 과학자들이라면 기독교인은 아닐 것 같은데도 대자연의 한가운데서 신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성경 근본주의자들이 말하는 그런 하나님은 아니겠지?


인상깊은 구절들을 옮겨 적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이다 싶어 찾아 봤다.

아뿔사! 얼마 전에 읽었던 이정모씨의 <공생 멸종 진화>에서 내가 옮겨 적었던 바로 그 부분들이다.

눈으로 대충 읽을 때는 몰랐는데 한 문장씩 옮기다 보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버젓이 번역이 되어 있는 책을 이렇게 그대로 옮겨서 자신의 책이라고 출판해도 되는 것인가?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이 부분은 이정모씨가 중앙선데이라는 잡지에도 똑같이 베껴서 썼고 출처 표시도 안 되어 있다.

원래 대중 독자를 위한 책들은 이렇게 막 갖다 써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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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유라시아의 역사
고마츠 히사오 외 지음, 이평래 옮김 / 소나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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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별 4개 줄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500여 페이지의 분량이 부담스럽고 제목부터가 좀 지루하게 느껴져 복잡한 연대 나열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흥미롭고 체계적인 서술로 중앙아시아 역사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일본 학자들의 역사책들은 서구쪽에서 나온 책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여러 학자들이 쓴 책인데도 중구난방이지 않고 복잡한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들의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를 총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서술이라는 게 장점이다.

전공자의 번역이라 그런지 문장도 매끄럽다.

그렇지만 솔직히 100% 이해하지는 못했다.

한 70% 정도 감을 잡았다고 할까?

중앙아시아는 유목민의 후예들답게 정주 문명이 아니라 이합집산이 잦았고 오늘날 각각의 영토 국가로 독립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여전히 복잡하고 직관적으로 한번에 와 닿지가 않는다.

자주 접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러시아와 청이라는 거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이 유라시아 초원을 잠식해 가는 근대사가 흥미로웠다.

투르크화란 무엇인가.

저자들은 투르크어를 쓰는 사람들의 확산을 이야기한다.

투르크어와 이슬람교의 확산, 그리고 유목민에서 정주국가로의 변신이 중요한 주제 같다.

몽골과 청의 역사도 같이 나와서 입체적인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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