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 누가 감히 '한다면 하는' 나라 미국을 막아서는가
아브람 노엄 촘스키 지음, 장영준 옮김, 데이비드 버사미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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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안 읽히는 책이었다.


내용은 어렵지 않다. 문장도 평이하고 번역도 괜찮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더럽게 안 읽혔다. 북다이어리를 보니 2월 28일에 등록하고 거의 그 즈음에 읽기 시작했던데...


촘스키는 대단한 학자다. 
무엇보다 생성문법이론의 창시자이다.
언어학과는 아니지만 언어학관련 교양을 몇 번 들어서 노엄 촘스키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언어학 뿐이 아니라 여기저기에 자기 의견을 말하고
옳지 못한 것을 밝히는 사회학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언어학자로서의 촘스키가 아닌
디번킹을 하는, 사회학자에 가까운 촘스키의 면모를 나타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미국의 비리(?)를 밝혀낸다.


이 책에는 몇 가지 주요한 주제들이 있는데
가장 큰 주제는 아랍권 국가와 미국과의 대립, 협력에 관한 것이다.



미국은 몇몇 아랍권 국가와는  친 동기처럼 행세하고, 몇몇은 악의 축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이란, 이라크가 나쁘기에 악의 축이라고 칭하는 건 아니다.
이란과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어서도 아니다!


미국이 비호하는 이스라엘 등의 나라, 또는 전에 비호했던 나라(심지어 이란 이라크도)는
민주주의, 인권과 전혀 상관없는 길을 간다. 
독재자가 국민을 탄압하고 미국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준다,
그런 나라들이 자치를 선언하는 순간 '악의 축'내지는 그 비스끄무리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인권탄압은 독재할 때가 더 심했지만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자치를 하려는 지도자는 독재자로 명명된다.(물론 포퓰리즘의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영토분쟁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어린 시절, 나에게 이스라엘의 이미지는 순박한 목자의 이미지, 이집트에 독일에 당하고 산 불쌍한 민족의 이미지였다. 기독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커 가면서 
그 이스라엘사람들이 똑같이 영토를 빼앗고 토착민들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혼란스럽던지. 


전 세계 사람들이 아는 홀로코스트. 그러나 그건 사실 조금은 미국의 주도하에 부각되어버린 이미지였다. 물론 홀로코스트는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피해자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줌으로서 팔레스타인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희석시키고, 말 잘듣는 군사대국 이스라엘을 곁에 둔다.
동시에 미국이 자행한 인권탄압, 원주민 학살 등이 별거 아닌 것으로 묻혀버린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그렇게 아끼고 감싼 것도 어느 순간부터였다는 것!
1967년 전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쓸만하다는 것이 드러나자 급 싸고 돌았던 거지.



독재니, 학살이니, 인권탄압이니 하는 
모든 것들은 실제와 다르다. 그냥 미국 마음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특별한 개념을 가지고 있어요. 민주주의란 말은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렇게 하는 나라는 민주적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 나라는 비민주적인 것입니다. 즉 어떤 국가가 자국의 국민이 원하는 것을 행한다면 (미국이 볼 때) 그 나라는 민주적이 아닙니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이러한 미국의 논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페이지 : 81,83
그들에게 '자유언론'이란 우리 미국의 독점 그리고 입 다물고 미국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페이지 : 103  
 



민주주의와 함께, 미국이 수호한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질서'
주류 경제학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무역이 모든 나라를 잘 살게 해 준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적 빈곤이 갈수록 심해질 뿐이다.
(사람들은 절대적빈곤보다 상대적빈곤에 민감하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이 말하는 신자유주의와 완전 반대 길을 갔다. 국가주도형산업정책, 보호무역.

실제 신흥공업국들 대부분이 그러했다.


그런데 정말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이야말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고 난리를 치고 있다는 것.
이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팔아먹을 때는 신자유주의를 운운하고 수입할 때는 관세를 높게 매기고 자국산업을 보호한다.


미국 기반의 경제학자들은 대체 뭐냐
미국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면서(혹은 무시하면서) 분석하니 그렇게 현실과 동 떨어진 분석이 나오지=ㅁ=!



촘스키는 내내 비판적인 어조를 유지하지만
쿠데타를 원하지 않는다. 
밑에서부터의 점진적인 변화, 일반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싶어하며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서평을 읽은 분들은
보니까 꽤 괜찮은 책인데 왜 별이 세 개밖에 안 될까 생각하실 것이다.



이유는!
앞서도 말했듯이 읽히지 않는 이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는!



이게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인데 글이 아니라고 하면 아이러니지만
여기 저자 명에 노엄 촘스키라고 써져 있는데 
아니다.


저자는 데이비드 바사미언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데이비드 바사미언은 한 대안 라디오방송의 진행자인데
그는 유명한 학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그걸 정리해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 데이비드 바사미언이 촘스키를 인터뷰하고 그 논의가 책으로 출간된 것.



그러나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무리 인터뷰 내용이라고 하지만
조금 더 현안별로 정리해서 낸다던지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냥 두서없는 문답 형식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글이 아니다. 어떤 일관된 논리와 짜여진 형식을 가지고 나에게 정보를 주거나 무언가를 주장하기위한 좋은 글이 아니다.
그냥 말하는 순서대로 적혀있다. 말이 문자로 옮겨진, 속기록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촘스키지만 
말이다 보니 논리가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또 주제는 이리갔다가 저리갔다가 하고 감정이 격해져 자극적인 어구를 내뱉기도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이 들의 대화를 쫓아가기 어렵다. 


이 책이 글인 것 처럼, 또 촘스키가 그것을 직접 집필한 것 처럼 보이게 한
마케팅과 저자 이름... 어떻게 보면 성공이다.
만약에 이게 그냥 인터뷰록에 지나지 않으며
촘스키가 직접 쓴 것도 아니란 걸 안다면 구매하려다 생각이 바뀌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들이 논의하는 현안에 대해 기본지식이 있고
자투리 시간에 부담없이 잡지 읽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이 책이 좋을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따라가기 힘들고 논의를 이해하기 어려운 책으로 남았다.
일관된 주장과 올바른 논리, 논거를 갖춘 '글'이 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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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뻐하는 공부법 - 나를 바꾸는 기적의 강화학습 Brain & Study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근아 옮김 / 이아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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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현대의 뇌 과학에서 '학습'의 정의는 매우 광범위하다.
  뇌 속의 신경세포(뉴런)를 연결하는 시냅스 결합이 변화하는 것은 전부 '학습'에 해당한다.
  반드시 학교 공부가 아니더라도, 여고생이 스티커 사진을 앨범에 예쁘게 배치해서 붙이거나 여대생이 화장하는 법을 이리저리 연구해서 능숙해지는 것도 모두 뇌 속의 신경세포 연결이 바뀐다는 의미에서는 '학습'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지 : 41  


  자,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어느 누구도 '학습'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학교 공부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엄청나게 운동을 잘 하거나 
  뭔가를 꾸미는 것을 잘 하거나 악기를 잘 다루거나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그 한 가지를 잘 할 수 있다는 건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증거인데.



  사실 난 공부를 못하지 않았다. 사실 쪼금 잘 했다.

  사람들이 "난 집중력이 부족해서... 난 머리가 나쁜가봐..."라고 하거나 "난 아무리 해도 안돼"라고 하는 걸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이 머리가 나빠서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려고 들지 않거나, 방법을 잘 못 잡았기 때문이지!


  물론 세상에는 한 번 본 것은 다 기억하는 천재도 있다. 가끔있다.
  그런데 왠만한 사람들은 다 노력해서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거지 뭐, 아이큐도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건데 타고난 머리를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만 복을 받았을 뿐이다.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심하게 하지 않으셨다.(물론 하긴 하셨지 ㅋㅋㅋ) 또 정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
  어릴적, 아빠는 언제나 '스스로 교육'을 강조하셨다. 나는 남들보다 학원도 덜 다니고 펑펑 놀았다. 집에는 책이 많았다. (이 책의 저자도 책 읽기를 강조한다) 
  

  책을 많이 읽고 팽팽 놀았다. 가끔 엄마는 '너도 학습지를 하는 게 어떻겠니? 학원에 가는 게 어떻겠니?'하고 넌지시 말을 꺼내셨지만 절대 강요하지 않았다.
  엄마가 그렇게 말하면 나는 안 할거라고 말했다. 그럼 정말 안해도 됐다.
  그러다가 친구들이 하는 학습지를 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결국 내가 시켜달라고 졸랐다.
  (공부가 재미있어 보인 건 아니다 ㅋㅋㅋ 구몬같은 학습지는 한장 한장 뜯으면서 푸는 게 재미있었고 영어 학습지는 스티커 붙이는 게 재미있어보였다.)
  내가 스스로하겠다고 한 거니 그래도 더 재미있게 한 것 같다.



  또 운이 좋아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언제나 좋은 선생님을 만난 건 아니지만, 중학교2~3학년때 선생님은 정말 좋으셨다.
  중2때 선생님은 공부보다 인성교육에 치중하셔서 반 아이들이 모두 좋아했고
  중3때 선생님은 처음에 아이들이 모두 싫어했다. 너무 깐깐하고 잔소리하는 엄마같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졸업할 때 아이들은 선생님을 모두 좋아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도 모두 선생님께 격려를 받고 성적이 올랐고, 처음에 전교에서 꼴찌를 하던 반이 갈수록 일등이 되었다. 

  그 선생님이 언제나 우리에게 말씀해주시던 것이 
  이 책에서 모기 겐이치로가 말하는 공부법과 일치한다.
  언제나 집중해서 공부하며, 시간과 분량에 압박을 주고, 처음에는 힘들지라도 하다보면 빠져들고 자신의 한계를 언제나 넘을 수 있다고 말하셨다.



  나는 정말이지 운이 좋아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을 이미 일부는 알고 있었다.
  머리도 좋지 않고 아무리 외워도 자꾸 까먹는 사람이지만 몰입하여 열심히 했다.



  누구나 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데도
  몇몇만 공부를 잘 하는 것은 그 방법을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뇌과학에서의 '학습'의 정의와 같이 
  꼭 학교공부를 잘 할 필요는 없을지몰라도 
  자신이 정말 자발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잘 해야 세상을 앞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세상엔 어느 것에도 열중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내가 관심이 있지만 못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나는 수학을 무지 못했지만 왠지 고등학교 졸업 후 수학이 재미있는 것 같아졌다. 못하지만 해 볼거야. 나는 항상 체력장 5급 나오는 몸치 운동치지만 해 보고 싶은 운동이 많다. 해볼거야. 피아노도 무지 못친다고 구박받지만 계속 해 볼거야. 
  
  
  남들 보다 무진장 떨어지지만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신경회로가 수학, 운동, 음악에 맞게 길을 만들고
  날이 갈 수록 잘하게 될 것이다.


  또 약간 일반적이지 않은 나의 취향과 취미들도 자랑스럽게 여길테다.
  '괴짜'가 세상을 바꾸니까!



  아주 쉽게 쓰여지고 빨리 읽혀서 더 좋았던 책. 
  인간은 누구라도 뭐든 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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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집중력 - 부모가 아는 만큼 좋아지는
변기원.박재원 지음 / 비아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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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잘되기를 바라는 욕심이 지나쳐 결과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에게 실망해서 문제점만 지적하기 바쁘다. 아이가 왜 문제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려 하지는 않고 말이다.
  아이는 그런 부모의 태도 때문에 힘들어한다. 자신도 바뀌고 싶고, 엄마 아빠에게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더 힘든 것이다.
 
페이지 : 22  


  바로 위에 적은 저것이, 모든 부모님과 아이들의 문제가 아닐까?
  부모님이 보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못 마땅해 보인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은데 꾀를 부리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의지력’만 있으면 할 수 있을 텐데 왜 내 자식은 못 하는 거야? 



  그런데, 사실 아이들은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어른들이 생각하듯이 모든 일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어른들에겐 껌처럼 쉬운 일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겐 힘든 일인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모든 일에 익숙하지 않다. 커 가는 아이들의 뇌는 모든 정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호르몬 때문에 두뇌의 균형이 바뀌기도 한다. 자기도 모르게 감정조절이 안 되고 울컥울컥하는 거야. 부모님은 크느라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저것이 사춘기가 되더니 개념을 상실했구나, 못된 것, 이렇게 생각하고 말지.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을 나이가 아닐 것이다. 어린이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다. 성인이지만, 부모와는 거리가 먼 나이의 학생이라 공부해야 한다. 공부해야 하는 나에게는 이 책이 조금은 도움이 된다. 

  이해해야 할 아이가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고, 어렸을 적에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도 있다. 괜히 짜증내고 엄마에게 화 내고, 서글퍼 하고... 그게 다 크느라 그랬구나.





  요새는 20대까지 사춘기라고 하잖아. 실제로 나는 덜 큰 것 같다.
  정신상태 뿐만이 아니라, ’정신’까지도 덜 큰 것 같다. 이 말은 조금은 애매하지만, 아직까지도 호르몬 균형이 성인의 수준으로 안정되지 못 한 것 같다는 말이다. 
 ( 얼 빠진 듯이 살고 있는 정신상태는 두 말할 것 없고 말야.)


  나는 여전히 정신 에너지의 절대량이 부족한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 
  그 이유는 운동 부족이고.


  요새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을 붙잡아 앉히고 공부를 시키는 부모님이 많다. 아이를 적게 낳고 그 아이들에게 최고의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부모님들. 그런데 아이 잘되라고 쏟아부은 교육이 그냥 뒷구멍으로 철철 흘러 가버린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냥 주입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그냥 쏟아붓기만 하면 ’나 처럼’ 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요새 아이들보다 공부도 훨씬 조금했고 자유로운 시간이 많았지만 어릴 적 부터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만성 운동부족이었다. 그래도 학교다닐 적엔 체육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몸을 움직였지만 대학에 오고나서부터는 운동을 전혀 안 했다. 


  이 운동부족이 나에게 심각한 집중력감퇴, 정신에너지의 고갈을 가져다 주었다는 걸 몰랐다.


  나는 여유롭다. 학원, 과외 거의 안 하고 여유롭게 자랐다. 그러나 나 고3 때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은 요새 꼬마들은 어쩌나? 
  나 처럼 여유롭게 자란 사람도 고작 운동부족으로 집중력이 땅에 곤두박질 쳤는데.
  커 가는 순간에, 뇌가 자리를 잡는 바로 그 때 공부에 지쳐 요상하게 커 버린 아이들은 어떡해?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학습은 좌뇌만을 키운다. 우뇌는 운동과 직접해보는 여러가지 활동을 통하여 발달한다고 한다. 좌뇌만 크면 공부 잘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좌우뇌의 균형이 맞아야 공부를 잘 한다고. 

  실제로 운동을 잘 하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 한다고 한다. 



  그걸 모르고 무조건 학습적인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부모님들.. 
  어느 순간 아이들이 자신의 기대와는 반대로 커 가는 걸 발견할 때 그 배신감과 아까움으로(아무리 자식이라지만 그 동안 쏟은 돈과 기대가 아깝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우리 부모님도 그랬고,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아이들을 채찍질 하겠지. 아이들은 자기도 어쩔 수 없는데 부모님이 더 그러니까 속 터질 거다. 사실 가장 답답한 건 아이들일텐데.

  
  이 책을 읽고나니, 평소 생각하고 있던 나의 교육관에 힘이 더 실린다.
  자유롭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하되 책은 무지 많이 읽는p;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무조건 화를 내기에 앞서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기.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뇌가 크는 중이라서, 혹은 뇌의 불균형이나 습관에 따른 순간적 발달지체 때문일 수가 있으니까. 화 내봐야 소용이 전혀 없으니까!


  

  교육관을 생각하기 전에,
  취직도 하고 돈을 벌어야 시집을 가고 애를 낳을 것 아닌가.
  돈이 있어야 젊은 날을 신나게 즐길 수 있겠지 ㅋㅋ
  
   요새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은 집중력이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좋아질 게 틀림없어.
   운동 열심히하고, 열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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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동생 두나 - 정일근 시인의 우리 곁의 이야기 1 좋은 그림동화 17
정일근 글, 정혜정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왠지,
다정하게 경어를 쓰면서 리뷰를 쓰고 싶어요.
책을 읽으며 따뜻해진 마음이 제 말투마저 녹여버렸나봐요.


나만 그런걸까요?
아니면 누구라도 그런걸까요.


저는 시인이 쓴 동화를 좋아합니다.


곽재구 시인의 아기참새 찌꾸, 강은교 시인의 숲의 시인 하늘이, 안도현 시인의 짜장면 같은 동화를 읽었습니다. 

시인들이 쓴 동화를 보면 
각각의 동화가 너무나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읽고나면 마음이 너무 맑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다정한 말들로 나를 다독이는 
시인의 동화는 그런 느낌이에요.



정일근 시인의 '하나 동생 두나'도 저에겐 그렇게 다가오네요.


하늘에서 쟁그렁쟁그렁 울리는 종소리 처럼
아름다운 시인이 바라본 아름다운 세상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또 삽화도 어찌나 귀여운지요.
(그림책이니만큼 삽화에 대해 말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지요)


우리 귀여운 둘째 강아지가 
엄마를 찾다가 시무룩해지는 모습이며
첫눈을 하나와 함께 맞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알록달록하고 화려하지 않은 색감.
어떻게보면 투박하고 촌스럽기도 하지만
새하얀 털에 리본을 매지 않아도 
낙엽 내음 빛깔 털을 가진 우리 두나처럼 너무 포근하게 다가오네요.


이 책의 줄거리는
귀여운 강아지와 귀여운 소녀가 가족이 되는 내용입니다.


엄마를 떠나와 마음고생을 하는 강아지,
강아지가 밉다며 툴툴대는 하나.
강아지는 엄마를 찾으며 며칠을 굶습니다.


엄마가 보고 싶은 강아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어찌나 슬프던지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강아지는 엄마에게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처음에 강아지를 미워하던 하나가 
강아지를 동생삼으며 '두나'라고 이름도 붙여주었거든요.


서로 가족이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마음이 너무 푸근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이 이렇겠지요.
화려하고 세련되지 않을지라도 
푸근하고 따뜻하고 마음 속이 너무나 맑은 사람들.


너무 좋은 책이었습니다.



다만, 약간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은 꼬마들이 
강아지 한 마리 기르자고 엄마에게 무진장 졸라대겠는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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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1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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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꽤나 뜨고 있는 그림책 작가인 것 같다.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그림책 원화 전시회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가.


이 책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만나볼 수 없었을 작가다.
서평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여러가지 행운도 만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도 다시 되돌아 본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
이 그림책은 정말 '그림책'이다.


그림이 주가 되어 모든 내용을 설명한다.
푸르스름한 빛의 섬세한 그림. 아름다우면서 독특하다.
설명을 읽어보니, 헝겊이나 다른 종이등을 덧대는 꼴라주기법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푸르스름하면서 포인트가 살아있다.


그림이 매우 아름다워 그림책의 가치를 다 한다.
그림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 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매력은 그림에도 있지만
그 내용이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단순하면서도 철학적인 내용을 담아 호평을 받고 있다.


제목처럼, 같은 것이라도 누군가에겐 반이나 차 있고 누군가에겐 반 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상엔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짖기 때문에
(어찌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지, 걷다가 넘어지면 바닥이 자기를 밀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나쁘거나 못된 것은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귀엽기도 하다)
이런 책을 만나면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순간 자라났다는 걸 느낄 것이다. 



난 어른이기에
동화책을 어른의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동화책을 읽으며 더 깨닫고 놀란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도 좋지만 어른에게도 얼마나 좋은가.


나는 왜 이리 가진 게 없을까, 이것도 부족하고 저것도 부족하다 생각하는 나.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어른들이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며 목말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감 부족에 허덕이며 더 많이 가지고 더 위로 오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인가?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덜 가지고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감사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지.
이 책을 통해 다시 나를 되돌아 본다.


언제나 '상대주의', '다원주의'적인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너그럽게 바라보며 나 자신에게도 너그럽고 싶은데
살아가다보면 자꾸 잊어버린다.


부러워하기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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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1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

포로리포치도로씨 2010-11-01 02: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새 책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