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이 의식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건 단연 음식(飮食),즉 먹거리라고 하겠다.   어떤 재료로 어떻게,무엇을 가미해서 만드느냐가 식감을 좌우하고 건강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 윤혜신님은 여기에 착한마음을 추가한다.   착한마음을 바탕으로 만든 맛깔나는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사하기때문이다.   

  이분이 썼던 [착한밥상 이야기]를 읽을때의 여운이 와 닿으면서 평소의 내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요즘은 방학이라 학원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지내며 하루 세끼를 같이 먹는다.   돌아서면 점심, 돌아서면 저녁이라며 이번엔 무슨반찬을 만들까를 고민하는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오늘은 그냥 시켜 먹을까, 점심이니까 간단하게 빵하고 우유로 때울까, 외식하러 갈까, 누가 대신 좀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등등 식사시간은 허기를 면하기에만 급급했고 고역이었다.   마트 장 볼때에는 군것질류나 가공식품이 과반수를 차지하니, 기껏 장을 봐도 그날 저녁 메뉴가 난감할때가 많았다.   얼마전에 과자나 가공식품이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가에 관한 책을 읽고 난 후엔 과자류를 줄이려고 노력을 하면서 대안으로 인터넷 유명떡집에서 떡을 시켜 먹었다.   하나씩 포장되어 휴대하기 편하고 보관하기 편하다는 이유가 한몫했다.   아이가 식후에 간식을 조르면 서너시간전에 해동시킨 떡과 우유를 먹였다.  
  이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만큼 가족건강을 등한시했는지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그렇지만 이책은 결코 모질게 질타하지 않는다.   그것은 친정엄마가 딸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가르쳐 주기위해 애 쓴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마치 우리엄마가 옆에 있는것처럼 살갑고 편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재료선별부터 다듬고 조리하고 상차림까지 알뜰하게 일러준다.   재료와 메뉴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부담없이 먹을만한 것들이라 이것도~저것도~ 꼭 해봐야지!라는 의욕을 자극했다.   물론 음식은 손맛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었고, 눈에 익은, 우리체질에 맞는 소박한 음식들은 우리들의 건강에 필수불가결한 먹거리이기에 제대로 익혀서 체화해야 하는것이다.   

  남편이 아침을 꼭 먹는데다 국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국메뉴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많은편이다.   주로 소고기무국,콩나물국,미역국,된장국을 많이 끓인다.   할줄 알고 잘하는게 요거뿐이라서다.   가끔 북어국을 끓일때도 있지만 맛이없을때가 태반이라 잘 안만든다.   이책의 미역국엔 마늘을 넣는데, 나는 평소 마늘과 미역이 상극이란 말을 들은거 같아 넣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착각했나보다.   다음부터는 나도 미역국에 마늘을 넣어야지.^^;

  그리고 저자의 친구중에 요리는 잘 못하는데 채썰기를 잘해서 채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로 손님상을 내어 칭찬받았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채썰기만 잘해도 요리의 고수로 오해(?)받는다는 말에서 웃음이 나왔다.   나또한 요리는 못하는데, 어째 채썰기는 잘하니까 시어머니와 시누에게서 요리에 소질이 있으니 요리학원을 다녀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치기편에서 사진으로 실은 재료가 언급이 되지않아 궁금했다.   연두색 부침개의 색이 너무 고와서 한입이라도 먹고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나름 시금치일까 생각해봤다.

  많은 영양학자들이 우리 한국사람들은 국이나 찌개,그리고 젓갈류를 즐겨먹기 때문에 일일 염분섭취량이 상당히 높아서 성인병이 염려되는 식단이라는 비판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주식의 차이, 지역적인 조건등이 반영되지 않은 평가라며 일축한다.   소금을 섭취하되 천일염을 먹고, 간장등의 발효식품으로 간을 맞춰먹으면 건강한 염분섭취법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책을 읽기전에 제일 기대하고 배우고 싶은게 있다면 양념장 만들기였다.   나름 정성스럽게 재료를 다듬어도 양념장의 맛의 균형이 깨어져 맛없는 반찬이 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엄마는 재료만 있으면 뚝딱~ 맛난음식으로 화려하게 탄생하는데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전에는 나도 엄마가 되면 친정엄마처럼 음식을 맛나게 만들게 될 줄 알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사를 도우는건 물론이고 그 흔한 요리학원도 다니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결혼후엔 곧바로 분가하여 시어머니에게서도 배울기회가 거의 없었다.  
  자식들에게 있어서 요리 잘하는 엄마가 건강과 행복의 원천인데 그런점에서 하나뿐인 아들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양념장 만들기에 소개된 소스가 너무 적구나했지만, 소박한 음식으로 차린 매일 밥상을 보며 가슴이 뿌듯했다.   내가 그동안 막연하지만 이런 요리책을 원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편하자고 가공식품을 조리하고 연거푸 같은 반찬을 밥상에 올렸지만 소박한 우리네 전통음식을 좋아하고 지향하는 내마음과 통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책에는 저자만의 조리비법 소개와 착한 패스트푸드 및 간식류를 소개해서 식사뿐만 아니라 간식까지 착한 먹거리의 실천을 도와준다.
  정겨움에 마치 서정적인 시를 음미한듯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원에 계신 친정엄마를 대신하기에 손색이 없는 요리책이라 든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