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을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 요시카와 고지로의 두보 강의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박종우 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읽은 두보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책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완의 대작으로 그친 책이기도 하다.

이책은 서론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대개 전통적인 한학에서도 그렇지만 근래 중국학자들의 책에서도 두보는 우국우민의 시인이란 말이면 끝이다. 그러나 일본 중국학의 대가답게 저자는 그런 것은 두보의 표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저자는 이책의 서문이 된 퇴임강의에서 두보를 떠도는 삶 너머의 무언가를 시로 표현하려한 작가라 규정하면서 이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두보 이전과 이후로 중국시사는 양분된다고 하면서 두보의 시학이 그의 후대를 규정한다고 정의한다. 저자의 규정에 따르면 두보 이전에 시는 서정의 역할만 맡았고 서사는 부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두보는 서사와 서정을 결합하는 개혁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사와 서정을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두보의 시학 즉 덧없는 현상을 서사하면서 그 너머를 준비하고 비약하는 서정의 틀로 시를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보의 시를 정의하면서 저자는 이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두보의 생애를 당시 역사의 맥락에서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면서 그의 시들을 배치한다. 그러면서 두보의 시학이 어떻게 발전해나갔고 그의 시에서 어떻게 분명해졌는가를 분석해나간다.

이러한 저자의 작업은 대가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두보에 관한 서적에서 이런 깊이를 가지는 책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저자의 작업은 두보의 대부분의 시가 쏟아진 숙종이후의 시기를 다루지 않는다.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장안이 함락된 시기까지만 다루고 있다. 저자의 후기에 따르면 그 후의 작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후편을 기대하는 말들이 많지만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을 한다. 이미 고인이 된지 수십년이 지났으니 이책으로 끝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6-0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서에 실린 두보의시들도 그에 해당할까요 ? ㅋ좋은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