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개미의 투자 비밀 - 주식 투자로 큰돈 번 12인 직격 인터뷰
최명수.변관열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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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책에는 주식투자로 아주 큰돈을 번 사람들의 노하우가 소개된 책이다.
  나같은 주부도 당장 마련하기가 어렵지 않은 적은 돈으로 수십,수백배의 수익을 올린 투자귀재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대더라도 부자 되는것이 싫을 사람이 있을까?
  지금 이순간에도 슈퍼리치를 꿈꾸는 수많은 개미들이 주식시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장세를 살피고 투자와 매도를 활발하게 거래할 것이다. 
  다만 일확천금을 꿈꾸며 주식에만 목을 매는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주식투자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주식투자를 싫어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손해 볼게 두려워 외면해 왔다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머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타입이 바로 나다.   그래서 부끄럽다.
  몇년전부터 비상금이라는 것을 관리하면서 은행원들의 유혹을 꿋꿋(?)하게 이겨왔다.
  어떤 은행원은 우리나라가 없어지지 않는 한 안전하다는 말로 회유하기도 했지만, 괜히 욕심 냈다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것만 같은 두려움이 앞서서 거절했었다.
  이책을 읽는동안 나도 투자자문을 잘 받아서 이 돈을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이책에서는 주식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소신없이 투자할때의 위험을 경고하는 고수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주식투자에 관한 기초상식을 다져놓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투자해야함을 말하고 있다.
  손절매의 철칙을 고수할 자신이 없으면 주식에서 손을 떼야한다.
  보통 2%대의 손실이 발생시에는 무조건 매도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상승했을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주가가 조금 떨어지면 억울해서 못 팔고, 오르면 더 많이 오를것 같은 기대감과 욕심으로 못 파는 사람들은 주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카드깡 신세에서 수억대 연봉자가 된 원칙주의자 손용재씨는 손절매의 원칙에 대해 피력하면서 깨우침은 항상 뒤늦게 온다고 말한다.   멋모를때 잔뜩 손해보고 겨우 감을 잡고 알듯할 때는 돈이 하나도 없는 경우를 말하며 실수를 줄여나가는게 중요하고,  당장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심을 밀어내고 꾸준히 원칙을 고수하면 수익내기가 어렵지 않음을 충고한다.   아울러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일러준다.
  연예계 재테크 고수인 김생민씨편에서는 그의 저축습관부터 주식투자의 실패와 성공을 소개해 놓았다.   김생민씨도 처음에 남의 말만 듣고 투자했다가 휴지조간이 된 주식을 보며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그만의 투자원칙과 소신을 세우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그의 투자원칙과 함께 부동산투자법, 연예인들의 주식거래 활동도 소개한다.
  그리고, 성형외과 의사로서 M&A로 대박을 노리는 정성일씨의 특이한 이력도 인상적이었다.   환자를 치료하고 병원을 유지, 발전시키는 보편적인 인식에서 탈피하여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의료산업을 접목시키고 IT업체와 연계하며 범위를 확장시키는 그만의 경영수완이 돋보였다.
 
  슈퍼개미로 불리며 이책에서 소개된 12인의 투자귀재들은 손절매의 원칙을 절대적으로 강조한다.  그들이 오늘날 슈퍼개미로 되기까지는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이겨내고,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까지 투자한 결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책을 읽는 우리가 본받아야할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자신만의 원칙과 소신을 세우고 상식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이책속의 값진 경험과 충고를 되새겨 보아야 할것이다.
  이책은 초보자나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참고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되었다. 
  투자자들에게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만한 책으로써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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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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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부패의 온상이 따로 없는 674층 초고층 빌딩 타워.
  타워에는 '빈스토크'라는 가상공간이 대외적으로 주권을 갖춘 독립국가로써 인구 50만을 수용하고 있다.
  가상 도시국가인 빈스토크는 버스로 20분 거리의 주변국 사람들에게 비자면제 혜택도 주지않고, 주변국 젊은이들에게는 어떠한 미래도 보장하지 않은채 독불장군처럼 군림하고 있는데, 마치 우리사회의 기득권 계층을 보는듯했다.
  공상과학소설속의 미래도시국가를 그리고 있을거라 예상하면서 읽었는데, 부조리와 부정부패, 그리고 모순 덩어리인 현재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반영해 놓은것 같아서 읽는내내 낯설지 않았다.
  지금 우리사회는 이땅의 지배계층이자 기득권을 거머쥔 사람들, 즉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라는 단어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얼마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던 충격적인 사건을 놓고봐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진정으로 깨끗한 사람은 없는듯하다.
  다만 누가 좀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 말하자면 '오십보 백보'인 것이다.
  소설가 이인화씨는 이 소설이 날카롭고 불온하다고 표현했는데, 물론 공감이 가지만, 작금의 우리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내뱉는 독설은 이 소설에서 말해주는것보다 훨씬 불온하기 때문에 소위 '불온서적'의 대열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을듯하다.
  대통령도 대놓고 욕하는 세상이니 소설로써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책은 '저(低)자세적인 사회비판'이니까.
  이 소설은 '빈스토크'라는 가상도시국가라는 모티브에 6편의 단편들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공상소설이다.
  작가가 말한 '털면 먼지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사회에서 청렴한 정치인은 과연 있을까?  
  여기에서 몇 명이나 있을까가 궁금한게 아니고 존재하기라도 하는지가 의문스럽다.
  선망과 존경을 받던 올곧은 이미지의 언론인 출신의 정치가도 막상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으면 그때부터 이미 그들에게서 소신있고 대쪽같은 자질이 희석되거나 사라짐을 수없이 보아왔다.
  우리사회에서 부정부패는 이미 일상화 되어버린거 같아 몹시 씁쓸하다.   그래서 이책을 읽는동안 재미와는 별개로 마음이 불편했다.

  첫 이야기인 <동원박사 세 사람>편에서는 '어떤 술은 화폐로 통한다'는 화두로 시작한다.   미세권력연구소에서는 빈스토크 내에서의 권력분포도를 조사하기 위해 35년 묵은 술병에 전자태그를 부착하여 빈스토크 타워안의 상류사회에 유통시켜 이동경로를 추적하여 조사한다.   그러나 권력분포 결과물은 예상을 뒤엎는다.   의외의 결과라고 해야할까?...
  아까도 말했듯이 부정부패가 일상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예찬>편에서는 저소공포증이 있는 K라는 작가가 땅에 발도 딛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니까 한번도 직접 가보지못한 자연에 관한 글을 쓰는 이야기이다.   그가 저소공포증이 있다는것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현실감 있는 글로 보여질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100% 상상글인것이다.   물론 사진이나 인터넷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해당 지역을 보긴해도 직접 가지는 않았다.   K는 소신(?)있게 상상으로 자연을 노래하는 글을 계속 쓴다.   K의 자연예찬글은 대지위의 생명의 숭고함을 말하려는듯했다.
  <타클라마칸 배달사고>편에서는 비정규직 직원이 빈스토크내의 냉정한 위상을 보여준다.   무료우편을 이용하던 편지가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당 편지속의 인물을 추적하다가 그의 사고를 접하게 되고, 빈스토크의 시민권자가 아니며 용병 조종사의 신분이라 구출을 포기한것까지 알게되면서 그를 구하기위해 동분서주한다.   이편에서는 인터넷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하겠다.   인터넷은 양날의 검과 같은데, 여기서는 장점을 잘 부각시켰다.
  <엘리베이터 기동연습>편은 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간의 대립을 보여주는데, 정당, 노사간, 정부와 시민단체간 등 우리사회의 권력층이나 사회구조상의 대립 및 견제관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리고 벽을 사이에 두고 얼굴도 모른채 존재를 의식하고 애틋함을 키워가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빈스토크내의 엘리베이터 노선은 왠만한 지하철노선이나 열차노선보다 복잡하고,  벽을 사이에 둔 공간을 찾는것도 미로찾기보다 복잡한 실정을 잘 보여준다.
  이외에도 나머지 두편에는 빈스토크 타워를 테러하려는 음모와 빈스토크 타워에 대한 특이한 애정을 그리고 있다.

  부록편도 본문 못지않게 유쾌하고 흥미로웠다.
  타워는 환타지같은 사회고발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박민규소설가의 극찬이 빈말이 아님을 실감해서 기쁘다.
  단지, 형이상학적인 이론에 좀 난해한 부분이 있었다는건 시인한다.
  그래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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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
쑨자오룬 지음, 심지언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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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책은 BC 7000년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과학의 발견, 발명,발전사를 세계지도를 연계하여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지역별,시대순으로 정리한 백과사전식 과학사이다.
  수학,화학,물리학,천문학,의학,전기,광학,상대성이론등 동시대의 동양과 서양에서 이룩한 과학 발전 변천사를 총망라하여 비교가 용이하며 전체적인 윤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인류최초의 문화 즉, 고대문명은 중국의 황허강유역,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인도의 인더스강 유역,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등 큰강 유역에서 탄생하여 커나가며 문명의 기초를 이루고 빛나는 과학시대를 열어 발전해 나갔다.
 
  16세기 이전, 유럽에는 천문학이 아주 더디게 발전한데 반해, 중국 천문학은 안정적으로 발전하여 천문관찰, 기구제작, 역법제정 등의 성과를 들 수 있는데, 세계최초의 헬리혜성 관측기록, 24절기 제정, 특히 고대 사분력이라는 역법은 고대 로마인보다 500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과학 문명에 기여한 위대한 공헌 중 하나는 중의학인데 [황제내경]이 그 대표주자라 하겠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황제내경]은 한의사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했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영향을 끼쳤다.
 
  고대 그리스이 과학편을 보면, 피타고라스의 기하학과 수론,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및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상세히 다루었다.   그리고, 기하학 공부의 지름길을 묻는 국왕에게 공부(기하학)에 관한 명언(공부에는 왕도가 없다!)을 남긴 유클리드의 업적을 소개했다.   이 명언은 지금까지 변함없는 진리로 통용되었지만 이책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로 인해 인류 과학사의 전체적인 윤곽과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므로 과학사 공부에는 왕도가 있다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세로 들어서면서 암흑의 길로 접어든 유럽과 대조적으로 과학기술의 빛을 발한 중국인과 아라비아인들의 비약적인 과학발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동양의학의 걸작으로 불리는 이시진의 [본초강목]은 그가 직접 발로 뛰어 의사들과 약초를 찾아다니며 집필하고 집대성하여 중국최고의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의학서적으로 평가받았다.
  아울러 나침반,화약,제지술,인쇄술의 <4대 발명>은 세계과학과 문화 발전에 괄목할 만한 공헌이라 하겠다.

  근대과학으로 넘어오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그의 맥을 이어 발전한 갈릴레이의 신우주론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갈릴레이는 피사의 사탑 실험으로 유명하며, 최초로 현미경을 이용해 생물을 관찰하는 것을 계기로 여러 학자들이 발전을 거듭해 환자의 편리한 진찰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한편,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이라는 인류역사상 위대한 발견을 하게된다.   뉴턴에 관한 소개에 넉넉한 지면할애가 눈에 띄었다.
 
  과학혁명편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 및 세포설 확립, 천체물리학 탄생등을 다루었다.   산업혁명을 일으킨 와트의 증기 기관차의 발명을 살펴보고, '말이 필요없는 마차'인 세계최초의 자동차를 발명한 칼벤츠를 계기로 자동차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살펴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 과학기술의 고속발전에 와서는 렌트겐의 X선 발견과 베크렐의 방사선 발견 및 톰슨의 전자의 발견은 양자역학이론의 성립을 양산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인류과학 역사에 길이 남을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아인슈타인.   그로 인해 핵폭탄이 탄생했고, 2차대전은 종식되었지만, 핵폭탄이 인류에게 미치는 어마어마한 비극을 깨닫고 핵폭탄을 없애자는 운동에 전념 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편리함과 혜택을 주는가 하면, 불행과 파멸을 안겨주기도 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용목적과 파급효과에 대해서 사회적, 인류애적 책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것으로 본다.   따라서, 위험성만 부각해서 무조건 금지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것이고, 국수주의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핵보유 또한 지양해야 할것이다.   이것은 자동차사고 사망률이 OECD국가 중에서 최고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는것을 포기하거나 금지할 수 없는것과 같다고 하겠다.

  끝으로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책은 과학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에 풀어놓았고, 방대한 올컬러 화보의 삽입과 친절한 해설은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체득하는데 도움이 클것으로 기대하기에 학교공부와 연계한다면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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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을 위한 외국어 사전
샤오루 궈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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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모의 성화로 단기 어학연수의 길을 나선 스물넷의 중국인 아가씨 Z(좡 샤오 차오라는 이름의 알파벹 첫글자)는 생면부지의 낯선땅 영국에서 두려움과 혼란스러움이 가득하다.
  영어 못하고, 집 없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영국은 Z에게는 시련이자 도전인 것이다.  
  처음 택시를 타던날 Properly(올바르게)라는 단어를 알지 못하여 곤혹을 치른다.   그렇지만 이것은 작은 시작일 뿐이다.   항상 [콘사이스 중영 사전]을 들고 다니며 모르는 단어를 찾고 기록한다.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처음 영어를 공부할때가 떠올랐다.   선생님은 새로 배우는 단어는 반드시 외워서 숙지하고 모르는 단어나, 배웠는데 잊어버린 단어가 나오면 항상 사전을 찾아보라고 하셨다.   사전을 찾는 버릇을 들이고 사전과 함께 하면 영어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그렇지만 언제나 며칠을 가지 못했고, 시험때마다 힘들게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으면 만족스런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꾸준히 열심히 하면 못 할게 없다는 평범하고 확실한 진리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을 좌절로 몰고 가는거 같다.   주인공 Z도 그랬을테지만, 그녀는 심야극장에서 우연히 '당신'으로 명명되는 영국남자를 만나게 되고 오해로 시작된 동거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생의 최대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Z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남자로 인해 성에 눈을 뜨고 나이만 먹은 소녀에서 비로소 여자가 된다.   Z는 이 영국남자와의 동거생활로 인생을 배우면서 영어공부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친구나 연인을 사귀는것 보다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Z는 우연한 만남으로 연인을 가지게 된것이다.   사람을 사귀는데 있어서 수단으로 이용하는건 지양해야할 일이지만, 진심어린 우정으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사귀면서 내가 익히고자 하는 외국어를 함께 익힌다면 그보다 좋은 인간관계가 또 있을까 싶다.   중반까지 읽어가면서  어눌하고 지극히 초보적인 단어 배열에 불과하던 문법 꽝인 Z의 영어가 점차  영어실력이 놀랍게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책에서는 Z만 그녀의 연인으로부터 영어를 익히고, 그는 Z의 모국어인 중국어를 알려고 하지 않는 모습에 서로의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사랑한다면 서로에 대해 깊이 아는것 못지않게 서로의 사상과 문화를 공유해야하지 않을까...
  두사람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서로간의 문화의 차이를 맞딱뜨릴때마다 조금씩 충돌한다.   그들에게는 남녀차이, 나이차이 못지않게 동양과 서양이라는 크나큰 문화의 장벽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남자의 권유로 혼자 유럽대륙을 여행하면서 낯선 남자들과의 관계에서는 Z에게 많이 실망했다.   정조관념의 부재를 탓하는건 아니다.   도무지 철이 없다고 해야하는건지,개념이 없다고 해야하는 건지, 어떻게 육체적인 욕망만으로 사랑없이 함부로 관계를 가지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본능과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동물과 하등 다를바 없다고 본다.
  이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당혹스러웠던건 Z가 섹스쇼를 관람하는 거하며, 그 상황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묘사한 부분이었다.   삼류 애정소설에나 나올법한 묘사를 눈깜짝하지 않고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한건 Z가 퇴폐적인 여자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영국 가디언지가 '...은근히 성가시면서도 매력적이다'라고 평가했는데, 아마도 이때문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나또한 보수적이고 남녀에 대한 입장차이가 내면에 짙게 깔려있나 보다.   Z가 아마 남자였다면 과연 어땠을까?   아마도 같은 행동에 대해서 판이한 평가를 했을것이다.   남자들은 의례히 그러려니 했을지도...
  도시생활을 혐오하던 남자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행복을 찾고, Z는 중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길을 간다.  
  다 읽고도 뭔가가 남은듯 개운하지 못하다.  Z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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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 : 소문편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2
주춘차이 지음, 김경아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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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책이 [황제내경]이라고 한다.   소위 명의라는 수식어가 붙는 분들에겐 [황제내경]이 필독서인 것이다.
  [황제내경]은 자연현상에 따라 인체에 적용하고 선현들의 경험 및 지혜를 결집하여 천(天),지(地),인(人) 사이의 상호관계를 중심으로 과학적 이론을 접목시킨 이론과 실제가 결합된 동양의학의 근간이 되는 생명과학의 결정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황제내경]이 한의학의 경전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유라 하겠다.

  이책은 전설상의 제왕인 황제가 묻고 그의 의관인 기백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의학적인 문제뿐 아니라 천문, 역법, 지리, 음률등 각 분야를 두루 아우르며 임상경험까지 함께 논의한  과정을 만화적인 기법으로 난해한 이론을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기술한 책이다.   따라서 한의학 입문자나 한의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흥미를 잃지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역경과 음양오행학설에 무지한 나로서는 그림과 더불어 친절하게 풀이한 해설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시시콜콜 각종 병적인 증상에 관한 문답은 친절한 부연설명에 자세한 약방문과 더불어 주석을 달아놓았기에 ’나도 이럴때 이렇게 한번 해보면 되겠다’라는 객기가 발동했다.   이러다가 어설픈 선무당이 되는건 아닐까? ㅎㅎ    선무당이 사람잡는 과오를 저지르기 전에 욕심을 버리고 아프면 의사면허증이 있는분께 맡겨야 되겠다고 다시금 정신을 차려본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병리증상들에 막힘없는 답변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기백이라는 의관은 임상경험 또한 아주 풍부한 명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기백을 보면서 TV에 자주 등장해 낯익었던 몇분의 우리나라 명의들이 오버랩되었다.   그분들도 기백 못지않은 의학적인 이론과 임상경험이 풍부한 분들이다.   한동안은 몸이 좀 안좋으면 그분들에게 진료받고 싶은 충동으로 서울로 가고싶은 생각을 많이 했었다.   혹시라도 있을 시행착오로 불행한 마루타가 되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백이나 우리나라 이름난 명의들이 명의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그분들은 엄청난 의학적 이론을 정립하여 체화했고, 풍부한 임상경험까지 갖추었기에 환자를 치료하는데 실수가 거의 없을뿐 아니라 이론과 임상경험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파하는 능력을 체득했기 때문일것이다.

  이책으로 보면 사람들이 병이 드는데에는 반드시 자초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생활이든 섭생이든 마음가짐이든 올바르지 않고 과하거나 부족할 시에 병에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좋고 공기좋은 곳에서 심신을 수양하며 웰빙음식을 섭취하는 스님처럼 절에 들어가서 사는 삶을 잠시 궁리해 봤지만  속세에 대한 모든 인연과 미련을 끊고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홧병이 날지도 모를일이다.   이또한 과유불급이 아니겠는가...

  이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이라 하면, 병이 났을때 치료하고 약을 쓰는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어리석은 생활태도와 방종 및 무절제한 생활방식을 지양하고, 욕심을 줄여 마음이 안정되도록 하며,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규칙적인 생활과 인공 첨가물이 적은 웰빙식품을 섭취하는 등 섭생에 주의를 한다면 사기(邪氣)로 대변되는 나쁜기운이 우리몸에 침투하여 병이 드는것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책이야말로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버리기엔 부족하고 아까운 일이다.   스스로 약방문에 따라 처방하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생활태도와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참고할만 하기에 수시로 꺼내볼 수 있도록 가까운데에 이책을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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