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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행복한 카시페로 마음이 자라는 나무 9
그라시엘라 몬테스 지음, 이종균 그림, 배상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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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58페이지, 20줄, 24자.

 

개의 반생을 쓴 것처럼 보이는 풍자입니다.

 

표면상 '귀돌이'로 태어난 주인공은 곧 애완견으로 발탁되어 '토토'로 불리워지다가 장난이 심해 애들의 이모네로 가서 '로드'가 되고 달아났다가 '트룩스'로, 그리고는 실험용 개로 끌려갔다가 다시 탈출하여 '카시페로 공작'으로 불리워집니다. 각 단계는 그럭저럭 이해가 되지만 중간 단계는 좀 이해불가인 경우가 잦으므로 그냥 이야기를 위한 설정으로 봐야겠습니다.

 

애완견에게 행하는 다양한 행위, 그러니까 털깍이, 염색, 발톱깍이, 옷, 장신구 등에 대한 비평적인 글이 슬쩍 지나가기도 하고, 실험동물이나 구경꾼으로 키워지는 곡예단 같은 것도 언급됩니다.

 

뭐 개로써의 일생은 오뉴월 개팔자라고 늘어져 있는 게 최고니 노숙자와 함께 맘 편히 있는 게 적절하고 천국이겠습니다만.

 

150509-150509/1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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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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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51페이지, 20줄, 26자.

 

30대의,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가정을 가진 완벽한 여자가 자신을 돌아보면서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를 치유하기 위하여 일탈을 결심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봅니다. 그 중 하나가 고등학교 때 친구였던 정치인(야코프)과의 인터뷰에서 오랄 섹스해 주기. 그 다음은 항문 섹스, 야코프의 아내 마리안을 파멸시키기 위하여 다량의 코카인(30그램이라고 나오네요)을 사서 일단 그녀의 강의실에 숨겨두기. 나이트클럽 가기, 여행하기, 등등. 마지막엔 남편의 반강제로 패러글라이딩 하기. 거기서 뭔가를 깨닫습니다.

 

그런데, 저는 별로 권태감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사는 곳이 바뀐 다음에 기존의 취미생활 중 일부를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곧 다른 게 생겼고, 일부는 다른 방법으로 바꿔서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이 부족하지 권태감을 느낄 여유는 없다고나 할까요? 물론 조금씩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만. 오히려 너무 다양한 일상생활 때문에 버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지요. 아들, 남편, 아빠, 직장인, 각종 모임의 구성원. 이 역할들이 요구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거나 우발적으로 요구됩니다. 보통은 정해진 것이 우선인데 때로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그것을 깨뜨립니다. 남은 시간 중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 및 휴식 시간이 가장 비중이 크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이 이른바 개인시간이 됩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에 몇 시간 남짓. 1주일 분을 모으면 몇 십 시간. 저는 이 중 상당 시간을 독서에 할당합니다. 종이 책을 볼 때도 있고, 파일을 보기도 하고. 분야에 상관없이 봅니다. 종이책은 도서관에서 일정 수량을 빌려오고, 제가 사놓고 안 본 책이 수백 권이니 그 중에서 고르기도 하고.

 

파일은 한꺼번에 50개 정도를 놓고 돌아가면서 봅니다. 보는 시간은 1분에서 20분 정도. 재미가 있으면 길게 보고, 아니면 짧게 보니까 지겨움이 덜합니다. 당연히 매일 50개씩 보는 게 아니고, 적게는 몇 개에서 많게는 2-30개를 보게 됩니다. 파일 하나를 다 보는데 걸리는 기간도 다양해서 며칠에서 몇 달이 걸립니다. 어떻게 여러 개를 찔끔찔끔 보는 게 가능하냐고요? 그게 가능한 사람도 있는 것이지요.

 

어떤 파일은 하루에 1KB를 보고 어떤 파일은 100KB를 봅니다. 다음에는 같은 양일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요. 제약이 없다는 게 흥미를 유지시켜 주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책이 지겨우면 잠시 오프라인 게임을 하기도 하고, 가상의 빈터에 집을 지어보기도 합니다. 몇 층으로 할지, 방은 얼마나 만들지, 배치는, 주차장은, 옥상은, 지하실은, 누구랑 같이 살지. 가끔 검색을 해서 현실과 맞춰보기도 하고.

 

사람은 지속적인 걸 바라면서도 조금이라도 변하기를 원합니다. 정치신념으로 보면 자유주의가 되겠네요. 좌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파의 개념이 조금 다르지만 그건 잘못 적용한 탓이죠. 그래서 자신이 우파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성향이 점수를 매겨보면 사실은 좌파라는 걸 알고 놀란다지요? 좌우로 나누는 경직된 사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뿐입니다. 사실 좌우익의 차이는 현상유지냐 변화냐니까, 정치배들이 주장하는 좌우익이랑 다르죠.

 

150418-150418/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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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별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권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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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90페이지, 25줄, 22자.

 

동일 작가의 글이 죽 꽂혀 있기에 하나쯤 읽어줘야겠다는 압박감이 생겨 빌려왔습니다. 와서 목록을 작성하려고 했더니 이미 이 작가의 것을 하나 빌린 적이 있네요. [제3제국] 그런데 이 책을 펼쳐서 읽으니 동일 작가라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틴 계열에서는 좋게 평가하는지 모르겠으나, 또 우리 나라에서도 어떤 분들은 좋아하실지 모르겠으나, 제게는 질색인 서술방식입니다. '젠장, 내가 왜 빌려왔담.'을 반복하면서 읽어내려 갔습니다.

 

뭐 재미는 없었습니다. 줄거리는 뒷부분에 있는 [옮긴이의 말]에 잘 나와 있습니다. 사실 줄거리를 이루는 내용은 사이에 박아놓은 글을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저랑 거리가 먼 작가. 그나저나 작가의 활동기간이 고작 10년이네요. 어쩌면 일찍 죽었기에 더 각광받는지도.

 

140731-140731/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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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구스 2 - 타오르는 붉은 십자가
오를란두 파에스 필료 지음, 권도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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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407페이지, 24줄, 28자.

 

1권에서 200년 뒤인 1095년 경부터의 이야기입니다. 션 맥라클란의 동생 달러그다치와 션의 손자 앙구스 맥라클란의 이야기가 100페이지까지와 그 뒷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됩니다.

 

뭐 그냥 이야기인데, 이번엔 십자군 전쟁에 얽혀서 진행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이런 이야기를 썼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1권처럼 혼자서 마구 흥분하는 셈입니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3권 이하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지 않고 사장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서관 장서번호는 비교적 빠른 편인데 책이 멀쩡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고작 200년이 흘렀는데도 벌써 후손들은 자신들의 선조(앙구스)가 이룬 업적이나 이야기에 대해 전혀 무지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기록을 보고 흥분하네요. 일가족 전부가 머나먼 나라로 원정을 떠나는 것도 그렇고, 션은 언제 후손을 남겨뒀는지도 불명하고요. 왜냐하면 결국 전사했기 때문이지요.

 

140401-140401/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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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구스 1 - 위대한 신화의 출현
오를란두 파에스 필료 지음, 송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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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3

 

366페이지, 24줄, 28자.

 

마치 오래된 글을 보는 것처럼 과장과 고앙된 글들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배경조차 9세기 영국입니다.

 

바이킹의 영국 침략이 보편화된 시기에 스코틀랜드의 한 마을에 씨울프와 그의 일행이 점령자로 옵니다. 그들은 다른 노르웨이인과 달리 섬멸이 아닌 공생을 택했으며 그 결과 브리짓 맥라클란과의 사이에 앙구스 맥라클란을 낳습니다. 앙구스는 청년이 되자 아버지 씨울프를 따라 종군하게 되는데, 노르웨이의 지도자 이바르 랑랑나르손의 눈 밖에 남으로써 위기에 처합니다.

 

글을 읽다 보면 현대의 기준으로 된 숫자를 기대하다가 그게 아닌 소수의 무리를 보게 됩니다. 현대적 개념으로는 대군이라고 하면 보통 몇 십만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글에서는 몇 천이 대부분입니다. 장수의 경우도 알고 보면 그냥 작은 무리의 지도자 정도. 하지만 읽으면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작가 혼자 날뛰는 듯한 글입니다. 그런 글을 좋아하는 분에겐 괜찮을 듯하네요.

 

우리나라에선 2007년도에 1권이 나왔는데 다 출간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도서관엔 2-3권 정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2권까지만 출간이 되었네요. 예스24에는 혹평이 둘 달려 있고요, 알라딘에는 호평이 둘 달려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다양하죠?)

 

140304-140304/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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