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도 지음 / 새움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3.4

 

478페이지, 22줄, 25자.

 

고려대와 서강대가 판을 장악하고 있는 곳에서 성균관대 출신인 조익현이 크게 자랄 가능성은 없습니다. 같이 입사한 막내인 장석준은 3팀, 조익현은 1팀인데, 석준은 아버지 회사의 자금을 유치하여 꽤 괜찮은 벌이를 제공하고 있고, 익현은 선배들이 던져준 짜투리 핫라인을 들고 있는 신세입니다.

 

번호표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는 브로커가 있습니다. 투자자, 매수자, 매도자를 연결시켜 주고 브로커 15%, 나머진 각각 1/3씩 배당하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익현은 그에게 픽업되어 한 탕을 터뜨립니다. 금융감독원의 한지철 과장은 냄새를 맡고 접근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 거액을 국내에서 처리할 수 없으니 바하마 제도의 은행에 예치해두는 것까지 번호표의 대행에 맡기게 됩니다.

 

두 탕을 뛰고 문득 확인하니 대략 300만 달러가 입금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제시된 더 큰 거래. 뭔가 수상한 느낌이 옵니다. 본능을 주시할 것인지 무시할 것인지가 생을 좌지우지할 것 같은 순간입니다.

 

그냥 재미로 보기엔 괜찮습니다. 좀 흥미가 있는 분들에게는.

 

등장인물(가나다 순)
문예지(익현의 여자 친구, 초등학교 교사), 박시은(색기 충만한 얼굴과 몸 로비로 성가를 올리다 이직 소문에 걸려 몰락하는 여직원), 번호표(작전 브로커), 유민준(1팀 과장, 번호표와 다리를 놓은 사람), 이진수(1팀 차장), 장석준(잘생긴 부자집 아들, 3팀 직원), 조익현(농촌 출신의 평범한 청년), 한지철(금감원 시장감시부 과장, 일명 사냥개)

 

150611-150611/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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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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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480페이지, 23줄, 27자.

 

절반쯤 읽을 때까지 든 생각은 왜 화자가 이렇게 자주 바뀔까, 였습니다. 그리고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하여. 문자적인 의미 그대로입니다. 즉, 독자에게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상한 오퍼상을 하는 아버지, 새엄마, 따로 사는 누나, 정물처럼 존재하는 아들, 역시 조용한 막내딸.

 

오후 두시의 바이올린 레슨을 기점으로 가족들은 흩어져 있습니다. 아버지는 골프를 핑계로 외출했으나 수상한 거래를 위해 간 것이고, 엄마는 친정 어머니의 병 때문이라고 했으나 사실은 같은 화교인 왕명을 만나기 위하여 타이페이으로 갔었고, 언니야 원래 따로 살았지만 그날 남자 친구에게 결별을 통보 받고 강하게 행동한 대가로 응급치료를 받았고, 그 전화 때문에 오빠는 외출했다가 오지 않은 상태. 아니, 그 외출 후 여자 친구를 만났고, 첫 섹스를 요구받았으나 심인성 발기불능으로 난폭한 오후를 보낸 때입니다.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할 수 없어 탐정을 고용합니다.

 

여기까지의 정황상 딸(유지)은 가출(내지 외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불명. 그리고 친부가 왕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뒤를 더 읽으면 해결이 되겠지만 이런 상상을 하면 가설이 여럿 생기지요.

 

혜성을 타인의 시점에서 기술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명사가 '소년'입니다. 20살인데, 소년이라니. 열다섯 이후엔 소년이란 단어의 정의를 그렇게 높여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키도 180이 넘는 것으로 묘사했었죠. 이러면 25 먹은 여자도 소녀겠습니다. 17 먹은 여자에게 여인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법적으로야 '소년'이 맞겠습니다만, 사회적으로 보면 거슬리는 단어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타인입니다. 실생활에서도 비슷하지요.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냥 작가가 쓴 것처럼 '화장실의 변기의 온기가 불쾌하지 않은 관계' 정도겠죠. 부모도 자식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척이나 친구도 마찬가지. 사실 인간은 타인에겐 언제나 타인이지요. 심지어는 자신도 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으니. 그러므로 어떤 계기(보통은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가 되어 들추어보면 온갖 냄새가 나게 됩니다. 일부러 뭉그적거린 것도 있겠지만, 더러는 본인에겐 냄새로 치부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 이런. 작가가 말하고자 한 건 실종일지도 모르겠는데.

 

등장인물
김상호(아버지, 장기이식 브로커), 진옥영(새엄마, 화교), 김혜성(아들, 대외적으론 의대예과생), 김은성(딸), 김유지(둘째 딸), 강미숙(전처), 문영광(탐정), 다희(혜성의 여자 친구), 왕명(한국 출신 화교, 타이페이 거주), 강(김상호의 중국측 파트너), 박 사장(김상호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 한 선생(국내 모집책?), 강재우(은성의 불량한 전 남자 친구), 하울카(이영선, 유지가 블로그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미래 여행예정자, 돈을 찾으러 갔다가 헤어짐)

 

150603-150603/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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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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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433페이지, 23줄, 27자.

 

전에 읽었던 [안주]의 선행작입니다. 공식적으로는 4개의 이야기, 본질적으로는 5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안주와는 성격이 다르네요. 먼저 이걸 읽었다면 안주를 과연 읽으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만주사화] [흉가] [사련] [마경] [이에나리]로

 

각각 만주사화란 꽃에 얽힌 사연(감옥에 갔다온 형)을 가진 창호제작자, 안도자카의 언덕에 있던 살아 있는 집으로써 새로운 혼을 부르는 곳에서 겨우 살아온 여자, 오치카에게 닥쳤던 비극, 병약하여 오이소에서 자란 큰딸이 미인이 되어 돌아와 동생과 근친상간을 벌여 자살한 뒤 거울에 깃든 혼, 오타카에게 온 마쓰타로의 이야기를 듣고 오타카의 눈 속에 들어 있는 안도자카의 저택으로 가서 거기에 묶인 사람과 오치카로 인해 놓임을 받은 사람들 간의 줄다리기.

 

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래는 여기서 끝내려 한 모양입니다. 안주는 그 후에 다시 다른 각도로 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
[만주사화]도베에(도치키, 7남매의 막내, 창호상), 기치조(도치키의 큰형, 살인죄로 수형)
[흉가]오타카(자물쇠장이 다쓰지로의 둘째 딸), 세이로쿠(다쓰지로의 스승), 세이타로(세이로쿠의 손자)
[사련]오시마(오치카의 이야기를 듣게 된 하녀), 오치카, 마쓰타로(소나무에 걸려 살은 아이, 마루센에 의탁하여 성장), 요시스케(나노미야의 후계자, 오치카의 약혼자), 기이치(오치카의 오빠)
[마경]오호쿠(이시쿠라야의 막내딸), 오사이(큰딸), 이치타로(아들), 오키치(이치타로의 아내)
[이에나리]기이치(오치카의 오빠), 세이타로(오타카가 의탁하고 있는 에치고야의 아들), 오타카(흉가에 나왔던 여인), 그리고 모두들.

 

150602-150602/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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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전쟁 3 - 신들의 시장 그림자 전쟁 3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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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17페이지, 22줄, 26자.

 

일종의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뼈대는 정치/사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괜찮다고 볼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아니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은 다양하니, 평가도 다양한 게 당연하겠지요. 하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고 모두가 다른 건 아니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됩니다.

 

반대로 정치 이야기이고 거기에 판타지풍으로 꾸몄군 하는 생각으로 봐도 괜찮습니다. 누구나 글을 쓸 때에는 뭔가를 전달하기 위해 목적을 갖고 씁니다. 그 목적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함일 수도 있고(대표적인 게 논문이죠), 재미일 수도 있고(이른바 오락용 글), 감성일 수도 있습니다. 쓰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쓰면 되고,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자신의 입장에서 읽으면 됩니다. 남들이 다 이렇다 하더라도 자기가 아니면 아닌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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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전쟁 2 - 그림자의 미라 그림자 전쟁 2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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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25페이지, 22줄, 26자.

 

더욱 경계가 불확실한 이야기가 됩니다. 이젠 마르인의 마차가 길거리도 돌아다니네요. 괴단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전차 조정을 자체적으로 안하고 기존 철도 노동자에게 맡기는 것은 무슨 의도일까요? 주인공 격인 아이가 초등6학년인데 내용은 아주 고차원인 것처럼 보입니다. 헷갈리네요.

 

슬그머니 사라졌던 수현이가 다른 인물이 되어 전학 옵니다.

 

이름 대신 별칭으로 불리우는 등장인물들이 꽤 되는데, 이것도 무슨 의도진 모르겠습니다. 사슴 영감이니, 타조 청년이니, 단추 고양이니...

 

이거 판타지 쪽이 아니라 꼭 사상서 같아 보이는데요.

 

그런데 배경이 되는 도시가 어디죠? 지하철이 있고, 무심천과 동문 시장이라. 아, 관광 마차도 있네요.

 

150610-15061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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