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호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2
외젠 다비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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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여행했다는 사실만으로 따뜻해지는 기억. 북호텔이 있었던 근처에도 갔었지. 나의 젊은 시절,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람이여.꿈이었던 한 시절이여..20년 전, 읽었던 책도 사라져버렸네. 민음사 판본은 어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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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0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작품 영화로도 재미나게 봤어요. 흑백의 아주 오래된 그 영화 ㅎㅎㅎ

테레사 2021-07-02 15:09   좋아요 1 | URL
어머나..저도 봤어요 ㅎㅎ
 
정원가의 열두 달
카렐 차페크 지음, 요제프 차페크 그림, 배경린 옮김, 조혜령 감수 / 펜연필독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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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었는데, 가로늦게 지금 평점을 준다. 오늘 비가 한바탕 세차게 내리는 시각에, 시장바닥에 있었다. 생은 계속 되고, 사람은 나고 가고,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 그 의미를 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이 책은 독특하다. 두 형제가 각자의 방식으로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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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의 세계 - 프로그래머의 눈으로 본 세상, 인간, 코드
데이비드 아우어바흐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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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를 다 읽고 나니 페이수북과 구글을 계속 써야 하나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앞으로 우리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될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지금도 나는 별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도처에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상품, 서비스들이 난무하고 이미 삶 속에 깊이 박혔다는 것이다.



섬뜩한 것은, 예전에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를 배우려고 하였지만, 지금은 컴퓨터(아무래도 그 속의 인터넷이 구현한 소셜네트워크 등등의 알고리듬적 언어)의 언어에 우리를 맞추려고 한다는 사실.



여튼 이 책이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는 블로거도 있던데, 외려 컴퓨터와 인간이 만들어가는 현세계를 알고 싶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가 이전의 우리가 아니라는 인식이 들기 시작할 거란 평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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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미다발을 사러 난생 처음 남대문 꽃시장에 갔다.

원래는 휴가를 내고 편하게 다녀오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반차를 쓰게 되었고, 꽃다발을 사서 출근 후 반나절 일한 후 퇴근하는 일정이 되었다.


대도종합상가 3층, 1층부터 꽃향기가 나는 듯했다.

역시 여기는 꽃시장. 좀 있으면 꽃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렜다.

꽃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다.

직장 상사가 애지중지(아닐 수도)하는 회사 주변 제멋대로 형성된 가든(이것도 아닐 수도)에 언제부터인가 자라기 시작한 장미 꽃나무를 분양받기 위해 계속 기다리는 중이지만,하필 작년에 추위로 그 중 정말 향이 좋고 예쁜 하얀 장미나무가 얼어죽었는지 올해는 전혀 생명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물건너 갔다.

그 하얀색 장미가 지금쯤이면 만개하고 만개하다 지고, 또 피고 지고, 향이 달콤하다 못해 폭발해 버릴듯한 감정을 가져다 주었으련만, 올해는 텄다. 다만, 다행인 것은, 주차장 옆 약간 검붉은 장미는 여전히 도도하면서도 관능적인(사실 이 단어는 경험한 적이 없는데, 아마도 이 장미의 향이 이 단어를 형상화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것도 내맘대로 해석), 아니다..도회적이랄까(그러고 보니 이 단어도 정확하게 어떤 것을 형상화하는지 감으로만 알고 있다)..그런 향으로 나를 쓰러뜨린다.

흠...정말이지 달콤함은 기본인 이 장미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꼭 장미나무들을 우리집에서 기르리라, 그리고 봄부터 겨울초입까지 두고두고 장미꽃을 보고 향을 맡으리라는 야무진 다짐을 하곤 했는데, 

나의 회사 선배는 아직까지 장미가지를 꺾어 내게 심으라고 주지 않는다. ㅜ 솔직히 나도 그 기다림의 시간, 이제나 저제나 적당한 시기가 와서 꽃눈이 붙은 가지를 꺾어 내게 건네줄까하는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과연 내가 충실하게 장미나무를 기를 수 있으려나. 하는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내게 온 그동안의 몇 안되긴 하지만, 그 식물들은 죄다 죽었다...길게는 2년 동안, 나와 모진 겨울을 견디다가 결국 마지막 겨울에 죽어나갔다.

남들이 그렇게 쉽게 기른다는 로즈마리는 또 어떻고...

점점 미래의 식물재배가 불가능할 것이란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 가고 있을 때, 어느 소설 책에서, 여주인공이 꽃다발들로 방을 장식하는 장면을 만나게 되었다. 그 불우하고도 슬픈 인생에서 꽃다발이라니...꽃다발이라니...

잘은 모르겠지만, 그 후로 더욱 더 꽃다발을 사러 남대문으로 가리라. 

장미다발을 사라리..싶은 갈망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 드디어 그 꽃시장에 갔고, 마침내 꽃냄새가 진동하는 그곳에서, 장미들도 꽃향기가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꽃가게 사장이, 장미꽃은 다 향기가 있는 줄 알죠? 아니에요. 하는 것이다.

그렇구나...최근에는 꽃모양에 신경 쓴 품종이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장미다발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려야만 했다. 그 중에서 그나마 향이 제일 강한 것으로 골라, 세다발을 샀다.

얼마전 동생 생일날 급하게 동네 화원에서 산 흰장미는 그래도 향이 있긴 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며.

아아..정말 좋구나..이 꽃더미들을 한팔로 안으니, 세계를 안은 것 같구나(물론 이것도 수사이다. 세계를 안은 적이 없으니, 그게 어떤 건지 정확하게는 모른다...이런 기분?).

노란색 한다발, 품종을 물으니 모른다고..ㅜㅜ, 하얀색이나 약간의 핑크기가 도는 아이는 빅토리아라고 한다..걔가 가장 장미다운 향이 난다. 그리고 분홍색장미...요것도 향이 제법 난다..꽃시장 도착하고 제일 먼저 만난 장미다발 사장한테서 샀다.

다음주에 향이 진한 장미들이 들어올거라며 다음주에 오라고 했다. 경민(?) 상회...

콜롬비아에서 날아왔다는 수입장미는 오래간다는데, 뭔가 수작을 부린건가..농약이나 뭐 보존제 같은 걸 뿌린 건가...싶으면서..여튼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한가득 팔안에 안고 가는 장미다발.


그저께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엄마를 본다.

나의 엄마, 

나의 사랑하는 엄마,

나의 일부, 나의 삶의 한 부분인 우리 엄마.


그 분도 꽃을 좋아하셨다.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늘 생활에 쫓기셨던 지라, 화려한 꽃을 사지는 못하셨지. 거실과 베란다 주변에 조그맣고 수수한 꽃화분, 식물이 놓여 있었지.

수국이 화려하던 가평 그 식물원에 함께 갔던 기억,

그곳 벤치에 앉아서 그 어떤 생각을 하셨던지.


알 수가 없네.

에버랜드의 그 함박꽃밭에서 함박 웃으시던 사진 속의 엄마.

채송화, 맨드라미,봉숭화꽃...엄마가 어린 시절 자주 보던 그 꽃들을, 나도 알고 있는데, 이제 그 꽃들은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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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선택을 마저 읽었다. 

소피의 선택은 일종의 관용구가 되었다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비극적인 상황을 가리킬 때.


그렇다. 소피는 선택을 하였으나,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이렇게 했더라면, 저렇게 했더라면, 그런 가정법조차 허용하지 않은 비극!


나는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혼란 속에 있다.

누군가의 생과 사가 자신의 손가락 방향에 달렸다고 한다면, 그 손가락을 견딜 수 있을까?

12살 어린 소녀는, 시체를 태우면서 나온 열로 겨울 수영장 물을 데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수용소 책임자의 딸 침실에 놓여져 있던 지멘스 라디오. 지멘스는 유서 깊구나가 아니라 미처 이르지 못할 그 어떤 다른 깨달음.

한때 아름답고 잘 다듬은 분홍색 손톱을 가졌으며 잘생긴 외모와 기품있는 매너로 소피를 홀렸던 실업가, 그는 더 많은 유대인 노동자들이 필요하다며 수용소 관리책임자를 설득한다.


사실 아무 것도 쓸 수가 없다.

어쩌면 이 책을 아니 읽었더라면 나았을까 싶기도 하다.

분노나 슬픔도 아니고, 그러나 그것들이 없지도 않은 뚜렷하게 하나로 형상화되지 못하는 것들이 마음을 떠돈다.

인간은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지, 또한 인간은 어느 정도로 견딜 수 있는지, 인간의 삶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분명한 것은, 매 시기마다 인간은 악했고, 또 악할 것이다.

또한 자명한 것은, 인간은, 여전히 선하고 또 선할 것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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