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분류상 리뷰이지 실제로는 감상문 정도의 글입니다.
제가 작성한 것중 어떤 것(절반 이상)은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때로는(아직까지는 2600개 중 10개 미만이지만 어쩌면 차츰 늘어날 것 같습니다.) 말미에 주요 비밀을 공개하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저를 위해서 남겨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재관리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정책상 그리고 일부 사용자에게서 내용 누설에 대한 항의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 글은 글은 남겨두되 다른 이가 볼 수 없게 차단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게 원칙이라면 차단을 하여야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책을 검색할 때 주로 보는 게 줄거리입니다. 저에게는 줄거리를 아는 게 또는 책의 특정 내용을 아는 게 책을 선택할 때 방해가 되지 않거든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사실 로맨스라면 1/10만 읽어도 결론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매년 수없이 나오고 또 읽거든요. 왜 읽지요? 줄거리보다는 순간순간의 흐름을 즐기기 때문에 읽는 것입니다. 작가마다 특유의 문장이 있고, 그걸 즐기기도 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이나 루팽, 훔즈, 보슈, 링컨의 활약을 알면서도 읽는 이유가 뭘까요? 왜 어떤 글은 몇 번씩이나 읽을까요? 다 아는 내용인데 말입니다.
따라서 단일기준(내용누설이 있음)을 가지고 게시글을 볼 수 없게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독자들은 그런 글을 볼 권리가 없단 말입니까? 왜 남이 쓴 내용 누설을 보면 안됩니까?
은하영웅전설을 파일본으로 세 번, 책으로는 두 번 읽었습니다. 일리아드는 책으로 다섯 번 읽었고요, 아라비안 나이트는 책으로 네 번 읽었습니다. 레 미제라블(일명 장 발장)은 발췌본은 10여회, 완역본은 두 번 읽었습니다. 사조영웅전(일명 영웅문)은 파일본으로 한 번, 책으로 세 번(서로 다른 판본) 읽었습니다. 읽다 보면 다음에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다 압니다만 독서엔 방해가 없습니다. (지금 눈 앞에 있어서 즉흥적으로 인용하여 작성하였음.)
단테의 신곡은 예전에 한 번 읽었었는데, 하도 오래되어 다시 읽으려고 샀습니다. 서로 다른 번역자의 두 권입니다. 책을 살 때에는 서평이나 추천에 따라 서로 다른 번역자의 책을 사기도 합니다. 중복해서 말이지요. 내용이 자주 저에게는 방해요소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서로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감상문에 내용 누설이 있으면 짜증이 납니다. 어떤 이는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고, 어떤 이는 내용 누설이 있으면 오히려 좋아합니다. 그게 그 게시판의 특색이거든요. 선택은 개개인이 갖는 것입니다만 게시물의 내용을 강제하는 건 잘못입니다. 나는 보기 싫지만 그 사람은 좋아서 쓴 것이니까요. 누가 누구에게 우위에 있을 수 있나요? 꼴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다수라고 하여도 소수의 의견 역시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주장도 옳으니 앞으로는 내용 누설이 주인 게시물은 앞에 내용누설이 있다고 알리겠습니다. 그분들도 생각을 좀 바꿔서 그런 게시물도 포용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