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범우희곡선 35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신정옥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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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희곡

이 대본으로 올려진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극으로는 보지 못했다.

지금 기억나는 건

불쌍한 블랑쉬..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환상속에 사는 서글픈 여인 

그리고 동물적이고 야만적인 스텐리

그리고 수동적인 스텔라....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지금 읽으면서 블랑쉬보다 스텔라에게 더 마음이 간다.

그땐 현실인식이 안되는 언니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던 그러면서도 언니에 대한 연민으로 어쩌지 못하는 스텔라였는데...

지금은 어쩌면 환상속에 갇혀버린 블랑쉬보다 스텔라가 더 애닮으다.

스텔라는 블랑쉬와 같은 세상에서 태어났고 고귀하고 우아하며 상식과 교양을 갖춘 아가씨였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넓은 농장과 저택에서 살았던 스텔라가 어쩌다 스텐리를 만났을까

집이 몰락해가고 사랑에 눈뜨고 치기어린 연애와 순간적인 쾌락으로 남자를 만났을까

철없고 순수하던 시절엔 스텐리도 매력적이었을것이다.

책에서 나오듯 그도 한때 전도유망한 군인이었고 잘생겼고 매력있었을테니까

어쩌면 동물적인 감각까지도 스텔라에게는 매력이 되었을지 모른다.

순수하고 세상물정을 모를수록 나쁜남자에게 끌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둘은 결혼을 했고 이제 스텔라도 스텐리의 세상으로 넘어왔다.

현실적이고 동물적인 감정에 충실한 세상

전쟁이 끝나고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었고 예전의 습관이나 관습은 이제 낡은 것이 되었다.

스텔라는 스텐리를 만나서든 어쨌든 그렇게 변화에 맞게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젠 예전의 저택이나 농장을 잊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하는데

블랑쉬가 나타난다.

그리고 환상에 갖혀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스스로 거짓을 말하고 아니 어쩌면 그녀의 말대로 진실을 말하는게 아니라 진실이어야 하는 걸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현재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바뀌는 걸 허락할 수 없는 그런 모순같은 것을 믿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블랑쉬를 보면서 스텔라도 그렇게 예전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기억해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기억이란 두뇌에 저장된 것보다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 더 오래가는 법이다.

내가 누렸던 것들 했던것들 그리고 살아왔던 것들

이젠 잊어버렸지만 몸은 먼저 기억하던 그때를 어쩌면 그런 공통점이 있어서 스텔라는 언니를 더 챙겼을 것이고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언니를 봄으로써 내가 지녔던 기억 그러나 지금은 모두 잊고 잃어버린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현실과 그때가 많이 다르다는 걸 적나라하게 알게 되고 

그러나 스텔라는 현실적이었다.

꿈꾸고 살수는 없으니까 언니를 부정한다.

남편이 언니를 범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남편이 짐승같은 욕망에 충실한 남자라는 걸 부정하면서

아니 부정이 아니라 받아들이면서 모른척 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살고자 한다.

과연 스텔라는 행복할까

아직도 스텐리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가끔 주간지 귀퉁이에서 혹은 인터넷 어딘가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중에 매맞는 아내이야기 혹은 맞지 않는 남편과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실컷 맞고도 다음날  손이 발이 되게 비는 남편을 어쩌지 못하고 용서하고 몸으로 받아들이는 아내들

나와 다른 종족이고 맞지 않다는 걸 알면서 스스로의 행복은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해 남의 눈을 위해 살아가는 무늬만 부부인 사람들

그들에게서 스텔라를 본다면 너무 억측일까

스텔라는 행복할까 

스스로를 속이는 삶은 아닐까

나만 눈감으면, 나만 모른 척 하면 모든것이 다 잘될거라고 믿는 스텔라

어쩌면 스스로 진실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것을 믿고 환상과 착각속에서 사는 블랑쉬가 더 행복하고 순수한지도 모르겠다.

내 두눈을 감아버리고 세상속의 흐름에 맡겨버리는 일 그것이 과연 행복할까

정의도 진실도 옳고 그름도 오직 나의 안위와 행복과 연관시켜 눈을 감거나 뜨는 사람들

세상에는 수많은 스텔라가 있다.

나도 어쩌면 그런 스텔라인지도 모른다.

나는 행복한가 지금.. 이 순간



스텔라가 말하는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와서 '슬픔'이라는 전차로 갈아타고 도착해서 살고 있는 그곳'천국'에서 스텔라는  무얼 하고 있을까

그녀를 중심으로 한 또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


블랑쉬는 어쩌면 가장 행복한 여인네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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