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 할인행사
볼프강 피터슨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잘생긴 근육질의 남자, 분위기 있는 배우, 슬픈 눈을 가진 브래드 피트의 트로이를 보고 있다
굉장히 잘 된 영화 같은데 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는지 모르겠다
대작에 대한 기대가 워낙 높아서인가?
56년판 트로이 보다 훨씬 낫다
가치관도 많이 다른 것 같다
국가나 민족, 명예 이런 것 보다는 개인의 갈등과 고뇌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정말 30세기쯤 되면 국가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민족이란 말도 역사책에서나 찾을 수 있을지도...

 
전쟁 영화를 보면서 왜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만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생명은 다 똑같은데, 군사가 죽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다가 주인공과 가까운 이가 죽으면 굉장한 애도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오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내 감기가 수천명의 수재민 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아킬레스는 수많은 병사들을 죽였으나 조금도 괴로워 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끼는 정예부대원의 죽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촌 페츄클리스의 죽음에 그는 미친듯이 분노한다
그에게는 페츄클리스만 의미가 있는 존재인 것이다
명예, 사람은 정말 그 명예를 얻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사는 건지도 모른다
이름을 위해 죽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했으나 단순한 공명심만은 아닌 것 같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고 심지어 생명까지 내놓는 게 바로 인간이 아닌가 싶다
돈이 중요하냐 명예가 중요하냐 등의 질문은, 차원이 다른 것을 비교한다는 느낌이 든다
현대에 와서 돈이 중요해졌으나, 그것은 자본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고 많이 갖고 있어야 인정받기 때문에 그 위치가 격상됐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통한다는 얘기다
도대체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
얼마나 오묘하고 복잡한 존재인가?
잘 자고 잘 먹고 원하는 만큼 섹스하는, 그런 동물적인 욕구만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놀라울 만큼 복잡하고 신비로운 정신적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파리스의 동생 루세리스는 공주이나 신을 모시는 신관이 된다
그녀는 자신을 농락하는 그리스의 군사들을 불쌍하게 볼 정도로 사려깊은 여자다
그녀를 사랑하는 아킬레스
사촌 페츄클리스가 죽은 걸 알고 부하를 죽이려고 했을 때 자신을 막는 그녀의 목을 조르는 걸 보면, 아킬레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루세리스는 적군과 사랑에 빠진다
전쟁터에서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들을 죽일 남자와 사랑에 빠질 만큼 사랑은 대단한 것인가?
어쩌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건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기준은 바로 나이기 때문에...

 
아킬레스는 고전적인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그는 국가나 민족이라는 단어에 코웃음을 치고, 아가멤논의 말대로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 싸울 뿐이다
대단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이다
만약 실제로 고대에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세상 살기가 무척 팍팍했을 것 같다
고대는 개인이 무의미한 시대다
힘이 숭상되고 어쩌면 만고의 진리인 사랑마저도 별 중요한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글래디에이터에서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서도 리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리더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민중이 시대를 이끈다는 말은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아킬레스는 병사들을 이끌고 적진으로 돌진한다
헥토르 역시 수만의 군대를 이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수만명이 움직이고 그의 머리에서 지략이 나온다
귀족의 특성이라는 고귀한 성품, blue blood가 있다면 그것은 리더쉽인지도 모른다
고귀함, 남들보다 더 깊게 생각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식견이 있고 수십명의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그런 성품 말이다

 
헥토르는 아킬레스와 좀 다른 의미의 지도자로 나온다
그 역시 영웅심 보다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우선시 한다
아킬레스가 지나치에 개인주의적이라면, 요즘 사회에서 이상시 하는 인물은 바로 헥토르가 아닐까 싶다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명심 많고 말 뿐인 대신들에게 일갈을 가하며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애쓰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면 제일 먼저 앞장서서 싸우는, 매우 바람직한 인물이 바로 헥토르다
결국 아킬레스라는 영웅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고 전차에 시신이 매달리는 치욕을 당하지만 말이다

 
파리스와 헬렌의 사랑도 눈물겹다
나는 헬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메넬레우스는 거칠고 무지막지한 전사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녀는, 결혼 생활 내내 불행했을 것이다
메넬레우스 역시 헬렌이 이웃나라 왕자와 도망쳐 버렸으니 얼마나 치욕스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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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01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어요. 드물게 별 넷을 봅니다. ^^

marine 2006-10-01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래드 피트에게 워낙 반했던지라...^^
 
YMCA 야구단 (2disc)
김현석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왜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는지 알 것 같다
무슨 놈의 시나리오가 이 따위일까?
감독이나 작가는 반성 좀 해야 한다
배우들도 캐릭터가 너무 약하고 스토리는 더더욱 형편없다
오버 안 해서 좋긴 한데 이건 너무 밋밋하다
김혜수나 송강호, 다들 좋은 배우들인데 왜 이런 식으로 밖에 못 써 먹는지 모르겠다
황정민이나 김주혁도 왜 나오는지 모르겠고
꼭 프로레슬링 찍던 그 영화 보는 기분이다
송강호의 어설픈 코믹 연기가 여기서도 그나마 제일 낫다

 
영화 속의 민정림은 1900년대에 미국도 가 보고 프랑스도 가 본 이른바 신식 여성인데, 일본에 대항하는 활동을 하다가 지명수배 된다
과연 그녀는 그런 일들이 가치있다고 믿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만 잘 살면 될텐데 말이다
하긴 여전히 국가는 국민을 규정짓는 가장 큰 존재인데, 그 당시는 오죽 했겠는가
이광수 등이 처음에는 항일 운동 하다가 친일로 돌아선 이유를 알 것 같다
차라리 완전히 일본화 되서 일본인으로 대접받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인이 먼저 한국 사람들을 품었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저 식민지인으로 밖에 대우하지 않으면서 한국인에게만 일본 제국의 신민이 되라고 강요했으니, 결국 절대 이뤄질 수 없는 환상에 불과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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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틴 블럭 (2disc) - 할인행사
리차드 도너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배나온 브루스 윌리스에게 충격을 먹었더니만, 가짜 배였다고 한다

다소 실망스럽다

헐리우드 스타도 나이를 먹으면 그저 뚱보 아저씨에 불과하다는 위안을 얻으려고 했더니만, 역시 가짜 액션에 불과했다

그래도 주름이 깊이진 왕년의 스타가 이런 술주정뱅이 경찰 역을 한다는 건 다소 쇼킹했다

이렇게 진실된 배역이 아니면 아마 영화계에서 퇴출될 것이다

 

스토리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증인을 16 블럭 떨어진 법정까지 호송하는 게 그의 임무

그 와중에 증인을 죽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고 결국은 선의 승리로 끝난다

흑인 여자 검사가 좀 특이했다

인종적인 배려인가?

 

흑인 증인 에디가 뭔가 할 줄 알았는데 별 역할 안 하더라

하긴 좀 바보스럽긴 했다

막판에 여동생 다이안이 앰뷸런스로 숨겨 주는 게 반전이라는 건 좀 심했다

너무 평범했다

하여간 관객들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감독도 영화 만들기 힘들 것 같다

슈퍼맨 같은 단순한 영웅은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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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정석 디지팩 (dts 2disc)
오기환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팬텀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평하고 말 게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영화였다

누가 그 따위로 시나리오를 썼을까?

어처구니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황당 그 자체인 영화다

송일국도 전혀 선수같이 안 보이고, 손예진도 그냥 그런 내숭녀 같았다

하여간 지루했다

노주현은 대체 왜 나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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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01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생각들이 참 불쾌했더랬어요.ㅡ.ㅡ;;;

marine 2006-10-01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나리오나 연기력 등등도 정말 꽝이다라고 생각했어요
 
형사 : 디지팩 특별판 (dts 3disc)
이명세 감독, 하지원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도대체 하지원은 왜 이 영화를 찍은 걸까?
아니, 이명세 감독은 왜 하지원을 캐스팅 한 걸까?
어쩜 이렇게도 연기를 못하고 대사 처리가 어색할 수 있는지 극장에 영화 걸 때 창피하지 않았을까?
하지원이 연기를 잘하는지 어쩐지 별 관심이 없었는데 하여간 이번 영화는 매우매우 미스 캐스팅이었다
감독이 영화 찍다가 바꾸고 싶지 않았을까?

 
다음에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를 봐야겠다
아무래도 이 감독은 내러티브 보다는 영상미를 더 중시 하는 것 같다
색체의 화려함이 눈을 현란하게 했다
붉고 푸른 조명들이 칼과 어우러져 꽤 인상깊은 장면들을 만들어 낸다
별 내용은 없다
그냥 포도청의 비밀 경찰 격인 하지원이, 반란을 꿈꾸는 병조판서의 하수인을 사랑하는 그런 흔한 내용이다
그래도 거칠게 자란 하지원이 자기가 잡아야 할 범인과 사랑에 빠져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괴로워 하는 모습은 기억에 남는다
특히 선배인 안성기가, 죄를 덜 짓든 많이 짓든, 혹은 그 사람이 어떤 사정이든 간에 죄를 지었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라고, 다른 생각하지 말라는 충고를 했을 때, 하지원의 괴로워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잠깐이라도 널 사람 같이 생각했던 내가 미친 년이다고 자조하던 남순이....

 
그런데 너무 연기를 못해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누가 사투리 팍팍 쓰면서 거친 조선 시대 여장부 역을 실감나게 할 수 있을까?
가족, 영화는 엉성해도 수애가 곧잘 연기를 해서 좀 놀랬는데, 대체 하지원은 뭐냐고요
언뜻 생각나는 배우가 없다
하여간 하지원은 절대 아니다

 
조선 시대의 화려한 영상미는 볼 만 했다
맨날 당파 싸움이나 하고 백성들 등골이나 빼먹는 양반 관리라는 부정적인 인식은 정말 일제의 식민 사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식민지로 전락시킨 왕조이니 곱게 볼 수만은 없지만, 잘 생각해 보면 당연히 그 당시에도 귀족들은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을 것 같다
"스캔들"이나 "형사"에 나오는 것처럼 당대 명문 양반들은 유럽 귀족 문화 못지 않은 화려하고 고상한 양반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줬음 좋겠다
적어도 이 영화의 영상미에는 만족한다
병판 대감이 입은 그 화려한 진초록색 한복이나, 성대하기 짝이 없는 생일 잔치
춘향전에 나오는 변학도 따위의 생일 잔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모든 세트나 구성이 정말 화려했다
스캔들에서 이조판서 부인으로 나온 이미숙네 집처럼 말이다
리움 미술관 가서도 느낀 거지만, 역시 돈이 있어야 문화도 발달한다

 
사실 서민 문화라는 게 뭐 별 거 있나?
먹고 살기도 바쁜 판국에 美에 대해 신경쓸 여력이 얼마나 되겠는가?
당연히 귀족 문화보다 모든 면에서 품격이나 고상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내가 갈수록 세속적이 되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경제력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몽테뉴가 성주가 아니었다면 책이나 읽으면서 수상록을 쓸 수 있었겠는가?

 
어쨌든 영화는 드라마적인 면에서 매우 실패작이고 하지원 캐스팅은 정말 완벽한 실수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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