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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베이직 잉글리시 시리즈 세트 - 전4권 - 케로조의 영문법입문 3권 + 완결편
이시자키 히데호 지음, 송상엽 옮김, Enjc 스터디 감수 / 랭컴(Lancom)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학교 다닐때는 중학교때부터 영어를 배워 고등학교까지 6년을 공부했다. 제대로만 열심히 했다면 외국인과 가벼운 대화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내가 학생이고, 한국인이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천만에요,당신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등등 달랑 몇가지만 입에서 자연스레 나올뿐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도통 무슨 말인지 몰라 미리 피하기 일쑤였다. 어휘력에서 달리고, 단어조합면에서 형편없기에 머릿속에서는 기본 단어만 맴돌뿐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문법위주로 현실과 동떨어진 교과서적인 문장만을 주입시켜, 시험지에 답 쓰는 훈련만 한 셈이다. 그나마 말하기,듣기에 비해 쓰기는 조금 나은 편이지만, 그것도 답안지 작성용 쓰기력이라 글짓기 실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정규과목으로 영어를 배우고 미취학 아동까지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을 기본으로 다니기에 우리때보다는 영어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많다. 언어를 습득하는 데 있어서 많이 듣고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건 없다고 한다. 경제력이 된다면 누구든 가장 좋은 학원에 내아이를 보내고 싶어 할것이다. 그만큼 영어에 많이 노출되면 잘하는 건 당연하다 하겠는데, 그만큼 사교육비 부담은 커지기 마련이다.
내아이를 좋은 학원에 못 보낸다고 낙담하고 있는 부모님들이나, 학창시절부터 영어공부를 해왔어도 영어가 취약인 사람들, 혼자서 영어공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어지침서만큼 희소식도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하루에도 몇 권씩 출간되는 영어지침서들 가운데 어떤 책을 선택할지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영어강사나 교수들이 집필한 화려한 책들 속에서 나한테 맞는 책, 내 아이에게 권해 주고픈 책은 많지 않다. 책에서 하라는 대로만 꾸준히 공부하면 대부분 좋은 성과를 내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게 착실하게 공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것이다. 이런 영어책은 공부하기에 앞서 부피와 무게에서 거추장스러움과 부담감이 느껴져 몇 장 하다가 덮어버리곤 한다. 작심삼일이 되어버리거나 갈수록 한계에 부딪혀서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드는 경우가 많아서 중도에 포기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린 영어책이 집집마다 몇 권 씩은 될것이다. 우리집에도 잡지책만큼 화려하고 묵직한 영어책들이 천덕꾸러기처럼 책꽂이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집에서 책으로 혼자 공부해도 영어를 잘하게 될만한 책은 없을까? 얼마전만 해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책을 권하고 싶다. 일본인이 쓴 백투더 베이직 잉글리시 3권세트.
이책에는 가무에는 능하나 공부는 못하는 개구리 케로조와, 공부, 운동 등 모든것을 잘하는 폰타로 및 여러 친구들과 묻고 답하는 식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그림과 함께 실어 읽어나가는데 부담이 없고 질리지가 않았다. 매과마다 확인하자! 코너를 두어 배운내용을 쉽게 익힐 수 있었고, 잘 모르는것은 일단 그냥 넘어가더라도 각권마다 암기하자!를 부록처럼 실어 확실하게 마무리하도록 구성되었다.
아무리 친절한 책이라도 노력없이는 내것으로 만들 수 없는 법! 이책도 재미있게 술술~ 읽고난 뒤 필수 암기할 내용을 반드시 익히는 수고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무작정 외우기만 하는것 보다 재미와 이해가 바탕이 된 암기는 그만큼 수월하다는 것을 이책으로 감이 올것이라 생각된다. 어려워~ 모르겠어~ 잘 할 수 있을까~ 힘들어 하는 폰타로를 보면서 그동안 영어공부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생각나 동질감을 느꼈고, 옆에서 다독이고, 격려하며, 독려하는 폰타로를 보면서 나도 이번에는 영어공부 잘해보자는 의욕을 다지게 되었다. 누구나 배운것, 외운것을 잊거나 헷갈릴때면 내 머리가 나쁜가보다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만 못하는 것같아서 외로움이 들어 공부를 지속하기 어려워지는데, 나처럼 부족하고 어떤때는 나보다 못할때가 많은 케로조와 함께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면 힘이 났다.
이책을 처음 봤을때 가장 좋았던 점은 아담한 크기에 무척 가벼워서 세권을 들어도 한 권 정도의 무게감으로 부담이 없었고, 각 권마다 색을 달리해 신선한 새로움을 주었다. 종이질도 가볍지만 질기고, 눈이 편안한 미색이다 .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많이 보는 만화책처럼, 울 아들이 심심하면 명작이나 전래 그림책을 읽는것처럼, 나는 이책에 자꾸만 손이 간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더라도 엄마가 영어를 웬만큼 해야만이 아이의 영어공부를 챙길 수 있고, 잘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것이다.