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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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어요)


욘 포세를 자꾸 폰 요세라고 말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다.
이 책이 최초의 독서인 셈이다, 이 사람의 책으로는.
잘 모르겠다.
무슨 말인지
행간 구분이 잘 안된다. 아마도 의도했으리라.아니 이 사람의 문체이겠지.
태어남이 있고, 그리곤 바로 어느날의 아침이다.
그리고....저녁이다.
인생이란 그런건가?
아침인 줄 알고 깨었는데, 어느덧...죽음...이라니
잘 모르겠다.
요한넨스...페트로...는 이미 죽었으나, 그날 아침 만난다. 요한넨스는 페트로가 죽었다고 알고 있는데, 하루를 거의 같이 보내고, 사라진 그의 머리를 깎아 주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깨닫게 된다.

격정도 없고, 감정의 심란한 흔들림도 없다. 그런데...나는 계속 이 책을 생각했다. 출근길에, 음..오늘 저녁 잠들기 전에 요한넨스가 정말 죽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조금 읽다 잠들 무렵엔 ..도대체 페트로는 어떻게 된 일이지? 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그래..그랬겠지...그럼..이라고 하게 되었다.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죽음조차 이토록 고요하게 찾아오는 것인지..그 노르웨이라는 곳이, 자못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폰 요세, 아니 욘 포세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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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 환경과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유전체에 관한 행동 후성유전학의 놀라운 발견
데이비드 무어 지음, 정지인 옮김 / 아몬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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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 책을 살 때, 원칙이 하나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과 같이 인류의 역사를 혁명적으로 재창조한 작품과 같은 책이 아닌 이상, 최신 발간 책을 산다는 것이다. 과학 연구가 지금 이 시각에도 어딘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가설은 이론이 되기도 하고 폐기되기도 하고, 어제의 진실이 오늘은 잘못된 오해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한 책을 읽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2023년 9월에 번역, 출간되었다. 그리고 후성유전학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최근(아닐 수도 있으나 내가 접한 것이 2017년이니까)에 대중에게 소개되고 있어서 당연히 최근에 출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그런데 책이 배달되고 확인해 보니, 아뿔사 2015년...에 원서가 나온 것...그래서 이미 7년 전의 연구라면, 그 사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거나, 기존의 가설이 뒤집혀 졌을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은까? 그렇다면 내가 지금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어떤 주장이나 이론을 읽는 것일테고 , 혹여 후성유전에 대해 오해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책상 위에 방치해 두었더랬다.
그러다가 읽을 책이 더 이상 없어서, 마지못해 집어들었다. 이상한 주장을 하면, 확 집어 던져버릴테다..하는 심정으로.
그런데....읽기 시작하자 마자 이 책이 그런 대접을 받을 섣부른 대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이야기 솜씨가 뛰어날 뿐 아니라 후성유전학의 복잡한 발견을 역사를 거슬러올라가서 뿐 아니라 최신(당시 2010년대 초반까지)의 연구 성과를 자세히 그러나 일반 대중이 알기 쉽게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가 왜 현재의 우리가 되었는지, 왜 우리가 이런 모양인지를 유전자 결정론이 아닌 다양한 방식이 관여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여기서 끝나면, 안되지..
그럼에도 태아 때 또는 생애초기의 경험, 후성유전이 우리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이야기 역시 유전자 결정론과 같이 경계해야 할 태도임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는 것. 다만, 유전자만이 우리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과 여기에 후성유전적 요인들이 그리고 어쩌면 그 이상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그동안의 후성유전학의 발전이 주고 있다는 점을 저자는 마지막까지 설득력있고, 흥미진진하게 펼쳐 놓는다.

그러니까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 이것이 왜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는 열쇠 중에 하나인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너무도 선명하고 아름다운 해답 중 하나를 제시하고 있다. 내가 이런 책을 놓칠 뻔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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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0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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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전의 책들보다 이 책이 내겐 가장 좋았다. 딱히 꼬집어서 뭐 이런 점? 하고 묻는다면, 음...음..하고 머뭇거리겠지만, 그냥 좋네...비로소 트레버라는 작가를 알게 된 듯한 느낌이랄까. 왜 그런거 있잖아..말로 할 수 없지만, 어 이거 괜찮네 싶은.말은 늘 느낌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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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정확했다
하인리히 뵐 지음, 사지원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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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가 결국 죽게 될지 어떻게 될지, 때문에 끝까지 읽다보니, 밤이 깊었다. 처음부터 계속 나는 곧 죽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주인공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이 시절에 꼭 이런 책을 읽어야 하나..싶을 정도로, 우울한 날이라서. 후쿠시마 원자핵 오염수는 사정없이 방류되는데, 우리는 뭐하나, 뭐라도 해야 되겠다 싶어서...집회를 다녀온 날 저녁이었다.
그런데 안드레아스는 드디어 폴란드 땅으로 들어갔고..마침내...렘베르크에 도착한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에서 하루 전, 그는 무엇을 하여야 할까? 기도를 ? 잠을?
폴란드인 모두가 스파이가 되어서 독일군에 대항하지만, 결국 그들이 죽이는 건 죄없는 사람들, 안드레아스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독일군 역시 죄없는 폴란드인, 러시안인, 프랑스인...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전쟁이란, 몇명의 잘난 척하는 정치인이 다수의 죄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서, 역시 죄없는 다수의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다..라는 뼈아픈 진실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어느때보다 우리 주변의 정세가 불안하다.
우리같은 조그만 나라, 초강대국 사이에 낀 나라는 외교는 곧 평화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데, .....더 말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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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가방
김성라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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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김성라의 그림을 만난 행운이라니,여름이 싱싱거리다 헐떡거리는 시절이, 슬프고 화나지만, 여름아 잘 견뎌주렴. 순하게 같이 지나가자.하다가 만난 그림책.편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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