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일하고 싶어요 꿈을 꾸는 아이들 1
김정태 지음 / 국일아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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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엔하면 떠오르는 것은 한국인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이 되신 반기문 총장님을 비롯해서 한국전쟁당시 우리를 도와준 고마운 유엔군이다.
  유엔은 글로벌시대를 살며 코스모폴리탄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상과도 같은 기구이다.   인종,종교,성,언어,문화등의 구애를 받지않고 지구촌은 모두 한 가족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다.

  이책에는 유엔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유엔에서 하는 일과 유엔에서 일하기위해 갖추어야 하는 요건들을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유엔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한준이와 최초의 여성 유엔사무총장이 되고싶어 하는 한나 남매가 유엔투어 행운을 획득하여 뉴욕의 유엔본부를 견학하며, 정모세 유엔본부직원의 가이드와 투어를 자상하게 진행해 주시는 유엔통선생님과 함께 보고 들은 내용을 문답식으로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사와 재미있는 만화 및 그림을 실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누구나 흥미롭게 책에 빠져들게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올해 3학년이 되는 아들아이가 책을 받자마자 한시간도 되지않아 폭 빠져 읽고 나더니,  유엔본부는 뉴욕에 있어요~ 영어공부가 필수래요~ 봉사활동을 많이 해야 한대요~  하면서 책을 읽고 알게된 내용들을 쉴새없이 떠들었다.
  자기도 유엔본부투어를 하고싶다고 조르길래 책에서 강조하는대로 ’꿈은 이루어진다! 무언가를 간절하게 꿈꾸면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길을 찾을 수 있다’ 고 말해주었다.   무엇보다 미래의 꿈은 언제나 변할 수 있기때문에 나중에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충분히 헤쳐가며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함을 지적해주었다.
  태권도 사범에서 로봇박사 및 과학자가 꿈인 아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영어공부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들아이가 이책으로 인해 영어공부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스스로 인식한다면 자극과 더불어 흥미유발로 이어져 영어공부에 날개를 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굳이 유엔에서 일하는 꿈이 아니더라도 세계공용어로써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인 영어는 필수로 익혀야 하니까.

  유엔에서 구입한 기념품 편에서는 자기도 유엔깃발을 몇 개 사서 하나는 방에 두고 하나는 거실에 두고 나머지는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소망을 말한다.   꿈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그 물건이나 글이 꿈을 다시 생각하게끔 자극하기 때문에 글로벌인재로의 길을 걷게 될 아들에게 조만간 장만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책은 얇지만 유엔기구의 다양한 분야와 하는 일, 로고에서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에 감싸인 지구’ 처럼 유엔이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해주고, 꼭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상식을 재미있게 구성하여 초등학생들에게 비젼을 제시할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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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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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이 의식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건 단연 음식(飮食),즉 먹거리라고 하겠다.   어떤 재료로 어떻게,무엇을 가미해서 만드느냐가 식감을 좌우하고 건강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 윤혜신님은 여기에 착한마음을 추가한다.   착한마음을 바탕으로 만든 맛깔나는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사하기때문이다.   

  이분이 썼던 [착한밥상 이야기]를 읽을때의 여운이 와 닿으면서 평소의 내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요즘은 방학이라 학원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지내며 하루 세끼를 같이 먹는다.   돌아서면 점심, 돌아서면 저녁이라며 이번엔 무슨반찬을 만들까를 고민하는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오늘은 그냥 시켜 먹을까, 점심이니까 간단하게 빵하고 우유로 때울까, 외식하러 갈까, 누가 대신 좀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등등 식사시간은 허기를 면하기에만 급급했고 고역이었다.   마트 장 볼때에는 군것질류나 가공식품이 과반수를 차지하니, 기껏 장을 봐도 그날 저녁 메뉴가 난감할때가 많았다.   얼마전에 과자나 가공식품이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가에 관한 책을 읽고 난 후엔 과자류를 줄이려고 노력을 하면서 대안으로 인터넷 유명떡집에서 떡을 시켜 먹었다.   하나씩 포장되어 휴대하기 편하고 보관하기 편하다는 이유가 한몫했다.   아이가 식후에 간식을 조르면 서너시간전에 해동시킨 떡과 우유를 먹였다.  
  이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만큼 가족건강을 등한시했는지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그렇지만 이책은 결코 모질게 질타하지 않는다.   그것은 친정엄마가 딸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가르쳐 주기위해 애 쓴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마치 우리엄마가 옆에 있는것처럼 살갑고 편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재료선별부터 다듬고 조리하고 상차림까지 알뜰하게 일러준다.   재료와 메뉴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없이 먹을만한 것들이라 이것도~저것도~ 꼭 해봐야지!라는 의욕을 자극했다.   물론 음식은 손맛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었고, 눈에 익은, 우리체질에 맞는 소박한 음식들은 우리들의 건강에 필수불가결한 먹거리이기에 제대로 익혀서 체화해야 하는것이다.   

  남편이 아침을 꼭 먹는데다 국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국메뉴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많은편이다.   주로 소고기무국,콩나물국,미역국,된장국을 많이 끓인다.   할줄 알고 잘하는게 요거뿐이라서다.   가끔 북어국을 끓일때도 있지만 맛이없을때가 태반이라 잘 안만든다.   이책의 미역국엔 마늘을 넣는데, 나는 평소 마늘과 미역이 상극이란 말을 들은거 같아 넣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착각했나보다.   다음부터는 나도 미역국에 마늘을 넣어야지.^^;

  그리고 저자의 친구중에 요리는 잘 못하는데 채썰기를 잘해서 채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로 손님상을 내어 칭찬받았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채썰기만 잘해도 요리의 고수로 오해(?)받는다는 말에서 웃음이 나왔다.   나또한 요리는 못하는데, 어째 채썰기는 잘하니까 시어머니와 시누에게서 요리에 소질이 있으니 요리학원을 다녀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치기편에서 사진으로 실은 재료가 언급이 되지않아 궁금했다.   연두색 부침개의 색이 너무 고와서 한입이라도 먹고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나름 시금치일까 생각해봤다.

  많은 영양학자들이 우리 한국사람들은 국이나 찌개,그리고 젓갈류를 즐겨먹기 때문에 일일 염분섭취량이 상당히 높아서 성인병이 염려되는 식단이라는 비판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주식의 차이, 지역적인 조건등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라며 일축한다.   소금을 섭취하되 천일염을 먹고, 간장등의 발효식품으로 간을 맞춰먹으면 건강한 염분섭취법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책을 읽기전에 제일 기대하고 배우고 싶은게 있다면 양념장 만들기였다.   나름 정성스럽게 재료를 다듬어도 양념장의 맛의 균형이 깨어져 맛없는 반찬이 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엄마는 재료만 있으면 뚝딱~ 맛난음식으로 화려하게 탄생하는데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전에는 나도 엄마가 되면 친정엄마처럼 음식을 맛나게 만들게 될 줄 알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사를 도우는건 물론이고 그 흔한 요리학원도 다니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결혼후엔 곧바로 분가하여 시어머니에게서도 배울기회가 거의 없었다.  
  자식들에게 있어서 요리 잘하는 엄마가 건강과 행복의 원천인데 그런점에서 하나뿐인 아들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양념장 만들기에 소개된 소스가 너무 적구나했지만, 소박한 음식으로 차린 매일 밥상을 보며 가슴이 뿌듯했다.   내가 그동안 막연하지만 이런 요리책을 원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편하자고 가공식품을 조리하고 연거푸 같은 반찬을 밥상에 올렸지만 소박한 우리네 전통음식을 좋아하고 지향하는 내마음과 통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책에는 저자만의 조리비법 소개와 착한 패스트푸드 및 간식류를 소개해서 식사뿐만 아니라 간식까지 착한 먹거리의 실천을 도와준다.
  정겨움에 마치 서정적인 시를 음미한듯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원에 계신 친정엄마를 대신하기에 손색이 없는 요리책이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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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방학 숙제 - 숙제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신나는 책가방 1
숨바꼭질 지음, 공덕희 그림 / 밝은미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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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방학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아들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네번째 맞는 방학인데, 이번에도 막바지에 숙제 챙기느라 고민을 했다.   잘하든 못하든 스스로 하도록 지도해야지 하고 방학이 시작되었을때는 다짐했건만 방학이라도 자유롭게 놀 시간을 주자고 여유를 부린 덕분에 이제서야 숙제를 다독이게 된것이다.   다행이라면 새로 해야할 숙제는 독서감상문과 독서감상화,그리고 체험 보고서이다.   그동안 일기는 꾸준히 썼고, 수학과 한자 공부도 거의 매일 했던거 를 과제물로 제출하면 되고 줄넘기도 꾸준히 해서 기록해 둔 자료가 있다.   이번 방학동안에는 과학캠프, 스키캠프, 눈썰매장 이렇게 세번의 체험을 했는데, 과학캠프는 사진이나 자료가 없어서 아쉽고 스키캠프는 태권도관장님께 사진을 부탁해서 하려고 한다.   문제는 독서감상문과 독서감상화인데, 아들아이가 책은 틈나는 대로 읽지만 독후감 쓰는걸 힘들어하는것이다.   학기중에 숙제로 해야할때는 마지못해 하는데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줄거리만 가득 쓴다.   기껏 생각을 쓰라면 '... 나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식이다.   이책을 받아보고 제일 먼저 훑어 본 것은 역시 독서감상문이었다.   이책에는 한주에 골고루 할 분량을 다섯주로 분류해서 예시를  보여준다.   독서후 감상문 및 감상화등의 활동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살아있는 예제를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실었다.   흔히 하는 기본형식부터 독서퀴즈, 상상으로 이야기 뒤집기, 책광고 해보기, 편지형식의 독후활동이 있어서 혼자서 따라해보기 쉽게 해놓았다.   물론 그대로 베끼면 당연히 안된다는 것쯤은 아이도 알고있어서 아이에게 숙제를 맡겨보기로 했다.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매일 쓰는 일기지만 가끔을 제외하고는 항상 뭘 써야할지를 고민하며 일기쓰는걸 스트레스로 생각하는 아들아이에게 이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일기쓰기 예시는 아들에게 망망대해에서 반짝이는 등대처럼 기쁨을 주었다.   매일 구독하는 소년조선일보로 NIE일기를 쓰면 되겠다고 웃음을 짓는다.   또한 한자일기를 보더니 자기도 한자자격증 시험을 치는날 쓴적있다며 다시 써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운다.   내가 학교다닐적하고 요즘은 일기쓰기 빼고는 많이 달라졌다.   공부한 결과물 가져오기등 학습에 관한 과제도 있지만 학기중에 시간관계상 하기 어려운 체험이나 견학을 많이하게 해서 몸으로 체득하는 기회를 많이하도록 하는것이다.   즐거운 체험을 하고도 보고서등의 숙제하기가 막막했는데, 이책을 참고하니 지켜보는 엄마도 한시름 놓겠고, 아이도 스스로 부담갖지 않고 하는 모습에 흐뭇했다.
  방학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책을 접하게 된것이 아쉬울뿐이다.   다음번 3학년 여름방학때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여유있게 방학숙제를 하도록 해야겠다.   부록도 있다.   숙제할때 사용할 사진자료가 24컷을 비롯해 생활계획표 양식등 복사해두고 사용할 만한 자료라서 요긴하다^^    이책이 좀더 두꺼워서 더 많은 자료를 실었다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져본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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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2-0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
 
조선을 만든 사람들 - 나라를 위한 선비들의 맞대결
이성무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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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처음 배울때부터 반만년 역사의 자긍심을 자랑으로 배웠다.   경제대국 미국이 세계를 쥐락펴락해도 고작 200여년의 짦은 역사를 가졌을뿐이라고 애써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우리의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자랑스러움만 있는것은 아니기에 오랜역사를 가졌다는 자부심만을 내세울 수는 없는것이다.  
  이책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14명의 선비들을 7개의 논쟁으로 다루었다.
  첫번째는 조선의 건국과정에서 재상중심의 정치를 펼치려던 정도전과 왕권의 강화에 주력한 이방원의 첨예한 대립에서 이방원이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정도전을 제거하고 태종으로 왕위에 올라 세종의 태평성대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국대전을 완성한 정도전이 역적으로 조선말기까지 신원이 회복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두번째는 도학을 바탕으로 급진개혁을 주창했던 조광조의 득세를 질시한 남곤이 기묘사화를 일으켜 조광조등을 제거하며 뿌리깊은 정쟁이 시작되었다.   조광조가 실각하는데 계기가 된 ’주초위왕’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기묘사화는 조광조를 신임하면서도 영민하지 못했던 중종의 크나큰 실책이면서 남곤이 역사이래 최고의 간신으로 낙인찍힌 사건이었다.   조광조의 개혁이 성공했다면 조선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아쉬움에 페이지를 쉬 넘기지 못했다.   세번째의 라이벌은 가깝고도 먼 주자학의 동반자 퇴계이황과 남명조식이 소개되었다.   두사람은 같은 해에 태어나 이름을 떨친 도학자이지만 평생 한 번도 서로 만나지는 않았으나 편지로 서로의 사상을 이해하면서도 비판을 하는등의 교류를 하며 성리학을 완성시켰다.   두 사람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담론을 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의기투합하는 동반자로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네번째는 십만양병설을 주장했던 율곡 이이와 반대했던 서애 유성룡의 대립이다.   두 사람 모두 구국을 위한 일념은 같아도 견해의 차이가 있었던것이다.   이이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임진왜란 당시 그토록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유성룡 또한 궁핍한 백성들의 삶과 혼란을 우려한 반대였지만 대비를 소홀했던 책임은 크다고 하겠다.   그래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기용하는 등의 인재배치는 현명했다고 볼 수 있다.   후에 이이가 십만양병설을 주창했는지의 유무가 논란이 되곤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진실을 가릴 수 는 없으나 이이가 주장했다는 설이 더 설득력을 가지는거 같다.   다섯번째는 생존을 위해 주화를 주장한 최명길과 명분을 내세워 척화를 주장한 김상헌의 대립이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으로 국치를 겪으며 조선의 생존을 위해 항복의 글을 썼던 최명길은 나라를 살릴 수 있는 길을 선택했고, 김상헌은 나라가 망하더라도 의리만을 지킬것을 주장하며 서로 엇갈린 길을 걸었다.   치욕은 참을 수 없지만 나라가 없어지면 남는것도 없기에 나또한 최명길의 선택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섯번째는 1~2차 예송으로 완전히 등을 돌리며 조선 역사상 최대의 사상 논쟁을 폈던 송시열과 윤휴의 대립이다.   효종의 장례식때 입을 상복을 몇년간 입느냐는 복제의 문제가 이처럼 치열한 논쟁의 쟁점이 되었다니 나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예법과 효를 중시했던 조선시대의 지나친 형식주의에 얽매인 폐단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송시열이 주자학에 평생을 몸바쳤지만 지나친 교조주의적인 맹신은 조선의 사상을 경직시키고 또한명의 걸출한 학자를 이단아로 매장시킨 오점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일곱번째는 진보와 보수로 대변되는 실학의 대가 다산 정약용과 노론벽파의 영수인 심환지의 대립이다.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도했던 정조는 군주권을 강화하며 실학의 대가인 정약용을 기용하여 개혁을 시도했으나 노론벽파의 막강한 힘에 좌절하고 만다.   노론벽파의 영수로서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정치싸움에서는 이겼으나 사후에는 삭탈관직을 당하고 간신으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정약용은 실학을 바탕으로 수차례의 유배생활에서도 많은 책을 집필하여 지금도 그의 업적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조와 정약용의 개혁이 성공하였다면 조선의 역사는 500년을 넘어서서 지금도 찬란히 발전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붕당과 당쟁으로 얼룩진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지금의 정치세계와 가장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는 시대가 조선시대가 아닌가 한다.  사상과 파벌로 인한 갈등과 대립에 포커스를 맞춘 이책은 다양하고 훌륭한 인재들의 면모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조선사 공부에 긍정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   경쟁구도에서 발전이 있고, 난세에 영웅이 나지만 지나친 권력에의 집착으로 수많은 인재들을 피지도 못한채 싹을 잘라버린 사건들을 읽노라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책은 조선을 이끌었던 선비들의 알려지지 않은 진면목까지 알 수 있어서 읽는동안 가슴이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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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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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웃을 준비를 하고 커피까지 준비해서 마시며 이책을 읽었다.
  주인공이 ’당신’이다.   특이하네~생각하며 한장 두장 읽어나가는데 처음에는 내가 유머감각이 없는건지, 이해력이 부족한건지 솔직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요즘 TV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가 생각났다.   롤러코스트 남녀탐구생활이라는 프로인데 성우의 특이한 나레이션이 포인트다.   목소리 톤이 감정변화 없이 무미건조하고 기계적이며 인칭을 ’여자는~’이나 ’남자는~’으로 시작해서  ’~해요’나 ’~돼요’ 로 마무리를 하는 어법이 보면 볼수록 중독성이 강하다.   이처럼 특이한 어법과 대리만족성 나레이션등으로 인기절정의 TV프로처럼 이책의 서술에 매력이 느껴지며 재미가 쏠쏠했다.  
  이책은 마치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는듯 생생하고 유쾌하다.   상황설명이 괄호까지 해가며 친절한데다 유머는 네칸짜리 인기만화인 ’스누피’를 연상하게 한다.

  얼마전에 발가락 골절로 깁스를 하는 등 병원치료를 한달이상 받았지만 지방의 정형외과라서 그런지 특별한 기다림 없이 바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이책의 주인공인 ’당신’이 겪는 병원생활은 가히 입시전쟁이나 취업전쟁을 방불케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료선진국으로서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게 기반이 잡힌 프랑스라는 나라의 의료실태가 이정도로 열악한가 의아했다.   의료기술이나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시스템은 환자들의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황을 읽는 것만으로도 속이 터지고 답답해서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인데 주인공은 참으로 인내심도 강하고 잘 대처한다는 생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중학교때 사회선생님이 프랑스 사람들은 아무리 바빠도  점심식사시간을 두세시간이나 느긋하게 즐긴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평소 슬로우 생활방식이 몸에 밴 탓도 있지 싶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나 보고싶지 않은 TV가 방영될때는 항상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지루한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는 모습과 엎친데 덮친격으로 골절 수술과 심장 수술, 그리고 이어지는 골절의 악순환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은 사소한 어려움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긍정적 사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뜻하지 않게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골절상을 입은 주인공은 의사의 오진과 무성의한 진료로 고생을 한다.   그리고 유명한 실력있는 의사의 진료를 받기위해 예약에서부터 면담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을 감내한다.  그러면서도 거금을 들여 레이스팬티를 준비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골절수술을 받으면서 한 검사로 심장에 문제가 있는것을 발견한다.   심장수술까지 1년여의 투병생활 후에 또다시 골절사고를 당하고 다시 1년여를 고생한다.
  악몽같은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낙담보다는 위트로 풀어나간 작가의 재치있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누구보다도 프랑스에서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책을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깨달아야 할것이다.   그리고,  일제시대의 병폐로 남은 나쁜 습성중의 하나인 ’빨리! 빨리!’를 외치며 잠시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유없는 마음가짐도 고쳐야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렇지만, 이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것이 있다면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된거다.    아무리 선진국이라해도 결혼만하면 남편 성을 따라야하는 다수의 외국에 비해 결혼하고도 내이름을 온전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으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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