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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y Sweet - We Are One
켈리 스위트 (Kelly Sweet) 노래 / 씨앤엘뮤직 (C&L)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켈리 스위트란 가수를 알게된 것은 Best Audiophile Voices란 컴필레이션에서다. 10여년 동안 매년 발행되어온 이 시리즈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미성의, 가창력이 뛰어난 여성보컬이 선정된다. 여성 보컬로서 이 시리즈에 등장한다는 것은 명예라 할 수 있겠다.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첫번째 곡부터 그 명예는 허명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다. Best Audiophile Voices에 편집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가창력은 검증되었다는 말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음역이 넓다는 점이다. 팝에선 그리 흔하지 않은 제대로된 소프라노이며 제대로 다져진 기본기가 눈에 띈다.
기술적 능력만 아니다. 위키에 보면 아직 24살, 앨범 녹음 당시 2007년엔 이제 20살 정도 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감정표현이 능숙하며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타이밍이 뛰어나다. 오랜만에 발견한 제대로 된 가수.
그러나 이 앨범에 점수를 어떻게 줄 것인지 난감하다. 가수 자체로 보자면 별 다섯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앨범의 구성이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싱어송라이터들을 좋아하는데 분명한 개성이 있고 자신의 세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일관성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일관성은 하나의 앨범을 통으로 들을 수 있게 하는 일관성과 수준의 일정함을 만든다.
그러나 켈리 스위트는 자신이 자신이 부를 곡을 쓰지 않는다. 이 앨범은 남의 곡을 부르는 가수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이다.
우선 앨범의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떨어진다. 다른 사람의 곡에 의존하기 때문에 앨범이 하나의 단위로서 그리는 세계를 컨트롤할 통제력이 가수에게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물론 가수의 수준이 그런 통제 자체를 못할 정도인 경우가 잇지만 켈리 스위트의 경우를 보자면 그런 능력의 문제는 아니라 보인다.
물론 프로듀서가 그런 통제력을 발휘한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이 앨범은 그런 통제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통제력의 부재는 편곡에서도 드러난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클래식의 장점은 절제에 있다. 음 하나 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고 쓸데없는 중복이 없으며 장식을 기피한다. 그러나 팝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이것은 그 음악에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북미 싱어송라이터 전통에선 그런 과잉의 문제가 덜한데 통제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음반의 경우 왜 들어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를 여분이 뒤로 갈수록 많아진다. 얼핏 듣기에는 즐거운 음으로 들리지만 음반을 여러 번 듣다보면 질리게 만드는 과잉이다. 이런 문제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음반을 만들 때 사정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우선 띄워놓고 보자는 계산에서 그렇게 만들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실력의 가수가 자신의 이름으로 나오는 앨범에 그런 문제들이 나타나도록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며 이 앨범의 제작에 통제권의 문제가 있었다고 짐작하는 이유이다. 위키에는 다음 앨범이 2012년에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5년의 공백이다. 긴 공백의 이유가 아마도 데뷔 앨범의 문제들이 나타난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다음 앨범에선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싶다. 앞으로 계속 들을 가치가 충분한 가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