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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신부 2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가릿 애트우드,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작가.

이 맛에 도서관 탐색한다! 어쩌다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발견하고, 읽고, 그것이 너무나 감동이고. 남들이 추천해주는 책, 세상이 베스트셀러라고 말해주는 책에선 느낄 수 없는 은근한 기쁨. 벼룩시장에서 싼 값에 너무너무 좋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요런 느낌이려나?

 

음 일단 도서관에 있는 그녀의 책은 다 읽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시녀이야기였던 것 같다. 물론 고양이 눈도 좋았지, 어렸을 때의 아련한 아픔.

 

도둑신부는 글쎄,

책 표지 앞 뒷면에는 도둑신부야 말로 그녀의 최고작이라고 쓰여있지만

취향문제는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난 또 그렇다고 말 할 수가 없네.

 

’도둑 신부’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도둑 신랑(결혼해서 신부를 잡아먹는)의 여성버전이다.

처음에는 도둑 신부가 무슨 뜻일까, 많이 궁금하기도 했고 나중가서는 에에, 그 도둑 신랑이랑 이 책이랑 무슨 상관이야? 하기도 했지만 다 읽어보니 알겠다. 지니아는 정말 도둑 신부이다. 남자들의 영혼을 잡아먹어 버렸지.

 

재미있었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악마성, 여성의 내면에 숨겨진 악마성, 억눌린 여성의 자아 등등은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아직 세상 경험이 짧아서 그러려나.

 

어쨌거나 꽤나 흥미롭게 읽었다.

이야기 구성이나 결말 맺음 방식은 왠지 영미권 작가의 그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모호하지만 말야, 헐리웃 영화의 마지막 장면 같은 거랄까. 또는 하이틴 소설 같은 분위기라고 해도 괜찮고.

꽤나 자리를 잡은 중년의 여성들에 대한 하이틴 소설 같은 분위기, 괜찮았다. 

 

마가릿 애트우드의 글에서 여성의 아픔들은 상당히 담담하게 그려진다.

이 책에서는 아픔과 고통들이 조금 극적으로 묘사되었다.

담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담담하던 다른 작품의 분위기완 달리, 지니아의 등장에 심박수가 증가하는, 죽이고 싶어하는, 당황하는 느낌들이 나에게도 전해 졌으니까.

그러면서도 여성의 아픔들을 어루만지는 그 미덕은 잃지 않았다. 토니, 캐리스, 로즈의 과거와 고통을 쓰다듬고 지니아의 악행조차도 희석되었다. 어쨌거나 지니아는 가진 것이 없고 텅텅 비어있어서 더더욱 뺏고만 싶었는지도 몰라.

 

마가릿 애트우드는 언어유희를 많이 사용한다. (그녀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녀의 언어유희는 통쾌하고 해방적이다. 익살스럽기도 하다.

언어유희가 많이 포함된 작품일 수록 번역이 어렵고, 번역된 글의 맛도 떨어지는 것 같다. 아무리 번역을 잘 하더라도 원문의 느낌을 살릴 수가 없을 거야. ( 이 책에서도 역자가 고민한 흔적들이 무진장 많이 보였다)

그래서, 역시나 모든 작품은 그 작품 그대로 봐야 제 맛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내가 영어를 잘 했다면 원서로 읽으면서 키득거렸겠지?

 

아 영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런 교훈을 남기는 책읽기 ㅋㅋ

 

도서관에서,

또 다른 숨어있던 보물들을 찾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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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환상문학전집 4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시녀 이야기, 마가렛 애트우드(Atwood, Margaret)

 

 

그냥,

정말 꿈에 깃든 궁궐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녀 이야기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책등에 조그만한 글씨로 ’환상문학전집’

뭔가 있었다.

 

 

내용은 눈물이 날 만큼 암울했다.

이게 실제있었던 일인지 싶을정도로 현실과 같았다.

 

 

내용은,

미국(아마 그런 것 같다.)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던 한 여인이

정권이 바뀌자 ’시녀’가 되어버린 내용이다.

 

 

그녀의 삶은 진정 자유로왔다.

대학을 다녔고, 담배를 피웠다.

한 남자를 사랑했는데 그는 결혼한 남자였다.

그와 열정적으로 사랑했고 결국 결혼했다.

조그만 여자아이가 있었다.

직업이 있었다.

돈도 있었고, 계좌도 있었다.

여성해방운동이 판을 치고,

여자들이 낙태를 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급변했다.

어떤 정권(정확히는 묘사되어 있지 않다)이 갑자기 들어서고

여성들의 삶은 철저히 통제받기 시작했다.

여성은 해고되고 돈도 가질 수 없었다.

또, 일반인들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아내’는 파란 옷을, 하녀들은 초록 옷을, ’시녀’는 붉은 옷 만을 입어야 한다.

뉴스에 목말라 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사실을 말 할 수 없다.

사방에 ’눈’이 있다.

이혼을 하지 않고 올바른 종교를 가진(기독교 중 몇몇 분파만 허용) ’부부’ 만이 숨죽여 살 수 있었다.

그녀와 루크는 재혼을 했기에 범죄자였다.

그녀는 건강한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성배’로서 사용되었다.

 

 

시녀란 그런 의미였다.

사령관의 아이를 낳기 위한 도구.

그러나 정말 도구일 뿐. 아내 세레나 조이의 배를 베고 누워

세레나 조이의 자궁의 역할 만 할 뿐이다.

성행위는 더 이상 쾌락이 아니라, 자손을 얻기 위한 신성한 의무일뿐이다.

아이가 없는 고위층에 보내지는 임무를 띤 시녀.

 

 

당시에는 핵, 전쟁 때 뿌려진 고엽제로 인해

기형아가 많이 태어났다.

남자들에겐 불임이 많았다.

시녀가 세번의 기회를 놓치거나(세 번 임지를 옮기면서 아기를 가지지 못하거나, ’비아’를 낳거나)

범죄를 저지르거나

또는 사람이 늙으면 ’콜로니’라고 하는

독극물 처리장소로 보내졌다.

그 들은 안전보호구도 없이 독극물을 처리하며 죽어갔다.

 

 

그녀의 방에는 유리가 끼워지지 않은 액자가 있다.

유리창은 안전유리로 되어있다.

방에는 샹들리에가 없다.

식사가 올 때는 나이프는 없고 고기는 잘라져 있다.

죽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죽는게 더 나은 삶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그녀의 삶은 정말

일상적인 것들이 박탈당한,

너무도 과도하게 억압된 삶이다.

 

모든 이들이 다 그렇지만, ’시녀’로서의 신성하면서도 경멸스러운 삶은 더더욱.

 

 

그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인간이 아닌 듯 하게 살지만,

 

 

어느 순간 사령관의 부름을 받으며

그녀의 삶이 달라진다.

그녀는 때때로 글을 읽을 수도 있었고 핸드크림을 바를 수도 있었다.

어느 날은 사령관과 외출하여 언제나 그리워하던 모이라를 만나기도 했다.

 

(그 참담한 상황은 언제나 당당하던 모이라마저

모든 것을 체념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외출동무 오브웨렌은 지하조직 ’메이데이’의 일원이었고

그녀는 규칙을 위반한다는 두려움과 함께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는 조금의 기쁨을 얻는다.

그녀는 세레나조이의 부탁으로 수호자 ’닉’과 자게 된다.

젊은 몸, 그녀는 그에게 빠져들고

갈수록 사랑을 느끼며 닉에게 매달린다.

 

 

상황이 급박히 진전되어

오브웨렌이 죽고

사령관과 외출한 사실을 세레나가 알게 되고

그녀가 ’눈’들에 의해 잡혀가면서 소설이 끝을 맺는다.

닉은 ’눈’이었는데, 눈이면서도 오브웨렌하고 비슷한 편이다.

그녀가 잡혀갈 때, 그 눈들이 자기편이니까 괜찮다고 하긴 했지만

대체 뭐 어떻게 결말난거야 ㅠ

이놈의 오픈 결말

 

 

시녀이야기의 역사적 주해라고 달려있는 것도 가상이었다.

2195년에 열린 교수회의-_-;;

본명은 알려지지 않은 ’오브프레드’가 녹음한 테잎들을 짜 맞추어

시녀이야기가 탄생했다고 한다.

그녀가 ’길리어드 공국’에 대해 조금만 더 묘사했다면 좋았을 걸

이러면서 =_=

난 진짜로 있었던 일, 또는 역사적 의미를 담은 소설인 줄 알았잖아!

 

 

 

물론

역사적 의미야 있겠지.

이혼율 증가, 낙태만연, 여기저기서 가능하게 된 감시

여전히 여성을 폄하하는 눈빛

전쟁, 핵, 살충제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섞인 역사적 의미.

 

 

어쨌거나 이 소설은

여자들이 읽기엔 너무 비참했다.

여자의 권위가 땅에 처박혔을 뿐 아니라

너무 슬펐다.

(그렇기에 더더욱 여자들이 읽어야 하는 소설일지도)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인 시녀...

읽을 것도, 볼 것도, 가꿀 정원도, 소일거리도 없는 시녀.

일본인 광관객의 매니큐어 칠한 발톱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그녀

담배를 피고, 기숙사에서 모이라와 밤늦도록 얘기하고,

엄마와 다투고, 루크와 사랑하고, 어린 딸을 목욕시키던 시절.

 

 

무섭다.

작가는 무엇이 그렇게 경고하고 싶어서

이런 소설을 썼을까.

 

 

모든 것이 소중하고

모든 것이 아름다운 것일까.

 

 

사랑할 수 있고, 로션대신 버터를 바르지 않아도 되고

글을 쓰고 읽을 수 있고,

돈을 쓸 수 있고,

내 아기를 품에 안을 수 있는.

혹은 이혼할 수 있고 낙태할 수 있는?

 

 

유명한 책은 아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비참했고, 아련했다.

여성으로서 슬펐다.

 

 

 

그리고 ㅠ

난 촌스러워서 그런지

이런 열린 결말이 참 싫다.

어떻게 되었냐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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