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는가 스켑틱 SKEPTIC 2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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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는 중구난방인 것 같고 여러 글들이 실려 통일성이 부족해 보였는데 몇 권 읽다 보니 아주 괜찮은 잡지 같다.

다행히 도서관에서 정기구독 해 주고 있어서 다 읽어 볼 생각이다.

이번 호의 주제는 음모론이다.

세월호 인신공양설이니 미국 잠수함 폭격설이니 하는 음모론에 질렸는데, 이제는 우파에서도 부정선거론을 펴고 있으니, 음모론은 책에 나온대로 고통을 인지적, 감정적, 도덕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인 모양이다.

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설명하는 게 음모론인데 문제는 말 그대로 음모, 즉 사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어떤 필자는 과거의 신정론, 즉 신의 섭리라고 해석한 것을 요즘은 온갖 잡다한 지식을 합쳐서 음모론으로 만든다고 한다.

인간은 어떤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원인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원인 규명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인과관계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이야기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인간의 특성상 음모론은 확산되기가 매우 쉬운 듯하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소셜 미디어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 방식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상대 주장의 허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반대로 내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진화론의 맹점을 지적한다 해도 바로 그것이 창조론을 입증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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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술사 - 고대부터 현대까지
제시카 해리슨 홀 지음, 김진순 옮김 / 미진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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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줄 알았는데 박물관 도록처럼 도판 위주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도판 질이 아주 훌륭해서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단, 유물과 공예품 위주라 회화는 너무 작은 사진들만 실려 감상이 어렵다.

중국미술사라고 하면 당연히 회화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은 고대의 청동의기부터 청조의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공예품에 더 집중해서 개성있다.

중간중간 실린 해설이 좀더 상세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있다.

송나라와 원나라 때의 도자기만 해도 고려 청자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명청으로 넘어가면서는 그 화려함에 기가 질리는 느낌이다.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 것 같다.

각종 안료와 유약들이 개발되면서 명청대 도자기는 조선 자기 같은 그윽함을 넘어서 서양의 도자기처럼 화려한 기형과 색감을 선보인다.

동양 조각은 서양에 비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송나라 때 목조 나한상을 보고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어찌나 사실적인지 살아있는 사람을 보는 듯하다.

무엇을 표현하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주는지에 따라 다를 뿐 단순한 기량 차이가 아니었다.

청조의 석도 같은 개성파 화가들의 산수화는 4왕처럼 의고적이지 않고 서양의 수채화가 주는 산뜻함이 있어 수묵화는 지루하다는 편견이 깨지기도 했다.

중국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오류>

62p

요 907~1125

-> 916~1125 

66p

당나라는 동북 지역의 사람들과 오랜 전쟁을 치른 끝에 거란족에 패했으며 요(907~1125)라는 국호 아래 중국을 통치하기에 이른다.

-> 당나라는 거란족에게 패한 게 아니라 주전충에 의해 망했다. 저자는 자꾸 거란이 당을 무너뜨리고 요나라를 세웠다고 기술한다. 그래서 건국연도도 당이 멸망한 907년으로 여러 곳에 기술한 것 같다.

104p

중국 동북부에서 기원한 거란족의 요나라(907~1125)는 당을 계승했다. 요 황제는 러시아 동부에서 몽골, 한반도 북부, 중국 북부 및 동북부를 가로지르는 제국을 통치했다.

-> 요나라가 한반도 북부를 통치했는가? 저자가 요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154p

쿠빌라이는 중국을 다시 통일하고 한반도 북부에서 오스트리아에 이르는 세계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이었던 몽골제국으로

-> 고려에 정동행성 등이 설치되긴 했으나 한반도 북부를 직접 통치하는 것은 아닌데 서양인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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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5 Vol.2 스켑틱 SKEPTIC 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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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켑틱 잡지를 읽고 있다.

한 권의 잡지이면서도 읽어 볼 만한 다양한 주제들을 싣고 있어 일단 재밌다.

이번 책의 주제는 제목처럼 음식 혹은 영양학에 관한 내용이다.

음식이 곧 보약이라는 식약동원 사상을 갖고 있는 우리 정서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도 있다.

음식이 약이 되는 경우는,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식이 결핍성 질환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괴혈병에 걸린 사람에게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주는 경우에만 음식이 약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밥이 보약이다는 말은 그저 관념적인 서사일 뿐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다고 한다.

다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지만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구석기 시대 이래 잡식성으로 지구의 모든 환경에 잘 적응해 왔기 때문에 어떤 식생활을 영위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육식 위주든 채식 위주든 극단적인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라면 몸이 알아서 잘 적응하니 사실 먹거리 논쟁 자체가 의학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처럼 보약 좋아하는 문화권에서는 거부감이 들만한 주장들이다.

서양에서 유행하는 온갖 다이어트 방법들의 허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설명한다.

요즘 유행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비롯 온갖 다이어트법의 핵심은 총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게 핵심이다.

포만감을 느끼는 게 좋으니 가급적 요리를 해서 천천히 먹는 정도면 괜찮다고 한다.

비법을 주장하거나 상식을 벗어나는 이야기들은 결국 상업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공포 마케팅에 대한 칼럼도 인상깊게 읽었다.

주제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과도한 정부 개입이지만 오늘날 코로나 사태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

저자들은 계속 미국 정부가 테러의 위험을 과대평가해 국민들의 생활을 억압하고 지나치게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테러로 죽는 피해자 수가 교통사고의 1/10도 안 되는 게 현실인데 정부는 공포심을 과도하게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는 어떤가?

이 책은2015년에 나왔는데 최근호를 보면 한국 필자가 쓴 글에서 코로나 사태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의 통제에 잘 따라야 하고 격리야 말로 가장 중요한 전염병 회피법이라고 심지어 중세 페스트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정말 이것은 과도한 공포 마케팅에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몇년 후에나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테니 좀더 기다려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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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예술 - 3000년 고대사가 빚어낸 찬란한 문명
게이 로빈스 지음, 강승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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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페이지도 안 되고 사진이 대부분인데 그럼에도 어렵다.

직관적으로 잘 와 닿지가 않는다.

역사 위주가 아니라 작품 위주의 설명이라 그런 것 같은데 이런 도록 같은 책은 일단 이집트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그래도 앞서 읽은 "품위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에서 나왔던 유물들이 몇 개 나와서 두 번째 보니 좀더 눈에 익기는 했다.

역시 반복해서 많이 접해보는 수밖에 없나 보다.

사실 이 책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 전시실을 돌아보고 더 알고 싶은 욕구에 고른 책이다.

이집트인들이 반복적인 스타일을 3000년 씩이나 고수한 것은 그들이 이런 유물들을 감상의 목적으로, 예술품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제의적 목적, 즉 내세의 구원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미술의 관점으로 이집트 유물들을 대해서는 제대로 감상이 어려운 셈이다.

그럼에도 내제된 미의식은 이런 유물들을 단순히 역사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날 현대인들도 감상할 수 있는 예술품으로서의 감동을 주고 있다.

위대한 왕의 조각상들 보다는 일상을 표현한 벽화나 나무 조각상 등에 더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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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부름 - 십자군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피터 프랭코판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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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간 신청해 놓고 2년 만에 읽게 됐다.

십자군 이야기는 항상 어렵고 진도가 잘 안 나간다.

너무 복잡하고 중세 인물들에 대한 개별적인 인상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책도 힘들게 읽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밌고 이제는 정말 약간의 감이 잡힌다.

전체적인 십자군 전쟁사인 줄 알았는데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1차 전쟁의 경과까지만 서술됐다.

주인공이 프랑크 기사나 교황이 아니라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알렉시오스 콤네노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십자군 전쟁의 주역을 이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로 보고 있다.

전쟁의 시작이 비잔티움 제국의 요청에 서방 교회가 응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황제가 세심하게 일정을 조율하고 보급품을 지원하고 기사들이 황제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과정은 처음 알게 됐다.

서방 세계의 관점으로만 십자군 전쟁사를 봐 왔던 셈이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에서는 1차 전쟁에 뛰어든 기사들 특히 보에몬드를 최고의 악당이자 상찌질이로 그렸는데 이 책에서는 기사 세계에서 무공으로 이름을 날리고 안티오크를 점령하고 유럽으로 건너와 프랑스 왕 필리프 1세의 사위가 된 화려한 활약상을 보여 준다.

사실 이게 진실이었을 것 같다.

유럽 왕실이 바보가 아닌데 일개 인물의 거짓 선동에 놀아 났을 리가 없을 것이다.

처음에 보에몬드는 알렉시오스 황제에게 충성 맹세를 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나 안티오크를 점령하면서 마음이 바뀌어 황제를 비난하고 유럽으로 건너가 비잔티움 제국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2차 지원군을 모집하는 안티로 돌아선다.

니케와 안티오크를 점령할 때까지는 황제가 보급품을 지원하면서 동맹 관계가 잘 유지됐으나, 예루살렘 정복시 왕국의 반란을 염려해 황제가 지원군을 거부하자 관계가 깨지게 된다.

황제 입장에서는 투르크 세력으로부터 왕국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었고 자신도 내부 반란 단속에 애를 먹던 차였으니 군대를 이끌고 멀리 변방으로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상세한 과정이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 편의 이야기책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무엇보다 십자군 전쟁을 도덕적인 관점으로 비난하거나 희화화 시키지 않고 역사적 의의를 살펴본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오류>

174p

노르망디의 로베르, 그의 처남 블루아의 스티븐, 툴루즈의 레몽 등의 지휘 아래

-> 블루아의 스티븐은 로베르의 처남이 아니라 매제이다. 즉 로베르의 여동생 아델라의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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