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을 리뷰해주세요.
-
-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 - 뒷골목 아티스트들이 이끄는 뉴욕의 예술경제학
엘리자베스 커리드 지음, 최지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뉴욕은 사실상 세계문화의 수도이다. 뉴욕에선 미술, 음악, 연극, 뮤지컬은 물론 출판, 언론, 패션을 아우르는 문화산업의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책은 어떻게 뉴욕이 문화의 진앙지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내용
뉴욕이 세계문화의 수도가 된 것은 미국이 세계의 헤게모니를 잡은 2차대전 이후이다. 적어도 그전까지는 유럽이 문화의 중심이었다. 독일은 학문의 중심이었고 미술과 패션은 파리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나치와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학자와 예술가들이 정치와 경제의 중심이 된 미국에 남으면서 미국은 문화의 헤게모니도 잡게 된다. 그리고 뉴욕은 그 예술가들이 머문 곳이었다.
물론 유럽인들이 오기 전에도 뉴욕은 미국문화의 중심이었다. 미국의 클래식인 재즈가 완성된 곳이었고 언론의 중심이었으며 출판의 중심이며 미술, 음악, 패션의 중심지였다. 뉴욕이 그런 장소가 된 것은 뉴욕이 경제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단지 경제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뉴욕이 문화의 중심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 말한다.
뉴욕이 경제의 중심일 수 잇엇던 것은 금융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제조업의 중심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제조업이 몰락하면서 뉴욕의 경제는 몰락했다. 그러나 그후 뉴욕의 경제를 떠받치면서 뉴욕을 부활시킨 것은 금융과 서비스 그리고 문화산업이었다. 그리고 뉴욕의 문화산업은 미국의 어떤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잇다.
문화산업에서 뉴욕의 경쟁력은 저자에 따르면 비공식 네크웍 때문이다. 간단한 쇼핑을 하려고 해도 차를 타야하는 LA와 달리 걸어다닐 수 있는 그리고 걸어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운 뉴욕에서도 문화산업 종사자들이 특정구역에 밀집해 잇다. 지역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클럽에서 파티에서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고 어울리면서 인맥이 형성된다. 인맥을 따라 정보가 흐르고 아이디어가 흐르고 일자리가 흐르고 인력이 흐르게 된다.
인맥의 양과 질이 높다는 것은 같은 분야에서만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문화산업이 만드는 상품은 사람의 취향이라는 변덕에 달려있다. 질이니 가격이니가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것이 팔릴지 대박이 날지 알수가 없는 곳이다. 유행이 지배하고 그 유행은 너무나 쉽게 빨리 사그라든다. 어떤 산업보다 변덕스럽기에 더 많은 재능이 필요하고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음악, 미술, 패션, 공연, 영화, 광고, 출판, 언론이 밀집해 잇는 뉴욕에서 서로 다른 업종 종사자 간에 형성된 인맥은 분야를 넘어선 아이디어와 인력의 흐름을 만들게 되고 창의성의 폭발을 만들게 된다.
평가
이책의 내용은 대충 위와 같이 요약된다. 90년대 이후 경제학에서 클러스터 이론이 유행했고 사회과학에서 네트웤 이론이 유행했다. 이책은 클러스터와 네트웍 이론을 뉴욕의 문화산업에 적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적용결과는 나름 상당한 설득력을 보이고 잇다. 대학원 시절 Reginal Advantage라는 실리콘 밸리를 분석한 고전을 읽은 일이 잇다. 그 저서는 실리콘 밸리의 경쟁력을 이책과 마찬가지로 비공식 네크웍으로 설명하고 있고 그 설명은 학계의 고전이 되엇다. 이책은 그러한 분석을 문화산업에 적용했다는 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잇다.
그러나 이책이 Reginal Advantage와 같은 고전이 될 수 있을 것같지는 않다. 설득력은 있지만 중언부언하는 서술 스타일과 명료하게 내용을 체계화해서 설명하고 잇지 않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화되고 잇다는 점 그리고 인터뷰를 다양하게 했다는 것은 알겠지만 심층적인 데이터 발굴에 성공한 것같지는 않다는 인상 그 때문에 대상을 깊이있게 드러내고 잇지는 못하다는 점 그리고 실리콘 밸리와 보스턴을 비교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잘 드러내고 있는 Reginal Advanatage와 달리 뉴욕 이외에 LA나 파리, 밀라노와 같은 다른 도시의 문화 클러스터와 비교가 전혀 없기에 뉴욕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잇다는 점. 이러한 문제들이 읽으면서 내내 아쉬웠던 점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문화산업에서 비공식 네트웍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어떻게 경쟁우위를 만들고 있는지 이책은 충분히 설명하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